“전통시장은 한국자전거 여행의 매력 중 하나”

선주성 연결지성센터 시티스토리 편집장 runman@penmedia.co.kr

입력 : 2013.07.16 09:00

외국 자전거여행 전문여행사 대표 8명 한국 자전거여행 동행 취재

“한국 자전거 여행은 서구인들에게 특별한 매력이 느껴진다.”

미국 콜로라도에 있는 자전거여행 전문여행사 비욘드 바운더리스 대표 더글라스 로프란트(56)씨는 한국의 자전거여행 경쟁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한국관광공사가 한국 자전거여행의 가능성과 개선점을 알아보기 위해 외국 자전거여행 전문여행사 대표들을 초청해 지난달 25일부터 열린 일주일 한국 자전거여행에 참여했다.

서구인들이 보는 한국 자전거 여행의 매력과 개선점은 무엇일까. 기자는 그들의 육성을 직접 듣고 싶어 이들과 함께 1박2일 동안 자전거 여행을 함께 했고, 마지막날 감평회에 참석했다. 이번 자전거여행 전문여행사 한국 투어에는 미국, 캐나다, 뉴질랜드, 호주, 네덜란드, 중국 등 7개국 8명이 참여해 일주일간 북한강, 남한강, 낙동강 등 320킬로미터를 직접 자전거를 타고 돌아보았다. 미국 바이크투어 디렉트사의 한국 업무를 맡고 있는 휘트 페인(35)씨 외에는 모두 한국을 처음 방문하는 사람들이다.
<외국인 자전거여행 전문여행사 대표 8명이 첫 날 일정 중 잠수교를 지나고 있다.  사진-호미숙 자전거여행 파워블로거>
<외국인 자전거여행 전문여행사 대표 8명이 첫 날 일정 중 잠수교를 지나고 있다. 사진-호미숙 자전거여행 파워블로거>
자전거 여행 첫날인 지난 달 25일, 이들 외국 자전거전문 여행사 대표들은 오후 2시 서울 홍은동 호텔에서 출발하였다. 홍제천을 따라 한강에 합류, 양화대교를 건넌 다음 여의도에서 잠시 휴식을 취했다. 긴 비행과 시차로 인한 피곤도 잊은 채 자전거여행 전문가들답게 라이딩이 경쾌했다. 덥고 습한 날씨로 인해 땀을 많이 흘렸지만 탁 트인 한강과 강변 도시 풍경이 피로를 잊게 한다고 했다.
중국 양수오에서 서구인들을 대상으로 자전거여행 전문 여행사를 하는 호주인 스캇 스펜서(45) 바이크 아시아 대표는 “한국 자전거 여행이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중국 거주 영어권 사람들로부터 한국 자전거 여행에 대한 문의가 간혹 있어 직접 경험하고자 이번 여행에 참여했다”고 하였다.

일행은 잠수교를 건너 뚝섬유원지 국토종주 인증센터에서 인증스탬프를 찍었다. 호주 싸이클투어글로벌사의 브루스 로벗슨(48) 대표는 “인증수첩에 주요 포인트마다 스탬프를 찍어 기념하는 시스템은 여행의 동기를 부여한다”며 “한국 자전거여행의 즐거움 중의 하나가 될 것”이라고 하였다.
<국토종주 자전거여행 뚝섬 인증센터에서 외국 자전거여행 전문여행사 대표들이 스탬프를 찍으며 즐거워 하고 있다. 사진=호미숙 자전거여행 파워블로거>
<국토종주 자전거여행 뚝섬 인증센터에서 외국 자전거여행 전문여행사 대표들이 스탬프를 찍으며 즐거워 하고 있다. 사진=호미숙 자전거여행 파워블로거>
광진교를 지날 때 쯤 스펜서씨가 안내자에게 말도 없이 화장실에 다녀오느라 일행과 떨어졌다. 일행은 광진교를 건너 미사리쪽으로 가고 있었지만 스펜서씨는 구리 방향으로 계속 달린 것이다. 기자는 스펜서씨를 찾아 혼자 달렸다. 길을 잃은 경험이 한국자전거여행 코스에 대한 정확한 의견을 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를 다시 만난 것은 구리 왕숙천에서 구리쪽 방향과 덕소쪽 방향으로 갈라지는 갈림길에서였다. “한국인의 친절에 감동 받았다. 영어로 된 길 안내가 부족하여 당황했지만 열심히 설명하고 도와주려는 라이더의 모습은 한국 자전거 여행의 가장 큰 매력이자 강점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덕소에 이르렀을 때 비가 오기 시작했다. 스펜서씨와 기자는 기차를 타고 팔당역으로 가기로 했다. 폭우가 내렸다. 미사리 쪽으로 방향을 잡은 일행들은 잠시 비를 피하고 난 뒤 팔당역에서 만나기로 했다. 스펜서씨는 자전거길과 기차가 잘 연계되는 경험을 하면서 “기차-자전거길 연결 정보가 잘 알려진다면 좋은 여행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첫날 목적지는 양수리에 있는 한 펜션. 이번 외국인 자전거 여행을 기획한 외국인 자전거여행 전문여행사 (주)포르투나(대표 최범석)는 외국인들이 다양한 숙박 체험이 가능하도록 계획을 세웠다. 펜션, 캠핑카, 모텔, 한옥 등. 비를 맞으면서도 라이딩을 계속해 숙소에 도착한 일행은 한국에서의 첫 라이딩에 만족해 했다.
<한국 자전거여행 첫날 밤을 보낸 펜션 앞에서 외국 자전거여행 전문여행사 대표들과 안내 일행들이 둘째날 일정을 하기 전에 기념촬영을 했다. 사진=호미숙 자전거여행 파워블로거>
<한국 자전거여행 첫날 밤을 보낸 펜션 앞에서 외국 자전거여행 전문여행사 대표들과 안내 일행들이 둘째날 일정을 하기 전에 기념촬영을 했다. 사진=호미숙 자전거여행 파워블로거>
이틀째 되는 날, 양수리 두물머리를 둘러보고 북한강 자전거길로 가는 길에 양수리 5일장이 열리는 것을 보았다. 대구에서 4년째 거주하며 미국의 바이크투어디렉트사의 한국 업무를 하고 있는 휘트 페인(35)씨는 “자전거 여행객은 한국만의 독특한 매력, 한국인의 문화와 정서를 느끼고 싶어 한다. 전통시장은 가장 매력적인 상품이다” 라며 자전거 여행상품을 만들 때 전통시장을 들르는 프로그램을 꼭 넣을 것이라고 했다.
양수리에서 북한강 자전거길로 가기 위해 양수철교를 지날 때, 긴 자전거 전용 철교와 드넓게 흐르는 강 풍경에 감탄사를 연발했다. 북한강을 따라 청평 자라섬으로 향했다. 이번 투어의 홍일점인 재키 스나이더(49) 캐나다 어드벤투어러스 대표는 “강과 산이 어우러진 한국의 자연 풍광이 큰 감동을 준다”며 “한국의 강변 자전거 여행만이 주는 매력”이라고 즐거워했다.
기자는 뜨거운 햇볕과 높은 습도에도 즐거운 기분으로 계속 라이딩 하는 일행과 대성리역 근처 에서 헤어졌다.

외국 자전거여행 전문여행사 대표 일행은 가평 자라섬의 캐러번 캠핑카에서 2일째 밤을 보내고 셋째날 오전은 춘천역까지 라이딩을 했다. 춘천에서 남한강 자전거길 양평미술관 인증센터까지는 자동차로 이동. 남한강 코스에서는 이포보가 가장 인상 깊다고 했다. 뉴질랜드 사우스 어드벤추어사의 티모시 드 종(55)씨는 “서구인들에게 한국의 절 풍경과 문화는 상당히 매력적인 볼거리”라며 여주 신륵사 방문에 만족감을 표했다. 여주에서는 모텔에서 숙박했다. 모텔의 저렴한 가격과 깨끗한 방은 한국 자전거 여행의 경쟁력이라고 입을 모았다.
넷째날 저녁 상주에서의 노래방 체험은 모든 참가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네덜란드 ‘싸이클 클래식 투어’사의 바이케 파른홀트(43)씨는 “K-POP이 네덜란드에도 많이 알려져 노래방에서 한국노래를 부르는 것이 너무 신났다”며 “노래방은 세계 어느 자전거 여행 코스에도 없는 한국만의 매력적인 컨텐츠”라고 칭찬했다.
<남한강 자전거길 양수철교 구간을 지나는 외국인자전거여행 전문여행사 일행들. 사진=호미숙 자전거여행 파워블로거>
<남한강 자전거길 양수철교 구간을 지나는 외국인자전거여행 전문여행사 일행들. 사진=호미숙 자전거여행 파워블로거>
투어 마지막날, 상주에서 낙동강을 따라 안동 하회마을까지 라이딩을 하며 남한강과 다른 작은 시골 풍경에 관심을 보였다. 오스트레일리아 ‘싸이클 투어 글로벌’사의 브루스 로버트손(48)씨는 “하회마을의 한옥 풍경과 한옥 숙박이 역시 가장 한국적인 매력이었다” 라고 한국에서의 자전거여행 느낌을 밝혔다.

기자가 6일간의 자전거 여행을 마친 외국인 자전거여행 전문여행사 대표들을 다시 만난 곳은 인왕산 입구 창의문 옆 ‘윤동주 시인의 언덕’. 이번 여행 기획사인 포르투나 최범석 대표는 이들에게 서울성곽과 인왕산에서 내려다 본 서울의 모습을 보여주고자 인왕산 트래킹을 마지막 일정에 넣었다. 서울성곽의 역사와 훼손, 그리고 복원하고자 하는 한국사람들의 노력에 대한 설명을 들으며 인왕산을 오른 일행은 정상에서 한 눈에 펼쳐지는 서울의 풍경에 감탄했다. “역사와 현대문명이 공존하는 서울의 모습은 자전거 여행객에게 최고의 관광상품”이라고 입을 모았다.

“훌륭한 인프라, 한국인의 친절, 아기자기한 자연경관 등 한국의 자전거여행 상품은 서구인들을 끌어들일 매력이 충분하다”며 “본국에 돌아가 본격적으로 자전거여행 상품을 만들 것”이라고 투어에 참가한 모든 자전거여행 전문가들은 사업적 가능성을 밝혔다.

이번 여행을 기획한 외국인 자전거여행 전문 여행사 (주)포르투나의 최범석(46) 대표는 “서구의 자전거 여행객은 환경을 생각하는 가치소비를 하는 경향이 많기에 우리나라의 친환경 자전거여행 프로그램을 소개하면 향후 많은 외국인 자전거 여행객을 유치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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