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자전거 여행… 초록빛 바다 따라 2박3일… 그림 같은 240㎞를 달린다

한현우 기자 hwhan@chosun.com 이

입력 : 2012.07.26 19:58

제주공항에서 반시계방향으로 도는 게 정석
비행기에 자전거 실으려면 택배 포장 맡겨야

자전거를 타고 하루 만에 서울~속초 200㎞ 구간을 주파했다거나 주말 아침에 나와 반나절 동안 100㎞쯤 타는 것에 익숙해진 라이더라면, 자전거 여행을 꿈꾸기 시작한다. 그중에서도 제주도 자전거 여행은 모든 라이더들이 한 번쯤 해보고 싶어하는 여정이다. 제주도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크고 아름다운 섬이며, 라이더들이 캠핑을 하거나 숙박시설을 이용하기에도 편한 곳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해안도로를 따라 섬 전체를 타원형으로 일주하는 240㎞ 구간은 넉넉히 2박3일, 바쁘게는 1박2일에도 다녀올 수 있으므로, 주말을 이용하면 어렵지 않게 가능한 일정이다.

제주도는 항공편과 배편으로 갈 수 있다. 항공편을 이용하면 자전거를 분리해 포장하는 수고와 적지 않은 비용을 예상해야 한다. 배편은 자전거를 고스란히 옮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제주행 배편이 떠나는 항구까지 이동하는 것이 문제다.

비행기에 자전거를 실으려면 자전거를 분해해서 포장해야 한다. 자전거샵에서 자전거 박스를 얻어 포장하는 방법도 있고, 공항의 택배 포장업체에 의뢰하면 1만원 안팎의 요금을 받고 포장해 준다. 자전거용 케이스가 있다면 포장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드케이스나 종이박스는 제주 공항 인근 유료 보관업체에 맡길 수 있다.

제주도를 일주하는 240㎞ 구간은 이국적 풍광과 여행객들을 구경하느라 잠깐도 지루하지 않은 최상의 코스다. 제주에서 물빛이 가장 예쁘다는 함덕해수욕장 모습. / 제주=이종현 객원기자 grapher@chosun.com
제주도를 일주하는 240㎞ 구간은 이국적 풍광과 여행객들을 구경하느라 잠깐도 지루하지 않은 최상의 코스다. 제주에서 물빛이 가장 예쁘다는 함덕해수욕장 모습. / 제주=이종현 객원기자 grapher@chosun.com

제주에 가면 자전거 여행을 하는 사람들을 쉽게 본다. 이들은 모두 짐을 자전거에 싣고 다닌다. 짐의 규모를 보면 자전거 캠핑족보다는 게스트하우스나 모텔, 펜션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더 많다.

제주 일주를 하는 라이더들 대부분이 제주공항에서 시계 반대방향으로 섬을 돈다. 제주 해안도로는 완전히 이어져 있지 않기 때문에 해안도로와 제주 일주도로인 1132번 도로를 드나들면서 일주를 하게 된다. 공항에서 해안도로를 타면 용두암과 용담 포구를 거쳐 첫 번째 해안도로 8㎞ 구간이 끝나는 곳은 이호테우 해변이다.

이어 일주도로를 따라 한림읍 쪽으로 5㎞가량 달리면 다시 해안도로를 만난다. 애월읍 하귀리에서 애월리 입구까지 이어지는 해안도로는 11㎞ 구간. 테우전망대와 곽지해수욕장을 지나 다시 일주도로를 만난다. 협재해수욕장과 금능해수욕장을 끼고 있는 다음 해안도로는 13.5㎞ 구간. 초록색 바다가 이국적인 이들 해수욕장에서 자전거를 잠깐 세우고 해수욕을 해도 좋다.

이어지는 제주 서쪽 해안도로는 풍력발전소의 거대한 풍차들 사이로 페달을 밟는 길이다. 고산리에서 제주 남해안으로 접어들면 첫 번째 난코스를 만난다. 꽤 경사가 가파른 수월봉에 오르면 장쾌한 제주 남해안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모슬포항과 성모해녀의 집, 산방산을 잇는 다음 해안도로는 이제 관광지가 돼버린 일제시대 격납고를 볼 수 있는 구간이다.

다음은 서귀포 중문관광단지를 관통해 천지연폭포까지 가는 20㎞ 구간. 해변에 자리잡은 호텔과 콘도들 때문에 해안과 내륙을 들락거리며 이어진다. 이곳을 지나면 서귀포에서 남원읍까지 해안도로가 이어져 있다. 상대적으로 덜 개발돼 제주 농어민들의 삶을 구경할 수 있는 길이 28㎞나 이어진다.

표선해수욕장을 지나 제주의 동쪽으로 접어들면 섭지코지와 성산일출봉이 반긴다. 제주의 가장 아름다운 풍경 중 하나다. 성산일출봉을 지나 토끼섬이 보이는 커브길을 끼고 세화해수욕장에 도달하면 제주 바다빛이 점점 에메랄드로 바뀐다. 세화와 월정, 김녕, 함덕을 지나는 다음 20여㎞ 코스는 제주에서 가장 물빛이 예쁘다는 곳이다. 검디검은 현무암과 녹색 바다, 짙푸른 하늘을 만나는 여행자는 행운아다. 그만큼 관광객도 많아 안전에 주의해야 한다. 이어 함덕에서 조천까지 해안도로 5㎞를 달리면 어느덧 제주 시내에 가까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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