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바이크 다시보기-1

바이크조선

입력 : 2014.09.04 16:06 | 수정 : 2014.11.11 16:38

100년 이상 사랑받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로드바이크 다시보기-1
로드바이크의 시작을 정확히 언제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200년이 넘는 자전거 역사에서 정통성을 잇는 자전거의 ‘적자(嫡子)’인 것만은 분명하다. 로드바이크가 사랑받아온 긴 시간만큼, 로드바이크는 더 빨리 달리기 위해 다양한 변화를 거쳐 왔다. 디자인에서 시작해 소재에 이르기까지, 숱한 변화를 거쳐 온 로드바이크. 바람, 즐거움, 속도라는 자전거의 본질에 가장 닿아있는 로드바이크에 대해 좀 더 알아보자
로드바이크 다시보기-1
로드바이크(Road bike)는 이름 그대로 도로에서 빠른 속도로 달릴 수 있게 만들어진 자전거다. 국내에서는 펑크 나기 쉽고 언덕을 오르기 힘들다는 오해 때문에 MTB에 그 인기를 많이 빼앗기기도 했지만 유럽과 미국,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로드바이크 특유의 매력으로 국내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장르다.

국내에서는 사이클(cycle; 원래는 자전거의 통칭이지만 국내에서만 로드바이크를 지칭함)이라고도 부르는 로드바이크는 좁은 타이어로 지면과의 마찰을 최소화하며 간소한 프레임 구조와 상체를 숙이는 드롭바 등 공기저항을 줄이는 최적의 구조를 지니고 있어 최대시속 70㎞에 육박하는 속도를 낼 수도 있다. 또한 포장도로를 기준으로 한다면 가벼운 로드바이크는 언덕에서 다른 자전거 이상의 능력을 발휘할 수도 있어 4대강 자전거길을 비롯해 자전거도로가 잘 갖춰지고 있는 지금의 대한민국에서는 로드바이크가 잘 어울리고, 또 그에 따라 열풍이 불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 드라이지네와 함께 최초의 자전거로 여겨지는 셀레리페르(Celerifere). 조향은 안된다.

2. 페니파딩(Penny-farthing) 혹은 오디너리(Ordinary), 빅휠(Big wheel)로 불리는 자전거. 1871년 등장했고 커다란 앞바퀴가 특징으로, 페달을 달아 현대 자전거의 출발점이라 할 만 했다. 능숙한 사람은 시속 40㎞ 질주도 가능했다.
1. 드라이지네와 함께 최초의 자전거로 여겨지는 셀레리페르(Celerifere). 조향은 안된다. 2. 페니파딩(Penny-farthing) 혹은 오디너리(Ordinary), 빅휠(Big wheel)로 불리는 자전거. 1871년 등장했고 커다란 앞바퀴가 특징으로, 페달을 달아 현대 자전거의 출발점이라 할 만 했다. 능숙한 사람은 시속 40㎞ 질주도 가능했다.

과거와 현재에도 사랑받는 자전거 로드바이크

바퀴가 인류에게 선사한 다양한 혜택 중 가장 빠르지도, 가장 편안하지도 않지만 가장 특별한 존재인 로드바이크. 그러나 로드바이크는 긴 시간 동안 꾸준히 사랑을 받아왔으며, 지금의 대한민국은 로드바이크 붐이라고 할 정도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로드바이크, 정확히 어떤 자전거일까?

로드바이크에 앞서 자전거의 역사를 간단히 살펴보자. 자전거의 역사는 길다. 1790년, 프랑스의 귀족 콩뜨 드 시브락은 나무로 만든 프레임과 바퀴에 안장을 얹은 셀레리페르(Celerifere)를 처음 만들었고, 1817년 독일의 카를 폰 드라이스는 조향이 가능한 드라이지네(Draisienne)를 선보였다. 드라이지네는 발로 땅을 박차고 전진하는 방식으로, 두 발을 지상에서 뗀 방식은 1839년 영국의 맥밀런이 크랭크 자전거를 개발하면서부터다. 어느 것을 자전거의 최초로 보느냐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는데, 셀레리페르는 너무 원시적이어서 드라이지네를 최초의 자전거로 간주하는 경우가 많다.

1. 유럽과 미국에 오디너리 자전거가 보급되면서 클럽이 생겨나고 레이스가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2. 1891년 7월 8일에 열린 자전거경주 포스터
1. 유럽과 미국에 오디너리 자전거가 보급되면서 클럽이 생겨나고 레이스가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2. 1891년 7월 8일에 열린 자전거경주 포스터
자전거, 레이스의 시대를 열다

자전거가 운송 수단이 아닌 운동 수단으로서의 첫 역할을 한 것은 19세기로 거슬러 오른다. 1861년 최초로 페달을 단 벨로시페드와 오디너리를 거쳐 현대적인 자전거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체인구동 방식의 세이프티(Safety, 1874년), 영국의 던롭이 최초로 개발한 공기 타이어(1888년) 등 다양한 기술 발전이 현대 자전거의 기틀이 되었다. 이후 자전거는 대중에 보급되기 시작했고 이어 크고 작은 클럽과 함께 레이스가 펼쳐지기 시작한다.

최초의 자전거 레이스도 설이 분분하지만 1868년 5월 31일 파리 서쪽 교외의 생클로 공원에서 열린 경기에 대한 기록이 가장 높은 신뢰를 받고 있다. 1200m를 달리는 이 레이스에는 벨로시페드 10대가 참가했고, 영국인 제임스 무어가 3분50초로 우승한 것으로 기록됐다.

이어 자전거 레이스가 큰 인기를 끌자 다양한 언론들이 자전거 레이스를 다루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 레이스는 장거리 로드 레이스로 발전한다. 본격적인 로드바이크 시대가 열리기 시작한 것이다.
100년 역사의 로드바이크 레이스는 유럽 전역과 미국, 일본 등 선진국을 비롯해 세계 각국에서 큰 사랑을 받는 스포츠로 자리잡았다
100년 역사의 로드바이크 레이스는 유럽 전역과 미국, 일본 등 선진국을 비롯해 세계 각국에서 큰 사랑을 받는 스포츠로 자리잡았다

자전거에서 로드바이크로

1869년 11월 9일, 프랑스 파리와 루앙(Rouen) 123㎞를 잇는 대회가 도로 경기의 시작으로 알려져 있다. 이 대회에는 300여 명이 출전을 신청했으나 비가 온 경기 당일에는 출발점인 개선문 앞에 100여 대의 자전거가 모인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이 중에는 여성도 4명이나 있었다. 이 경기에서도 영국의 제임스 무어가 10시간40분의 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한다. 완주 자전거는 30대였다. 제임스 무어는 최초의 자전거 챔피언이었던 셈이다.

이후 유럽을 비롯한 미국에 오디너리 자전거가 보급되면서 수많은 클럽이 생겨났고 레이스에 대한 열기도 높아졌다. 거리에 따른 종목이 세분화되기 시작했고 각 나라마다 챔피언이 생겨났으며 챔피언 간의 경쟁도 시작됐다. 1회 아테네 올림픽(1896년)에는 자전거가 정식종목으로 채택되어 도로 경기와 트랙 경기가 치러졌다. 당시에는 남자 경기만 진행되었는데 5개국에서 19명의 선수가 참가했다.

레이스의 인기는 점점 퍼져 나가기 시작했고, 로드바이크는 유럽을 중심으로 발전을 거듭한다. 1903년 개인도로 경기로 시작된 투르 드 프랑스는 이제 기업들의 후원이 주가 되는 세계최대의 프로팀 경쟁무대로 발전했다. 투르 드 프랑스와 지로 디 이탈리아(1909년 시작), 부엘타 아 에스파냐(1935년 시작) 등 3대 투어를 위시해 수많은 경기가 전 세계적으로 열리고 있다. 또 프랑스와 이탈리아, 스페인 등 160여 개국이 국제사이클연맹(UCI)의 회원국으로 가입해 있으며, 최근에는 유럽과, 미국, 일본 외에 세계 각지에서 로드바이크의 인기가 치솟고 있는 추세다.

그러나 단순히 운동 종목으로서만의 인기는 아니다. 오직 속도 경쟁만을 쫓는 컴페티션 로드바이크만이 아니라 좀 더 편안하게 탈 수 있는 엔듀런스(레크리에이션 모델) 로드바이크까지 다양한 라인업이 갖춰지면서 선수뿐 아닌 모두가 즐길 수 있는 로드바이크 문화가 정착되고 있다.

이동복 기자
사진  이동복 기자, 자전거생활 편집부, (주)대진인터내셔널
촬영협조  영원사이클, 압구정사이클
제공 자전거 생활
출처 바이크조선
발행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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