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타고 강화도 한 바퀴, "역사체험이 따로 없네"

조선닷컴 미디어취재팀 media@chosun.com

입력 : 2011.09.19 14:51

'지붕 없는 박물관'이라 불리는 강화도. 이곳은 선사시대부터 근대 개화기까지 수많은 한국사의 흔적을 간직한 곳이다. 때문에 섬을 한 바퀴 돌아보기만 해도 이곳의 역사를 경험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올레길'의 열풍에 힘입어 최근 강화도에서도 '나들길'을 조성했다. 이는 섬을 둘러보며 곳곳에 남겨진 역사와 문화, 자연을 한 번에 느낄 수 있는 트레킹 코스다.

지난 주말 총 8개의 나들길 중 봄과 가을에 아름다운 풍광을 자아낸다는 '호국돈대길'을 찾았다. 이 코스는 '갑곶돈대'서 '초지진'까지 총 17km에 이르며, 돈대와 보 등의 군사시설을 따라 걷는 해안코스다.

'갑곶돈대'에 설치되어 있는 '강화나들길'의 안내판.
'갑곶돈대'에 설치되어 있는 '강화나들길'의 안내판.

강화대교를 건너 '갑곶돈대'로 향했다. 이곳은 고려 고종 19년(1232)부터 원종 11년(1270)까지 도읍을 강화도로 옮긴 후 몽고와 싸울 때의 외성으로 강화해협을 지키던 중요한 요새였다.

돈대를 둘러본 뒤 입구에는 '자전거대여소'를 찾았다. '호국돈대길'은 자전거길이 잘 정돈돼 있다고 소문이 났기 때문이다. 일반 걸음으로 6시간 정도 걸린다고 한다.

자전거를 빌려 돈대를 빠져나왔다. 차도 옆에 마련되어 있는 자전거도로는 깔끔하게 정돈돼 있었다. 블록을 쌓아 놓아 자전거만 통행할 수 있도록 해 놓아 안전함이 느껴졌다. 자전거 페달을 밟으며 코스를 따라 달리기 시작했다. 도로 옆으로는 가을을 알리듯 코스모스가 피어있었다.

역사와 자연을 함께 느낄 수 있는 '호국돈대길'은 해안도로가 잘 되어 있어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에게 인기가 좋다.
역사와 자연을 함께 느낄 수 있는 '호국돈대길'은 해안도로가 잘 되어 있어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에게 인기가 좋다.

돈대를 빠져나와 약 5분 쯤 달려 '더러미선착장'에 도착했다. 자전거를 잠시 세워두고 휴식을 취하니 시원한 바닷바람이 흐르는 땀방울을 식혀줬다. 바다를 바라보니 왼편으로는 강화대교가 오른편으로는 초지대교가 보였다.

다시 자전거 핸들을 붙잡고 페달을 밟았다. '용진진'을 지나 '용당돈대'로 향하는 길에는 오르막길을 만났다. "헉~ 헉!" 턱까지 차오르는 숨을 참으며 오르막길을 올랐다. 정상에 오르자 왼편으로는 서해바다가 오른편으로는 한적한 농촌의 모습이 한 폭의 그림과 같이 펼쳐졌다.

내리막길을 빠른 속도로 내려가니 어느덧 '화도돈대'에 도착했다. 이곳에는 이용객들을 위한 편의시설이 마련되어 있다. 코스 곳곳에 쉼터가 마련되어 있지만 간식이나 음료수 등은 이곳에서만 구입할 수 있다.

해안도로 사이에는 이용객들이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작은 쉼터를 마련해 놓았다.
해안도로 사이에는 이용객들이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작은 쉼터를 마련해 놓았다.

잠시 휴식을 취한 뒤 다시 해안도로를 따라 내려가기 시작했다. '오두돈대'를 지나 '광성보'로 향하는 길에는 해안 능선을 따라 정교하게 설치된 돌을 볼 수 있었다. 광성보에 도착해 안으로 들어갔다. 이곳은 강화를 지키는 12진보 중 하나이며, 신미양요의 가장 격렬했던 격전지로 알려져 있다.

광성보 성문을 지나 '손돌목돈'과 '용두돈대'를 관람했다. 광성보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손돌목돈'은 원형 경기장과 비슷한 느낌이다. 돈대 사이에는 대포들이 자리한 포문도 보인다. 돈대 위를 오르면 눈앞으로 시원하게 펼쳐진 서해바다를 볼 수 있다.

'오두돈대'에서 바라본 '광성보'의 모습.
'오두돈대'에서 바라본 '광성보'의 모습.

'용두돈대'는 강화해협에 용머리 모양으로 돌출된 암반위에 설치된 천연적인 돈대이다. 이곳 앞에 흐르는 물살은 국내에서 2번째로 빠르다. 돈대 관람이 끝난 뒤 '덕진진'을 지나 코스의 마지막인 '초지진'으로 향했다.

약 1시간이 넘도록 자전거를 타다보니 다리 근육이 당겨왔다. 자전거에서 내려 천천히 길을 따라 걷기 시작했다. 덕진진에서 초지진으로 가는 길은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자전거도로를 따라 가는 것이고, 또 하나는 갯벌로 난 길을 따라 가는 것이다.

'덕진진'에서 바라본 '광성보'의 모습.
'덕진진'에서 바라본 '광성보'의 모습.

갯벌로 발걸음을 옮겼다. 덕진포대를 지나 갯벌 길에 오르니 저 멀리 초지대교가 눈에 보인다. 반가운 마음에 성큼성큼 발걸음을 옮겼다. 약 20분 정도 걸으니 어느새 '초지진'에 도착했다.

모든 일정을 끝낸 뒤 코스 인근의 장어 음식점을 찾았다. 혼자 장어구이를 먹기에는 다소 부담스러워 장어덮밥을 시켰다. 뚝배기에 담겨져 나온 덮밥은 허기진 배를 달래기 충분했다. 고소하면서도 달콤한 장어 특유의 향기가 식욕을 자극했다. 숟가락으로 '스윽' 비벼 한 입에 담으니 양념의 매콤함과 장어의 고소함이 입안 가득히 퍼졌다.

코스 인근의 장어 음식점에는 강화 앞바다에서 직접 잡은 '갯벌장어'를 이용한 음식을 맛볼 수 있다.
코스 인근의 장어 음식점에는 강화 앞바다에서 직접 잡은 '갯벌장어'를 이용한 음식을 맛볼 수 있다.

※ 강화 나들길 안내 (홈페이지 : http:/www.trekking.go.kr)

'강화 나들길'은 강화버스터미널에서 출발해 강화읍내 주요 문화유적지를 돌아보는 제 1코스 '심도역사문화 길'서부터 강화도 남단의 해안을 걷는 제 8코스 '철새 보러 가는 길'까지 총 8개의 코스로 이루어져있다.

제 1코스(심도역사문화 길), 제 2코스(호국돈대 길), 제 3코스(능묘 가는 길), 제 4코스(해가 지는 마을 길), 제 5코스(고비고개 길), 제 6코스(화남생가 가는 길), 제 7코스(갯벌 보러 가는 길), 제 8코스 (철새 보러 가는 길)

강화나들길 코스 중 '호국돈대길'은 봄과 가을에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한다.
강화나들길 코스 중 '호국돈대길'은 봄과 가을에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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