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맞이 자전거 점검

바이크조선

입력 : 2014.12.18 09:40

겨울이 찾아왔다. 야외활동은 줄었지만 자전거에 대한 애정은 변함없는 현주와 정성. 로드바이크를 만난 이후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자전거 점검으로 겨울준비를 시작해보자

	겨울맞이 자전거 점검

12월, 겨울이다. 이제 한 동안 야외활동보다는 실내 트레이닝으로 내년 시즌을 준비하기로 한 현주와 정성. 당초 계획했던 올해 마지막 라이딩은 비로 인해 취소되고 무엇을 할 것인가를 고민하던 찰나,

이 기자 그런데 자전거는 잘 관리하고 있어요?
현주 무슨 관리요?
정성 열심히 타고 있어요.
이기자 아니, 타는 거 말고. 점검이나 관리 하고 있냐고요.
현주, 정성 아뇨.

자연스럽게 이번 호 주제는 자전거 점검, 올해초 현주와 정성에게 인도된 두 로드바이크를 위한 특집이 정해졌다. 로드바이크 점검을 배우기 위해 영원사이클을 찾은 두 사람. 이번 점검은 영원사이클의 김우람 주임이 도움을 주기로 했다.

김우람 본인들의 자전거를 어떻게 생각하세요?
정성, 현주 네?
김우람 자전거를 사면 기변 없이 오래 사용할 예정이세요? 아니면 소모품이라 생각하고 곧 교체할 것이라 생각하세요?
현주 평생 같이 갈 친구? 그런데 험하게 다루기도 하고 관리를 잘 못해줬네요.
정성 저는 때가 되면 바꿔줘야 할 친구라고 생각해요.
김우람 두 분의 생각이 좀 다르네요. 사실 어떤 게 답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자전거는 사용하면 사용할수록 소모가 되는 물품은 맞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점검과 관리가 필요하겠죠.

구동계만 제때 점검해도 오래 탈 수 있다


	자전거에 남아있는 기름때를 살펴보는 정성과 현주. “우리가 이만큼 많이 탔어?”
자전거에 남아있는 기름때를 살펴보는 정성과 현주. “우리가 이만큼 많이 탔어?”

김우람 자전거는 크게 프레임, 구동계, 휠세트로 나눌 수 있어요. 프레임과 휠세트 점검은 아주 쉬울 수도 있지만 전문적으로 들어갈 경우 깊은 지식과 여러 장비를 필요로 해요. 그래서 프레임과 휠세트에 대한 점검은 가벼운 세척과 육안 확인으로 마무리하고 구동계를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구동계는 약간의 사용으로도 그 사용감이 확연히 드러나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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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람 작업을 하기 전에 장갑을 끼는 것이 좋겠죠? 라텍스 장갑은 기름때나 여러 약품으로부터 손을 보호할 수 있어서 자전거를 수시로 점검하고 세척한다면 갖추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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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람 우선 체인 먼저 살펴볼게요. 이렇게 까만 체인에 세척제를 뿌리면, 보세요. 단지 뿌리기만 했는데 색 차이가 확연하죠? 세척제를 고르게 뿌리고 헝겊으로 닦아내면 체인 때가 깔끔하게 정리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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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람 이번에는 스프라켓을 닦아볼게요. 스프라켓은 뒷바퀴를 탈거하고 닦는 게 쉽겠죠? 뒷바퀴 빼는 법을 배워볼게요. 우선 뒤 디레일러를 가장 작은 기어로 조정해 놓은 뒤에 QR레버를 열고 돌려서 바퀴의 잠금 상태를 풀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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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람 그 다음은 뒤 디레일러, 변속기를 손으로 밀어올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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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람 그러면 이렇게 체인만 살짝 걸린 상태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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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람 남은 스프라켓에 걸려 있는 체인을 빼내주면 쉽게 빠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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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주 스프라켓 닦는 법은 자전거생활에서 많이 봤어요. 톱니들 사이로 천을 넣어서 닦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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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람 맞습니다. 만약 더 간단하게 청소하길 원한다면 이렇게 안 쓰는 칫솔을 이용해서 닦아내도 됩니다. 가벼운 세척과 점검을 원하는 초보자의 경우 스프라켓에는 세척제를 바로 뿌리지 않는 게 좋습니다.

정성 왜요?
김우람 세척제는 기름때를 제거하는 순기능을 하기도 하지만, 허브 안에 있는 그리스를 제거할 수도 있어요. 윤활을 위한 기름까지 제거하게 되면 분해정비가 필요하기 때문에 초보자는 솔과 천으로 스프라켓을 청소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현주 그렇구나. 그럼 또 어디를 닦아야 하나요?
김우람 체인과 스프라켓을 닦았다면 이제 남은 부분을 닦아주면 됩니다. 체인과 풀리, 체인링을 제외한다면 크게 기름때가 있을 곳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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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람 이제 닦아준 구동계에 윤활을 해주면 됩니다. 체인 윤활을 할 때 많은 분들이 별 생각 없이 체인의 가장 윗부분에 윤활제를 도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안된다는 것은 아니지만 윤활은 톱니가 맞닿는 곳에 해주는 것이 가장 좋겠죠? 아래 줄의 상단에 골고루 윤활을 해준 다음 충분히 체인에 윤활유가 스며들었다 싶으면 페달을 돌리며 헝겊으로 닦아주면 되겠죠?

프레임은 수시로 닦아주고 케이블과 타이어는 여유롭게 점검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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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람 프레임 닦는 법은 쉬워요. 헝겊으로 먼지를 잘 제거해주면 됩니다. 브레이크처럼 손이 잘 닿지 않는 곳은 이렇게 구석구석 헝겊을 넣어 먼지를 제거해주면 됩니다.

정성 물로 닦아도 돼요?
김우람 물로 닦아도 되긴 합니다. 하지만 구동계를 비롯해서 물이 닿았을 경우 제대로 된 관리가 이뤄지지 않으면 부식되는 곳들이 있기 때문에 확실한 분해 세척을 하지 않을 거라면 이 정도 건식 세차를 권하고 싶네요.
현주 세차는 귀찮은데, 자주 해줘야 하나요?
김우람 세차를 하는 이유는 꼭 깨끗함을 위해서는 아니고, 모래 같은 이물질이 프레임 등에 스크래치를 낼 수도 있어요. 작은 스크래치라도 그런 것들이 누적되면 프레임 성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겠죠? 다 안전과 결부된 문제입니다.


	번쩍번쩍해지기 시작한 프레임을 보고 신나기 시작한 현주와 정성
번쩍번쩍해지기 시작한 프레임을 보고 신나기 시작한 현주와 정성
김우람 QR레버에 대해 좀 짚고 넘어갈게요. 바퀴, 빼본 적은 있으시죠?
정성 네. 전에 자전거를 차에 실어 옮길 때 분리해 본 적 있어요.
현주 빼는 건 어렵지 않은데 다시 바퀴를 끼웠을 때 약간 잘 안굴러가는 듯한 느낌을 받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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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람 제대로 끼워지지 않아서 그래요. 포크의 끝 부분, 그러니까 바퀴가 끼워지는 이 부분을 드롭아웃이라고 합니다. 이 부분과 바퀴의 QR이 제대로 맞물려야 유격 없이 바퀴가 잘 굴러가요. 바퀴를 장착할 때는 되도록 바퀴를 바닥에 고정시킨 상태에서 드롭아웃을 맞춰주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가장 많이들 하는 실수가 QR을 잠그는 것인데요, 가능한 꽉 잠가주는 것이 좋아요. 여성분들처럼 힘이 부족한 경우에도 이 QR레버만큼은 단단하게 잠가야 주행 중에 유격이 생기지 않아서 혹시 모를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다음 번 탈거를 위해 포크에서 살짝 비스듬히 잠가주는 것이 포인트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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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람 이번에는 체인 점검을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체인체커라 불리는 이 공구는 체인의 마모 정도를 파악할 수 있어요. 체인이 마모될 경우 단순히 체인이 끊어지는 문제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체인링과 스프라켓의 2차 마모를 야기할 수 있기 때문에 점검을 통한 적시 교체가 필요합니다.

김우람 이번에는 케이블의 겉선과 속선을 점검해보겠습니다. 요새는 인터널 방식으로 프레임 안으로 케이블을 연결하는 방식이 많이 사용되지만 여러분의 자전거는 바깥으로 케이블이 달려있죠? 케이블이 외부 오염에 노출되어 있기 때문에 오염 상태를 미리 확인해야 합니다. 케이블이 오염되거나 훼손되면 브레이킹이나 변속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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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람 속선의 경우 상태가 아주 깔끔하네요. 더러움도 묻어나지 않고, 오히려 너무 안 탄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요.
현주 열심히 타도록 하겠습니다! 분발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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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람 겉선은 외부로부터의 충격과 오염을 방지하기 위해 사용되는 케이블인데 끝 부분을 살짝 당겨보면 케이블을 보호하고 있는 와이어를 살펴볼 수 있어요. 이 자전거의 경우 겉선도 양호합니다. 특히 첫번째 겉선은 아주 상태가 좋고 두번째 역시 양호하다고 볼 수 있네요. 케이블 주변의 와이어가 많이 튀어나왔을 경우 케이블 교체가 필요합니다.

정성 타이어 교체는 어떻게 해야 해요? 펑크 날 때까지 타면 되는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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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람 타이어의 트레드(무늬)를 확인하면 됩니다. 일부 제품에는 교체 주기가 표시된 트레드가 있어서 그 부분이 닳았을 경우 교체해야 한다고 알려줍니다
현주 저희는 트레드가 없는데요?
김우람 로드 바이크의 경우 굴림성을 좋게 하기 위해 트레드가 없는 타이어도 많습니다. 그런 경우에는 각을 살펴보고 만져보면 그 차이를 금방 느낄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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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람 이렇게 손으로 타이어를 돌려보면 각이 졌는지, 각이 지지 않았는지를 느낄 수 있어요. 각이 느껴진다면 교체해야 하는 시기라고 보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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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 언니, 우리는 진짜 더 열심히 타야 할 것 같아. 너무 동그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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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람 마지막으로는 헤드셋 부분의 그리스를 점검해 볼 겁니다. 이것 역시 아주 쉬워요. 하얀 종이를 이렇게 헤드튜브와 헤드 셋 캡 사이에 끼워 넣어보세요. 하얀 종이에 녹이 묻어나온다면 그건 안쪽에 그리스를 새로 도포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여러분의 자전거는, 역시 상태가 좋군요.

자전거 점검과 정비, 어디서 어떻게 해야할까?


	“사실 겨울철에는 뜨끈한 방바닥에 둘러앉아 만화책을 보는 것도 좋은데.”자전거 관련 만화책을 통해 자전거에 대한 상식을 키우는 것도 겨울을 지내는 좋은 방법
“사실 겨울철에는 뜨끈한 방바닥에 둘러앉아 만화책을 보는 것도 좋은데.”자전거 관련 만화책을 통해 자전거에 대한 상식을 키우는 것도 겨울을 지내는 좋은 방법

김우람 지금 여러분은 자전거 정비와 점검에 대해 아주 기초적인 부분을 배워보았습니다. 어떠셨나요?
현주 막상 생각했던 것보다 어렵지는 않은데 그래도 이런 걸 어디서 배워야 할지 잘 모르겠어요.
정성 자전거를 탈 줄만 알았지 정비나 점검할 생각은 못했는데 많이 배우고 갑니다.

정비와 점검에 관심이 있는 초보자들이 그리 많지 않기도 하지만 실질적으로 초보자들에게 자전거 정비 기술을 가르쳐주는 곳도 흔치는 않다. 자신의 단골 숍이 있다 해도 정비에 관한 내용들을 물어보고 또 가르쳐주기란 여러 가지 사정상 쉽지 않다. 자전거의 관리와 점검, 정비에 관심이 있다면 본지 기사나 관련 서적, 인터넷 등을 통해 스스로 독학과 실습을 병행하면서 이해가 가지 않거나 어려운 부분은 전문미캐닉에게 물어보는 것이 좋다.


	다양한 방한 용품을 착용해보는 현주. 특히 방한용품은 윈드스토퍼나 고어텍스 등의 마크를 꼭 확인하도록 하자
다양한 방한 용품을 착용해보는 현주. 특히 방한용품은 윈드스토퍼나 고어텍스 등의 마크를 꼭 확인하도록 하자

최근 영원사이클에서는 겨울철을 맞아 초보자나 정비에 관심이 있는라이더들을 대상으로 국내 최고 수준의 미캐닉들이 자전거의 기초, 휠세트, 구동계, 프레임 등에 관한 세미나를 개설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관심 있는 독자들은 한 번쯤 세미나에 참석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겨울을 맞아 실내 프로젝트에 들어간 현주와 정성. 이번 시간이 본격적인 내년 시즌을 앞두고 잠시 쉬어가는 타이밍이었다는 것을 알고는 있을까?

혹독한 실내 트레이닝이 기다리고 있을 다음 회, 과연 그녀들은 어떠한 표정을 지을 것인가.

“뽀송뽀송한 쭈쭈로렌 만들기”


	겨울맞이 자전거 점검

자전거 정비를 배운다고 해서 아침 일찍 쭈쭈로렌(내 자 전거 이 름 이다) 을 끌고 영원사이클로 향했다. 자전거 정비를 하기 전까지는 내 자전거는 깨끗한 축에 속한다고 생각을 했다. 자전거를 타는 1년 동안 단 한 번도 자전거 청소를 해준 적이 없었지만 그래도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정비를 받고 정말 충격적이었다. 수술용 장갑을 낀 우람씨가 디그리서를 한방 뿌렸을 뿐인데 까맣던 체인이 은색으로 변했다. 체인이, 까만 색이 아니라 은색이었어! 헝겊에 디그리서를 뿌리고 체인을 다시 닦아주었더니 거울처럼 금방‘블링블링’해 졌다. 괜히 내가 샤워를 한 것처럼 상쾌하고 기분이 좋았다. 이외에도 자전거 프레임을 자세히 보고 만져보았더니 모래와 돌가루가 묻어났다. 그동안 자전거를 탈 줄만 알았지, 관리해줄 생각은 못했던 내 자신을 반성했다. 자전거 정비와 세척을 배우고 나니 그렇게 어려운 것은 없었다. 가정에 있는 준비물만으로도 쭈쭈로렌을 늘 새 차처럼 탈 수 있을 것 같다. 가장 큰 준비물은 자전거에 대한 애정과 성실함이다.

“귀에 쏙쏙 들어오는 자전거 강의”


	겨울맞이 자전거 점검

겨울 동안, 혹은 자전거 라이딩 후 필요한 자전거 청소와 정비에 대해 배울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습식 윤활유가 어쩌구, 건식 윤활유가 어쩌구 하는 어려운 수업일 줄 알았는데 가볍게 체인을 코팅할 수 있는 건식 윤활유는 화장품의 스킨과 같고, 오래동안 촉촉함을 유지할 수 있는 습식 윤활유는 화장품의 로션과 같다는 식의 이해가 쉬운 선생님의 강의를 통해 이해도 쉬웠고 관리의 필요성도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11월에이어, 12월에도 이런 상세하고 쉬운 자전거에 대한 강의가 또 있다니 시간이 된다면 꼭 참석해봐야겠다. 아무래도 자전거를 한강에서 주로 탔기 때문에 겨울에는 어떻게 해야 하는 고민이 많았다. 그런데 이렇게 깨끗하게 정비된 자전거를 보니 추운 날씨보다 지난 수업 때 가본 북악을 또 올라가면 되겠다는 생각이 마구 샘솟는다. 그리고 아침 일찍부터 촬영 준비하느라 수고하신 영원사이클 미케닉 여러분들, 고생 많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글·사진 이동복 기자
촬영협조
자이언트코리아 02-463-7171 www.giant-korea.com
영원사이클 02-6085-9640 www.youngwonbike.com
제공 자전거생활
출처 바이크조선
발행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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