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추어 최강의 팀워크 TEAM SCOTT-LSR

바이크조선

입력 : 2014.12.24 09:42

지난 9월 열린 ‘투르 드 코리아 스페셜’의 종합우승팀인 Team Scott-LSR. 창단된 지 7년이라는 세월이 말해주듯 눈빛만으로도 통하는 끈끈한 팀워크로 종합우승 타이틀을 거머쥔 명실상부 대한민국 아마추어 최강 팀이다

아마추어 최강의 팀워크 TEAM SCOTT-LSR

2013년 한 해 MCT(마스터즈 사이클 투어)와 뚜르 드 코리아를 취재하면서 메인 펠로톤에 가장 많은 팀원을 포진시킨 팀을 꼽으라면 당연 ‘Team Scott-LSR’(이하 스캇팀)을 지목할 것이다. 그 만큼 개인기량이 뛰어난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을 뿐 아니라 오랜 기간 호흡을 맞춰 그 어느 팀보다 팀워크가 끈끈하다. 더욱이 다들 MTB로 자전거에 입문한 선수들이라 업힐만 만나면 그룹 선두에 항상 스캇팀의 유니폼만 보일 지경이다.

청명한 가을 날씨가 한창이던 지난 11월 2일, 대구에서 스캇팀을 만나 그들의 자전거생활을 들어보았다. 마침 대구지역 스캇 대리점 사장들과 동호인들과의 연합라이딩 자리가 마련돼 스캇팀의 라이딩 모습을 다시 한번 접할 수 있었다. <인터뷰는 Team Scott-LSR의 팀장 양동균 씨와 진행했다>

◎팀원들의 소개를 부탁한다.

“본인 양동균(40, 회사원)을 포함해 김춘호(37, 태권도 관장), 성종민(31, 회사원), 김성룡(40, 중앙일보 사진기자), 김성욱(34, 회사원), 박지훈(25, 학생), 어익선(27, ㈜스캇노스아시아 직원), 김원(31, 회사원), 김윤근(38, 회사원), 우상현(41, 창원 바이크미케닉 스캇대리점 운영), 곽지웅(21, 학생) 총 11명이다. 팀원들의 자전거경력은 10년 정도 된다. 다들 오랜시간 자전거를 타고 건강을 유지하고 있어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 같다.”

왼쪽부터 김윤근(38), 김춘호(37), 양동균(40), 성종민(31), 곽지웅(21), 김원 (31), 김성룡(40), 김성욱(34), 어익선(26)
왼쪽부터 김윤근(38), 김춘호(37), 양동균(40), 성종민(31), 곽지웅(21), 김원 (31), 김성룡(40), 김성욱(34), 어익선(26)

사실 경기 중 스캇팀원들의 경기운영을 보면 ‘과연 저들이 아마추어 맞나?’싶기도 한데 다들 평범한 샐러리맨에 학생이다. ‘도대체 일주일에 자전거를 얼마나 타는 거야? 이들에겐 일, 자전거, 일, 자전거 밖에 없나’란 생각이 들 정도로 다들 잘 탄다.

◎스캇팀은 어떻게 창단되었나?

“2007년에 오베아를 수입하는 스포메이트의 도움으로 팀오베아를 결성하게 됐다. 초창기는 다른 동호인 클럽과 비슷한 형태로 시작했으며, 서울 근교에 살며 오베아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 몇 명이 의기투합해 활동을 하다가 2008년 스포메이트 주관으로 오베아 레이싱팀 창단을 위해 MTB 동호인 선수 선발을 하기 시작했다. 당시에는 동호인들에게 후원하는 문화가 극히 적어 선수 선발 시 접수인원만 200~300명에 이르렀던 기억이 난다. 선발된 선수 중 나를 포함 김춘호, 성종민, 어익선, 김성룡 선수 5명은 현재까지 계속 함께 활동하고 있다. 이렇게 시작한 우리 팀은 각종 산악자전거 대회에서 저력을 보여주며 동호인 후원에 대한 인식을 바꿔 놓는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MTB에서 로드로 바꾼 계기가 궁금하다.

“MTB를 타던 우리 팀이 사이클에 눈을 돌리게 된 계기는 오베아 팀으로 활동하면서 2007년부터 투르 드 코리아 스폐셜 대회를 김동환 사장님이 계시는 프로사이클 소속으로 출전하게 되면서부터다. 사이클에 문외한이었던 나는 몇 년 동안 김동환 사장님 팀에서 뛰면서 많은 것을 배우고 점차 사이클에 대해 알아가게 되었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2009년에 팀원들에게 투르 드 코리아를 팀 오베아 이름으로 출전해보자고 제안했고 스포메이트로부터 자전거 프레임을 협찬 받아 2010년 처음으로 팀 오베아 이름으로 출전했다. 그때는 팀원들이 부족해 투르 드 코리아 조직위에서 선수를 추천받기도 했고 또 다들 산악자전거에는 두각을 나타내는 편이었지만 사이클 시합 출전 경험이 부족한 상태에서 출전해 많은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다. 나 또한 팀장으로서 팀을 이끌고 가면서 많은 것을 배우게 됐다. 아마도 첫 대회 때 팀 단체 7~8위정도 했던 걸로 기억난다.”

팀 스캇-LSR의 Key Player, 성종민(좌)과 김춘호(우)
팀 스캇-LSR의 Key Player, 성종민(좌)과 김춘호(우)

◎그 뒤 선수들이 추가되고 후원사도 바뀌었는데.

“2011년 초에 울산에 거주하는 김성욱, 박지훈 선수가 새롭게 영입되었다. 2011 뚜르 드 코리아는 정말 기억에 남는 대회다. 시작 한 달 전에 오베아 브랜드가 세파스로 넘어가면서 공식적인 팀 후원이 단절됐다. 기업의 후원없이 경기를 운영해야 해서 많이 힘들었다. 특히 팀 카 운전하실 분이 없어 환갑 넘으신 팀원의 삼촌께 부탁해 시합을 뛰기도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좋은 추억이지만 그때 당시는 많이 힘들었다. 이때 종합 5위로 대회를 끝냈다. 시합이 끝난 후 팀 이름을 LSR(Lighting Speed Racing)로 바꿔 활동했다. 하반기부터 BH, ROTOR(로터)를 수입하는 트레이드랩을 통해 후원을 받게 되어 새롭게 Team BH-LSR로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다. 그해 계룡시에서 열린 TTT에서 1위를 하는 등 좋은 성적을 거뒀다.”

◎스캇과는 어떻게 인연을 맺게 되었나.

“2012년 투르 드 코리아를 Team ROTORLSR로 출전, 단체 종합 3위를 기록해 팀원들이 그렇게 꿈꾸던 포디엄에 올라서는 감격을 맞보게 됐다. 2012년 하반기부터 스캇노스아시아에서 후원을 받게 돼 Team Scott-LSR로 새롭게 활동을 재개했다. 크고 탄탄한 기업의 후원을 받게 되면서 우린 좀 더 레이싱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스캇의 우수한 프레임인 포일과 정비, 용품, 팀카 등 너무 많이 신경써주셔 늘 감사하다. 스캇노스아시아의 아낌없는 후원 덕분에 MCT에서 팀원 개개인이 우수한 실력을 보여줬고, 이번 2013년 투르 드 코리아 스페셜에서 단체종합 1위, 개인종합 2, 3위, 화이트저지(베스트 영라이더)를 가져올 수 있었다.”

지난 투르 드 코리아 스페셜 3구간 강진스테이지에서의 스캇팀
지난 투르 드 코리아 스페셜 3구간 강진스테이지에서의 스캇팀

◎스캇팀의 자랑을 하자면?

“서로 멀리 떨어져 있어 함께 훈련할 수 있는 기회는 1년에 많아봤자 2~3차례 밖에 되지 않는다. 하지만 7년이라는 시간 동안 함께 땀 흘리고 의지하며 훈련과 시합을 뛰다 보니 눈빛만 봐도 어떤 생각을 하는지, 어떻게 플레이 할 것인지를 알 수 있을 정도로 팀워크가 단단하다. 특히 시합 때는 다른 팀에 비해 가져올 수 있었다.”

그룹을 이뤄 펠로톤 플레이를 가장 잘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아마 개개인의 성적보다 팀 성적을 우선시하는 팀 분위기가 경기 중에도 확연히 드러나고 있다고 생각한다.”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2011년이 정말 여러모로 기억에 남는 해였다. 투르 드 코리아 참가신청을 해 놓고 있었는데 갑자기 팀 후원이 중단돼 정말 난처했다. 설상가상으로 팀의 주력선수인 성종민 선수가 대회 한 달 전 교통사고를 당해 대회 전날 급하게 자전거를 맞추고 출전했다. 당연히 경기에 참가할 수 없는 몸 상태였는데 팀원이 부족하다보니 정신력으로 이겨내며 시합을 뛰었다. 정말 대단한 선수다. 팀의 에이스답다. 팀카 운전할 분이 없어 코스도 모르는 팀원의 친척분을 모셔서 어렵게 부탁한 것도 기억에 남는다. 참, 투르 드 코리아 참가 전 참가비와 팀 운영비를 마련하기 위해 단체전 상금이 있는 대관령 힐클라임대회에도 참가했다. 아쉽게 2등을 해 팀원 모두가 풀이 죽어 있었다. 근데 내가 500만원 상당의 티타늄 프레임 경품에 당첨돼 정말 기뻤었다(웃음). 이런 다사다난한 일을 겪으며 지금의 우리가 만들어진 게 아닌가 싶다.”

스캇팀은 단체 종합우승은 물론 개인 2, 3위, 화이트저지를 휩쓸었다
스캇팀은 단체 종합우승은 물론 개인 2, 3위, 화이트저지를 휩쓸었다

◎지난 투르 드 코리아 스페셜 이야기를 해보자. 올해 마지막 대회를 팀 우승과 개인 종합 2, 3위에 화이트저지까지 가져갔다. 너무 욕심 부린 것 아닌가?

“올해가 지난 7년간의 팀 생활에서 가장 기쁜 해가 아닌가 싶다. 그토록 바라던 팀 종합 1위를 당당히 따냈기 때문이다. 물론 김춘호 선수가 시간차를 줄여 옐로저지까지 획득했다면 더욱 금상첨화였겠지만. 첫번째 구례구간은 스프린트 포인트를 가장 우선적으로 노리고, 여의치 않으면 산악구간을 노리려고 했다. 하지만 스프린트 포인트에서 팀원들이 너무 힘을 쏟아버린 까닭에 경기 중반 잠시의 소강상태에서 BA(Breaking Away) 그룹에 합류하지 못했다. 목표했던 옐로 저지도 획득하지 못했고 팀종합 순위도 세컨윈드에게 넘겨주고 말았다.

2 스테이지 여수 구간은 업힐에 강한 팀답게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오늘이 마지막이란 생각으로 경기에 임하자고 팀원들을 격려했다. 하지만 예상치 않게 김성욱 선수가 낙차를 하고 만다. 경기 중엔 몰랐는데 나중에 정밀 CT 촬영결과 척추골절이란 심각한 부상을 당했다. 비록 옐로저지를 빼앗진 못했지만 선두선수 3명의 기록이 좋아 팀 종합 1위를 가져오게 됐고 화이트저지와 시간차를 49초로 줄이게 된다.

세 번째 스테이지는 동호인 최초의 팀 타임트라이얼이라 팀워크가 좋은 우리가 상당히 기대했던 구간이다. 하지만 전날의 낙차로 팀의 4번 주자를 맡은 김성욱 선수가 빠지게 돼 6명이 경기를 치러야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김성욱 선수는 부상에도 불구하고 팀의 종합 1위를 지키기 위해 5㎞ 지점까지 팀을 리드아웃했다. 평지에 약한 선수들은 물론 팀에 처음 합류한 김원 선수도 좋은 모습을 보여줘 스테이지 우승은 못했지만 팀 종합 1위를 지켰다.

또 김춘호 선수와 성종민 선수는 개인 종합 2, 3위에 오르게 됐다. 그리고 이날 드디어 박지훈 선수가 진문수(포커스-세븐레이싱)와의 시간을 줄여 화이트저지를 가져오게 된다. 이번 대회에서 가장 기분 좋은 스테이지가 아니었나 싶다.

마지막 스테이지인 영암구간은 김춘호 선수와 옐로저지인 문성욱 선수의 시간을 최대한 줄여 옐로저지를 차지하고, 화이트저지를 방어하는 것이 목표였다. 무난한 평지위주의 코스에 옐로 저지와의 시간차가 1분36초라 힘들었지만 그래도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자하고 팀원들을 격려했다. 역시 예상대로 평이한 코스로 인한 산발적인 BA, 비슷한 실력차로 옐로저지를 획득하진 못했지만 화이트를 지켜냈고 개인 종합 2, 3위, 팀 종합 1위를 굳건히 방어했다. 지난 7년간의 클럽생활이 모두 보상받은 것 같은 최고의 날이었다.”

이날 대구지역 스캇대리점주들과 동호인들이 함께 라이딩을 즐겼다
이날 대구지역 스캇대리점주들과 동호인들이 함께 라이딩을 즐겼다

◎평소 팀원들의 훈련은 어떻게 하는지? 특히 겨울철 훈련 비법을 독자들에게 알려 달라

“비시즌기간 동안 다른 팀들과 특별히 다른 건 없지 않을까 생각한다. 다들 직업을 가지고 있는 사회인이기에 무엇보다 안장에 많이 올라서 훈련하라고 주문한다. 간혹 웨이트 트레이닝이나 다른 트레이닝을 이야기하긴 하지만 일차적으로 자전거에 오르는 시간이 일주일에 10시간을 넘지 않으면 무조건 자전거에 올라 훈련하고 있다. 그리고 산악트레킹, 산악 자전거를 병행하기도 한다. 시즌기간에는 자전거로 출퇴근을 하면서 마일리지를 쌓고 주말에 강도 높은 훈련과 장거리 훈련을 병행한다. 시합 전에는 일주일에 2회 정도 인터벌 훈련 프로그램을 도입해 훈련하고 있다. 팀원들 중에 파워미터를 사용하는 선수들이 있는데 서로 자료를 공유하고 훈련 방법 등을 조언해주고 있다. 운동 후 몸 관리는 코오롱제약에서 제공하는 뉴트리션으로 하고 있다. 운동 전
후에는 음식물로 충분한 에너지 섭취를 하고, 운동 중에는 에너지필로 파워를 공급한다. 운동이 끝난 후엔 리커버리로 몸에 쌓인 피로 물질을 신속히 없애준다. 다들 직장인이기에 운동이 끝났다고 마냥 쉴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팀의 목표는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우리 팀의 목표는 한결 같다. 오랫동안 함께 하고 역사와 전통을 가진 명품 클럽을 만들어보자는 것이다. 팀을 만들 때부터 지금까지 이것만을 외쳤는지도 모르겠다. 외국의 명문 클럽들처럼 100년 200년 함께하고 성장하는 그런 클럽을 만들고 싶다.”

인터뷰와 라이딩 촬영을 통해 7년이란 짧지 않은 세월을 동고동락하며 버틴 그들이기에 지금과 같은 팀워크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오래된 동호회일수록 기존 회원들 간의 깊은 유대감이 자칫 신입회원에게는 높은 진입장벽으로 바뀔 수 있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취재 당일에도 신입회원이 들어와 같이 라이딩하는데 전혀 어려움없이 잘 녹아들고 있었다. 이런 모습을 보니 그들이 원하는 100년, 200백년간 지속되는 팀이 단순히 허황된 꿈은 아닌 듯 했다.

동호회카페 : http://cafe.naver.com/teamlsr

글·사진 김종우 기자
제공 자전거생활
출처 바이크조선
발행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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