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발왕산 일주코스

바이크조선

입력 : 2015.02.12 09:44

깊고 깊은 산골, 길가에는 계곡과 폭포

평창 용평리조트 근교에 있는 송천계곡과 숙암계곡을 따라난 길이 시멘트 포장으로 바뀌면서 이제 로드바이크도 달릴 수 있게 됐다. 좁지만 울창한 산림과 시원한 물소리, 눈앞에 펼쳐지는 멋진 폭포들의 장관은 유럽 산악도로를 달리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할 정도다


	유천리에서 이름없는 고개에 올라서면 용평스키장이 있는 발왕산이 보인다
유천리에서 이름없는 고개에 올라서면 용평스키장이 있는 발왕산이 보인다

주요경로 : 진부 – 용평리조트 – 안반데기 – 송천계곡 – 숙암계곡 - 진부
길 이 : 115.8㎞
소요시간 : 5 ~ 6시간
누적상승고도 : 2,000m

사이클은 포장도로를 고속으로 달리는 것이 주목적이지만, 때로는 한적한 시골길을 여유롭게 달리면서 경치도 구경하고 사람 사는 모습을 느껴보고 싶을 때도 있다. 어쩌면 트레이닝이나 대회를 목적으로 삼는 라이더가 아니라면 대부분 후자를 원할 것 같다.

그래서 강원도 백두대간의 품에서 한적한 길을 달리며 시골의 정취를 마음껏 느껴 볼 수 있는 코스를 소개한다. 평창 용평리조트 인근의 도암댐 하류인 송천계곡 코스가 주인공인데, 이 코스는 예전에 비포장이어서 MTB로만 라이딩이 가능했던 곳이다. 그러나 지금은 시멘트 포장길로 바뀌어 로드바이크도 송천계곡의 골계미를 감상할 수 있게 됐다.


	유천리에서 용평리조트로 가는 길은 인적이 거의 없는 한적한 시골길이다
유천리에서 용평리조트로 가는 길은 인적이 거의 없는 한적한 시골길이다

진부에서 용평리조트로 넘어가는 길

라이딩은 진부면체육공원에서 출발한다. 영동고속도로 진부IC가 지척이고, 공원에 주차공간도 있어 출발지도 적당하다. 진부면을 벗어나 대관령 방향으로 길을 잡아 가면 이내 6번 국도와 갈라지는 월정삼거리를 지난다. 월정삼거리에서 456번 지방도를 따라 대관령 방면으로 1.5㎞를 간 지점에서 원복길 쪽으로 우회전해야 한다. 건너편에 ‘유천’ 버스정류장 외에는 별다른 이정표가 없어 길 찾기가 조금 어려울 수도 있다.

우회전하면 유천리 언덕이 시작된다. 고개는 별다른 이름이 없지만 UCI 카테고리 3등급(길이 3.3㎞, 표고차 285m, 경사도 9%)이다. 다니는 차량이 거의 없어 매우 한적하고 여유로운 라이딩을 할 수 있다. 다시 작은 언덕을 넘어 내려가면 용평리조트가 나온다. 보통 용평리조트는 횡계에서 진입하지만, 유천리에서 넘어가면 리조트 뒤편으로 진입하게 된다. 용평리조트는 겨울에 스키리조트로 유명하지만, 그 외의 계절에도 다양한 즐길거리가 있고 여름철에는 높은 고도로 인해 서늘해서 연중 방문객이 많다.


	용평리조트 뒤편의 한적한 길
용평리조트 뒤편의 한적한 길

리조트 정문쪽으로 나와 우회전해서 도암댐 방향으로 길을 잡는다. 리조트에서 도암댐에 이르는 구간 또한 차량이 적은 편이다. 후반부로 갈수록 도로 폭이 좁아지고 나무가 울창해 흡사 유럽의 산악도로를 달리는 기분이 든다. 도암댐 방향으로 가는 길은 대부분 다운힐 구간이라 신나게 달릴 수 있기도 하다.


	용평리조트를 통과해 도암댐으로 향한다
용평리조트를 통과해 도암댐으로 향한다

	조붓한 포장도로가 유럽의 산악도로를 연상케 하는 도암댐 가는 길
조붓한 포장도로가 유럽의 산악도로를 연상케 하는 도암댐 가는 길

이국적 풍경의 고랭지배추밭 ‘안반데기’


	도암댐으로 가는 도중 안반데기에 올랐다
도암댐으로 가는 도중 안반데기에 올랐다

도암댐에 다다르기 전 삼거리가 나오는데, 왼쪽으로 가파른 언덕을 오르면 피덕령(안반데기, 길이 2.7㎞, 표고차 254m, 경사도 9%, 3등급)이다. 안반데기라는 이름은 떡매로 떡쌀을 칠 때 밑에 받치는 안반처럼 평평하게 생겼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고도 1100m에 이르는 백두대간 능선인 안반데기로 오르는 길은 구불구불하고 좁지만 생각보다 편하게 올라갈 수 있다. 시작하는 고도가 높기 때문이다. 길 양옆으로 우람한 적송과 굴참나무, 신갈나무 같은 활엽수들과 어우러져 있다. 안반데기에 이르면 믿을 수 없을 만큼 넓게 펼쳐진 구릉 같은 고랭지 밭에 탄성을 지를 수밖에 없다.

안반데기는 봄에는 호밀초원을 이루고, 늦여름에서 가을까지는 고랭지 채소가, 겨울에는 하얀 눈이 뒤덮고 있다. 매년 5월에 마을을 수호하는 성황지신과 척박한 땅에서 풍요로운 수확을 염원하는 토지지신, 마을의 건강과 안녕을 기원하는 안반데기만의 지신인 여력지신에게 성황제를 올리고 있다. 화전민들의 고단한 삶과 애환이 담긴 생활상을 볼 수 있는 안반데기 사료전시관, 운유촌, 멍에전망대가 있다. 멍에전망대는 강릉시내와 동해가 한눈에 바라보이는 곳이다. 화전민들이 소와 함께 밭을 일구던 개척정신과 애환이 깃든 이곳에서는 동해 일출과 바다가 어우러진 풍경을 볼 수 있다(www.안반데기.kr).


	안반데기 정상에 있는 멍에 전망대. 고랭지밭을 일구면서 나온 돌을 쌓아 만든 것이라고 하니 화전민들의 노고가 절절하게 다가왔다
안반데기 정상에 있는 멍에 전망대. 고랭지밭을 일구면서 나온 돌을 쌓아 만든 것이라고 하니 화전민들의 노고가 절절하게 다가왔다

적막한 송천계곡과 오장폭포

안반데기에서 내려와 도암댐에 이르렀다. 1991년 평창에서 강릉으로 흐르는 송천을 막아 건설한 도암댐은 수질오염 문제가 불거져 2001년 3월 발전방류가 중단됐다. 길은 갑자기 좁아져 댐 옆으로 난 좁은 시멘트 길을 따라가야 한다. 시작 부분은 경사가 가파르고 계곡 쪽 고도감이 높다. 계곡 아래로 내려서면 완만하고 한적한 내리막길이 펼쳐지는데, 인적이 거의 없고 골짜기를 따라 구불구불 이어지는 좁은 길은 계곡을 이리저리 건너간다.


	도암댐에서 송천계곡으로 내려가는 길
도암댐에서 송천계곡으로 내려가는 길

	송천계곡에는 두어채의 인가와 절 하나밖에 없어 인적이 거의 없는 매우 한적한 길이다
송천계곡에는 두어채의 인가와 절 하나밖에 없어 인적이 거의 없는 매우 한적한 길이다

송천계곡은 정선군 북면 여량리에 이르러 임계 쪽에서 흘러온 골지천과 합류해 남한강 상류인 조양강을 이룬다. 구절리에 이르기 전에 길가 높은 산 위에서 떨어져 내리는 폭포를 만날 수 있는데 바로 오장폭포다. 강원도 정선군의 노추산(1332m) 남서쪽 줄기인 오장산에서 발원한 물로 조성한 인공폭포다. 경사길이 209m, 수직 높이 127m로 인공폭포로는 전국에서 가장 큰 규모다. 폭포수는 노추산의 수려한 계곡을 가르고 송천으로 떨어져 내린다. 봄에는 폭포 주위에 철쭉이 만발해 장관을 이루고 겨울철에는 빙벽타기가 가능해 많은 관광객들이 찾고 있다.

116m의 백석폭포가 흘러내리는 숙암계곡


	송천계곡이 끝날 무렵 만나는 오장폭포. 인공폭포로는 국내 최대 규모다
송천계곡이 끝날 무렵 만나는 오장폭포. 인공폭포로는 국내 최대 규모다

북평면을 지나 59번 국도로 접어들면 숙암계곡이 시작된다. 숙암계곡은 왼쪽으로는 가리왕산(1561m), 오른쪽으로는 백석봉과 박지산 사이로 난 계곡인데, 숙암이라는 이름은 옛날 어느 원님이 하룻밤 묵어갈 민가조차 없어 바위에서 노숙을 했다는데서 유래되었다.


	1 정선의 향토음식 콧등치기국수. 메밀로 만든 따뜻한 국수인데 면발이 야들야들해서 후루룩 들이키면 면발이 콧등을 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2 숙암계곡에 있는 백석폭포
1 정선의 향토음식 콧등치기국수. 메밀로 만든 따뜻한 국수인데 면발이 야들야들해서 후루룩 들이키면 면발이 콧등을 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2 숙암계곡에 있는 백석폭포

59번 국도를 따라가다 보면 오른쪽으로 백석폭포가 나온다. 백석폭포는 평창군 진부면과 정선군 북평면(北坪面)에 걸쳐 있는 백석봉(1170m) 정상에서 오대천(五臺川)으로 떨어져 내리는 인공폭포로 높이는 116m이다.


	숙암계곡의 아름다운 풍경
숙암계곡의 아름다운 풍경

수항계곡을 지나면 새로 뚫린 길이 나오는데, 새로 난 길은 터널을 지나야 하니 구 도로로 살짝 우회하는 것이 좋다. 우회구간을 돌아나가면 곧 출발지인 진부에 도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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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창 발왕산 일주코스

글·사진 엄기석(www.bike-explorer.kr)
제공 자전거생활
출처 바이크조선
발행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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