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두 바퀴로 달려온 시간 200년

구성=뉴스큐레이션팀 권혜련

입력 : 2017.04.10 08:42

"최소의 비용으로 최고의 힘을 얻어 보다 빨리가기 위해 고안된 인간 정신의 창조물"


                                                               - 스페인 출신의 철학자 가세트



	자전거, 두 바퀴로 달려온 시간 200년

사람의 힘으로 바퀴에 동력을 전달하여 움직이는 탈 것 자전거. 일반적으로 자전거라고 하면 두 개의 바퀴로 이뤄진 것을 가리킨다. 조사기관에 따라 다르지만 때때로 인류의 10대 발명품 안에 들어갈 정도로 원리나 쓰임이 탁월하다. 자전거보다 기능이 훨씬 편리하고 뛰어난 이동수단들의 등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세대를 초월해 존재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신기한 발명품에서 이동수단으로, 그리고 건강과 취미의 대명사로 대중들이 자전거를 바라보는 시선은 바뀌어왔다. 그 자전거의 과거와 현재를 살펴봤다.  

 

처음 발명한 사람이 누구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린다. 일반적으로 인류가 바퀴 달린 운송수단을 이용한 것은 기원전부터이지만 지금의 자전거와 비슷한 형태로 보행을 돕기 위한 물건이 만들어진 것은 18세기 무렵으로 본다. 지금과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200여 년의 시간동안 자전거는 꾸준히 발전을 거듭해왔다.

최초의 자전거는 1818년 드라이스(Drais)가 만든 드라이지네(Draisine)라고 보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드라이지네는 정말 사람들이 타고 다녔을까 싶을 정도로 원리와 모양이 지금의 자전거에 비해 너무 단순하다. 두 개의 바퀴에 사람이 올라탈 수 있는 나무지지대를 연결해 스스로 발을 굴려가며 움직이는 것이었다. 당시엔 이 정도의 이동수단도 획기적인 것이어서 사용하는 사람들이 꽤 있었고, 많은 사람이 신기한 눈으로 바라봤다고 한다.


	자전거, 두 바퀴로 달려온 시간 200년

지금처럼 페달로 움직일 수 있는 자전거는 1830년대에 나왔다. '맥밀런 자전거'는 페달을 부착함으로써 발로 땅을 차지 않고도 움직일 수 있게 해 자전거 발전에 획기적인 계기를 마련했다. 하지만 페달로 뒷바퀴를 움직이는 구조는 복잡하고 내구성이 좋지 못하다는 단점이 있었다.


1860년대 '벨로시페드' 발명으로 자전거 열풍이 불기 시작한다. '벨로시페드'는 앞바퀴에 움직이는 페달을 만들어 단 자전거이다. 현재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자전거의 구조와 가장 흡사해 현대 자전거의 시초라고 불리며 이를 진정한 최초의 자전거라고 보는 사람들도 있다.  


이후 19세기 말 유럽에서는 '오디너리 (ordinary)'라는 앞바퀴가 유난히 큰 자전거 형태가 유행했다. 당시 보통 자전거의 모습은 오늘날과 달리 앞바퀴가 큰 자전거였다. 오디너리 자전거는 페달이 달린 앞바퀴가 클수록 더 멀리 나아갈 수 있다는 원리를 가지고 있어 이동수단으로서 큰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앞바퀴가 커진 만큼 자전거의 높이가 높아졌고, 중심을 잡기 어려웠다. 


	오디너리 앞 바퀴를 크게 만들어 스피드를 높였다 /조선DB
오디너리 앞 바퀴를 크게 만들어 스피드를 높였다 /조선DB

그래서 1876년 오늘날의 자전거처럼 두 바퀴의 크기를 비슷하게 만든 자전거가 등장했다. 영국의 해리 로슨(Harry J. Lawson)은 동일한 크기의 두 바퀴와 그 중간에 페달을 달아, 밟으면 체인으로 뒷바퀴를 굴리는 방식으로 움직이는 자전거를 개발했다. 오디너리에 비해 안장에 오르기도 쉬웠으며 균형을 잡는 것도 수월했다.

이어 1884년에는 제임스 스탈리의 조카인 존 스탈리(John K. Starley)이 해리 로슨이 개발한 자전거를 개선하여 몸체 모양이 다이아몬드 형의 구조를 갖춘 로버(Rover) 자전거를 선보였다. 당시에 자전거 산업은 오디너리 자전거에서 안전한 형태의 자전거로 재편되는 모습을 보였다.

이 때까지 자전거의 타이어는 공기가 없는 고무타이어를 사용하여 딱딱한 승차감을 가질 수 밖에 없었다. 1887년 스코틀랜드 수의사 존 던롭이 공기 타이어를 개발하고 이를 로버 자전거가 적용하면서 편안하고 부드러운 승차감으로 자전거를 탈 수 있게 되었다.

 

기능과 안전성 면에서 발전을 거듭한 자전거는 20세기 내내 가장 대표적인 교통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세일즈맨, 배달사원, 출퇴근 직장인과 통학하는 학생 등 나이·직업과 관계없이 사랑받는 대표 이동수단이었으나 우리나라에서는 1990년대 산업화, 도시화와 함께 마이카 시대가 열리면서 자전거 인구는 서서히 주춤세를 보였다. 이와 더불어 자전거 산업도 잠시 사양길을 걷는듯했다. 


하지만 2008년, 이명박 정부가 녹색성장 정책의 하나로 시작한 자전거 도로 확충 사업 등으로 자전거 산업과 문화는 다시 활기를 띠고 자전거를 이용하는 인구는 다시 늘어나기 시작했다. 자동차 연료비에 대한 부담과 친환경적 취미라는 이미지, 그리고 건강에 대한 관심도 자전거 열풍에 일조했다.


자전거와 관련된 정보와 문화도 풍부해지고 인프라는 현재도 점점 향상되는 중이다. 주말마다 한강이나 4대강 주변을 자전거로 주행하는 자전거 동호회는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이며, 자전거를 타고 해외여행을 하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업계에서는 우리나라 자전거 인구를 2015년 기준 1200만명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자전거 인구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현재, 자전거에 대한 기본적인 상식과 문화들을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다양한 자전거의 종류와 생소한 용어 탓에 타기 전부터 주눅이 든다면 다음과 같은 기본적인 정보를 참고하는 것도 좋다. 각 자전거의 특징만 알아도 어떤 자전거를 어떻게 타야하는지 도움이 될 것이다.

산악자전거 (MTB)
산악 능선을 질주하기 위한 자전거. 1970년 미국의 도로 사이클 선수인 G 피셔가 일반 사이클에 모터사이클 바퀴와 자동차 쿠션 등을 달고 산에서 탄 것에서 유래한다. 산악 능선을 질주하기 위해 바퀴의 지름이 20~27인치로 도로 사이클보다 작고, 두께는 도로용보다 1.5~2.5배 두껍다. 오르막길이 많은 산에서도 쉽게 오르기 위해 21~27단 배율의 기어가 달려 있고 쿠션 장치와 제동장치가 특수 설계돼 있다.

시티바이크 (City bike)
'그냥 자전거'라고 불릴 만큼 가장 보편화한 형태의 자전거. 소지품을 수납할 수 있는 바구니, 바짓단이 체인에 닿지 않도록 하는 체인 가드, 이물질이 몸에 튀지 않게 막아주는 머드가드 등 실용적 기능을 갖췄다. 다양한 지형에 적응할 수 있도록 바퀴 폭이 넓고, 넓은 안장과 운전자 쪽으로 휘어진 U-핸들바가 장착된 기종이 많아 승차감이 편안하다. 다른 자전거에 비해 무거워 도심 근거리 라이딩이나 깨끗하게 뻗은 강변을 달리기에 적합하다.

도심형 자전거 (Hybrid) 
요즘 국내에서 가장 많이 눈에 띄는 자전거 중 하나이다. 여러 종류 자전거의 장점을 뽑아내 만들었다. 산악자전거처럼 편하게 잡을 수 있는 수평 핸들바가 장착되어 있지만, 특수장치는 제외해 심플하고 날렵한 주행이 가능하다. 시티바이크 바퀴보다는 폭이 좁고 스포티하면서도 로드바이크 바퀴보다는 넓어 안정적이다. 출퇴근이나 가벼운 여행, 운동까지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

사이클 (Road) 
자전거의 스포츠카로 불리는 로드바이크. 도로에서 빠른 스피드를 즐길 수 있는 자전거다. 흔히 사이클로도 알려진 로드 바이크는 타이어의 폭이 좁아 지면과의 마찰을 최소화할 수 있다. 또한 공기저항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핸들 손잡이가 안장 높이보다도 낮고 핸들 바가 구부러지며, 프레임과 바퀴의 폭을 가늘어 스피드를 즐기거나 장거리 주행에 유리하다.

비엠엑스 (BMX)
자전거 모터크로스로 오토바이를 타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는 자전거다.
360도로 핸들을 회전시킬 수 있다. 산악자전거처럼 작은 바퀴에 두께가 두꺼운 타이어로 되어있어 산길이나 계단에서 운행이 쉽다. 주로 경기용이나 대회용으로 자주 쓰인다.

픽시 자전거 (fixed bike)
고정기어(막기어)를 사용하는 자전거(fixed bike)의 애칭. 페달을 멈추면 바퀴도 같이 멈추므로 브레이크가 필요 없다. 진행 중에는 페달을 계속 돌려야 한다. 이 때문에 자전거와 함께 하나가 된 느낌으로 운행할 수 있어 마니아들 사이에서 인기다. 역주행도 가능하다.

미니벨로
영어 'mini'(작다)와 프랑스어 'velo'(자전거)가 합성된 명칭. 20인치 이하의 작은 바퀴로 이뤄졌다. 아담해서 다루기 쉽다. 장점은 수납, 그리고 다른 교통수단과 연계성이다. 접이식 미니벨로는 캐리어 가방 부피와 별 차이 없거나 더 작게 접힌다. 자전거로 이동하다가 버스나 지하철을 탈 때 반입하기 수월하고 승용차에도 수납할 수 있다.

도로 위 자전거 안전상식

자전거 브레이킹 노하우
자전거 브레이크는 그냥 움켜쥐기만 하면 되는 것이 아니다. 상황에 따라 제동과 감속이 이뤄져야 하므로 적절한 힘의 강약 조절이 필요하다. 빠른 속도로 달리다가 급정거를 위해 앞뒤 브레이크를 갑자기 동시에 꽉 잡는 것은 위험하다. 앞브레이크 제동력이 더 높으므로 전복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앞뒤 브레이크 힘 배분을 4:6정도로 나눠서 힘을 줘야 한다.

보도 턱을 넘는 노하우
자전거 도로가 끊기는 부분이나 낮은 보도 턱을 넘을 때도 나름의 방법이 있다. 바로 충분한 진입 각도를 설정하는 것. 둔턱과 최소 45°의 각도를 유지해야 안전하게 넘을 수 있다. 만약 그 이하의 각도로 진입하게 되면 타이어가 턱에 미끄러지면서 넘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방법은 비단 둔턱 뿐만 아니라 공사장 앞의 물 호스나 전선, 철길 등을 통과할 때도 사용된다.

역주행 절대 금물! 자전거는 우측통행
자전거는 도로교통법상 차에 해당하므로 자전거전용도로나 차도로 통행해야 한다. 통행 방향은 자동차와 같이 우측통행을 해야 하며, 우측 마지막 차로의 절반을 기준으로, 우측 바깥 부분의 중심에서 달려야 한다. 쉽게 말해 마지막 차선의 4분의 3지점에서 달려야 한다는 이야기다. 여러 대가 달릴 경우 특별히 ‘자전거 나란히 통행 허용’ 표지가 있지 않은 한 일렬로 달려야 한다.


	(왼쪽부터) 우회전 좌회전 정지 서행 /조선DB
(왼쪽부터) 우회전 좌회전 정지 서행 /조선DB

자전거 수신호
수신호는 단체 라이딩에서만 사용되지 않는다. 도로에서의 수신호는 자동차의 깜빡이와 같은 기능을 지닌다. 자전거는 물론, 자동차 운전자에게 자신의 상황을 전달할 수 있는 수신호는 사고의 위험을 낮추는 역할을 하며 때로는 수신호가 아닌 목소리로라도 주변에 자신의 존재와 상황을 알릴 수 있어야 한다.

자전거 문화를 더 즐길 수 있는 곳

자전거 정보는 활발한 동호회 활동을 통해 얻을 수도 있지만, 라이딩 중간중간에 들르는 자전거 테마 카페에서도 접할 수 있다. 주로 자전거족들이 자주 라이딩을 하는 길목에 위치한 자전거 테마 카페들은 기본적인 카페의 역할도 하면서 자전거에 대한 정보 공유도 할 수 있는 공간이다. 또한 자전거 기본 정비 겸하면서 장비를 파는 곳도 많아 휴식을 취하면서 자전거를 손보고 다음 코스를 준비할 수 있다.


건강과 환경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자전거에 대한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자전거의 종류도 점점 이용자나 상황에 따라 세분화되고 있으며, 사용하는 소재나 악세사리도 조금 더 효율적으로 즐길 수 있도록 진화하고 있다. 예전처럼 단순 이동을 위한 물건이 아니라 자신의 취미와 가치관을 보여줄 수 있는 대표적인 취향의 물건으로 자리잡고 있는 셈이다.

사진 및 자료출처 : 서울특별시 서울자전거홈페이지
              
바이크 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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