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철에도, 자동차보다 안장 위를 좋아하는 라이더들에게

바이크조선

입력 : 2016.08.29 15:27 | 수정 : 2016.08.29 15:31

라이딩 & 캠핑 & 카누, 1박2일에 눌러 담기

캠핑과 자전거여행으로 보내는 휴가…. 새롭고 재미는 있을 것 같은데 힘들고 불편하지는 않을까. 주렁주렁 패니어를 달아 40㎏에 육박하는 투어링 바이크를 타보니 생각보다 힘들지 않고 잘 나가주었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하는 캠핑의 재미야 다시 말해 무엇 하랴. 무엇보다 경제적인 휴가 방법이지만 막상 다녀오고 나니 추억, 느낌으로 남는 긴 여운이 가장 큰 수확인 것 같다


	휴가철에도, 자동차보다 안장 위를 좋아하는 라이더들에게

기자는 운전하는 것을 극도로 싫어한다. 면허를 따고 얼마 지나지 않아 사고를 두어번 경험해 본 적도 있고, 이상하게 운전만 하고 나면 곤두서 있던 신경들이 느슨해지면서 엄청난 피로감이 몰려온다. 하지만 그 어떤 핑계보다도, 기자는 운전에 소질이 없다.

이번 휴가는 자전거를 타고 가겠노라고 했던 것 역시, 이러한 맥락에서 기인한 것이기도 하다. 하지만 매일 타는 자전거를 휴가에서조차 탄다면 그건 그저 라이딩일 뿐.


	휴가철에도, 자동차보다 안장 위를 좋아하는 라이더들에게

	휴가철에도, 자동차보다 안장 위를 좋아하는 라이더들에게

자전거를 타면서도 즐길 수 있는 여러 가지 놀거리가 곳곳에 산재해 있다. 이번 휴가는 핸들을 놓고 가족과 유유자적 자전거로 떠나 보는 것도 좋겠다.

40㎏ 자전거로 70㎞를 달려라?

사실, 처음 이 계획을 세울 때는 부담이 앞섰다. 목적지가 가평인 것까지는 좋았지만, 캠핑장비와 짐을 꽁꽁 눌러 담은 패니어와 함께라니. 못해도 40㎏에 육박할 자전거를 끌고 70㎞의 거리를 주행해야 한다. 심지어 내 기억이 정확하다면, 그 코스는 중간부터 ‘낙타 등’이 반복된다.


	계속되는 장마에 흐린 날씨가 계속 되었다
계속되는 장마에 흐린 날씨가 계속 되었다

하지만 출발 하루 전 자전거를 받아보고는 한시름 덜 수 있었다. 이번에 타게 될 자전거는 후지 투어링 모델. 후지에서 매년 지속적으로 출시하는 모델로, 해를 거듭할수록 개선되어온  모델이다. 장비와 개인 물품 등 이래저래 40㎏에 달하는 걱정스러운 무게와는 달리, 자전거는 예상외로 잘 나가주었다.

투어링바이크에 오랜 경험이 있는 만큼 후지는 편안한 지오메트리를 제공했다. 넓은 휠베이스, 긴 트레일 등의 지오메트리는 많은 짐을 갖고 여행을 떠나는 라이더에게 최적의 승차감을 선사한다. 실제로도 주행중 가장 많이 생각났던 단어는 바로 ‘승차감’이었다.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설계는, 오랜 시간 장거리를 달려야하는 라이더에게 안락함을 제공해야하는 목표를 120% 달성했다.


	많은 짐에도 편안한 주행을 할 수 있었다
많은 짐에도 편안한 주행을 할 수 있었다

출발 당일 오전 9시반. 함께 떠나는 유기자와 청계천 자전거도로 초입에서 만났다. 이제 막 장마 소식이 들려오고 있는데, 이날 역시 이른 아침에 소나기가 한차례 내렸다. 노면은 살짝 젖었지만, 오히려 호재라면 호재다. 쉽지 않을 라이딩에 햇빛마저 내리 쬔다면 제시간에 가기 어려울테니.

어느새 구리를 지나 팔당에 도착했다. 시간은 12시경이었지만 보급한 지 2시간이 채 되지 않아 그다지 허기가 지지는 않았다. 예상한 바와 달리 라이딩 자체에 큰 무리를 느끼지 않았던 것도 그 이유다. 그렇게 한참을 달려가니 목표했던 가평 자라섬 캠핑장이 20여㎞ 남았다.


	평일이라 다소 한산한 캠핑장
평일이라 다소 한산한 캠핑장

캠핑장에서의 설레는 하룻밤

가평. 서울 근교에서 가장 많은 휴양객들이 몰리는 곳이다. 서울에서 가까운 지리적 이점과 수도권에서 얼마 벗어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완전히 다른 세상 같은 풍경을 선보이는 것은 이 지역의 매력이다.

많은 사람들이 가평 하면 대학시절의 MT, 연인과의 여행, 수상레저 등을 생각하곤 한다. 하지만 지난 20년간 국내 아웃도어 문화가 본격적으로 정착함에 따라 여행의 판도는 좀 더 다변화했다. 그 중 하나가 이 캠핑이다. 캠핑카, 카라반, 글램핑 등 다양한 컨텐츠를 품고 있는 이 캠핑이란, 각박하고 팍팍한 도시 삶에서 자연으로 회귀하고 싶은 본능이 발현된 것으로 기자는 생각한다.


	자전거와 텐트는 잘 어울린다
자전거와 텐트는 잘 어울린다

자라섬 캠핑장

• 주소 : 경기 가평군 가평읍 자라섬로 60 자라섬 캠핑장
• 문의 : 031-8078-8028~9
• 사용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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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대시설 : 화장실, 샤워실, 다목적운동장
※ 유의사항 : ‌애완동물을 포함한 모든 동물의 출입은 금지되어 있으며  불꽃놀이 금지

캠핑도 전문가들의 도움이 필요하다

자라섬 캠핑장에 먼저 도착해 기자일행을 기다리는 팀이 있었다. 바로 엑스페드(EXPED) 팀이다. 라이딩이면 몰라도, 캠핑에는 갓난아기 수준의 지식(혹은 군대에서의 기억)만을 보유하고 있는 기자로서는 가져온 텐트를 치는 방법도 몰랐기에 엑스페드 팀의 도움을 받았다.

가져온 짐을 풀자 무엇에 쓰는 물건인지도 모를 장비들이 쏟아져 나왔다.


	스위스의 아웃도어 전문 브랜드인 엑스페드는, 1997년 설립된 비교적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특허를 보유해 소비자들에게 그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스위스의 아웃도어 전문 브랜드인 엑스페드는, 1997년 설립된 비교적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특허를 보유해 소비자들에게 그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휴가철에도, 자동차보다 안장 위를 좋아하는 라이더들에게

캠핑장비는 그 익숙지 않은 모양새와는 달리 굉장히 쉽게 설치할 수 있었다. 하기사 요즘 제품들이 그렇게 나오지 않았다면 기자와 같은 사람들은 캠핑이라고는 꿈도 꾸지 못했을 것이다.

텐트를 설치하고 가져왔던 짐들을 모두 풀고 나니 어느덧 해가 뉘엿뉘엿 저물어 간다. 일행은 둘러 앉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식사준비를 시작했다.


	두 명이 캠프 두 동을 치는데 소요시간은 단 10분
두 명이 캠프 두 동을 치는데 소요시간은 단 10분

	1 ‌저녁식사 중인 일행 2 ‌아침식사는 라면으로 3‌ 텐트는 해체하는 것이 더 어렵다
1 ‌저녁식사 중인 일행 2 ‌아침식사는 라면으로 3‌ 텐트는 해체하는 것이 더 어렵다

캠핑에서 취사가 빠지면 섭섭하다. 기자는 커다란 화로에 숯불을 피워 고기를 굽는 것을 상상했지만 캠핑문화가 발전하면서 별것이 다 나온 모양이다. 주먹만한 크기의 가스와 가스버너, 그 위에 기자의 얼굴만한(상당히 작은) 프라이팬에 고기가 지글지글 구워지니, 길고양이들이 한두마리 모여든다. 도망가지도 않는 이 녀석들을 두어번 쓰다듬고 맥주를 몇잔 기울이고 나니, 어느새 주위는 깜깜해져 밤이 깊어가고 있었다.


	즐겁게 아침식사를 하고 있다
즐겁게 아침식사를 하고 있다

경춘선 전철 타고 춘천으로

다음날 아침. 일행은 간단히 라면으로 아침을 해결한 후 춘천으로의 여정에 올랐다. 가평에서 춘천까지는 25㎞ 정도로, 자전거로 가기에 그다지 멀지 않은 거리지만, 간밤의 비로 인한 노면 상황이 우려되어 일행은 경춘선 전철을 이용하기로 했다.


	중도물레길은 전구간 포장이 잘 되어 있어 라이딩이 편안하다
중도물레길은 전구간 포장이 잘 되어 있어 라이딩이 편안하다

사실, 자전거가 활성화된 데는 4대강을 따라 잘 정비된 자전거도로 덕분도 있지만, 수도권을 중심으로 대중교통을 통해 자전거를 이용하기가 더욱 편리해진 것도 크게 한몫 했다. 자전거로 떠나는 여행을 생각중이라면, 유사시 자전거를 휴대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는 경로를 미리 알아두는 것도 좋겠다.

어제에 이어 햇빛이 강하지 않은 선선한 날씨가 계속되었다. 일행은 춘천역에서 하차해, 춘천 중도 물레길로 향했다.


	우든코스터가 부럽지 않은 물레길
우든코스터가 부럽지 않은 물레길

중도 물레길은 의암호 둘레를 산책로로 조성한 관광지다. ‘한국 관광지 100선’에도 선정되어 점차 많은 이들이 찾고 있는 곳이다. 시원하고 한적한 호수변을 따라 20여분을 가니, 목적지인 카누체험장이 보인다.

카누는 북미 토착민들이 나무를 파내어 타던 것에서 유래되었다. 현재는 스포츠 또는 레저의 형태로 많이 발전되었는데, 이번에 타 볼 카누는 인디언스타일이다. 일행이 방문한 카누체험장에서는 카누를 타는 것은 물론, 실제로 제작하는 것 또한 체험이 가능하다.

춘천중도물레길

• 주소 : 강원 춘천시 스포츠타운길 223길 95
• 문의 : 033-243-7177~8 www.ccmullegil.co.kr 
• 운영시간 : 오전 9시~오후 6시
• 이용요금


	휴가철에도, 자동차보다 안장 위를 좋아하는 라이더들에게

이곳에서 직접 제작하는 카누는 제작에 1~2주가 소요되며 그 대표적인 소재로는 아프리카 적삼목이 사용된다. 아프리카 적삼목은 부피대비 무게가 굉장히 가볍고, 가공이 쉬워 카누의 재료로 적합하다. 카누 형태의 틀에 스트립이라고 불리는 적삼목재를 대서 건조하는 방식이다. 마무리로는 방수성능과 내구성을 보완하기 위해 유리섬유에 에폭시를 함침시켜 마감처리를 한다.


	(왼쪽부터) 5m에 달하는 카누 / 제작완료된 카누
(왼쪽부터) 5m에 달하는 카누 / 제작완료된 카누

이렇게 제작된 카누는 520㎝에 달하는 길이에도 불과 25㎏ 정도다. 카누제작 체험비용은 350만원 수준.

땅에 자전거가 있다면, 물에서는 카누


	카누전용 패들
카누전용 패들

직접 체험해본 카누는 가벼운 무게만큼 쏜살같이 나아갔다. 두 사람의 힘만으로도 이렇게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은, 스포츠 카누와는 달리 수상에서의 여유를 즐기기에 부족함이 없다는 것을 말해준다. 카누는 육상의 자전거처럼 가장 원초적인 수상 탈것이어서 서로 궁합이 잘 맞다.


	(왼쪽부터) 카누 교육 / 카누를 즐기는 관광객들
(왼쪽부터) 카누 교육 / 카누를 즐기는 관광객들

수상스키, 래프팅, 웨이크보드 등과 같은 짜릿한 스포츠도 좋지만, 가끔은 이렇게 호수에서 호젓하게 노를 저으며 느긋함을 즐기는 것도 색다른 경험이다. 단, 카누 위에서 균형을 방해하는 행위는 금물. 금방 뒤집어진다. 혹시나 모를 상황을 대비해 카메라나 휴대폰 등은 방수팩에 넣는 것이 좋다. 카누를 마치고 나니 저쪽에 어떤 총각이 바로 어제 산 휴대폰을 의암호에 떨어뜨린 모양이다. 으이그 조심하지.

우연의 일치였는지, 일행이 모든 일정을 마치자마자 전국적인 폭우가 쏟아졌다. 우리는 서둘러 복귀길에 올랐다.


	카누는 큰 힘이 들지않아 여성끼리 타도 무리가 없다
카누는 큰 힘이 들지않아 여성끼리 타도 무리가 없다

국토종주는 이제 자전거를 타는 많은 사람들에게 한번쯤은 경험해봐야 할 트렌드로 자리매김했다. 휴가철을 맞이해 국토종주나 자전거로 여행을 떠나고자 하는 라이더들에게 캠핑과 카누 등 각종 레저의 체험은 자전거생활을 더욱 풍요롭게 해줄 것이다.

최웅섭 기자
사진 유병훈 기자
취재협조 ‌신기바이크(자전거) 02-784-6821 www.synkeybike.com , 엑스페드(캠핑용품) 02-784-6823 www.exped.co.kr , 춘천중도물레길(카누잉) 033-243-7177~8 www.ccmullegil.co.kr 
제공 자전거생활
출처 바이크조선
발행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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