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는 운동기구가 아니라 운송수단이다_Q&A

글·사진=예민수 벨로스타 대표 yesu65@naver.com

입력 : 2017.01.09 09:00

Q: 좋은 전기자전거의 기준?

A: 세상에는 가볍고 힘세고 멀리 가고 디자인까지 좋은데 가격까지 착한 전기자전거는 없다.

딱 가격만큼, 투자한 만큼 성능이 나오는 것이 전기자전거이다. 간혹 이 틀을 깨고자 하는 제품들은 뛰어난 디자인 감성으로 소비자를 감동시키거나, 효율적으로 라이더의 다리 힘을 라이더도 모르게 끌어내서 멀리 가는 전기자전거이거나, 판매자의 상술에서 나온 과장광고일 것이다. 지금까지 세상에 나온 모든 전기자전거는 전기의 힘으로 모터를 돌리고 그 모터의 회전력으로 자전거 바퀴가 굴러간다.


	독일의 아침 출근길에는 전기자전거를 쉽게 만날 수 있다.
독일의 아침 출근길에는 전기자전거를 쉽게 만날 수 있다. / 예민수 벨로스타 대표

즉, 바퀴를 움직이는 원동력은 배터리의 전기에너지를 동력으로 하여 전자석에서 생성된 자력이 영구 자석과의 반발력으로 회전 에너지로 바뀌고 그 회전 에너지를 적절히 감속하고 컨트롤해서 자전거 바퀴를 돌려주는 원리이다.

전기자전거의 핵심은 모터와 배터리이고 나머지는 그 중간을 이어주는 제어장치들이 얼마나 자연스럽고 이질감 없이 효율적으로 라이더의 페달링을 도와주는지에 달려있다.

전기자전거는 철저히 과학의 범주 속에 들어가 있다. 물리학에서 이야기하는 열역학 법칙이 충실히 적용된다. 이 과학 원리의 틀을 깨고자 하는 제품들이 있었지만, 영구기관이 개발되지 않고는 지금의 기술로는 어렵다.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소비자가 원하는 이상적인 전기자전거가 선보일 날도 멀지 않았다. 해가 갈수록 가벼워지고 고성능화 되어가는 배터리와 성능은 높아지고 부피와 무게는 작아지는 모터 기술이 접목되면 더 이상 전기자전거를 자전거와 분리할 필요가 없어지는 시대가 올 것이다. 200년간 큰 변화가 없었던 자전거 역사에 최근 불어오는 전기자전거 열풍이 가장 큰 변화가 될 것이다.

Q: 전기자전거는 달리면서 '발전·충전' 되나?

A:  전기자전거 업계에 발을 담그고 나서 가장 많이 질문을 받은 내용이다. 지금까지 천 번도 더 받았던 질문이고 앞으로도 만 번은 더 받을 것 같은 개인적으로 가장 싫어하는 질문으로 이번에 왜? 안되는지 확실하게 짚어보기로 한다.

'달리면서 충전이 왜 필요한가?' 아마 물리학이나 공학 전공자라면 발전할 페달링으로 발전하지 말고 그 힘으로 바퀴 돌리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는 것을 알지만, 일반인들은 페달링으로 발전한다면 더 멀리 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생각은 물리학에서 이야기 하는 '영구 기관'과 같은, 이론적으로만 존재하고 실제로는 유용한 정도의 결과를 내는 실물이 없었다.

2017년 기술 수준으로는 달리면서 충전하는 방식은 대안이 아니라고 생각된다. 전기자전거 메이저급 업체에서 내놓은 주행 중 충전하는 제품은 없었다.

일부 업체들이 이 장치를 실제로 자전거에 달아서 출시하고 있다. 주행 중 페달링을 열심히 하면 충전이 되지만 아직은 그 효율이 좋지 않다. ‘달리면서 충전이 왜 필요한가, 페달링 힘으로 그냥 바퀴 돌려서 달리면 되는데?’

달리 표현하면 바로 먹어야 할 음식을 겨울에 먹을 것도 아닌데 열심히 포장하고 냉동실에 넣었다가 다시 해동시켜서 먹는 것과 같다.

Q: 전기자전거 한번 충전해서 몇 시간 탈 수 있나?

A: 전기자전거 입문 전에 가장 많이 물어보는 질문이다. 전기자전거 한 번 충전하면 몇 시간 타냐는 질문을 많이 하는데, 전기자전거에 몇 시간은 아무 의미가 없는 질문이다. 실제로 몇 km를 주행할 수 있는지 물어야 한다. 그런데, 몇 km 달리느냐는 질문에도 사실 답을 쉽게 낼 수 없다.

전기자전거를 고를 때 얼마를 가는지는 배터리 용량을 보면 답이 나온다. 일반적인 공식대로라면 표준 조건(라이더 몸무게 70kg, 속도 25km/H 내외, 평지 기준)으로 달리면 1km 달리는데 10-12Wh 전력을 소모한다. 각자 표준 조건 편차에서 벗어난 만큼 변수를 더하면 주행 거리가 계산 된다.

"이 자전거 한 번 충전하면 얼마나 가느냐?"라는 질문에는 전제 조건으로 "몸무게 70kg 정도의 라이더가 평지를 25km/h 내외 속도로 페달링 없이 몇 km를 가느냐?" 라고 해야 정확한 표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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