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들 ‘맘대로’ 예측해보는 2017년 대한민국 자전거 트렌드 1

바이크조선

입력 : 2017.01.16 14:30

전례 없는 불황속에서 자전거 업계는 어느 때보다 힘든 2016년을 보냈다. 2017년, 자전거 시장이 다시 부흥하게 될지, 아니면 당분간 힘든 시간을 이어가게 될지는 알 수 없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이런 불황에도 불구하고 자전거 트렌드는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발전, 변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2017년에 유행하거나 뜰 가능성이 높은 트렌드를 기자들의 방담으로 짚어 본다.

	기자들 ‘맘대로’ 예측해보는 2017년 대한민국 자전거 트렌드 1

2017년은 과연 어떤 해가 될까?

12월의 어느날 자전거생활 기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새해 자전거 시장에 대해 토론을 진행했다. 근래에는 자전거업계 어디를 가나 운을 떼는 것은 역시 ‘불황’이란 단어뿐이다. 하지만 그 불황속에서도 세계 트렌드를 주도하는 브랜드들의 기술적인 발전과 혁신 아이디어는 과거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속도로 이뤄지고 있다.

수많은 제품들이 등장했다가 사라지고, 공식적으로 기술 개발의 키를 쥐고 있는 UCI도 보수적인 태도를 바꿔 점차 규제를 풀어가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또 기존의 자전거 형태와 구동방식에서 크게 벗어난, ‘포스트 바이시클의 시대’도 차츰 열려가고 있다.

2016년과 다가오는 2017년, 몰락하는 트렌드와 떠오르는 트렌드에 대해 자전거생활 기자들이 나눈 난상토론을 엮어보았다.


	로드바이크는 우리나라의 자전거시장을 오랫동안 견인해왔다. 현재는 다소 주춤하지만 17년까지는 대세가 될 것으로 보인다.
로드바이크는 우리나라의 자전거시장을 오랫동안 견인해왔다. 현재는 다소 주춤하지만 17년까지는 대세가 될 것으로 보인다.

About 인기 장르

유병훈 기자(이하 유) : 2016년에도 여전히 로드바이크가 득세했다. 아직까지 트렌드를 주도하는 젊은 층에서 다른 장르로 눈을 돌리는 것을 보기가 어려웠다.

최웅섭 기자(이하 최) : 아직은 확실히 그렇다. 그런데 조금씩 눈에 띄는 변화는 있다. 불황 탓인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로드 라이더의 수는 2015년에 정점을 찍고 미미하게 감소한다는 느낌이다. 게다가 로드바이크에서 볼짱 다본 사람들은 MTB 혹은 다른 장르를 슬슬 꺼내기 시작하더라. 로드가 시장을 견인해 온 게 꽤 오래되어서 이런 현상이 불안하긴 하다.


	(우리나라만 빼고)전세계에서 성장세가 가장 두드러지는 전기자전거. 그 발전의 모습이 예사롭지 않다. 사진은 전기자전거 허브모터 분해도.
(우리나라만 빼고)전세계에서 성장세가 가장 두드러지는 전기자전거. 그 발전의 모습이 예사롭지 않다. 사진은 전기자전거 허브모터 분해도.

이상윤 기자(이하 이) : 확실히 그런 느낌은 있지만 2017년에도 여전히 로드는 강세일 것 같은 느낌이다. 도로 여건상 한국은 확실히 로드바이크에 특화되었다는 느낌이다.

최 : 맞다. 게다가 각종 대회는 그 규모가 조금씩 커지고 다양해지고 있다. 오히려 감소할 것 같았는데 17년에는 더 늘어날 것 같다.


	MTB는 중장년층을 중심으로 아직도 활발히 움직인다. 젊은 층이 MTB를 흡수한다면 좀 더 활기있는 문화가 자리잡을 수 있지 않을까.
MTB는 중장년층을 중심으로 아직도 활발히 움직인다. 젊은 층이 MTB를 흡수한다면 좀 더 활기있는 문화가 자리잡을 수 있지 않을까.

유 : 중·장년층에서는 장르에 대한 충성도가 높기 때문에 MTB는 그냥 지금과 같이 꾸준히 갈 것 같다.

최 : 동감이다. 전기자전거도 눈에 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늘 그렇듯이 법 개정이 늦고 그에 따른 시민의식의 계몽도 늦어지기 때문에 전기자전거가 일상적으로 활용되기에는 아직 시간이 걸린다고 본다.

이 : 그래서 우리가 이렇게 전기자전거가 자리잡도록 선도적으로 노력하고 있지 않나(웃음).


	국내에도 전문화된 피팅샵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고도의 피팅머신과 기술을 갖춰 좀 더 편안하고 효율적인 라이딩을 돕는다. 대표적으로는 전 MTB 국가대표 정형래 대표가 운영하는 싱크웨이가 있다.
국내에도 전문화된 피팅샵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고도의 피팅머신과 기술을 갖춰 좀 더 편안하고 효율적인 라이딩을 돕는다. 대표적으로는 전 MTB 국가대표 정형래 대표가 운영하는 싱크웨이가 있다.

About 전문화된 서비스의 보급

유 : 전문화된 서비스는 어떨 것 같나?

최 : 좀 더 매니악한 서비스가 떠오를 것 같다. 예를들어 최근에 많이 생겨난 피팅샵 같은 곳을 들 수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시장이 어느 정도 성숙기에 접어들면 항상 고급시장과 보급시장으로 양분화 되는 양상을 보여왔는데, 자전거도 마찬가지다. 매니악한 서비스라고 하는 것은 고급유저들을 타겟으로 하는 서비스를 말하는데, 불황 호황을 막론하고 꾸준히 늘어날 것 같다.


	프레임 빌더인 루키바이크의 이정훈 대표의 작업 모습
프레임 빌더인 루키바이크의 이정훈 대표의 작업 모습

유 : 그런 매니악한 서비스를 말하자면, 자신만의 자전거를 만드는 커스텀 바이크 시장도 있다. 커스텀 바이크는 꾸준히 있어 왔지만, 국내에서는 그다지 크게 어필하지 못하는 것 같다.

최 : 맞다. 특정 브랜드 네임을 중시하는 한국에서 자신만의 커스텀 바이크는 가격대에비해 메리트가 적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오죽하면 ‘하차감’이라는 단어까지 있겠나. 누가 알아봐줄 때 한번 우쭐할 수 있는 자전거가 좋다. 솔직히 나도 그렇다(웃음). 아무튼 커스텀 바이크시장은 크게 떠오르거나 침체되거나 할 영역은 아니라고 본다.


	향후 모든 프레임에 디스크 브레이크를 적용하기로 한 캐니언
향후 모든 프레임에 디스크 브레이크를 적용하기로 한 캐니언

About 로드의 디스크 브레이크 도입

최 : 신기술 도입이 한번 허용되면, 그 대세는 거스를 수 없게 된다. 특히나 캐니언의 경우 전체 라인업에 디스크브레이크 옵션을 넣겠다고 발표했다. 당장 캘리퍼브레이크가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겠지만, 디스크가 점차 시장을 잠식하게 되는 것은 단지 시간문제일 듯하다.

유 : 디스크 브레이크가 장착된다면 당장 영향을 받을 것은 휠이다. 휠 역시 브레이킹 면의 횡압력에서 자유로워지기 때문에 더 가벼운 휠이 제작되어 디스크 브레이크의 무게를 상쇄시켜주는 제품이 점차 많이 쏟아질 것이다. 처음에는 부정적 시각으로 바라보던 국내 유저들도 점차 긍정적인 견해를 보이는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디스크 브레이크의 위험성을 해학적으로 표현한 사진(출처:사이클링 팁)
디스크 브레이크의 위험성을 해학적으로 표현한 사진(출처:사이클링 팁)

최 : 그렇게 되면 튜블러 휠세트보다 클린처가 또 득세하게 될 것 같다. 카본 휠세트에서는 열변형이 큰 문제였는데, 그 문제에서 자유로워지는 것은 정말 큰 이득이라고 본다.

유 : 마찬가지로 튜블러의 단점도 함께 해소된다. 브레이킹 열로 인해 본드가 녹아 타이어 이탈사고가 종종 났는데, 이 부분도 함께 해소될 수 있다. 또 튜브리스 타이어도 클린처와 함께 사용빈도가 늘어날 것이다.


	모비스타 팀의 스프린터 프란치스코 벤토소가 파리-루베 경기에서 입은 상처. 그는 당시 디스크브레이크로 인한 상처임을 주장했으나 사실무근으로 밝혀졌다.
모비스타 팀의 스프린터 프란치스코 벤토소가 파리-루베 경기에서 입은 상처. 그는 당시 디스크브레이크로 인한 상처임을 주장했으나 사실무근으로 밝혀졌다.
최 : 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아직도 불안한 감이 없지는 않다.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었지만 올해 파리-루베에서의 사고로 인해 테스트가 잠시 중단된 적이 있기도 하고…. 정말 펠로톤의 모두가 디스크 브레이크를 사용하다가 사고라도 난다면 끔찍할 수도 있다. 대책 수립이 빠를수록 보급 역시 빨라질 것이다.

	카운터베일이 적용된 비앙키의 올트레 XR4. 탁월한 진동감쇄 능력으로 주행중 에어로바이크라는 사실을 망각하게 만든다.
카운터베일이 적용된 비앙키의 올트레 XR4. 탁월한 진동감쇄 능력으로 주행중 에어로바이크라는 사실을 망각하게 만든다.

About 퍼포먼스냐? 승차감이냐?

이 : 국내에는 항상 퍼포먼스 위주의 자전거가 인기를 끌어왔는데, 최근에는 승차감을 중시한 엔듀런스 바이크가 종종 보인다. 주위 라이더들이 편안한 라이딩을 위해 엔듀런스로 자전거를 바꾼 것을 본적이 있다. 퍼포먼스보다는 승차감 위주의 라이더들이 늘어나지 않을까.


	기자들 ‘맘대로’ 예측해보는 2017년 대한민국 자전거 트렌드 1
최 : 반은 동의하고 반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라이더들은 항상 높은 퍼포먼스를 원하고, 또 승차감까지 주기를 바라기 때문에 승차감과 안락함만을 이유로 무작정 엔듀런스 바이크를 선택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트렉 마돈의 ISO나 비앙키 스페셜리시마의 카운터베일 기술을 예로 들 수 있다. 최상급 레이싱용 바이크의 퍼포먼스에 승차감까지 갖추었다니, 소비자들은 당연히 그쪽으로 쏠리지 않겠나.

	스페셜라이즈드의 루베와 루베에 장착된 퓨쳐샥(오른쪽). 포크에서 올라오는 진동을 효과적으로 잡아준다.
스페셜라이즈드의 루베와 루베에 장착된 퓨쳐샥(오른쪽). 포크에서 올라오는 진동을 효과적으로 잡아준다.

유 : 결론은 엔듀런스가 득세하는 것이 아니라 퍼포먼스와 승차감을 동시에 잡은 퍼포먼스 바이크가 우위를 점할 것이라는 건가?

최 : 그렇다.

이 : 하지만 점차 많은 라이더들이 경쟁 위주의 라이딩보다는 좀 더 여유로운 트립 라이딩을 추구하게 될 것 같다. 엔듀런스가 좀 더 많은 부분을 차지하게 될 것이라는 의견도 그런 이유에서다. 예로 스페셜라이즈드의 루베를 들 수 있다. 장거리를 달려도 피로감이 최소화 되는 그런 퓨쳐샥 같은 기술을 점차 브랜드마다 하나씩 내놓을 것 같다.

최 : 그럴 수도 있겠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지오메트리만으로 승차감을 이끌어낸다는 것은 이제 너무도 구시대적 발상이다.


	VP의 ARC6. 클릿이 두 조각으로 나뉘어 있어 일부만 교체하면 기존에 맞춰놓은 피팅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
VP의 ARC6. 클릿이 두 조각으로 나뉘어 있어 일부만 교체하면 기존에 맞춰놓은 피팅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

About 액세서리는 아이디어로 승부한다

이 : 얼마전에 커뮤니티 ‘도싸’에서 신기한 걸 발견했는데, 교체가 가능한 시디 클릿슈즈의 뒷굽을 판매하고 있었다. 물론 시디 자체에서도 교체가 가능한 뒷굽을 제공하지만, 이 제품은 굽이 한참 높아 자전거에서 내려도 안정적인 보행이 가능한 제품이다. 그런 경험 다들 있지 않나. 안장에서 내려 뒤뚱뒤뚱 걷다가 넘어진 경험말이다(웃음).


	역시 VP에서 나온 페달. 한쪽은 MTB용, 한쪽은 일반 페달로 사용이 가능하다. 본문에서 언급한 로드와 MTB 겸용페달은 프로토타입이었는지 이미지를 구할 수 없었다.
역시 VP에서 나온 페달. 한쪽은 MTB용, 한쪽은 일반 페달로 사용이 가능하다. 본문에서 언급한 로드와 MTB 겸용페달은 프로토타입이었는지 이미지를 구할 수 없었다.

최 : 그런 게 있다니 놀랍다. 뒷굽이 교체 안 되는 클릿슈즈가 대부분인데, 제발 기본적으로 교체 좀 가능하게 해주었으면 좋겠다.

이 : 또 있다. VP에서 나온 클릿인데, 이 클릿은 클릿의 앞부분과 뒷부분이 2피스로 나뉘어져있다. 그래서 보행으로 인해 페달 결착부위가 닳으면 그 부분만 교체하면 된다. 가장 좋은 것은 한번 맞춰 놓은 클릿슈즈 피팅을 다시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시디의 클릿슈즈용 교체굽. 사용자들의 만족도가 아주 높다.
시디의 클릿슈즈용 교체굽. 사용자들의 만족도가 아주 높다.

최 : 그러고 보니 생각나는 제품이 있는데, VP에서 로드와 MTB 클릿 모두를 사용할 수 있는 페달을 내놓았었다. 그런데 솔직히 말하자면 그런 아이디어 제품들이 핫한 상품이 될 것인지는 두고 봐야겠지만, 확실히 그런 아이디어 상품들이 더 많이 쏟아질 것은 분명하다.

유 : 맞다. 심각한 불황이라고 하는 올해도 완성차 시장이 큰 타격을 입은 데 비해, 액세서리나 부품, 소모품과 의류 등은 타격 폭이 그리 크지 않다고 한다. 이런 상황을 미뤄보면 아이디어가 접목된 혁신 제품이 더 많이 나올 것 같다.


	치폴리니의 NK1K가 처음 공개되었을 때 프레임도 프레임이지만 휠세트에 달린 날개가 신선한 충격을 안겼다.
치폴리니의 NK1K가 처음 공개되었을 때 프레임도 프레임이지만 휠세트에 달린 날개가 신선한 충격을 안겼다.

About 휠세트의 혁신

이 : 앞서 디스크 브레이크와 묶어 이야기 한 것에 추가하자면, 휠세트의 림폭이 과거 21㎜, 23㎜였던 데 비해 25㎜ 이상까지 나오는 등, 일명 ‘뚱림’이 유행하고 있다. 이 뚱림이 17년에도 지속적으로 유행할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나.

최 : 동의한다. 뚱림은 여러가지 실험에서도 에어로효과에서 유리한 것으로 나타났고, 타이어 역시 대세가 25C 규격으로 바뀌는 것을 봤을 때, 17년도 뚱림이 유행할 것이다. 뚱림과 25C의 궁합은 상당히 괜찮다.

이 : 기존에는 림 높이에 따른 에어로 성능을 이야기했다면, 이제는 특수한 림 형태가 여럿 등장하지 않을까 예상해본다. 이번에 짚(ZIPP)에서 나온 신형 휠세트 봤나? 완전히 특이하다. 아직 검증되지 않아 구체적으로 이야기 하기는 어렵지만 확실히 새로운 시도다.


	짚(ZIPP)의 신형 휠세트 NSW454. 그 성능은 아직 검증되지 않았지만 짚에서는 늘 그렇듯 허튼짓을 잘 하지 않는다.
짚(ZIPP)의 신형 휠세트 NSW454. 그 성능은 아직 검증되지 않았지만 짚에서는 늘 그렇듯 허튼짓을 잘 하지 않는다.

최 : NSW454를 말하는 건가? 맞다. 정말 획기적인 모습이기는 한데 선뜻 구매하고 싶은 마음은 들지 않는다. 하지만 성적이 좋다면야 국내에서는 인기를 끌 수도 있다. 그래서 말인데 지난번 치폴리니의 NK1K가 처음 공개되었을 때도 휠세트에 날개가 달린 모습이 등장했지만 지금은 온데간데 없다. 왜 완성차에 달려나오지 않는 것인지 궁금하다. 과연 그 형태가 얼마나 효과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을까?

이 : 그건 아직 검증이 되지 않아 아무도 모르지만, 그런 특수한 형태가 확실히 효과가 있다면, 브랜드마다 특이한 휠세트를 연이어 내놓을지도 모르겠다. 사실 그렇게 되면 정말 재미있을 것 같아 기대된다.


	하이바이크는 독일의 유명 완성차 업체였는데, 2016년을 기점으로 주력상품을 전기자전거로 바꾸는 큰 변신을 했다.
하이바이크는 독일의 유명 완성차 업체였는데, 2016년을 기점으로 주력상품을 전기자전거로 바꾸는 큰 변신을 했다.

About 전기자전거는 누구에게 어필할 것인가?


유 : 솔직히 출퇴근할 때는 전기자전거 만한 게 없다. 전기자전거는 결정적으로 땀이 잘 안 난다.

최 : 그건 유기자가 원래 땀이 안 나서 그런 거다. 나는 전기자전거를 타도 땀이 엄청 나던데.

이 : 최기자는 엔진에 비해 좀 무리해서 밟는 경향이 있지 않나.

최 : …선전포고인가?

이 : (웃음)아니다. 전기자전거의 속도제한이 일반적이라면 시속 25㎞가 상한선일텐데, 자꾸 로드바이크 타던 버릇을 못버려서 30, 35㎞를 밟아대려니까 그런 거다. 전기자전거는 레이스용이 아니란 것을 명심하는 게 정신건강에 좋다.

유 : 맞다. 전기자전거는 확실히 스포츠보다는 교통수단이라는 느낌이 강하다. 물론 스포츠나 레저용도로 출시되는 것도 있지만, 전기자전거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일반인들에게 어필할 수 있도록 교통수단으로 컨셉트를 잡아가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최 : 전기자전거라는 이슈가 나올 때마다 이야기하는 건데, 일단 이런 신문물(?)이 들어오면 빠른 법 개정이 우선이고, 그에 따른 시민의식의 계몽이 원활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우리나라는 그런 것이 항상 너무 늦다. 과거 드론의 경우에도 그랬고 근래의 퍼스널 모빌리티도 그렇지 않나.


	전기자전거의 강점은 뭐니뭐니 해도 강력한 파워다. 사진은 라드파워바이크의 전기자전거
전기자전거의 강점은 뭐니뭐니 해도 강력한 파워다. 사진은 라드파워바이크의 전기자전거

유 : 동감이다. 향후 전기자전거는 우리 같은 자덕보다 일반인들에게 확실히 어필하게 될 것이다. 현재 PAS 방식을 자전거로 포함시키는 관련법이 국회에 계류중이다. 이 법이 통과되어야 소비자는 안심하고 탈 수 있고, 업체는 적극적으로 홍보를 할 수 있어 시장이 활성화될 것이다.

이 : 내년 3월 자전거생활에서 개최하는 전기자전거와 퍼스널 모빌리티 전시회가 하나의 전기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올해 시마노가 전기 구동계를 본격적으로 선보였고, 유럽과 중국에서는 전기자전거의 시장점유율이 30%에 달하는데 우리나라만 1% 정도로 예외적이다.

유 : 그렇기에 전기자전거 시장은 갑자기 폭발적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다만 관련법 제정과 전기자전거에 대해 편견을 가진 기존 동호인들의 인식을 바꾸는 데는 조금 시간이 걸릴 것 같다.

최 : 맞다. 전기자전거의 보급은 시간문제일 뿐이다. 혹시라도 전기자전거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가진 동호인이 있다면 꼭 한번 제대로 타보라고 권하고 싶다. 옛날에 알던 그런 무겁고 못생기고 엉성한 전기자전거가 아니다. 해외시장을 보면 기술개발은 정말 어마어마하게 빠르다. 10년 정도 흐르면 휴대폰만한 배터리로 주행할 수 있는 날이 올 거다. 분명.


	스테이지스의 파워미터. 크랭크암 형식이고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출시되어 전체 파워미터 시장의 가격을 낮추는데 한몫했다.
스테이지스의 파워미터. 크랭크암 형식이고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출시되어 전체 파워미터 시장의 가격을 낮추는데 한몫했다.

About 파워미터의 대중화

최 : 파워미터 사고 싶어 죽겠다!

이 : (웃음)“사고 싶으면 사세요~” 라고 쉽게 말하기가 어렵다. 파워미터는 너무 고가에 형성되어 있어서 자전거에 푹 빠져 사는 사람들도 끝까지 구매를 망설이는 게 사실이다.

최 : 맞다. 파워미터는 사실 그 어떤 계측기보다 자전거 트레이닝에 객관적인 평가를 내릴 수 있는 기계다. 속도계로 평속과 최고속도 등을 안다고 해도 지형과 바람의 영향을 굉장히 많이 받으니 개인 역량을 가늠하기에는 어렵다. 파워미터는 딱 개인의 파워만을 나타내지 않나.


	200만원을 상회하는 가격을 자랑하는 SRM
200만원을 상회하는 가격을 자랑하는 SRM

이 : 어떻게 보면 속도계보다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가격이 도무지 손댈만한 게 아니다. 특히나 SRM의 파워미터는 카본 105급 자전거 한 대의 가격이다.

최 : 좀 싼 게 나왔으면 좋겠다. 스테이지스가 그나마 저렴하게 나온 편이라 눈길이 가기는 하는데 그것 역시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일 뿐이다. 로터, 쿼크, 벡터 등등 브랜드에서 내놓는 것을 볼 때마다 드는 생각은 ‘선택할 수 없는 선택지만 늘어났다!’는 정도?


	쿼크는 파워미터 전문 제조사로, 2011년 스램에 인수되었다.
쿼크는 파워미터 전문 제조사로, 2011년 스램에 인수되었다.

유 : 뭘 그렇게 고민하나. 여기 말도 안되게 저렴한 게 있는데.

최, 이 : !!??

유 : 대만에서 나온 에어로 플라이다. 센서 하나에 파워, 속도, 거리 등 모든 정보를 다 알 수 있다. 지난호에 소개하지 않았나.

최 : 자세히 알아보았는데, 그 방식으로는 오차범위가 너무 클 것 같다. 가격은 정말 큰 장점이지만, 스마트폰만을 사용해 디스플레이 되는 방식은 도무지 맘에 안 든다.

이 : 동감한다. 2017년도 파워미터의 대중화는 조금 어려울 것 같다.


	전동구동계의 대표적 모델인 시마노 듀라에이스 9100 Di2의 컨트롤 레버
전동구동계의 대표적 모델인 시마노 듀라에이스 9100 Di2의 컨트롤 레버

About 전동구동계는?

최 : 파워미터 이야기를 하다 보니 Di2도 갖고 갖고 싶다. E-Tap도 좋다.

유 : 최기자는 사고 싶은 게 너무 많아서 어떡하나. 하나 사주지 못해 미안하다(웃음)

최 : 전동구동계도 역시 가격이 확 내리지는 않을 것 같다. 대중화란 단어 자체가 파워미터와 전동구동계에는 안 어울리는가 보다.


	최초의 무선 전동구동계로 파란을 일으킨 스램 이탭. 선이 아예 없다는 건 케이블 정비를 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쌍수를 들고 환영할 일이다.
최초의 무선 전동구동계로 파란을 일으킨 스램 이탭. 선이 아예 없다는 건 케이블 정비를 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쌍수를 들고 환영할 일이다.

이 : 시마노에서 105 Di2를 출시한다는 소문이 있지 않았나? 그러면 조금 저렴해질텐데.

최 : 실제로 이뤄진다면 좋겠지만 그게 105라는 게 마음에 걸린다. 사실 우리나라에서는 최상급을 최고로 치지 않나. 듀라에이스, 레드, 슈퍼레코드 같은. 나 같은 사람이야 구매를 고려할 수도 있지만, 기존에 울테그라나 105 기계식을 쓰던 사람들이 105 Di2 선택하게 될까? 나는 아니라고 본다. 오히려 입문자가 업그레이드를 위해 중급기를 선택할 때 기계식 울테그라와 105 Di2 사이에서 고민하게 되지 않을까.


	언급조차 하지 못한 캄파놀로 EPS. 가격은 극악무도 하지만, 그 성능과 변속감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바로 그 ‘울트라쉬프트’ 말이다!
언급조차 하지 못한 캄파놀로 EPS. 가격은 극악무도 하지만, 그 성능과 변속감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바로 그 ‘울트라쉬프트’ 말이다!

유 : 그게 바로 시마노가 노리는 거다.

최 : 뒤통수를 맞은 기분이다.

유 : 실제로 그게 이뤄진다면 그때부터는 정말 전동 구동계의 대중화가 될 수도 있지만, 105 Di2를 출시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시나리오부터 쓰는 건 위험하다(웃음). 혹시 FSA에서 나오는 WE는 어떤가? 이제 FSA도 어엿한 그룹세트가 생겼다. 가격대가 궁금하긴 한데 역시 전동이라 접근하기 어려울 가격이려나.


	서드파티의 최강자 FSA에서 반무선 전동구동계를 내놓았다. 이제 어엿한 그룹세트가 나오게 되어 구동계 시장도 더욱 치열해지기를 기대하게 만든 주인공이다.
서드파티의 최강자 FSA에서 반무선 전동구동계를 내놓았다. 이제 어엿한 그룹세트가 나오게 되어 구동계 시장도 더욱 치열해지기를 기대하게 만든 주인공이다.

최 : 기존 FSA의 컴포넌트들이 그렇게 저렴한 가격에 형성되어 있지 않았다. WE도 그렇게 ‘와 싸다!’ 할 만한 가격으로 나오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 역시 전동구동계도 대중화라는 단어를 붙이기는 시기상조인가 보다.

유 : 그런데 캄파놀로 슈퍼레코드 EPS는 왜 언급조차 하지 않나?

최 : 그게 지금 Di2 중고가격에도 벌벌 떨면서 못사는 사람에게 할 소리인가?


	누구나 인정할 만한 품질과 성능을 보여주는 아소스는 가격대가 상당히 높지만, 사용자들은 하나같이 입을 모아 칭찬한다.
누구나 인정할 만한 품질과 성능을 보여주는 아소스는 가격대가 상당히 높지만, 사용자들은 하나같이 입을 모아 칭찬한다.

About 기변욕을 잠재우는 방법. 옷을 질러라!

이 : 요즘 자전거 의류시장도 정말 핫하다. 각자 좋아하는 브랜드가 있나? 나는 DHB를 선호한다. 가성비가 좋지 않나.

최 : 나는 날리니가 좋다. 일단 흔치 않고, 가격대도 할인 잘 받아서 사면 조금 저렴하게 구할 수 있다.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디자인이 내 스타일이다.

유 : 무슨 소리들인지 모르겠다. 자전거옷은 정점에 있는 옷 한 벌뿐이다. 이름하여 아소스.

최, 이 : 그건 너무 비싸다.


	라파의 로고. 확실히 로고만 봐도 가슴이 아려오는 것이, 감성 하나는 확실한가 보다.
라파의 로고. 확실히 로고만 봐도 가슴이 아려오는 것이, 감성 하나는 확실한가 보다.

최 : 하지만 아소스는 확실히 가격만큼 성능이 좋긴 하다. 아무리 비싼 옷을 만져봐도 대부분 왜 비싼지 의구심이 들었는데, 아소스는 한번 만져만 봐도 다른 것과는 확연히 다른 품질이 느껴진다. 비싸서 사지는 못하지만, 좋은 제품이라고 인정한다.

이 : 솔직히 라파는 왜 그렇게 비싼지 이해가 안된다. 감성이 담겨있고 예쁜 건 알겠는데 그 가격이 납득이 안된다.

최 : 동감한다. 그리고 너무 흔하다. 분명 그 감성대열에 합류하고 싶어서 가품을 입고 있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국내 브랜드임에도 불구하고 감성과 디자인을 모두 잡은 아덴의 저지. 기능 역시 탁월하다. 2017년 가장 기대되는 브랜드.
국내 브랜드임에도 불구하고 감성과 디자인을 모두 잡은 아덴의 저지. 기능 역시 탁월하다. 2017년 가장 기대되는 브랜드.

유 : 둘 다 왜 이리 열등감이 폭발했나. 라파는 분명 좋은 옷이 맞다. 소재도 그렇고 디자인의 가치를 무시하면 안된다. RCC 등으로 마케팅도 훌륭히 해내고 있지 않나.

최 : 그런가보다. 내가 못 입어서 열등감이 폭발한 것을 잠시 잊고 있었다. 하지만 확실히 가성비가 좋은 옷들이 많다 보니 이제 라파가 눈에 잘 들어오지는 않는다. 특히 국내 브랜드의 약진이 눈에 띈다. 아덴이나 NSR, 플라이비 등등.

유 : 확실히 그런 것 같다. 과거 ‘아재’ 스타일의 옷 일색이던 국내 브랜드가 이제는 점점 더 세련되고 기능도 고가 수입품 못지 않아졌다. 그런 브랜드가 해마다 새로 생겨나고 있는 게 굉장히 기대되는 점이다.

: 동의한다. 올해 불황에도 의류나 액세서리의 매출은 적지 않았던 만큼, 2017년에도 역시 자전거 의류시장, 특히 국내 브랜드의 전국시대가 열렸으면 좋겠다.

방담 최웅섭 기자, 유병훈 기자, 이상윤 기자
정리 최웅섭 기자
제공 자전거생활
출처 바이크조선
발행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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