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실정에 맞는 법과 제도 빨리 만들어야

바이크조선

입력 : 2017.04.05 14:12

선진국에는 이미 세부규정 다 있다

현재 국내의 퍼스널모빌리티 시장과 관심은 그 어떤 나라보다도 뜨거운 상황이다. 퍼스널모빌리티의 생산기지인 중국이 가까이 있고 새로운 아이템에 빠르고 민감하게 반응하는 한국 유저들의 성향 때문일 것이다. 이러한 현재의 시장을 보았을 때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부족한 법과 제도라고 할 수 있다.

“도대체 퍼스널모빌리티가 뭐예요?”

2016년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를 만났을 때 나에게 던진 첫 번째 질문이다. 미리 준비되어 책상에 올려져 있던 서류에는 일반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전기자전거, 전동킥보드, 전동휠 등과 함께 전기오토바이, 전기자동차의 소개와 함께 사진이 실려 있었고, 서류의 양이 상당히 많았다.

‘퍼스널모빌리티.’ 우리말로 ‘개인용 운송수단’이라는 단어적 의미로 봤을 때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준비한 서류 내의 모든 제품이 퍼스널모빌리티 범위에 들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렇다보니 모든 제품에 대해서 법안을 준비해야 하는 공무원들도 상당한 어려움이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국내 실정에 맞는 법과 제도 빨리 만들어야

퍼스널모빌리티의 해외 정책

현재 싱가포르에서는 아래의 표와 같이 제품별로 도로에서 탈 수 있는 조건에 대해 명확히 규정하고 있다. 만약 사용자가 지키지 않을 경우 경찰은 제품을 압수하고 400만 원 정도의 범칙금이 부여된다고 한다.

엄청 높은 벌금으로 징벌적 책임을 묻는 싱가포르지만 빠른 규정을 제시함으로써 사용자와 보행자 모두 편안할 수 있게 한 것은 우리가 참고해야 할 점이다.

단순해 보이는 표지만 명확한 규정이 되어있다. 장애우용 보행장구에 해당하는 전동휠체어류는 인도와 자전거도로에서만 주행이 가능하고, 일반적인 자전거는 인도와 자전거도로, 자동차 도로에서 주행이 가능하다. 전기자전거는 자전거도로와 자동차 도로에서 주행이 가능하며 전동킥보드, 전동외발휠, 투휠 보드류는 인도와 자전거도로에서 주행이 가능하도록 분류해 놓았다.

단, 인도에서 최대주행속도는 15㎞이며 자전거도로에서의 최고속도는 25㎞로 제한되어 있다. 모든 전동류 제품의 중량은 20kg 이내, 최대주행속도는 25㎞, 제품의 폭은 700㎜로 제한하는 상세규정이 표 안에 담겨있다.


	속도 제한을 지키지 않아 경찰에게 잡힌 전동킥보드 이용자 (사진 : 싱가포르 교통청 페이스북)
속도 제한을 지키지 않아 경찰에게 잡힌 전동킥보드 이용자 (사진 : 싱가포르 교통청 페이스북)

퍼스널모빌리티 관련 국내 상황

3월 2일, 2018년 3월부터는 안전요건을 충족하는 전기자전거는 면허 없이 자전거도로 통행이 가능하다는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스로틀 방식이 아닌 PAS 방식에 한해서 속도는 25㎞, 무게는 30kg 이내이다. 13세 이하는 해당되지 않는 규정이다.

이렇듯 전기자전거는 법적인 울타리가 마련돼가는 반면 다른 전동 제품들은 전혀 그렇지 못하다. 지난해 속도가 40~50㎞까지 가능한 전동킥보드, 외발휠 등이 나오더니 올해는 70㎞ 이상의 속도를 낼 수 있는 제품들이 연일 출시되어 사용자들은 고속주행이 가능한 제품에 열광하고 있다.


	현재 유럽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경량 킥보드 제품들
현재 유럽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경량 킥보드 제품들

퍼스널모빌리티의 해외 시장 상황

그렇다면 퍼스널모빌리티에 관해서는 대한민국보다 선진국인 유럽에서도 고속주행이 가능한 제품들이 인기가 있는지 조사해 보았다. 필자의 생각과는 반대로 유럽은 적절한 속도를 낼 수 있는 전기자전거와 함께 대중교통과의 연계가 편리한, 경량화된 전동제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경량 제품들의 인기를 증명하듯이 이노킴, 아이맥스, 팻기어, 에어휠 등 유명제조사에서 출시되는 제품들은 경량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국내와는 다르게 경량 제품이 선진국에서 인기를 얻는 이유는 이미 마련된 퍼스널모빌리티 관련 법안과 높은 시민의식 때문이 아닐까 조심스럽게 추측해본다. 중국조차도 법안으로 제품의 최고속도를 20km로 제한하고 상해, 베이징 같은 대도시에서는 도로에서의 주행을 금지하고 있다.


	국내 실정에 맞는 법과 제도 빨리 만들어야

구매 전에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사항

현실적으로 인도와 자전거도로로 주행해야 하는 상황에서 과연 빠른 속도를 내는 제품들이 ‘퍼스널모빌리티’라는 범위에 포함되는 것이 옳은지 심각히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간혹 차도에서 퍼스널모빌리티가 저속으로 주행하는 것이 더 위험하다고 주장하는 경우도 있다. 어느 정도 공감하는 부분도 있지만, 최고속도 70㎞ 이상의 제품들이 계속 출시될 경우 상당한 사회적 문제가 될 수 있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이대로 고속주행 제품들이 무분별하게 판매된다면 위에서 언급한 내용과 퍼스널모빌리티 사건·사고 등을 연일 방송에서 보게 될 것으로 우려된다. 방송의 마지막 부분에는 늘 그렇듯 법적 제도적 마련이 시급하다는 내용과 함께 단점만을 강조해 퍼스널모빌리티가 위험한 것으로 대중에게 인식되고 그로 인해 시장이 심하게 위축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사고당시 화재 원인이 된 호버보드(사진:CPSC-미국 소비자안전위원회)
사고당시 화재 원인이 된 호버보드(사진:CPSC-미국 소비자안전위원회)

미국 펜실베니아에서 UL 인증을 받지 않은 호버보드를 충전하던 중 화재가 발생해 3살 아이가 숨졌다는 뉴스를 보고 마음이 착찹했다. 새로운 제품은 계속해서 출시되는데 법적 테두리가 없는 상태에서의 사회적 문제가 걱정된다.

현재의 교통시스템 안에서 모두가 공존할 수 있는 법적, 제도적 기반 마련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라이더 역시 타인과 함께 사용하는 공간에서 배려하는 마음으로 안전하게 주행해야 한다는 것을 인지하고 너무 고출력의 제품은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글 양해룡(이브이샵 대표)
제공 자전거생활
출처 바이크조선
발행 2017년 4월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저자 또는 제공처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외부 저작권자가 제공한 콘텐츠는 바이크조선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 Copyrights ⓒ 자전거생활(www.bicyclelife.ne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