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 맞은 자전거를 범인들로부터 다시 훔쳐낸 영국 여성

안수진 인턴

입력 : 2017.07.18 18:28


	제니와 그가 다시 훔친 자신의 자전거/브리스톨 포스트
제니와 그가 다시 훔친 자신의 자전거/브리스톨 포스트

거리에 세워둔 값비싼 자전거를 도난당했던 영국의 한 여성이 범인들로부터 다시 ‘훔쳐낼 수’ 있었던 사연을, 15일 영국의 지역매체 브리스톨 포스트가 보도했다.

영국 남서부 브리스톨에 사는 제니 모턴 험프리스(30)는 지난 4월의 한 일요일 아침, 고가(高價)의 독일제 자전거를 도난당했다. 브런치를 먹으려고 브리스톨 시내 중심가에서 자물쇠로 자전거를 잠가 세워뒀는데, 누군가가 이 자물쇠를 끊고 훔쳐간 것이었다.


	페이스북에 올라온 자전거 판매 글/페이스북
페이스북에 올라온 자전거 판매 글/페이스북

자전거를 잃어버리고, 제니는 페이스북의 ‘브리스톨 자전거 동호회’ 페이지에 자전거를 찾는 글을 올렸다. 곧이어 크리스(가명)라는 한 회원이 제니에게 도난당한 자전거가 중고품으로 팔리려 한다고 알려줬다. 제니는 이 자전거를 사려는 사람처럼 속이고, ‘Bebop’이라고 밝힌 판매자와 만날 장소와 시간을 약속했다.

제니는 경찰에게 자신의 ‘함정 구매’ 계획을 밝혔지만, 경찰은 오히려 “위험할 수 있다”며 제니의 절도범 접촉에 전혀 도움을 주지 않았다고. 그러는 새 자신의 자전거가 다른 사람에게 팔릴까 봐 걱정이 됐고, 제니는 직접 절도범을 대면하기로 했다.

제니는 친구 매트와 함께 절도범을 만났고, 둘은 그 자전거가 제니의 것임을 확인했다. 제니는 “일부러 자전거에 관심 있는 척하며, 자전거가 너무 높아 한번 타봐도 되겠느냐고 물었다”고 말했다. 제니는 절도범을 안심시키기 위해 자신의 짐까지 맡겼다. 그리고는 ‘시험운전’을 해보겠다며 자전거를 탔고, 재빠르게 달아났다.


	훔쳐 팔려던 자전거를 도난당한 판매자는, 약속을 잡았던 동호회 회원 ‘크리스’에게 “당신의 여동생이 우리의 자전거를 훔쳐갔다”고 메시지를 보냈다/브리스톨 포스트
훔쳐 팔려던 자전거를 도난당한 판매자는, 약속을 잡았던 동호회 회원 ‘크리스’에게 “당신의 여동생이 우리의 자전거를 훔쳐갔다”고 메시지를 보냈다/브리스톨 포스트

그의 친구 매트는 판매자들이 멍하니 서 있다가 누군가 “여자가 도망갔다”고 외치자, 맡겨둔 제니의 짐을 살폈다고 이 신문에 말했다. 제니가 맡긴 짐에는 담배 몇 갑과, 쓸모없는 열쇠만이 들어 있었다. 그 열쇠는 바로 18시간 전에 범인들이 끊었던 바로 그 자전거 자물쇠의 열쇠였다.

18시간 만에 자전거를 되찾은 제니는 한가지 ‘덤’도 있었다고. 범인들은 이 자전거의 판매가격을 높이려고, 꼼꼼하게 보수하고 고쳐놨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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