낱낱이, 솔직하게 파헤쳐보는 전기자전거에 대한 오해와 진실

바이크조선

입력 : 2017.09.18 13:58

전기자전거는 태생이 200년 전에 발명된 일반 자전거를 기본으로 하고 있다. 기존의 자전거에 모터와 배터리, 컨트롤러 시스템이 더해진 것으로 무게가 3~8㎏ 정도 늘어난 것일 뿐 기존 자전거의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이제는 내 자전거와 다르다고 밀어내기 보다는 전기자전거를 새로운 자전거의 장르로 받아들일 때가 되었다. 이번 호에서는 전기자전거의 흔한 오해를 8가지로 추려서 자세히 알아본다.


	노을 속 전기자전거
노을 속 전기자전거

1 전기자전거는 가볍지 않다

전기자전거를 처음 구입하러 오는 소비자들 대부분은 자전거의 무게를 확인하기 위해 들어본다. 그러고는 무게를 물어보고 대부분 혀를 내두른다. 무거워서 못 타겠다고 한다.

전기자전거는 동급 자전거보다 모터와 배터리 무게인 3~8㎏ 정도가 더 무겁다. 대부분의 완성형 전기자전거는 저렴한 생활자전거 베이스여서 가벼운 고급자전거에 길들여진 소비자에게는 감당하기 힘든 무게로 느껴질 수 있다.

전기자전거를 일반 자전거처럼 가볍게 만들려면 모터와 배터리 무게를 상쇄할 수 있도록 5㎏ 정도 가벼운 자전거를 베이스로 해야 한다. 일반 자전거만큼 가벼운 전기자전거를 원하는 분에게는 그만큼 엄청난 경제적 대가를 치르면 가능하다고 귀띔해준다. 자전거 무게 5㎏ 감량은 몸무게 5㎏ 다이어트 하는 것과는 달리 엄청난 금전적 비용을 각오해야 한다.


	가볍고 콤팩트한 스트라이다의 경우도 전기자전거가 되면 무게가 증가한다.
가볍고 콤팩트한 스트라이다의 경우도 전기자전거가 되면 무게가 증가한다.

국내에 시판중인 100만원대 전기자전거(자전거 베이스는 20만 원대 생활자전거에 모터와 배터리 제어장치를 장착한 모델)를 사면서 고가의 가벼운 자전거와 무게를 비교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전기자전거에 수천만원 투자할 것이 아니면, 어느 정도 늘어나는 무게(5~10㎏)는 감수해야 한다. 이 무게 차이는 과학기술의 발달로 점점 줄어들게 될 것이다.

실제로 전기자전거를 경험해 보면 일반 자전거만큼 무게차이는 그렇게 심각하지 않은 수준이다. 전기계통 추가로 늘어난 무게는 모터와 배터리의 효율이 상쇄시키고도 남는다. 거기에 가벼운 고성능 부품을 많이 사용하면 고성능 전기자전거가 될 수도 있다.


	다혼의 전기자전거 역시 미니멀한 외관은 그대로 가져왔지만 무게는 어쩔 수 없다.
다혼의 전기자전거 역시 미니멀한 외관은 그대로 가져왔지만 무게는 어쩔 수 없다.

우리나라처럼 평지보다 산악지형이 더 많은 경우나 자전거를 들고 계단을 올라야 하는 상황이라면 가벼워야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전기자전거도 가벼운 소재의 자전거에 경량의 고급 부품과 작은 모터, 특히 배터리 용량을 줄이면 충분히 가볍게 만들 수 있다. 대신 비용이 늘어나고 주행거리는 줄어들 수 있다. 출력 높고, 멀리 가고, 가볍고 가격까지 저렴한 전기자전거를 원하지만 2017년 기술로는 이 조건을 모두 만족시키는 전기자전거는 어디에서도 구입할 수 없다.


	마라톤 플러스 전기자전거용 타이어
마라톤 플러스 전기자전거용 타이어

2 전기자전거용 타이어가 따로 있다

전기자전거를 고르거나 일반자전거를 전기자전거로 변환할 때 필자가 가장 먼저 이야기 하고 싶은 것이 있다. 전기자전거용 타이어는 펑크방지 등급이 높고 폭이 넓은 것을 권장한다. 기존의 자전거용 타이어는 일반적인 ‘다리엔진’ 출력에 맞춰 설계되어있기 때문에 전기자전거처럼 무게가 늘어나고 속도도 빨라지면 그에 맞는 내구성이나 접지력이 요구된다.

최근 세계적으로 전기자전거 수요가 늘어나자 타이어 회사들이 강성을 추가하고 속도한계를 높이며 펑크방지 기능을 보강한 전기자전거용 타이어를 속속 내놓고 있다. 그만큼 전기자전거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타이어의 내구성과 접지력은 무게가 늘어나고 고성능으로 가는 전기자전거에는 필수 요구 성능이다.


	점점 다양해지는 전기자전거
점점 다양해지는 전기자전거

전기자전거는 왜 타이어 마모가 빠를까? 실제로 전기자전거라서 타이어 마모가 빠르기 보다는 전기자전거라서 일반 자전거에 비해 급가속과 급제동, 고속주행, 특히 일반 자전거에 비해서 많이 늘어난 주행거리 탓에 타이어 마모가 심하다고 느낄 수 있다.

타이어 무게가 늘어나더라도 펑크방지등급이 높고 접지력이 좋은 든든한 타이어를 권장한다. 자전거의 부품 중에 가장 적은 비용으로 접지력과 제동력, 승차감 등 안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부분을 향상시킬 수 있는 것이 타이어다.


	배터리와 모터수납으로 인해 부피도 커지지만 높은 성능을 뒷받침할 강성도 함께 갖춰져야 한다.
배터리와 모터수납으로 인해 부피도 커지지만 높은 성능을 뒷받침할 강성도 함께 갖춰져야 한다.

3 전기자전거는 브레이크 성능이 더 좋아야 한다

전기자전거는 무게가 늘어나고 속도가 빨라지기에 브레이크 성능을 보강할 필요가 있다. 일반 자전거 대비 늘어난 무게와 성능에 맞게 브레이크 성능도 높아져야 한다. 전기자전거라고 무조건 강력한 유압 디스크 브레이크가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늘어난 무게와 속도를 커버할 수 있도록 브레이크 성능도 향상되어야 한다.

4 높아진 자전거 성능에 맞게 프레임 강성과 성능을 갖춰야 한다

전기자전거의 특성상 고속에서도 안장에 체중이 많이 실려 있게 된다. 일반 자전거는 속도가 빨라지면 라이더의 체중이 거의 페달에 실리게 되지만, 전기자전거는 웬만큼 속도가 빨라져도 상당부분 체중이 안장에 실려 있는 경우가 많아 프레임에 가해지는 충격량이 더 크다. 되도록이면 앞뒤 서스펜션(충격흡수장치)이 달린 풀서스펜션 TB 자전거를 추천하는 이유다. 전기모터로 높아진 성능만큼 자전거의 기본 성능과 내구성도 높아져야 한다.


	전기자전거는 화물용으로 사용되는 빈도가 높다. 높은 무게를 감당하기 위해 설계된 전기자전거
전기자전거는 화물용으로 사용되는 빈도가 높다. 높은 무게를 감당하기 위해 설계된 전기자전거

5 전기자전거는 펑크가 잘난다?

흔히들 이야기 하는 전기자전거가 펑크가 잘난다는 이야기에 대한 오해를 풀어보고자 한다. 먼저 펑크가 나는 원인을 한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주로 펑크는 이물질이 타이어를 뚫고 튜브에 구멍을 내는 경우와 튜브 자체의 문제, 공기주입 밸브가 망가진 경우가 있다. 튜브 안쪽 면에서 생기는 펑크는 불량 림과 오래되거나 잘못 감긴 림테이프 등 원인이 다양하다.

그런데 전기자전거의 펑크 빈도가 높아지는 다른 이유가 있다. 전기자전거라서 펑크가 잘 나는 것이 아니라 속도가 빨라지고 전체 무게가 늘어나며 라이더의 체중이 페달보다 안장에 많이 실리는 주행 습관으로 펑크가 날 확률이 조금 더 높은 것은 사실이다.

무게와 속도가 빨라지는 전기자전거에서는 전체적으로 공기압을 높여줄 필요가 있다. 실제로 공기압만 제대로 잘 맞춰도 펑크 예방에 많은 도움이 된다.


	손상된 림테이프. 림의 홀로 튜브가 삐져나오는 것을 막지 못해 펑크의 원인이 된다.
손상된 림테이프. 림의 홀로 튜브가 삐져나오는 것을 막지 못해 펑크의 원인이 된다.

그런데 전기자전거가 펑크가 많이 난다고 느끼는 더 큰 이유가 따로 있다. 일반자전거로 한 달에 300㎞ 주행하던 라이더가 전기자전거를 타면서 한달에 1000㎞ 이상을 주행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전기자전거로 자동차 수준의 주행거리인 1년에 2만㎞ 이상 달리는 라이더도 흔하다. 확률적으로도 주행거리가 늘어난 만큼 펑크의 비율이 늘어나게 된다. 단순히 라이더는 주행거리를 생각하지 않고 1년에 한두번 나던 것이 전기자전거 타면서 자주 난다는 이야기를 한다. 지금의 기술로는 자전거 타면서 펑크로부터 자유롭기는 어렵다.

라이더는 공기압 점검을 잘 하고 펑크방지 등급이 높은 타이어를 선택하며, 수시로 마모 상태를 점검하고 펑크를 유발하는 이물질이 많은 길은 피하는 것이 펑크를 줄이는 방법이다.

자전거를 타다보면 펑크는 숙명적으로 만날 수밖에 없다. 펑크를 두려워하거나 피하지 말고 즐겨야 한다. 펑크수리 키트, 펌프, 예비튜브를 완벽히 준비해서 다니면 펑크귀신이 물러간다는 미신(?)도 있듯이 키트를 잘 챙겨 다니면 펑크에 대한 심리적인 부담이 줄어들어 한결 편안하게 라이딩을 즐길 수 있다.


	다양한 형태로 설계된 전기자전거
다양한 형태로 설계된 전기자전거

6 전기자전거는 AS가 어렵다?

전기자전거는 일반 자전거에 전기모터와 배터리가 추가되고 모터 제어계통이 연결되어 있어서 일반 자전거 대비 고장 확률이 높은 것이 사실이다.

아직은 일반 자전거점에서 전기자전거를 달갑게 대해주지 못하는 이유는 전기문제를 수리 하지 못하는 기술자의 상한 자존심 때문일 수도 있다. 특히 중앙구동방식은 크랭크와 전기자장치 외에는 일반 자전거 그대로 사용하고 있어 모터부분 외에는 정비방법이 다르지 않는데도 일반 자전거점에서는 전기자전거라면 무조건 정비를 거부하는 경우가 많다.

유럽이나 일본, 중국처럼 우리나라도 전기자전거 공급이 늘어나고 일반 자전거 수요가 줄어들고 있어 자전거샵들도 생존을 위해서는 전기자전거를 취급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조만간 오게 될 것이다.


	독일에서는 전기자전거를 통한 출퇴근이 일상적이다.
독일에서는 전기자전거를 통한 출퇴근이 일상적이다.

7 전기자전거는 운동이 안 된다

“내가 자전거 도로에서 땀 흘려 운동하는데 땀 안 흘리고 나를 추월해 가는 꼴을 못 보겠다. 그러니 전기자전거가 자전거도로에 나와서 내 운동을 방해하면 안 된다.”

이 주장은 자전거를 운동기구라고 생각하는 근본적인 오류에서 시작된다. 이 관점에서 보면 전기자전거는 자전거라는 운동기구에 모터와 배터리를 장착한, 운동효과가 떨어지는 말이 안 되는 운동기구라 자신의 운동을 방해하지 말라는 주장이다. 이런분들이 전기자전거를 보면 꼭 한마디 한다. “전기자전거는 운동이 안 되잖아?”

필자는 이런 질문을 받으면 “전기자전거는 무거워서 일반자전거보다 운동이 더 많이 된다.”고 답한다. 실제로 전기를 작동하지 않고 타면 일반자전거보다 운동이 더 많이 된다.

전기자전거는 어떤 교통수단보다 친환경적, 경제적인 것은 물론 부수적으로 얻을 수 있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면 운동효과로 건강까지 챙길 수 있다는 것이다. 타기 쉬워서 더 자주, 더 오래 타게 되는 것이 전기자전거의 최대 강점이다. 전기자전거는 페달링 강도를 상황에 따라 적절하게 조절해서 1시간 라이딩 할 것을 페달링 부하량을 줄여서 몇 시간 더 많은 운동을 하게 된다.


	전기자전거 전용 체인
전기자전거 전용 체인

무리하지 않고 강도를 조절해서 여유롭게 즐기면서 페달링 하면, 그동안 보지 못했던 아름다운 풍경이 보이고 긴 오르막도 두렵지 않으며 운동량까지 더 늘어나니 어떤 운동기구보다 효율적이고 즐길 수 있는 좋은 운동기구가 될 수 있다.

전기자전거로 출퇴근 하는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이야기 하는 것이 출퇴근 시간이 기다려진다는 것이다. 전기자전거는 어떤 운동보다 즐거운 엔돌핀을 많이 발생시킨다.

이제는 전기자전거를 조금 더 쉽고 편한 이동수단, 새로운 자전거 트렌드로 받아들일 때가 된 것이다. 전기자전거는 운동이 안 된다고 이야기 하는 사람은 변화를 받아들이기 싫어서 전기자전거를 10분도 안타보고 혼자서 운동이 안 된다고 잘못된 결론을 내어버린 편협한 사람임을 스스로 자백하는 것이다. 이제 대한민국에서도 전기자전거는 생활 속에 자연스럽게 자리 잡게 될 것이다.


	사용가능한 체인
사용가능한 체인

8 전기자전거는 구동계(체인/스프라켓) 마모가 심하다?

이 말은 맞을 수도 있고 틀릴 수도 있다. 전기자전거는 구동방식에 따라서 구동계 마모가 일반 자전거보다는 좀 더 심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특히 변속하기 싫어하는 라이더의 경우 크랭크 구동방식은 기존의 구동계를 이용하기에 마모현상이 빨리 진행될 수 있다.

그런데 좀 타다 보면 중앙구동방식이라도 구동계 마모는 그리 크지 않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 적절한 변속과 가볍고 빠른 페달링으로 모터의 부하를 최소화하고 부드럽게 변속하면 일반적인 구동계 수명과 비슷해진다. 전기자전거를 전기스쿠터처럼 강하게 사용하면 구동계 마모가 빠르게 진행된다.

초창기 모터가 휠에 달린 허브모터 방식의 경우 구동계와 전기계통이 별개로 작용하는 구조여서 구동계 마모와는 무관하다. 심지어 체인이 없어도 주행이 가능하다. 그런데 요즘 나오는 대부분의 전기자전거는 모터로 크랭크를 구동하는 방식이라 인력을 기준으로 설계된 기존 구동계는 마모가 조금 더 생길 수 있다.

중앙구동방식의 전기자전거로 일주일만 타보면 바로 답이 나온다. 제때 변속을 잘해서 타는 라이더라면 오래 전부터 해오던 부분이라 변속이 그리 어려운 부분이 아니다. 단지 모터동력이 걸려서 부하가 전달되는 상황에서 급작스럽게 변속하면 구동계(체인과 스프라켓) 마모가 빨라진다.

중앙구동방식의 경우 평지기준 중간정도 기어에서 출발해야 한다. 특히 고단기어로 출발하거나 상시 고단기어로 토크 페달링을 하게 되면 항상 모터는 과부하 상태로 운행하게 된다. 적절한 변속과 충격과 무리가 가지 않는 변속방법을 터득하면 중앙구동방식의 전기자전거도 일반 자전거와 별 차이 없는 구동계 수명을 유지할 수 있다.

크랭크 구동방식의 전기자전거는 일반 체인보다 강도를 높인 전용체인이 사용되기도 한다.


	교환이 필요한 체인
교환이 필요한 체인

더 멀리 더 오랫동안 더 즐거운 라이딩을 하고 싶다면…

지금까지 전기자전거의 오해와 진실을 풀어보았다. 자전거 발명 200년, 오랜 기간 자전거는 기본 형태나 기능에 큰 변화가 없었다. 자전거용 변속기의 발명 이후 가장 큰 기술적 변화가 전기모터와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자전거의 등장일 것이다.

전기자전거가 내 자전거와 다르다고 밀어내기 보다는 새로운 자전거의 트렌드로 받아들여야 한다, 지금 당장은 내게 필요하지 않을 수 있지만, 언젠가는 과학의 힘을 빌어서 더 멀리 더 오랫동안 더 즐거운 라이딩을 하게 될 날이 본인에게도 반드시 올 것이기 때문이다.


	낱낱이, 솔직하게 파헤쳐보는 전기자전거에 대한 오해와 진실
글·사진 예민수 벨로스타 대표 yesu65@naver.com
제공 자전거생활
출처 바이크조선
발행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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