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헬멧 접어 가방에 넣어볼까?

표태준 기자 pyotaejun@chosun.com 이

입력 : 2018.04.10 01:26

너무 커 휴대하기 어렵던 헬멧, 접이식부터 종이로 만든 제품도

서울 따릉이를 비롯해 자전거 탈 때 필수품이지만 너무 커서 갖고 다니기 어렵던 헬멧이 작아지고 있다. 평소 접어두었다가 필요할 때 펼쳐 쓸 수 있는 접이식 헬멧이다. 모델은 크게 털모자처럼 좌우로 접는 모델과 헬멧을 위에서 아래로 누르면 납작하게 작아지는 방식으로 나뉜다. 대부분 접었을 때 A4 용지보다 크기가 작고, 두께는 6㎝, 무게는 400g 선이다.

특히 출퇴근이나 나들이용으로 자전거를 자주 가볍게 이용하는 이들이 즐겨 쓴다. 서울 용산구에 사는 강은정(27)씨는 집 근처 회사로 출퇴근할 때 서울시 공공자전거 따릉이를 탄다. 지난해 18만원 주고 접이식 헬멧을 산 강씨는 "대학 전공 서적보다 작고 가벼워 가방에 넣어 다니며 필요할 때마다 꺼내 쓴다"며 "일반 헬멧이었다면 출퇴근할 때 챙기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했다. 헬멧에 군모 또는 털모자를 덮어씌워 스타일을 강조하는 이들도 많다.


	접을 수 있어 휴대하기 편한 ‘접이식 헬멧’이 자전거 타는 이들 사이에서 인기다. 위에서 누르듯이 접으면 가방에 넣을만큼 납작한 모양(오른쪽 위)이 된다.
접을 수 있어 휴대하기 편한 ‘접이식 헬멧’이 자전거 타는 이들 사이에서 인기다. 위에서 누르듯이 접으면 가방에 넣을만큼 납작한 모양(오른쪽 위)이 된다. /클로스카

아예 종이로 만들어 휴대성을 극대화한 상품도 있다. 국제 디자인상인 '2016 제임스 다이슨 어워드'에서 인터내셔널상을 수상한 '에코 헬멧'은 여러 겹 종이를 벌집 모양으로 접어 외부 충격을 머리 전체로 분산시키는 원리의 헬멧이다. 머리에 쓸 때는 부채처럼 펼쳤다가 사용하지 않을 때는 접어서 보관할 수 있다. 종이에 방수 코팅을 해 비를 맞아도 젖지 않는다. 충격 테스트를 거쳐 유럽안전기준을 통과했으며 현재 미국 뉴욕에서 시범 판매하고 있다. 곧 상용화될 예정. 종이를 소재로 해 오랫동안 쓰기는 어렵지만, 5달러(약 5300원)라는 가격으로 전 세계 공유자전거 안전 문제를 해결할 것으로 주목받는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접이식 헬멧의 수요가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지난달 27일 개정된 도로교통법에 따라 올해 9월부터 자전거를 탈 때 헬멧 착용이 의무화됐기 때문이다. 이제 따릉이와 같은 공공자전거를 탈 때도 반드시 헬멧을 착용해야 한다. 서울시 자전거정책과 관계자는 "헬멧 착용 의무화에 대한 대안으로 따릉이를 대여할 때 헬멧도 같이 대여해주는 방법 등 다양한 안이 논의되고 있다"며 "하지만 헬멧을 빌려주게 될 경우 분실될 가능성이 크고, 위생 관리도 어렵다는 점 등 풀어야 할 문제가 많다"고 했다. 정의석 도로교통공단 교수는 "공공자전거 이용자들에게 일반 헬멧을 대여해주는 것은 관리 유지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유지비도 과하게 들 것"이라며 "결국 휴대하기 편한 자전거 헬멧을 개인이 챙기는 게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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