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벨로(MY VELO)의 도전과 야망

바이크조선

입력 : 2019.01.21 10:00

국내최초 전기자전거·전동휠체어 제조공장 완비

국내에 브랜드는 많지만 생산공장이 사실상 전무한 상태에서 신생업체인 ㈜마이벨로(공동대표 조정일, 최기호)는 전남 순천 율촌자유무역지구에 전기자전거와 전동휠체어 제조공장을 설립했다. 자체 브랜드 제품은 물론 국내외 업체의 OEM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중국이 유럽의 관세장벽에 막혀 새로운 활로를 찾고 있어서 마이벨로가 내건 ‘메이드 인 코리아’ 정책은 침체에 빠진 국내와 중국 업체에게 새로운 비전을 키워줄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12월 일본 업체와는 수출 계약을 맺었고, 전동휠체어는 수출이 시작되어 순조로운 출발을 보이고 있다.

	마이벨로는 최신 시설의 순천 율촌자유무역지구 4층에
입주해 있다. 전기자전거와 전동휠체어를 연간 2만대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갖추었다.
마이벨로는 최신 시설의 순천 율촌자유무역지구 4층에 입주해 있다. 전기자전거와 전동휠체어를 연간 2만대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갖추었다.
전남 순천시 외곽에 자리한 율촌자유무역지구. 10만평에 달하는 거대한 부지는 사방이 울타리로 둘러져 있고 정문에서는 경비원이 출입을 통제한다. 수출항만 일부에 지정되는 자유무역지구에 입주한 업체는 자유무역협정 가맹국과는 관세나 무역 제한 없이 자유롭게 수출입 활동을 할 수 있다.

전기자전거와 전동휠체어의 국내생산을 목표로 설립된 ㈜마이벨로가 제조공장을 이곳 율촌자유무역지구로 잡은 데는 이유가 있다. 국내자본과 외국인 투자 유치로 설립된 마이벨로는 국내에서 제품을 생산해 ‘메이드 인 코리아’를 앞세워 해외시장을 공략하는 것이 전략적 목표다. 여기에는 전기자전거를 비롯한 스마트모빌리티의 세계최대 생산국인 중국의 딜레마가 배경에 깔려 있다.

	마이벨로(MY VELO)의 도전과 야망


	공공자전거로 개발한 전기자전거. 순천시와 공급을 협의중이다.
공공자전거로 개발한 전기자전거. 순천시와 공급을 협의중이다.


	전동휠체어는 실버 모빌리티 시장을 겨냥한 야심작으로 국내외의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전동휠체어는 실버 모빌리티 시장을 겨냥한 야심작으로 국내외의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유럽 수출에 빨간등 켜진 중국

전기자전거만 두고 볼 때 현재 세계최대의 생산국이자 시장은 단연 중국이고, 그 다음은 유럽이다. 중국은 내수를 충당하고도 훨씬 남는 생산능력으로 세계시장을 석권하고 있다. 유럽은 매년 30% 정도 전기자전거 시장이 성장하면서 자전거시장과 문화 자체가 혁명적으로 바뀌는 추세다. 하지만 유럽은 자국 업체를 보호하기 위해 중국산 전기자전거에 대해 반던핑관세 정책을 펴 중국은 대유럽 수출에 위기를 맞고 있다.

하지만 한국은 EU와 FTA 협정을 맺고 있어서 국산 전기자전거라면 관세 혜택을 받아 수출시장을 뚫을 수 있는 호기이기도 하다. 바로 이 때문에 마이벨로는 ‘메이드 인 코리아’가 가능한 국내 공장을 고집하면서 수출입이 쉬운 자유무역지구에 공장을 설립한 것이다. 자체 브랜드뿐 아니라 국내 다른 업체와 심지어는 중국업체까지 OEM 생산이 가능해 ‘메이드 인 코리아’를 붙여 수출한다는 생각이다. 현재 연간 2만대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추었다.

전기자전거와 함께 양대 중점 품목으로 내세우는 전동휠체어는 전세계적으로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는 실버모빌리티 시장을 겨냥한다. 이미 마이벨로는 자체 브랜드의 제품을 완성해 국내외에서 호평을 받고 있고 수출도 일부 시작했다.

	도색을 마친 프레임은 조립라인을 돌며 완성차로 태어난다.
도색을 마친 프레임은 조립라인을 돌며 완성차로 태어난다.


	말끔하게 정리된 부품과 자재 창고
말끔하게 정리된 부품과 자재 창고
내수시장 확대를 위한 국내업체의 획기적 대안

자전거시장 전체가 오랜 침체에 허덕이면서 전기자전거를 위시한 스마트모빌리티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기대했던 국내업계는 기대 이하의 실적에 실망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마이벨로는 저가 저품질의 중국산 제품이 범람하면서 업체는 과당경쟁으로 수익성이 악화됐고, 소비자는 품질 신뢰도가 추락한 것이 큰 원인이라고 분석한다. 이럴 때 고품질과 빠르고 편리한 AS 그리고 애국심까지 기대할 수 있는 ‘메이드 인 코리아’ 전략은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 제품의 품질 수준이 많이 개선되었다고는 하지만 중국 제품은 기본적으로 가격경쟁력을 우선시해서 소재나 디자인, 마무리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국내까지 운송하는 수송비와 유통비를 감안하면 국내 생산의 가망성이 전혀 없지는 않다. 특히 전기자전거와 전동휠체어는 전기·전자 부품이 다수 포함되어 그 분야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국산부품을 활용할 수 있다. 그리고 경기가 침체되면 상호부조 정신이 되살아나 가능하면 국산품을 애용하려는 성향이 강해지는 측면도 있다. 또 국내업체로서는 중국 업체의 유럽 수출에 제동이 걸린 지금이 유럽 등 해외에 진출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다.

	1공장 입구에는 전동휠체어 홍보판이 손님을 맞는다.
1공장 입구에는 전동휠체어 홍보판이 손님을 맞는다.


	조립 대기 중인 프레임
조립 대기 중인 프레임
연간 2만대 생산 가능한 최신설비와 청결한 환경

마이벨로가 입주한 율촌자유무역지구 아파트형공장은 최신식 설비를 갖춘 4층 건물로 마이벨로는 4층 전층을 사용한다. 현재 총 600평 규모의 1, 2공장을 갖추고 있고 사무동까지 포함해 추후에는 1000평 규모로 키울 방침이다. 생산능력은 연간 2만대 수준이다.

마이벨로 공장은 기존 공장과는 판이하게 다르다. 지저분하고 어질러진 공간이 아니라 주변이 대단히 깨끗하고 정돈이 잘 되어 있어 일본이나 독일의 첨단 공장에 온 것만 같다. 이제 곧 시작될 양산을 대비해 주요 설비는 착착 들어섰고, 길이 36m의 컨베이어벨트 라인도 가동 준비를 마쳤다.

지난 3년간 리튬 배터리와 모터를 이용한 개인용 모빌리티를 개발해온 마이벨로의 ‘메이드 인 코리아’ 전략은 벌써부터 효과를 내고 있다. 지난 12월 5일 서울 가든호텔에서 일본 오키나와에 있는 오키류社와 경량 전동휠체어 2종 및 전기자전거 5종에 대한 수출 계약을 맺은 것. 일본은 초고령사회로 접어들어 세계최대의 실버 시장이기도 하다. 특히 오키나와는 겨울에도 따뜻해 일본에서도 많은 은퇴자들이 몰려들어 실버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마이벨로는 일본 업체와의 계약을 계기로 스위스 업체와도 유럽판매법인을 추진해 유럽시장에 전동휠체어와 전기자전거를 판매할 계획이다.

마이벨로는 자체 브랜드를 넘어 여타 국내 업체의 중국 OEM을 국내 생산으로 유도해 함께 해외시장을 개척하는 것도 중요한 설립 이유이자 목표다.

	길이 36m의 컨베이어벨트 조립라인
길이 36m의 컨베이어벨트 조립라인



	휠세트는 온전히 자체생산으로 충당할 계획이다.
휠세트는 온전히 자체생산으로 충당할 계획이다.
‘메이드 인 코리아’ 앞세워 일본을 시작으로 세계시장을 뚫겠습니다”

	조정일 마이벨로 공동대표
조정일 마이벨로 공동대표
“국내외 여러 곳에서 연락이 오고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전기자전거 합작공장 제안까지 들어왔어요. 일본은 우리보다 훨씬 자전거를 많이 타서 국민 1인당 1대꼴로 보급되어 있지만 전기자전거는 이제 막 확산되고 있어서 성장가능성이 높거든요.”

조정일 마이벨로 대표는 국내 수입업체도 이제는 ‘메이드 인 차이나’에서 ‘메이드 인 코리아’로 업그레이드가 필요함을 인정하고 함께 협의중이라고 밝혔다. 특히 실버산업에 관심 있는 사회적기업 등은 ‘메이드 인 코리아’가 반드시 필요한 조건이어서 제안이 많이 들어온다고. 12월 5일 수출계약을 맺은 오키류 사와는 구체적인 협업 방식을 논의중이다.

“오키류는 무역과 오일 등을 취급하는데 전국적인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습니다. 일단 휴양지와 리조트가 많은 오키나와를 시작으로 렌탈 사업도 병행할 계획입니다. 거동이 힘든 독거노인이 마이벨로 전동휠체어로 쇼핑하고 귀가하는 홍보영상을 만들어 실버세대를 끌어들일 생각입니다. 일본에도 비슷한 제품이 많지만 저희 제품은 더 나은 성능에 가격은 절반이거든요.”

일본 관계자는 마이벨로 제품이 야마하, 파나소닉 등 일본 제품에 비해 가성비가 매우 뛰어나다고 평가했다고 한다. 그렇다고 일본 제품은 시장 특성상 가격을 크게 내릴 수 없어 마이벨로의 가능성을 더욱 높게 진단한다는 것.

스위스 업체와는 새해 초에 수출이나 현지판매법인 설립 계약을 마무리할 방침이다. 이밖에 중국의 전기자전거 업체도 유럽의 관세장벽을 우회하기 위해 찾아오고 있다. 공장에서 가까운 순천만 정원박람회와도 협업을 추진중이고, 순천시에는 전기 공공자전거 공급을 논의하고 있다.

일본 업체와 첫 수출계약이 성사된 데는 조 대표 개인의 이력과 관련이 깊다. 그는 1990년대 주일대사관에서 7년이나 근무해 일본어에 능통하고 일본 인맥의 폭이 넓어서 일본 수출 계약을 어렵지 않게 이뤄냈다.

높은 인건비로 인한 가격경쟁력 문제를 묻자 조 대표는 자신 있는 어조로 말했다.

“전기자전거는 일반자전거와는 다릅니다. 일반자전거는 낮은 인건비에 기대는 전형적인 노동집약산업이지만 전기자전거는 ‘전기’라는 고부가가치 하이테크가 포함되거든요. 기술집약과 노동집약이 혼합된 형태지요. 그래서 국내생산도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전동휠체어는 같은 전기와 모터를 사용하고 점점 성장하는 실버산업과 연계가 가능해 주목하게 됐다. 전동휠체어는 이미 샘플로만 83만불을 수출했고 새해는 100만불 수출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전기자전거는 모든 조립 장비를 갖추고 있고, 허브모터 일체형 휠세트 자동조립기계도 1월중에 네덜란드에서 도입한다.

“일본을 시작으로 유럽과 아시아까지 해외시장을 계속 개척해나갈 생각입니다. 쉽지는 않겠지만 ‘메이드 인 코리아’의 기술력과 철저한 품질관리로 마이벨로를 전기자전거와 전동휠체어의 생산기지로 키우는 것이 목표입니다.”

㈜마이벨로 : 전남 순천시 해룡면 율촌산단4로 26-192 4층
061-727-5388 www.myvelo.co.kr

글·사진 김병훈(본지 발행인)
제공 자전거생활
출처
바이크조선
발행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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