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이나 천재지변 때 가장 먼저 챙겨야 할 것은?

바이크조선

입력 : 2019.12.27 10:00

가족 수 만큼 자전거를 확보하라!

비상한 두뇌의 소유자로 엉뚱한 생각을 곧잘 하던 친구와 20여년 만에 연락이 되었다. 재기발랄함과는 달리 평범한 공직자로 지내고 있었는데, 번쩍이는 재치는 그대로였다. 필자가 자전거 전문지를 발행하고 있다고 하자 그는 기발한 아이디어를 쏟아냈다.

평소 가족에게 전쟁대비 교육을 하고 있다는 그는, 대뜸 “전쟁이 나면 가장 먼저 챙겨야 할 게 뭐라고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특히 수도권에 산다면 일단은 피난을 가는 것이 맞을 것 같은데 자동차에 연료부터 가득 채워야 하지 않을까 싶었지만 그의 말은 달랐다.

전쟁이나 대규모 천재지변이 나면 자동차는 무용지물이 된다는 것이다. 하기야 평소에도 정체가 극심한데 전쟁이나 천재지변이 난다면 다들 자동차를 끌고 나와 도로는 엉망이 되지 않겠는가. 이미 그런 모습은 수많은 재난영화에서도 등장했다. 그렇다면 대안은? 바로 자전거란다.

이유를 들어보니 대단히 합리적이다.


	독일군은 1, 2차 세계대전
당시 자전거를 군사용으로
적극 활용했다.
독일군은 1, 2차 세계대전 당시 자전거를 군사용으로 적극 활용했다.
우선 자동차가 피난의 대안이 될 수 없는 이유를 알아보자.

1. ‌도시에 거주할 경우, 자동차를 타고 나오면 순식간에 도로가 막혀 꼼짝달싹 하지 못하게 된다.
2. ‌정체를 피하더라도 도로가 조금만 파손돼도 자동차는 운행불능이 되고 만다.
3. ‌연료가 떨어져도 자동차는 무용지물이다. 격변의 상황에서 주유소가 제대로 영업할 리가 없다. 
4. ‌자동차가 멈추는 순간, 짐도 포기하고 속절없이 걷는 수밖에 없다. 보행은 속도와 이동거리가 매우 제한적이다. 

그러면 자전거는 어떤 점에서 유리할까. 위에서 살펴본 자동차의 단점은 반대로 자전거에서 장점이 된다.

1. ‌도로가 정체되어도 좁은 공간을 통해 이동이 가능하다.
2. ‌도로가 파손돼도 끌거나 들어서 이동할 수 있다.
3. ‌연료를 보충할 필요가 없다.
4. ‌체력만 된다면 자전거로 하루 100km 이동은 어렵지 않다. 충분한 피난수단이 된다.
5.  ‌어느 정도의 짐을 적재할 수 있고, 기본 정비공구를 갖추면 고장 염려도 크지 않다. 부피가 작고 가벼워 자동차 등에 실어서 운반하기도 편하다.

이제, 전쟁이나 천재지변을 대비해 집집마다 가족 숫자만큼 자전거를 준비해둬야 할 충분한 이유가 생겼다.

만약의 경우, 전가족이 급히 이동해야 한다면 당장은 느려 보이지만 자전거가 가장 안전하고 안정적인 교통수단임이 분명하다. 4대강을 포함해 전국의 강과 하천에 조성된 자전거길은 체증 걱정 없는 피난로 역할을 할 것이다.

자전거의 이런 장점은 이미 군사적으로 활용되면서 입증되었다. 1, 2차 세계대전 당시는 물론 지금도 스위스 등 일부 국가에서는 자전거 부대를 운용하는데 바로 이런 장점 때문이다. 미국, 영국, 호주 등 선진국 경찰이 자전거를 순찰용으로 활용하는 것도 비슷한 이유에서다. 좁은 길을 갈 수 있고, 소리 없이 접근이 가능하며, 연료나 체증에 구애받지 않는 자유로움은 큰 장점이다. 우리처럼 순찰차에만 의존한다면 자동차가 진입하지 못하는 곳은 치안 사각지대로 남을 수밖에 없다. 

최대한 많은 물을 담으라

 당장 피난 가지 못하고 집에서 버텨야 한다면 무얼 준비해야 할까. 음식은 기본이고 그 다음으로 중요한 것이 물이다. 급변사태가 터지는 순간 집안의 모든 도구를 활용해 물을 받아둬야 한다. 언제 수돗물이 끊어질지 모르기 때문이다.

사람은 물이 없으면 장시간 버틸 수가 없다. 요리가 불가능하고 갈증을 채울 수도 없다. 화장실을 사용할 수 없고 씻을 수도 없다. 따라서 급변사태 때 당분간 집에서 보내야 한다면 물 확보가 필수적이다.

욕조는 물론이고, 대야, 냄비, 생수통 등 물을 담을 수 있는 모든 용기를 총동원해서 수돗물을 확보해야 한다. 마트가 문을 연다면 생수와 식료품, 연료 등 생필품을 최대한 많이 확보하는 것도 기본이다.

그러고 보니 물과 자전거만 있으면 전쟁이나 천재지변이 터져도 당장은 그럭저럭 버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일은 없어야겠지만 유비무환이다.

제공 자전거생활
출처
바이크조선
발행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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