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쉬어야 실력도 는다 '회복과 휴식'

바이크조선

입력 : 2020.05.13 10:00

두기의 사이클링연구소(22)
사이클링 훈련의 이해(실전훈련 제4편)

과학적인 연구로 운동과 휴식의 상관관계는 명확해졌다. 요약하면, ‘운동을 약하게 하고 오래 많이 쉬면 효과가 없고, 운동을 너무 강하게 하고 너무 적게 쉬어도 효과가 없다.’

따라서 그 중간지점을 찾아야 한다. 때로는 ‘근면·성실’해야 한다는 윤리적 압박과 ‘운동중독’ 때문에 과훈련으로 실력이 향상되지 않아 슬럼프에 빠지기도 한다. 일반동호인 중에도 과훈련으로 일상생활을 제대로 돌보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고강도 훈련 뒤에는 반드시 휴식과 회복이 뒤따라야 성장할 수 있음을 명심하자.

	투어 레이싱의 엘리트 선수들 체력은 우리가 상상하는 그 이상이다.
투어 레이싱의 엘리트 선수들 체력은 우리가 상상하는 그 이상이다.

대한민국을 뜨겁게 흔들었던 바이러스 공포와 선거가 정리되면서 점점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가 한층 높아지고 있다. 자전거 타기에 최적의 날씨조건이 우리를 설레게 하며 들뜬 분위기도 한껏 고조시키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안전에 신경 써야 한다. 상당수의 자전거 안전사고가 4~5월에 집중된다는 통계에서 알 수 있듯이 겨우내 자전거를 타지 않거나 실내에서만 주행하다가 갑자기 야외 라이딩을 나서면서 각종 안전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안전 라이딩에 대해서는 곧 몇 편에 걸쳐 소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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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도 상승 → 숙달’의 반복

이번에는 회복과 휴식에 대한 내용이다. 앞서 소개한 몇 가지 고강도 훈련를 잘 수행했다면 충분한 휴식이 필요하고 이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필요하다.

훈련의 원칙 핵심 몇 가지를 다시 한 번 정리해보자. 반복성의 원리, 점진성의 원리, 과부하의 원리다. 일정강도의 운동을 반복하여 익숙해지면 보다 높은 단계로 점진적으로 상승시켜 과부하의 강도를 다시 반복해서 익숙해지는 과정이다.

구체적인 예로 설명하면, 처음에는 2주 동안 10이라는 강도로 운동을 지속하여 숙달시키고, 3주차부터는 20으로 강도를 높여 2주간 반복 숙달하여 이 강도에 적응하게 만들기를 반복해서 신체능력을 점차 상승시키는 것이다. 이 과정은 우리의 신체를 강화시키는 순서라고 보면 된다. 모든 운동은 이런 과정을 통해 ‘강도 상승 → 숙달’의 연속이 되는 것이다.

여기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가 빠져 있다. 그 부분이 이번에 설명할 회복과 휴식이다.

특정 운동강도에 몸이 적응되었는지의 여부

항상 높은 강도로만 운동할 수 없다는 것을 우리는 직감적으로 알고 있다. 이유는 우리의 신체가 과부하에 역반응을 보이기 때문이다.

그 역반응은 A 피로감 B 근육통 C 무기력이 대표적인 증상이다. 주말 이틀 동안 매우 힘든 투어를 다녀오고 나서는 한동안 자전거를 못 탈 정도로 극한 피로감을 느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우리의 몸은 매우 힘든 자극이 오면 이를 피하고 싶은 자기방어적 신호를 보내게 된다. 어려운 의학용어를 피하더라도 우리는 “피곤하다”고 느끼고 말한다.

평상시 운동을 안 하다가 갑자기 과도한 운동을 하게 되면 우리 몸에서 일어나는 아주 당연한 반응이다.

어떤 라이딩 모임에 참여해보면 딱 알 수 있다. 라이딩에 참여한 다음날 또 다른 라이딩에 참가하는 라이더가 있는 반면, 다음날 피로와 근육통을 호소하면서 집에서 쉬겠다는 라이더도 있다. 우리 몸이 이런 강도에 적응되었느냐 않았느냐를 판가름하는 기준으로 볼 수 있다. 그래서 연간, 분기간, 월간, 주간 훈련계획을 세울 때 반드시 넣어줘야 하는 것이 휴식과 회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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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년 11월호에 실린 왼쪽의 <도표 1>로 다시 되돌아가보자. 앞서 설명한 내용을 이 도표로 이해할 수 있다.

엘리트 선수들은 오전운동 후 오후에 휴식을 취하고 저녁식사 전에 또 운동을 한다. 그 잠깐의 사이가 충분한 휴식이 될 정도로 높은 수준의 체력이 있기에 가능하다. 메이저급 투어경기에서는 매일 200~300km에 달하는 거리를 경주하고도 다음날 또 그만큼의 거리를 주파하는 프로선수들의 체력은 가히 초인적이라고 할 만하다.

하지만 우리는 그 정도까지는 바라지도 않는다. 하루 운동하고 다음날 쉬거나 낮은 강도로 운동을 해야 한다. 3주간 열심히 운동 후 4주차 때는 운동강도를 대폭 낮추어 회복의 기회를 만든다. 엘리트 선수들도 이 과정을 유사하게 진행한다. 단지 각자에게 주어진 시간과 여건에 따라 그 정도가 다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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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육 회복에 48~72시간 필요

그럼 휴식과 회복, 균형에 대한 심도 있는 이야기를 시작해보겠다. 근육의 자극 후 다시 회복하는데는 48시간에서 최대 72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 과학적인 분석이다. 이러한 수치는 저항운동 즉, 보디빌딩과 같은 고강도 무산소운동을 통한 연구결과다. 즉, 근육의 사용강도가 높은 운동에 해당되며 사이클링도 이와 유사한 맥락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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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도표는 가장 대표적인 초과회복 그래프다. 아주 쉬운 설명으로 하면 다음과 같다.

‘운동을 약하게 하고 오래 많이 쉬면 효과가 없고, 운동을 너무 강하게 하고 너무 적게 쉬어도 효과가 없다.’

따라서 그 중간지점을 찾아야 하는데 이것이 쉽지 않다. 트레이닝 코치의 도움을 받거나 최근에 사용자가 늘고 있는 스트라바 또는 가민의 피트니스프로그램을 이용하면 운동을 얼마 했으니 앞으로 얼마간 충분히 쉬어라고 설명해준다.

그런데 휴식을 간과하는 경우가 있다. 바로 우리의 내면에 자리하고 있는 ‘근면·성실’의 도덕윤리와 ‘운동중독’ 때문이다. 매일 운동을 하지 않으면 뒤처질 것 같은 조바심을 갖고 있는 엘리트 선수들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기초부터 차근차근 올라가 높은 강도의 훈련을 소화내고 있지만 기록에 대한 집착이 휴식과 회복을 무시하게 만든다. 매일매일 근면·성실하게 운동을 해야 한다는 노력형 선수들도 과훈련의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일반 동호인 중에도 운동중독에 의해 매일 운동량을 채워가는 기쁨을 넘어 마치 숙제처럼 자신을 독려해 과훈련으로 인한 피로누적과 생활의 균형을 잃는 사례도 나타난다.

	엘리트 선수들도 전문 지도자를 통해 훈련계획과 피로회복에 대해 지도받는다.
엘리트 선수들도 전문 지도자를 통해 훈련계획과 피로회복에 대해 지도받는다.
운동에도 필요한 ‘워라벨’

‘일과 삶의 균형’을 뜻하는 워라벨(Work & Life Balance)이라는 신조어와는 반대로 운동과 생활(직업, 가정, 인적교류)의 균형을 잃는 지인도 간혹 볼 수 있다. 운동을 좋아하는 것을 넘어 과훈련으로 인해 일상생활의 균형을 상실한다면 우리의 목적과는 방향이 달라진다. 필자는 생활형 라이더를 위해 운동의 중요성은 물론 효율적인 운동으로 높은 성과를 얻고 삶의 균형을 잃지 않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말 그대로 운동만 하는 사람이라면 직업 운동선수 즉, 풀타임 레이서(Full Time Racer)가 되어야 한다. 하지만 우리는 일과 가정, 인적교류의 선상에서 여가시간을 이용해 사이클링이라는 운동의 성과를 얻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

포디엄에 서고 싶다는 욕망이 우리의 삶을 넘어서서는 안 될 것이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피로누적은 물론 운동을 해도 성과가 없거나 무기력해지는 현상까지 겪게 될 것이다. 이것을 흔히 말해 ‘슬럼프에 빠진다’고 한다.

거꾸로 역추적해보면, 운동에 대한 지나친 집착으로 과훈련을 하게 되고 피로가 누적되어 쉽게 부상을 입거나 언젠가부터 운동하러 나가는 게 부담스럽게 느껴지면서 핑계거리를 찾고 의욕이 떨어지는 슬럼프 단계의 악순환으로 이어지게 된다.

휴식 없이는 성장도 없다

늘 강조하는 말이지만 충분한 훈련 후에는 충분한 휴식을 보장하고 회복의 기회를 가져야 한다. 우리 몸은 휴식을 통해 회복과정으로 이어지고 이 사이에 신체능력을 더욱 강화하게 된다. 그러니 충분한 휴식이 없다면 앞서 설명한 그림처럼 회복의 기회를 갖지 못해 더 높은 강도의 훈련을 소화할 수 없는 상태로 가게 된다.

다음에는 휴식과 회복에 필요한 운동방법과 영영섭취에 대해 알아보겠다.

“휴식은 곧 회복이다” – 데일 카네기

“잠시 일에서 벗어나 거리를 두고 보면 자기 삶의 조화로운 균형이 어떻게 깨져 있는지 보인다.” - 레오나르도 다 빈치

“일과 오락이 규칙적으로 교대하면서 조화가 이루어진다면 생활은 즐거운 것이 된다.” – 톨스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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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
이득희(사이클링 연구소장) 0507-1307-0797 www.doogys.co.kr
제공 자전거생활
출처
바이크조선
발행
2020월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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