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넨 또 왜 싸워? MTB vs eMTB

바이크조선

입력 : 2020.11.16 10:00

갑론을박 2

지난호에서는 디스크브레이크로 갑론을박하는 로드바이크 시장에 대해 이야기했다. 디스크브레이크가 적용되어가는 로드바이크 시장과 이를 불필요하다 여기는 유저들 간의 반목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해당 주제에서는 칼자루를 쥔 것은 업계인 만큼 결국 시대의 변화를 받아들이게 될 것이라고 잠정결론을 내렸지만, 자전거시장에서 이러한 갑론을박은 비단 로드바이크에서만 벌어지는 현상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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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B와 eMTB

최근 몇 년간 가장 두드러지게 성장한 것은 단연 전기자전거다. 코로나가 창궐해 자전거가 전에 없던 주목을 받기 전에도 자전거시장에서 가장 눈에 띄는 이슈는 항상 전기자전거였다. 온전히 사람의 힘으로만 움직이는 자전거와는 달리 일정수준 전기의 힘을 빌려 달리는 전기자전거는 기존 자전거보다 편안, 편리한데다가 배출물질이 없어 친환경기조가 우선시되는 근래에 가장 각광받는 운송수단으로 대두되었다.

그렇게 생활자전거부터 차근차근 자리를 넓혀가던 전기자전거가 산악을 달리는 MTB에 본격적으로 적용되기 시작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국내에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시작한 것은 3년여 정도 되었는데, 이미 “이제 다음자전거는 eMTB로 가야겠다~” 하며 넋두리하는 동호인을 쉽게 만나볼 수 있게 될 정도로 그 관심도와 인기가 높다. 하루가 멀다 하고 싸우는 로드바이크 시장과는 사뭇 다르게 동호인들 대다수는 eMTB로의 변화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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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MTB 점유율은 여전히 높은 편이지만, 그 중 실제로 산을 타며 라이딩 하는 골수 MTB 유저들보다 전천후 용도로 타는 중장년층 라이더의 비율이 높다는 것은 이미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다. 이러한 라이더는 라이딩 자체에 체력적인 부담을 느끼는 것도 사실이기에 eMTB를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한편 골수 MTB 동호인들의 경우는 라이딩에서 무엇을 중요시하느냐가 관건인데, 이들은 MTB로 짜릿한 다운힐을 즐기는 것을 산악라이딩의 미덕으로 여긴다. 물론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다운힐을 내달리기 위해 힘든 업힐을 마다하지 않고 올라가는 것이라는 데에는 크게 이견이 없다. eMTB라면 업힐에서 오는 체력적 부담을 덜고 다운힐의 즐거움만 느낄 수 있다. 그렇게 체력적인 세이브가 이뤄지면, 기존 MTB로는 어려웠던 초장거리 산악라이딩도 가능해져 라이딩의 즐거움 자체가 배가되기에 전문 산악라이딩 장르에서 eMTB의 등장은 여러모로 환영받고 있는 것이다.

	모터가 장착된 전기자전거는 훨씬 더 편안한 라이딩을 선사한다.
모터가 장착된 전기자전거는 훨씬 더 편안한 라이딩을 선사한다.


	MTB로 주행이 곤란한 곳은 자전거를 들거나 끌고 움직여야하는 경우가 있다.
MTB로 주행이 곤란한 곳은 자전거를 들거나 끌고 움직여야하는 경우가 있다.
그럼에도 달가워하지 않는 이유

하지만 이러한 변화를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이들도 있기 마련이다. 이들이 이야기하는 eMTB의 문제점은 무엇일까?

첫 번째로 무거운 무게를 든다. 당연하게도 배터리와 모터가 결합된 전기자전거는 생활차 기준 25kg 수준이고 고급 eMTB도 20kg 전후다. 기존 MTB가 10~12kg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거의 두 배 가까이 무게가 늘어나는 것이다. 무게가 무겁다 하더라도 전기자전거가 오르막에서 힘들 일도 없는데 왜 무게를 단점으로 꼽는가 의아할 수 도 있겠지만, 산악라이딩은 여러 가지 변수가 존재한다. 그중에서도 자전거를 들거나 끌고 움직여야 하는 ‘멜바’ ‘끌바’ 구간이 자주 등장하기 때문. 실제로 XC 대회를 보더라도 선수들이 종종 자전거를 들고 뛰는 모습을 목격할 수 있다. 이런 면에서 두 배 가까이 증가한 eMTB의 무게는 반감을 살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자신이 원하는 코스만을 고르고 즐거운 라이딩만을 추구한다면 이런 단점은 크게 문제되지 않을 수 있다.

	배터리와 모터로 인한 무게증가는 피할 수 없는 eMTB의 단점이다. 또한 방전시 주행이 곤란해지는 경우도 종종 생긴다. 하지만 최근의 배터리 용량은 걱정할 수준에서 벗어났다.
배터리와 모터로 인한 무게증가는 피할 수 없는 eMTB의 단점이다. 또한 방전시 주행이 곤란해지는 경우도 종종 생긴다. 하지만 최근의 배터리 용량은 걱정할 수준에서 벗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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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방전

두 번째로는 배터리 소진 시 운행이 어렵다는 점이다. 한참 산악라이딩을 즐기던 중 업힐을 만났는데, 배터리가 방전되어버린 상황이라면 그만큼 난감한 일이 없을 것이다. 온 길을 되돌아간다 하더라도 모두 다운힐이라는 보장도 없다. 이런 경우 최고급 전기자전거는 그저 무거운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만다. eMTB지만 일반 MTB와 같이 넓은 기어비를 갖추고 있으니 어느 정도 주행은 가능 하지만 eMTB를 운용하며 만날 수 있는 이 최악의 경우를 두 번째 단점으로 든다.

하지만 최근 전기자전거 배터리는 효율성이 극대화 되어 어지간한 라이딩으로 하루만에 방전되는 일이 많지 않다.

	전기자전거는 스마트폰과 연동해 다양한 조작 및 관리가 가능해 더욱 편리하다.
전기자전거는 스마트폰과 연동해 다양한 조작 및 관리가 가능해 더욱 편리하다.


	최근 시마노 구동계 일색이던 국내 eMTB 시장에 보쉬가 등장했다. 이미 유럽에서는 최고의 전기 자전거 시스템으로 널리 쓰이고 있다.
최근 시마노 구동계 일색이던 국내 eMTB 시장에 보쉬가 등장했다. 이미 유럽에서는 최고의 전기 자전거 시스템으로 널리 쓰이고 있다.
함께하기 어려운 MTB와 eMTB?

마지막으로는 MTB 라이더와 eMTB 라이더가 일행을 이뤄 달리기 어렵다는 점을 든다. 아직 eMTB는 보급 초기이기에 보유한 라이더가 많지 않다. 그렇기에 MTB 모임에서 eMTB 라이더의 비율은 2할 미만인데, 이런 라이더들이 일반 라이더들과 함께 달리면 격차가 벌어지는 것이 라이딩의 흐름을 깬다는 것이다. 하나의 업힐을 올라 단숨에 내려가는 다운힐 코스라면 그 차이는 미미하겠지만, 낙타등처럼 여러개의 오르막과 내리막을 번갈아 타야하는 경우라면 그 격차는 무시 못 할 정도로 벌어진다. 이는 라이더들간의 조율로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지만 불편함이 따르는 것도 사실이다.

이 문제는 eMTB의 문제가 아니라 과도기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불편함으로 인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러한 이유를 들어 eMTB의 도입을 백안시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것을 갖고 왈가왈부하는 것은 지난호 다뤘던 내용과는 다른 시선으로 봐야한다. 로드바이크의 디스크브레이크 적용의 경우 하나의 장르 안에서의 변화로 볼 수 있지만, MTB와 eMTB는 아예 다른 장르로 바라보는 것이 맞다. 물론 라이딩 성향에서는 공통점을 갖지만 둘의 구동 특성상 같은 장르로 보는 것은 무리가 있다. 당연하게도 MTB 대회와 별개로 eMTB 대회가 따로 있는 것이 그 예다.

로드바이크 디스크브레이크 적용처럼 eMTB 역시 피할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다. 더욱이 eMTB는 동호인에게는 축복과도 같은 존재다. 스키장에 빗대 설명하면, MTB는 리프트가 없는 스키장이었다면 eMTB로 리프트가 생긴 것으로 볼 수 있다. 물론 MTB로 등반하는 재미도 있지만 다운힐에 비해 그 재미가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국내에 최근처럼 eMTB가 쏟아지는 때도 없다. 지금 MTB를 타고 있는 라이더라면, eMTB의 매력과 가능성을 한 번 더 숙고해 보자.

제공 자전거생활
출처 바이크조선
발행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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