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랭지채소밭 펼쳐진 부드럽고 아늑한 산

바이크조선

입력 : 2021.01.05 15:00

영월 망경대산(1088m)
100대 명산을 자전거로 도전한다 ⑭

영월읍 동쪽에 동서로 길게 능선을 드리운 망경대산은 완만한 산세의 육산으로 산기슭 곳곳에 고랭지채소밭이 펼쳐져 푸근하고 정겹다. 고랭지밭들을 연결하고 조림을 위한 임도가 잘 나 있어 정상까지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는 것도 큰 장점이다.


	훌쩍 높이 올라왔건만 해도 훌쩍 짧아져 바퀴 그림자가 어느새 길다.
훌쩍 높이 올라왔건만 해도 훌쩍 짧아져 바퀴 그림자가 어느새 길다.

12월 서밋 라이딩은 강원도 영월군 중동면과 하동면(현 김삿갓면)에 위치한 망경대산(1088m)을 다녀왔다.

청정지역을 자랑하던 제천도 인천 미추홀구 확진자가 김장 모임에 다녀간 뒤 급속도로 퍼져 100명이 넘게 확진되어 누구랑 식사나 차도 한잔하기 힘든 상황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같이 라이딩을 가자고 하기에도 부담이 된다. 그래서 지난번에 유명산과 용문산을 같이 라이딩 했던 JCB MTB클럽 회장님과 삼박골님, 필자 셋이 망경대산으로 출발했다.

연하계곡 따라 업힐 시작

‘서울을 바라본다’는 뜻의 망경대(望京臺)는 어린 단종이 숙부인 수양대군에게 왕위를 찬탈당했다는 소식을 들은 충신 추익환이 이 산 위에 올라 한양을 바라보며 눈물을 흘렸다는데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단종은 끝내 영월 청령포와 유배왔다가 원통하게 죽어 영월과 태백 일원에는 단종과 관련된 전설이나 장소가 많다. 정상석은 망경대산(望景臺山)으로 되어 있다.

우리 일행은 연하계곡 입구에 주차한 후 연하폭포 방향으로 업힐을 시작했다. 시멘트 포장도로를 따라 오르는 길옆으로 연하폭포의 물줄기가 맑고 시원하다. 중간 중간 얼음이 얼어 겨울을 실감케 한다.


	가파른 업힐을 오르는 필자
가파른 업힐을 오르는 필자


	망경대산자연휴양림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는 삼거리. 우리는 망경산사 방면으로 간다.
망경대산자연휴양림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는 삼거리. 우리는 망경산사 방면으로 간다.


	연하계곡 입구 에서 출발 준비. 영하의 날씨라 복장을 단단히 갖추었다. JCB MTB 회장님의 셀카
연하계곡 입구 에서 출발 준비. 영하의 날씨라 복장을 단단히 갖추었다. JCB MTB 회장님의 셀카

자령치 넘어 망경산사로

망경대산은 고랭지채소밭으로 유명한데, 연하계곡 상류에도 해발 600m 지대까지 곳곳에 고랭지밭과 인가가 있어 길 찾기가 쉽고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다.

한참을 올라 망경대산자연휴양림에서 올라오는 임도 삼거리가 만난다. 좌측으로 가면 넓은 고랭지채소밭을 지나 정상 동북쪽에 있는 수라리재에서 올라오는 임도를 통해 정상으로 오를 수 있다. 우리는 망경산사로 가기 위해 자령치를 향해 계속 업힐한다.

해발 860m의 자령치는 동서로 길게 뻗은 망경대산 주능선을 넘어간다. 자령치에 오르니 저 멀리 바라보는 선달산~어래산~소백산으로 이러지는 백두대간의 준령들이 한 폭의 그림 같다. 자령치에서 망경산사로 이어지는 임도 구간에는 잣나무가 10만평이나 조림되어 있어 이 또한 장관이다.

자령치에서 잣나무 숲길 사면을 내려서면 해발 750m 지점에 평탄한 대지가 나오면서 고랭지밭과 더불어 망경산사와 만봉사 두 사찰이 모여 있다.

	자령치에서 망경산사 가는 산록에는 10만평에 달하는 잣나무숲이 울창하다.
자령치에서 망경산사 가는 산록에는 10만평에 달하는 잣나무숲이 울창하다.


	주능선을 넘는 해발 860m의 자령치
주능선을 넘는 해발 860m의 자령치

산 중턱 평지에 자리한 산사

망경산사에서 물 한 모금 마시고 잠시 쉰 후 출발이다. 여기서 약 500m 올라가면 비구니 사찰인 만경사가 있지만 예전에 어러 번 들렀던 곳이라 패스하고 곧장 정상을 향해 오른다. 망경산사에서 정상까지는 급사면을 지그재그로 오르는 업힐로 영하의 날씨에도 몸에서는 땀이 흐른다. 경사는 심해도 정상까지 임도가 나 있어 어렵지 않게 꼭대기에 섰다.

힘들게 오른 산 정상에서 바라보는 사방의 조망은 언제나 멋지고 감회가 남다르다.

정상에 오른 기쁨을 만끽하면서 잠시 시간을 보내고 고랭지밭의 반대방향인 수라리재 방면으로 다운힐을 시작한다. 다운힐 중간 중간에는 결빙구간이 있어 조심하며 수라리재 아래 31번 국도 옆으로 내려왔다. 여기서 출발지인 연하계곡 입구까지는 31번 국도(옛길)를 따라가면 된다. 오늘 주행거리는 약 28km였다.

코로나19 확진자가 갑작스레 늘어 타지를 다니기도 부담스럽고 언제 종식될지 걱정이다. 게다가 12월 10일부터 자전거의 입산통제 구역이 늘어난다고 하니 산길을 달리기도 갈수록 부담스럽다. 산악자전거로 임도와 싱글을 마음껏 누비던 시절도 이제는 서서히 막을 내리는 것 같아 암울하다.

	드디어 정상석을 만났다. “사랑하고 반가워요!”
드디어 정상석을 만났다. “사랑하고 반가워요!”



	취재팀이 달린 궤적. 주행거리는 약 28km
취재팀이 달린 궤적. 주행거리는 약 28km


	망경대산 안내도. 임도와 등산로가 매우 많이 나 있다.
망경대산 안내도. 임도와 등산로가 매우 많이 나 있다.

글·사진 이선희(한울타리 자전거여행 클럽)
제공
자전거생활
출처
바이크조선
발행
2021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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