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막힌 물돌이 조망, 아득한 고도감

바이크조선

입력 : 2021.02.26 10:00

단양 양방산(664m)
100대 명산을 자전거로 도전한다 ⑮

소백산 자락을 남한강이 구비돌고 충주호가 거대한 산중호수를 이루는 단양은 산자수명한 곳이다. 단양읍에서 남한강을 사이에 두고 바로 솟아있는 양방산은 단양읍내와 남한강, 소백산 줄기 등 조망이 탁월해 전망대와 팰러글라이딩 활공장이 조성되어 있다. 산은 높지 않으나 고도차 500m를 꼬박 올라야하고, 업힐의 고역은 최고의 조망이 보상해준다.

	양방산 정상 패러글라이딩 활공장에서 바라본 단양읍. 남한강이 완전히 감싸고 흐르고 있다. 시가지 중간을 가로지르는 작은 언덕이 상진고개이고 오른쪽 교량은 고수대교
양방산 정상 패러글라이딩 활공장에서 바라본 단양읍. 남한강이 완전히 감싸고 흐르고 있다. 시가지 중간을 가로지르는 작은 언덕이 상진고개이고 오른쪽 교량은 고수대교

단양읍 맞은편에 가파르게 솟은 양방산(664m)은 햇볕이 잘 들어 살기 좋은 곳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아마도 양방산(陽方山)인 듯 하다. 주변이 첩첩산중이지만 비교적 홀로 떨어져 있고 남북으로 산줄기가 늘어져서 단양읍을 마주보는 북서사면도 오후에는 햇살이 잘 들기 때문일 것이다. 단양에는 더 높은 산이 많으나 읍에서 지척으로 올려다 보이는 양방산이 가장 친근하고 상징적인 산이라고 해도 될 것이다.

한때는 양백산으로 불리다가 단양시가 지명위원회를 열어 옛 문헌과 주민들의 의견을 참조해 양방산으로 확정했다.


	정상석이 없어 단양읍을 배경으로 셀카로 대신한다.
정상석이 없어 단양읍을 배경으로 셀카로 대신한다.
1000만 관광도시

지금의 단양읍을 신단양이라고도 부르는 것은 새로 만들어진 도시이기 때문이다. 원래 단양군청이 자리한 단양읍은 현재의 단성면소재지에 있다가 1985년 충주다목적댐이 완공되면서 일부 지역이 수몰되는 것을 대비해 6km 정도 상류에 있는 상진리, 도진리로 군청과 수몰마을을 이전해 신단양을 조성했다. 80년대 초반부터 건설된 계획도시로 주거, 행정, 교통 등의 여건이 양호한 신도시이기도 해서 지금도 쾌적한 느낌을 준다. 이제 신도시 조성 30여년이 지나면서 신단양 구단양이라는 말은 거의 쓰이지 않는다.

단양은 단양팔경을 비롯해 수양개유적, 이끼터널, 잔도길, 만천하스카이웨이 등 새로운 명소가 생겨나면서 연간 1000만 관광객이 찾는 관광명소이기도 하다. 인구 4만의 소도시에 휴일이면 인파와 활기가 넘쳐났지만 코로나 이후에는 사정이 달라졌다.

	음지 구간에는 눈이 그대로 남아 있다.
음지 구간에는 눈이 그대로 남아 있다.

	양방산 정상을 향해 지그재그를 그리면서 오르는 숲길
양방산 정상을 향해 지그재그를 그리면서 오르는 숲길

	남동쪽 소백산 주능선 조망. 가운데 산정에 우뚝한 탑은 제2연화봉의 소백산강우레이더관측소, 그 왼쪽은 소백산천문대가 있는 연화봉(1383m), 맨왼쪽은 제1연화봉(1394m)
남동쪽 소백산 주능선 조망. 가운데 산정에 우뚝한 탑은 제2연화봉의 소백산강우레이더관측소, 그 왼쪽은 소백산천문대가 있는 연화봉(1383m), 맨왼쪽은 제1연화봉(1394m)
빙판이 된 도담삼봉에서 출발

이번 양방산 라이딩은 필자가 거주하는 제천지역에 코로나19가 확산되어 분위기가 위축되면서 일행 없이 홀로 다녀왔다. 출발지는 단양읍에서 상류로 2.5km 떨어진 도담삼봉으로 잡았다.

도담삼봉에서 강변을 따라 가다 단양의 상징 중 하나인 빨간 트러스트 교량인 고수대교를 지나 읍내를 마주보는 인공폭포(양백폭포) 방면으로 향한다. 이제 양방산은 강변에서 바로 절벽을 이루며 가파르게 솟구쳐 있다.

인공폭포 직전에서 왼쪽으로 난 산길로 진입한다. 이제부터 정상까지는 쉴 틈 없는 업힐이다. 길은 좁지만 초반에는 아스팔트 포장이 되어 있어 라이딩이 편하다. 중반부터는 시멘트 포장으로 바뀌고 일부 구간은 북사면의 음지여서 눈이 그대로 남아 있는데다 빙판도 있어 조심조심 올라간다. 날씨가 영하로 떨어져서인지 오르는 동안 자동차도 사람도 아예 만나지 못했다.

그렇게 한 발 한 발 오르다보면 어느새 전망대가 나오면서 정상에 도착한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정상석이 있었는데 공사 때문에 잠시 치웠는지 정상 인증샷을 찍지 못해 아쉬움이 남는다.

	빙판 속에 차갑게 얼어붙은 도담삼봉. 멀리 소백산 줄기가 하얀 눈을 이고 있다.
빙판 속에 차갑게 얼어붙은 도담삼봉. 멀리 소백산 줄기가 하얀 눈을 이고 있다.
최강조망, 양방산전망대

양방산 정상에 세워진 전망대는 꼭대기가 구 형태여서 멀리서 보면 천문대나 레이다처럼 보이기도 한다. 전망대에서는 단양읍 주변에서 두 번에 걸쳐 극심한 S자로 굽이치는 남한강의 전경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다. 거의 헤어핀처럼 휘도는 물길은 안동 하회마을이나 예천 회룡포와 흡사하고 스케일은 훨씬 더 크다.

서쪽으로는 가을 단풍이 아름다운 금수산(1016m)이, 남동쪽으로는 웅장한 소백산(1440m) 주능선이 길게 이어진다. 전망대에서 단양읍내를 내려다보면, 중간의 상진고개를 기준으로 시가지가 양분되어 있다. 왼쪽으로 보이는 두 개의 다리는 상진대교와 상진철교로서 중앙선철도와 5번 국도가 지나고, 이 지역은 주로 주거와 숙박시설이 밀집된 곳이다. 고개 우측의 도전리는 행정타운과 시장, 교육시설이 모여 있다.

정상에서 한동안 시원하게 트인 조망을 감상하고, 내려올 때는 인공폭포가 아닌 고수동굴 방면의 북사면 길을 이용했다. 항상 물위에 떠있던 도담삼봉은 빙판 위에 꽁꽁 얼어붙었다. 추위도 코로나도 언제나 풀리려나.

	양방산 정상에 있는 전망대
양방산 정상에 있는 전망대
글·사진 이선희 (한울타리 자전거여행 클럽)
협찬 첼로스포츠
제공
자전거생활
출처
바이크조선
발행
2021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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