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더의 영원한 숙제 e바이크가 안장통이 더 심한 이유

바이크조선

입력 : 2021.04.12 10:00

안장통은 자전거 라이더의 숙명 같은 고통이다. 초보 라이더는 누구나 겪게 되고 베테랑과 프로 선수들도 안장통에 고생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런데 e바이크 라이더는 특히 많이 안장통을 호소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힘이 덜 들어 초보 라이더도 장거리 라이딩에 쉽게 도전하기 때문이다. 단련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장시간 좁은 안장 위에 앉아 있는데 통증이 생기지 않을 수가 없다.

	안장통이 생길 수밖에 없는 e바이크 라이더들의 표준자세
안장통이 생길 수밖에 없는 e바이크 라이더들의 표준자세
초보 라이더들은 자전거 종류에 상관없이 대부분 안장통을 겪게 된다. 그런데 e바이크 라이더들은 유난히 안장통이 심하다고 이야기한다. 필자 주변에도 일반 자전거를 거의 타보지 않은 초보 e바이크 라이더들이 유난히 안장통을 많이 호소한다. 그런데 일반 자전거로 장거리를 타던 고수들은 이미 경험했던 안장통이라 e바이크와 안장통은 아무런 상관관계가 없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e바이크 라이더가 유난히 안장통을 호소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장거리가 두렵지 않기에

안장통은 모든 라이더가 건너야 할 강이다. 초보 라이더 본인만 모르고 있지 원인과 답은 이미 나와 있다. 1시간 이내 단거리 라이딩 위주라면 안장통은 문제가 안 될 수 있다. 서울시 공공자전거 따릉이의 평균 대여시간은 1시간 이내로, 대부분의 일반 라이더는 1 시간 이내의 단거리 위주로 자전거를 타고 있다.

일반 자전거를 1시간 이상 타기는 체력적으로도 쉽지 않지만, 체력적 부담을 라이더가 조절할 수 있는 e바이크는 초보 라이더도 장거리 라이딩을 할 수 있다. 그러니 안장에 오래 앉아 있어본 적이 없는 초보 라이더에게 안장통은 필연적으로 따라올 수밖에 없다.

아래에 필자가 제시한 해결법으로도 안장통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장거리 라이딩을 포기하거나 리컴번트(비스듬히 앉거나 거의 누운 자세로 타는 자전거)로 기기 변경을 하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

	다양한 자전거 안장 중에 내 엉덩뼈에 맞는 안장을 찾아야 한다.
다양한 자전거 안장 중에 내 엉덩뼈에 맞는 안장을 찾아야 한다.
안장통은 자연스런 현상

안장통은 우선 자전거 타는 자세(피팅)부터 체크해볼 필요가 있다. 대부분의 라이더는 안장통의 원인이 ‘안장’에 있다고 생각한다. 안장통은 평소 취하지 않는 자세, 마찰이 없던 부위에 오랜 시간 압박이 가해져서 생기는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안장만 바꿔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e바이크 초보 라이더가 원인 모를 안장통을 호소하지만, 필자가 보기엔 원인과 해결책이 이미 나와 있다. 자전거를 오래 타보지 않았거나, 너무 오래전에 자전거를 잠시 타본 초보 라이더들이 체력부담이 없는 e바이크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장시간 라이딩하고 나서 안장통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초보 라이더에게 자전거 안장은 말도 안 되게 작고 너무 딱딱하며 불편한 존재다. 왜? 자전거 안장은 소파처럼 푹신하고 크게 만들지 않고 손바닥 만하게 만들어서 내 엉덩이를 아프게 할까?

	'국민안장'으로 불리는 제품
'국민안장'으로 불리는 제품

	이른바 ‘소파 안장’
이른바 ‘소파 안장’
안장통 해결책

1. 페달링을 열심히 한다.
e바이크는 오토바이가 아니라 자전거의 한 장르다. 페달링을 열심히 해서 최대한 체중을 안장 위에 두지 말고 페달 위에 둬야 한다. e바이크의 특성상 페달링에 힘이 실리지 않아도 속도를 낼 수 있어 초보 라이더들이 자토바이(자전거와 오토바이의 합성어)처럼 편하게 라이딩을 많이 한다. 이 경우 안장에 대부분의 체중이 실려 안장통을 유발한다. 자전거 안장은 오토바이처럼 편하게 쉬라고 만든 안락 소파가 아니라 자세를 잡아주기 위해 엉덩이를 잠시 걸치는 도구로 생각해야 한다.

적극적인 페달링을 해보면 페달에 체중이 많이 실리고, 고정자세보다 다양한 자세의 변화로 엉덩이 부분의 혈액순환에 도움이 되며 안장 의존도가 낮아진다.

e바이크는 스쿠터가 아니라 자전거다. 필자는 e바이크로 페달링을 열심히 하면 안장통이 저절로 없어진다고 이야기한다. 안장통을 호소하는 라이더의 자세는 오토바이를 탄 라이더의 자세와 흡사하다. 안장통의 원인만 제거하면 안장통도 잡을 수 있다. 페달링을 열심히 하지 않고 안장에 체중 의존도가 높은 상태에서 장시간 라이딩을 하면 안장통이 생길 수밖에 없다.

시속 25km의 속도로 평지를 달리는 일반 자전거는 라이더의 체중이 상당 부분 페달에 실려 안장에 그만큼 체중이 적게 걸린다. 그런데 안장통을 호소하는 e바이크 라이더는 25km 속도에서도 페달에는 10% 이하의 발 무게만 걸리고 90% 이상이 안장 위에 실려, 좁은 안장에 단위면적당 걸리는 부하가 높을 수밖에 없다.

스쿠터처럼 직각으로 앉는 따릉이 같은 생활자전거는 넓은 안장으로 엉덩이 대부분을 커버할 정도로 폭이 넓다.

2. 장시간 라이딩하지 말고 1시간에 한 번은 쉬어야 한다.
e바이크의 특성상 체력적인 부담이 적어 장시간 라이딩이 가능하다. 안장에 단련이 안 된 초보 라이더가 라이딩에 빠져 쉬지 않고 장시간을 타면 안장통을 피할 수 없다. 라이딩 중 1시간에 한 번은 꼭 휴식시간이 필요하다. 내 몸에 맞는 안장을 찾아서 친해지기 전에는 장시간 라이딩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이태리 회사의 코없는 안장. 회사는 문을 닫았다.
이태리 회사의 코없는 안장. 회사는 문을 닫았다.

	'e바이크도 적극적인 페달링으로 안장통에서 벗어날 수 있다.
'e바이크도 적극적인 페달링으로 안장통에서 벗어날 수 있다.


	안장이 너무 낮아도 안장통이 온다.
안장이 너무 낮아도 안장통이 온다.
3. e바이크도 자전거다. 제대로 된 피팅을 받아야 한다.
모든 자전거는 안장 높이와 각도를 내 몸에 맞도록 조절해야 한다. e바이크도 예외는 아니다. 1시간 내외 단거리 단시간은 문제가 없지만, 장거리 장시간 라이딩을 자주 하게 될 e바이크는 안장 위치와 각도가 안장통과 직결된다. 편한 자세가 나오고 안장통이 없다면 그 자세가 본인에게는 좋은 자세이지만, 불편하면 전문적인 피팅을 받는 것이 좋다.

초보 라이더들은 잘못 세팅한 안장 높이 때문에 엉덩이 통증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초보자들은 안장에 앉은 상태에서 발이 땅에 닿을 정도로 안장 높이를 낮추는 경우가 많은데 몸무게 전체가 손바닥만한 안장에 집중되고 페달링을 할 때 다리를 지나치게 많이 구부려 무릎에도 무리를 주게 된다. 체중이 아닌 오직 다리 힘으로만 페달링을 할 수밖에 없어서 다릿심이 효율적으로 전달되지 않아 장거리 라이딩이 힘들다.

안장 높이는 페달이 가장 낮은 위치에 있을 때 무릎이 약간 구부러진 정도의 높이로 맞추고 안장에 앉으면 발이 땅에 안 닿는 것이 정상이다. 상체의 각도는 MTB나 로드에 따라 달라지지만, 기본적으로 상체를 일직선으로 만드는 게 아니라 새우등처럼 구부려야 한다.

MTB나 로드는 신체 사이즈별로 프레임 사이즈가 다르게 제작되지만, 미니벨로나 입문용, 생활차는 단일 사이즈여서 키에 맞춰 안장을 높이면 그만큼 안장이 뒤로 물러나고 핸들과 안장의 간격이 벌어져서 키에 맞출 수 있다. 하지만 안장 높이 조정만으로는 정확한 세팅에는 한계가 있다. 이럴 땐 안장 자체를 조금 더 앞으로 당겨 조절해본다.

안장의 앞뒤 조절은 핸들과의 간격이 아니라 페달과 안장의 상대적 위치가 기준이 된다. 안장이 너무 뒤로 빠지면 상대적으로 페달이 앞쪽에 위치하게 돼 페달링이 어렵게 되고, 반대로 너무 앞에 있으면 페달링이 뒤쪽에서 이뤄져 힘을 주기 어렵다. 안장의 전후 위치를 자신의 몸에 맞게 먼저 세팅하고, 그 다음에 핸들의 위치나 높이를 맞춰야 안장통으로부터 거의 해방될 수 있다.

자전거 안장의 각도는 지면과 수평이 기본이다. 회음부 압박 때문에 안장코(앞부분)를 낮춰서 타면 체중의 상당 부분을 손으로 지탱해야 하므로 손목과 손바닥 통증을 유발한다. 안장통을 줄여주기 위해 틸팅 시트포스트, 완충 시트포스트, 완충재가 들어간 젤 커버 등 다양한 제품들이 나오고 있지만 효과는 라이더에 따라 천차만별이고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다.

4. 피팅을 해도 안장통이 해결 안 되면 안장을 바꿔본다.
본인의 엉덩뼈에 맞게 성형되는 가죽 안장, 반쪽 안장, 소파 안장 등 세상은 넓고 자전거 안장은 다양하다. 위의 방법을 다 해보고도 안장통이 지속된다면 안장을 한번 바꿔봐야 한다. 그런데 자전거 안장은 참 다양하다. 본인 엉덩뼈에 잘 맞는 안장을 찾아내야 한다.

내 엉덩뼈에 길들면 만족도가 가장 높다는 브룩스 가죽 안장도, 라이더 대부분이 만족한다는 ‘국민 안장’도 모든 라이더를 안장통으로부터 자유롭게 해주지는 못한다.

초보 라이더는 누구나 소파처럼 푹신한 안장이 편할 것으로 생각한다. 문제는 안장 폭이 넓고 푹신하다고 편한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페달링을 열심히 하면 허벅지 안쪽과 ‘소파 안장’의 안장코에 간섭이 생겨 안장통을 능가하는 쓰라린 통증을 경험하게 된다.

소파 안장은 단거리와 페달링을 거의 하지 않는 스쿠터형 e바이크에는 편할 수 있지만, 모터 동력이 보조수단이고 적극적인 페달링을 해야 하는 PAS 방식의 e바이크 라이더에게는 오히려 통증을 유발하는 걸림돌이 될 수 있다.

허벅지 안쪽의 페달링 간섭을 줄이기 위해 안장코를 없앤 안장도 나오고 있는데 고정된 자세를 유지하기 힘들고 적응기간이 필요하다. 자전거를 탈 때마다 라이더들의 눈길과 질문 공세에도 시달려야 한다.

	장거리 여행의 필수품이 된 브룩스 안장. 사진은 지인의 2만5000km, 6년된 브룩스 안장
장거리 여행의 필수품이 된 브룩스 안장. 사진은 지인의 2만5000km, 6년된 브룩스 안장

	필자의 브롬톤에 달렸던 브룩스 안장. 결국 적응하지 못하고 세트로 방출했다.
필자의 브롬톤에 달렸던 브룩스 안장. 결국 적응하지 못하고 세트로 방출했다.
몸과 일체가 되는 안장?

최소 1000km, 1년 이상은 타봐야 길이 들기 시작해서 몇 만km를 함께하면 내 엉덩이뼈와 일체가 되어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편한 안장이 된다는 안장이 있다. 단, 곰이 사람 되는 수준의 시련을 견뎌내야 안장통으로부터 멀어질 수 있다고 한다.

왼쪽 아래 사진은 25,000km, 6년 정도 사용한 지인의 브룩스 가죽 안장이다. 라이더의 엉덩뼈에 잘 길든 안장인데 남들이 보면 버릴 때가 한참 지난 것으로 오인하기도 해서 자전거 도난방지에도 한 몫 한다.

이 라이더는 e바이크를 포함해 3대의 자전거를 소유하고 있지만, 장거리 라이딩은 내 몸의 일부가 되어버린 편한 가죽 안장으로 교환해서 타고 있다.

필자도 많은 라이더가 추천하는 브룩스 가죽 안장에 도전해 본 적이 있지만 적응기간을 진득하게 참고 견디지 못해 자전거와 함께 방출했다.

필자도 e바이크 초보 시절에는 엄청난 e바이크의 무게와 속도 때문에 적극적인 페달링을 포기한 상태여서 안락한 소파 안장만 찾았다. 그런데 적극적인 페달링의 재미를 맛보고는 소파 안장을 버릴 수밖에 없었다. 푹신하고 편안한 안장이 아니라 페달링이 잘되고 내 몸에 맞는 안장을 찾아서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지금 사용하는 안장에 정착했다. 그동안 샀다가 팔아버리거나 버린 안장을 모으면 웬만한 고급 자전거 한 대 값이 나올 것이다. 그런데 필자가 선택한 안장은 초보 라이더가 보면 손바닥만 해서 불편할 것 같지만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소파 안장으로 불릴 만큼 편한 안장으로 소문나 있다.

	2019년 기차에서 만난 독일 자전거 여행자의 브룩스 안
2019년 기차에서 만난 독일 자전거 여행자의 브룩스 안

	필자의 eMTB, e미니벨로, 12kg 초경량 e미니벨로까지 같은 안장으로 통일했다.
필자의 eMTB, e미니벨로, 12kg 초경량 e미니벨로까지 같은 안장으로 통일했다.


	국내업체가 개발한 안장통 예방 안장
국내업체가 개발한 안장통 예방 안장
제대로 피팅해서 자주 라이딩 하면 안장통은 준다

안장통은 자전거와 함께한 세월이 해결해 준다. 안장과 엉덩이는 친해지고 일정 기간 단련이 될수록 편한 관계가 된다. 안장통을 안장 탓으로 돌리고 안장만 바꾸면 모든 것이 해결될 것 같지만 안장만 바꾼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작고 딱딱한 안장이지만 몸에 맞는 라이더는 종일 라이딩이 가능하다. 소파 같은 푹신한 큰 안장이 편할 것 같지만 실제로 장거리 라이딩에서 페달링을 열심히 해보면 그렇지 않다는 것을 몸으로 알게 되는 것은 한두 시간이면 충분하다.

자전거 안장은 엉덩뼈와 궁합이 맞는 제품을 본인의 노력과 경험으로 찾아내야 한다. 내 몸에 잘 맞는 안장의 필자 기준은 4시간 이상, 100km 이상 라이딩을 해도 통증 때문에 라이딩을 멈추지 않을 정도가 되어야 한다. 페달링을 꾸준히 해야 하는 직립 자전거의 안장통은 근본적으로 완전히 없애는 것은 어렵다.

	완충장치가 있는 시트포스트
완충장치가 있는 시트포스트


	궁극의 안장통 해방 대책 e리컴번트
궁극의 안장통 해방 대책 e리컴번트
라이딩 시간을 점점 늘려나가야

내 몸에 맞는 안장을 찾았다면 안장통은 반은 해결한 것이다. 하지만 안장이 안장통을 완전히 해결해 주지는 않는다. 안장통을 줄이기 위해서는 반드시 피팅이라는 추가조치가 필요하다.

몸속에서 강력한 면역 세포가 암세포와 공존하면서 암세포의 성장을 억제해주는 덕분에 우리가 살고 있듯이 자전거를 탈 때도 여러 방법으로 안장통을 누르고 이겨내야 라이딩을 지속 할 수 있다.

직립 자전거(e바이크 포함)에서 어떤 안장을 사용해도 안장통과 완전한 결별은 없다. 다만 라이더의 노력으로 해결점을 찾아서 줄여나가다 보면 온종일 라이딩을 해도 안장통 때문에 라이딩을 멈추지 않을 수 있다.

e바이크의 안장통도 일반 자전거의 안장통과 해결방법은 같다. 열심히 자전거를 타면서 안장과 불편하지 않은 자세를 찾아 라이딩 시간을 점차 늘려 가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그래도 안장통이 해결 안 되면 장거리 라이딩을 포기하거나 한번 빠지면 직립 자전거로 돌아오기 힘든 리컴번트로 기기 변경을 하는 최후의 선택을 해야 한다.

	라이더의 영원한 숙제 e바이크가 안장통이 더 심한 이유

글·사진
예민수 (벨로스타 대표, esu65@naver.com)
제공
자전거생활
출처 바이크조선
발행 2021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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