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자전거를 지키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

바이크조선

입력 : 2021.07.14 10:00

“내 자전거를 훔치겠다고?”

기이하게도 자전거 도둑은 선진국 후진국 가릴 것 없이 전 세계 어디를 가나 흔하고 처벌도 미약하다. 아무리 튼튼한 자물쇠를 채워놓아도 일단 눈독을 들인 도둑을 막는 것은 쉽지 않다. 여기, 국내에 가장 많이 보급된 스마트폰을 활용해 위치를 추적할 수 있는 초미니 태그가 등장했다. 원래는 반려동물이나 귀중품 관리 용도로 개발되었지만 특히 e바이크의 도난방지에 최적이다.

	스마트태그가 내장된 배터리를 옵션으로 선택가능한 벨로스타 U22-3.0
스마트태그가 내장된 배터리를 옵션으로 선택가능한 벨로스타 U22-3.0
자전거를 타는 전 세계 모든 라이더의 공통적인 걱정거리가 하나 있다. 지금까지 어떤 방법으로도 해결 안 되고 모든 라이더를 잠 못 이루게 하는 걱정거리는 내 소중한 자전거의 ‘도난 걱정’이다.

필자도 고등학교 시절 통학용 자전거를 학교에 마련된 자전거 주차장에서 도난당한 경험이 있다. 40년 전 당시 자전거는 교통수단은 물론 생활의 일부분이었다. 때문에 한동안 만원버스에 시달리거나 뚜벅이 생활을 해야 했다.

신나게 달리는 친구들 자전거를 볼 때마다 도난당한 자전거 생각에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눈에 불을 켜고 자전거를 노려보고 다녔더니 6개월 만에 도둑맞은 내 자전거를 찾기는 했지만, 도둑이 동기생이라 자전거를 돌려받는 것으로 마무리했다.

	다양한 잠금장치가 매년 나오고 있지만 시간을 늦출 뿐 도난을 막기는 역부족이다.
다양한 잠금장치가 매년 나오고 있지만 시간을 늦출 뿐 도난을 막기는 역부족이다.

	위치추적 장치가 내장된 e바이크 벨로스타 U22-3세대
위치추적 장치가 내장된 e바이크 벨로스타 U22-3세대
세계 공통, 자전거 도둑은 어디나 있다

오래전 네이버 카페 ‘자전거로 여행하는 사람들’의 옐로스완님이 유럽 자전거 여행 중에 비교적 치안이 잘되어 있는 독일에서 기차표 사러 간 사이에 자전거를 도난당했다. 그때 울면서 그녀가 남긴 명언이 있다.

“어머니… 붕어빵에 붕어가 없다고 하셨나요. 자전거 여행인데 전 자전거가 없네요.”

다행히 독일 경찰력을 동원해서 도둑이 다른 위치에 숨겨놓은 자전거를 찾아내 여행을 계속할 수 있었다. 전 세계에서 선진국 후진국을 가리지 않고 공통으로 자전거는 도둑들이 쉽게 손대는 물건이고 자전거 도둑에 대한 처벌도 우리나라는 물론 대부분의 나라가 너무나 관대한 편이다.

몇 해 전 필자의 지인(전달사 닉네임 산님)은 아파트 자전거 거치대에 든든한 자물통 3개를 채워놓고 해외 출장을 떠났다. 자전거 도둑은 한 달 가까이 운행하지 않는 자전거를 경비 아저씨에게 자기 자전거라고 자신 있게 이야기하고 쇠톱으로 몇 시간 걸려 자르고 자전거를 가져갔다고 한다. 도둑은 가져갈 만큼 충분히 노력했기에 도난당한 회원은 포기했다.

웬만큼 고가의 든든한 잠금장치를 해도 훔쳐가겠다고 마음먹은 도둑에게는 조금의 심리적인 부담과 시간만 늦출 뿐 소중한 내 자전거를 온전히 지켜주지 못한다.

동호회에서 e바이크를 처음 시작하는 회원들이 100만 원도 넘는 자전거의 도난 걱정이 앞서서 질문이 올라오지만 사실 답은 뻔하다. 아무리 든든한 잠금장치도 훔치자고 작정한 도둑의 행위를 조금 늦출 뿐 결국 도난의 표적에서 벗어날 수 없다. ‘내 눈에 보이지 않는 자전거는 내 자전거가 아니다’라는 말은 우리나라는 물론 전 세계에 슬픈 전설로 전해지고 있다.

대안은 없을까

오래전부터 자전거 도난방지를 위한 제품을 알아보고 여러 회사에 의뢰해서 제품을 직접 만들려고도 시도해보았지만, 실시간 위치 추적은 핸드폰 통신사 기지국 기반으로 작동할 수밖에 없었다. 만만찮은 기기 값에 월정요금과 전력 소모가 많아 전원 공급 문제가 있고, 정밀위치 찾기에는 사각이 많아서 자전거 접목에는 성공하지 못했다. 대신 대여용 e바이크의 락장치에 GPS 기반의 통신 모듈이 사용되고 있는 정도다.

몇 년 전 국내기업에서 블루투스 방식의 자전거 도난방지 제품이 나왔지만 작동거리가 짧고 방해물이 있으면 신호가 전달되지 않았다. 결국 내 눈에 보이는 곳에서만 도난방지 기능이 작동해서 지금은 서랍 속의 계륵으로 남았다. 그나마 RF 방식의 경보기도 나왔지만 진동 감지 벨의 울림과 리모컨에 진동 신호 감지신호를 보내는 수준이었다.

	필자의 자전거 배터리에 간단히 탈착되게 스마트태그를 장착했다.
필자의 자전거 배터리에 간단히 탈착되게 스마트태그를 장착했다.


	스마트태그를 장착한 필자의 자전거는 스티커 부위에 블루투스 신호전달을 위해 홀을 가공했다.
스마트태그를 장착한 필자의 자전거는 스티커 부위에 블루투스 신호전달을 위해 홀을 가공했다.
신통방통 ‘갤럭시 스마트태그’

최근 필자의 e바이크에는 무거운 잠금장치가 없어졌다. 믿는 구석이 있기 때문이다. 일단 필자의 e바이크는 특이한 자전거로, 제작 단계부터 카페에 알려져 수배가 가능하다. 그런데 사실은 이보다 더 믿는 구석이 따로 있다. 블루투스 기반으로 국내 어디에 있어도 위치 추적이 가능한 13g짜리 비장의 무기를 무거운 잠금장치 대신 깊숙한 곳에 숨겨놨기 때문이다.

2021년 1월 국내 S사에서 필자가 생각한 기대 이상의 제품 ‘갤럭시 스마트태그’를 내놨다. 그동안 선보인 블루투스 방식의 경보기는 50~120m 이내에만 작동하고 가로막는 장애물이 있으면 수신거리가 짧아져 상용화에 어려움이 있었다. 그런데 같은 블루투스 신호를 사용하지만 국내에서는 거의 사각지대가 없는 ‘갤럭시 파인드 시스템’Galaxy Find System)이라는 혁신적인 방식의 위치 추적 시스템을 선보인 것이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사용하고 있는 갤럭시 스마트폰의 GPS 신호를 기반으로 내 스마트폰에서 블루투스 수신범위를 벗어나게 되면 주변의 다른 갤럭시 스마트폰이 스마트태그의 위치 정보를 최초 등록된 스마트폰으로 공유해 준다. 다른 사람의 갤럭시 핸드폰을 내 태그의 위치를 잡는 기지국으로 사용하는 것으로 서울 시내에서는 사각이 없다고 봐도 된다.

위치 정보를 받은 스마트폰에서 경로 안내를 누르면 바로 네이버지도를 이용한 내비게이션으로 연동되어 찾아갈 수 있다. 주변에 도착해서는 신호 크기에 따라 정밀 위치 추적이 가능하고, 근처에서는 태그에서 소리 울리기 기능이 있어 쉽게 찾을 수 있다. 아이폰에서도 비슷한 제품을 내놨지만 국내에서는 구글지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어 효용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만약에 서울시내에서 스마트태그가 달린 필자의 e바이크를 겁 없이 훔쳐간 도둑이 있다면 경찰력을 동원해 1시간 내로 자전거를 찾아낼 확률이 얼마나 될까? 서울에서는 90% 이상 찾아낼 수 있다.

어디에 어떻게 숨길까

스마트태그는 어디에 숨겨야 할까? 무게 13g, 가로세로 39.1㎜ 정사각형에 두께 10.4㎜의 이 소형 추적장치는 부착위치를 주인은 알고 도둑은 몰라야 한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아니면 아예 오픈해서 도둑이 스마트태그가 설치되어 있다는 것을 알아도 제거하기 힘든 곳, 제거해서 무력화시키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는 위치를 찾아내는 것이 관건이다. 스마트태그를 제거해서 속의 배터리를 빼도 전원이 꺼진 마지막 위치에 대한 정보가 남아 있어 경찰력을 동원해 마지막 위치에서 CC카메라를 추적하면 서울시내에서는 도둑 잡기가 어렵지 않다.

일반 자전거는 한정된 공간이라 조그만 추적장치를 숨길만 한 장소를 찾기가 어렵다. 도둑이 자전거 주인 처지에서 생각해보면 스마트태그를 숨길 위치가 너무나 뻔하다. 바로 엉덩이 아래 안장 밑이 대부분이어서 도둑이 가장 먼저 스마트태그부터 제거하면 추적이 어렵다.

그런데 e바이크는 비장의 공간이 있다. 바로 배터리 속이다. e바이크의 배터리는 대부분 열쇠를 이용해서 탈착한다. 일단 도둑이 스마트태그가 장착된 위치를 알아도 배터리 잠금장치를 해지하고 본체에서 배터리를 분리한 다음 배터리를 분해해서 속에 들어 있는 스마트태그를 제거해서 고장을 내야 한다. 도둑에게는 최악의 위치이고 e바이크 주인에게는 최적의 위치가 배터리 속이다.

그런데 설계 당시에 블루투스 기반의 스마트태그를 고려하지 않으면 알루미늄 프레임 속 스마트태그는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 프레임 속에서 블루투스 신호는 멀리 가지 못하거나 아예 의미가 없는 도달 거리가 나올 수 있다.

프레임 속에 스마트태그를 내장하기 위해서는 블루투스 신호가 잘 작동될 수 있게 방해가 적은 플라스틱을 사용하거나, 알루미늄에 신호가 전달될 수 있는 구멍이 가공되어 있거나, 안테나 같은 증폭장치를 달아야 한다. 이 작업은 시간과 적절한 공간이 필요하다.

다양한 활용도

스마트태그의 활용도는 다양하다. 반려동물은 물론 가족 중 치매환자가 있거나 유아, 자동차 열쇠, 가방 등 붙이기만 하면 도난이나 찾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 그 외에 스마트태그로 원격 IoT 제어가 가능해서 부모님 댁 에어컨이나 보일러를 원격으로 조정해서 따듯한 자식의 마음을 부모님께 전해드릴 수 있다.

필자는 팔순 가까운 어머님의 집 열쇠에 스마트태그를 달아드렸다. 스마트폰이 없지만, 주변의 스마트폰이 열쇠를 들고 나간 어머님의 위치를 필자의 스마트폰에 알려준다. 읍내 어디를 가셨는지 체크가 돼서 늘 함께 하는 것 같다. 병원에 계시면 전화해서 어디가 아파서 간 것인지 물어볼 수도 있어서 부모님을 든든히 지켜주고 있는 가족 간의 사랑을 쥐방울만한 스마트태그를 통해서 전할 수 있다.

	독일 아부스의 다양한 제품들. 자전거 도난방지 대책
의 중심에는 독일 아부스가 있다.
독일 아부스의 다양한 제품들. 자전거 도난방지 대책 의 중심에는 독일 아부스가 있다.
자전거 도난방지에 최적

스마트태그의 여러 기능 중에 가장 유용한 것이 필자는 자전거 도난방지용인 것 같다. 자전거 도난 후 찾는 데는 양산 제품 중에서는 최고의 성능이다. 단, 도둑이 스마트태그의 존재를 몰라야 잡기가 쉽고, 도둑이 스마트태그의 존재를 미리 알아도 제거가 어렵고 제거하더라도 위치정보가 남아 있는 것을 안다면 손대지 않아서 내 소중한 자전거를 도난당할 확률이 줄어들 것이다. 한국의 웬만한 도시에서는 남의 e바이크를 겁 없이 손대는 도선생들은 긴장해야 한다. 스마트태그가 장착된 e바이크에 잘못 손대면 응징의 대가를 치러야 한다. 위치추적이 가능한 스마트태그와 대한민국 경찰(생활범죄수사팀)의 도움을 받으면 한국에서는 자전거 도둑이 피할 곳은 많지 않다.

필자의 고가 e바이크는 눈에 보이는 무거운 락장치보다 더 든든한 13g의 블루투스 기반 첨단 도난방지 위치추적기가 달려있어 어디든 맘 놓고 세워둔다. 오히려 무거운 락장치를 휴대하지 않아서 자전거가 가벼워 좋고 눈에 보이는 든든한 열쇠는 시간을 지연시킬 뿐 도둑의 손길을 피할 수 없기에 오히려 눈에 보이지 않는 추적장치가 더 든든하다.

	소중한 자전거를 지키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
어디 한번 훔쳐가봐라~

만약 누군가 e바이크를 훔쳐간다면 오히려 필자에게는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다. e바이크 도둑 잡기 라이브 동영상을 찍어서 유튜브 조회수를 엄청나게 늘릴 기회가 될 것이라 맘 놓고 방치하고 있다. 사실 말은 이렇게 하지만 그래도 도둑이 손대지 않게 미리 경고 스티커를 붙이는 것이 귀찮은 일을 미연에 방지하는 대책이 될 수 있어 ‘도난방지 장치가 내장된 e바이크’라고 스티커를 제작해서 잘 보이는데 부착할 예정이다.

스티커를 보고 자전거도둑들의 관심에서 벗어날 수만 있다면 최소한의 비용으로 그동안 어떤 방법으로도 해결이 어려웠던 자전거도난에 대한 근심·걱정을 적어도 우리나라에서는 내려놓을 수 있게 될 것이다.

	소중한 자전거를 지키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

갤럭시 스마트태그 스펙
(특정 소출력 무선기기/무선 데이터 통신시스템용 무선기기)


•호환모델 : 안드로이드 8.0 이상의 갤럭시 기기 (스마트폰, 태블릿)
•배터리 : 교체형 CR2032 1개
•연속사용 시간 : 최대 300일
•연결성 : 블루투스 BLE 5.0
•연결 거리 : 최대 120m
•크기 : 가로 39.1 × 세로 39.1 × 두께 10.4㎜
•무게 : 13g
•출시일 : 2021년 1월

갤럭시 스마트태그는 반려동물이나 물건에 부착해 분실을 방지하고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기기다. 제품의 버튼을 이용해 자동화 기능도 실행할 수 있다. SmartThings 앱을 통해 제품과 모바일 기기를 연결해 제품의 위치를 확인하고 제품을 분실한 장소까지 지도 안내를 받을 수 있으며, 근접하면 방향 탐색과 소리를 울려 찾을 수 있다.


	소중한 자전거를 지키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

예민수(벨로스타 대표, yesu65@naver.com)
제공 자전거생활
출처
바이크조선
발행
2021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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