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 관리는 피팅의 가장 기본이다

바이크조선

입력 : 2021.09.13 10:00

두기의 사이클링연구소(38)
자전거와 발

자전거뿐 아니라 두 발은 모든 운동과 동작의 기초점이 된다. 인간이 직립보행을 한 이후 두 발은 인류문명을 개척하고 유지해온 토대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두 발을 통해 걷고 뛰듯이 페달링도 두 발로 이뤄진다. 하지만 사람마다 발 모양이 다르고, 발의 균형이 틀어지면 퍼포먼스가 떨어지고 통증이 생긴다. 때문에 발 관리는 피팅의 가장 기본이다.

	발 관리는 피팅의 가장 기본이다
끝이 보이지 않을 것 같던 무더위도 이제 물러가고 자전거와 함께하기에 가장 좋은 계절이 왔다. 간혹 뉴스를 통해 무더위 속에서 노동이나 야외활동을 하는 사람이 쓰러졌다는 소식을 접하곤 한다. 노약자는 물론 심혈관계통 문제가 있는 사람들에게 무더위는 너무나 가혹하며 죽음을 초래할 수 있을 만큼 위험하다. 인간은 항온성 동물이라 외부 온도와 싸워야 하는 성질을 갖고 있다. 추위는 물론 더위도 그러하다.

인간이 운동하기에 적정한 온도는 15~20도 정도라고 스포츠 의학자들은 말한다. 이제 그런 날씨가 온 것이다.

실내보다는 야외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기 좋으며 겨울이 오기 전까지 많은 햇볕을 담아두어야 한다. 바이러스도 밀폐된 실내보다는 야외가 그나마 안전하다고 하니 자전거를 즐기는 우리에게는 또 한 가지 좋은 이유가 된다.

	직립보행을 한 이후 인간의 두 발은 운동은 물론 문명의
기본이 되었다. 자전거를 탈 때도 가장 중요한 부위다.
직립보행을 한 이후 인간의 두 발은 운동은 물론 문명의 기본이 되었다. 자전거를 탈 때도 가장 중요한 부위다.
발 – 인류의 역사와 함께 하다

‘인간이 직립보행을 언제부터 했는가’라는 질문에 수많은 과학자들이 연구에 매달렸고 실증적인 발자국을 찾아다녔다. 두 발로 온전하게 보행한 것으로 추정되는 시기는 360만년 전으로 보고 있다. 아프리카 탄자니아의 라에톨리(Laetoli)에서 발견된 360만년 전 초기 인류의 발자국 화석을 면밀하게 분석한 결과라고 한다. 실제로는 그 이전부터 인간은 직립을 시작했다고 보여진다.

인간이 에너지 소모를 최소화하기 위해 선택한 이동방법이 바로 허리를 펴고 두 발로 걷는 것이라고 한다. 그 이유는 먹을 것을 찾아 길을 나서기 시작할 때부터일 것이라고 학자들은 추정한다. 기온 변화에 따라 더 따뜻한 남쪽으로 걸어가야 했고, 너무 더워지면 다시 고위도지방으로 올라갔으며 먹이의 이동에 따라 사냥도 하고 채집도 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 인류는 사실 두 발(직립보행)에서부터 역사가 시작된 것이 아닌가하는 추론을 해볼 수 있다.

두 발을 통해 인간은 걷고 뛰었고 사냥을 하고 다른 부족과 맞서 싸웠으며, 춤추는 모든 동작도 발을 이용해 흥을 돋우게 된다. 거친 산을 넘어가서 누군가에게 좋은 소식도 전해줬던 것이다.

근대와 현대로 넘어오면서 스포츠가 인간의 새로운 관심사가 되어 전쟁(war)을 경기(race)로 변화시켜 인간의 한계를 계속 시험대에 올리고 있다. 대부분의 스포츠는 두 발이 핵심이라 할 수 있다. 우리의 관심사인 자전거도 두 발을 통해 이동하는, 인류사에 남을 가장 멋진 발명품이다. 걷고 뛰는 것보다 더 멀리 빠르게 이동할 수 있는 자전거는 에너지소모를 최소화하는 능력을 갖고 있다. 절약된 에너지 덕분에 더 멀리 오래 이동할 수 있다.

	발은 26개의 뼈, 32개의 근육과 힘줄, 107개의 인대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 심장에서 받은 혈액을 다시 위로 올려 보내 ‘제2의 심장’이라고도 한다.
발은 26개의 뼈, 32개의 근육과 힘줄, 107개의 인대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 심장에서 받은 혈액을 다시 위로 올려 보내 ‘제2의 심장’이라고도 한다.

발은 변한다

우리의 발은 사실 상당히 피곤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잠자고 누워 있을 때를 빼면 우리는 모두 두 발로 지탱하고 서 있거나 걷고 있다. 심지어 의자에 앉아 있어도 두 발 중 하나는 지면에 딛고 있어야 안정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인간의 체중을 모두 지탱하고 있는 그 자체만으로도 발은 많이 피곤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발은 변한다고 한다.

체중이 변하거나 자세가 변하거나 신는 신발이 바뀌거나, 또는 많이 서 있는 일을 하거나 많이 걷는 일을 하거나 무거운 짐을 나르는 일을 하는 등 인간의 행동변화에 따라 발도 함께 변한다고 한다. 때문에 발은 관리가 필요한 것이다. 발 마사지를 받거나 좋은 양말을 신고, 푹신한 신발을 찾아 신기도 한다. 이렇게 발은 신체의 일부이면서 앞으로도 역사를 만들어갈 소중한 부위다.

발은 26개의 뼈, 32개의 근육과 힘줄, 107개의 인대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 걸을 때마다 체중의 1.5배가 넘는 하중이 발바닥에 가해진다. 심장에서 가장 먼 곳에 있으면서 심장에서 받은 혈액을 다시 위로 올려 보내는, 일명 ‘제2의 심장’이라고 한다. 또한, 어떤 사람도 같은 발을 갖고 있지 않다고 한다. 마치 지문처럼 말이다.

여성들의 하이힐이 건강에 매우 나쁘다고 하는 이유도 발 건강이 신체 전체의 균형까지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발에 문제가 있거나 더 좋은 기량을 끌어내고 싶다면 자신의 발에 맞는 신발과 함께 인솔을 사용해야 한다.


	20년 전 정밀측정을 통해 맞춘 필자의 커스텀 인솔(오른쪽)이 덕분에 무릎 통증이 사라졌고 퍼포먼스도 향상되었다.
20년 전 정밀측정을 통해 맞춘 필자의 커스텀 인솔(오른쪽)이 덕분에 무릎 통증이 사라졌고 퍼포먼스도 향상되었다.

	사람의 두 발은 조금씩 틀어져 있거나 형태가 달라 커스텀 인솔로 교정할 수 있다.
사람의 두 발은 조금씩 틀어져 있거나 형태가 달라 커스텀 인솔로 교정할 수 있다.
사이클링의 시작은 피팅부터

필자가 오랫동안 소개해온 사이클링 운동의 여러가지 운동방법에서 항상 먼저 이야기한 부분은 바로 피팅이다. 피팅이 안된 자전거를 타는 것은 내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는 것과 같으며, 내 발에 맞지 않는 신발을 신고 있는 것이다.

앞서 발의 소중한 의미를 설명했듯이 발의 균형이 올바르지 않으면 페달링에 그대로 영향을 준다. 그래서 클릿(cleat)의 위치를 바로잡는 노력도 중요하지만 그 이전에 발의 균형을 올바르게 잡아줘야 한다.

필자도 20년 전 본지 기자의 추천으로 서울의 한 병원에서 발 검사와 함께 커스텀 인솔(Insole, 일명 깔창)을 제작한 적이 있다. 당시 필자를 가장 힘들게 했던 것이 무릎통증이었다. 검사 결과 오른발이 무너져 균형을 잃은 상태라는 것이다. 아마 당시 수동변속기 차량을 장시간 몰아서 그랬는지 아니면 의사가 지적한대로 평상시 자세 때문이었는지(습관적인 짝다리, 책상다리 등)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 몸의 균형이 흐트러졌고 이런 상태로 자전거를 과하게 타려고 힘을 쓰다 보니 통증이 생겼다는 진단이었다.

인솔 제작 후 적응시간을 거치고 몸의 균형이 잡히는 듯했다. 일단 그 인솔을 평상시 신는 신발에 넣고 다녀보고 자전거 탈 때는 클릿슈즈에 넣어 타보았다.

통증은 거의 사라지고 이전보다 힘이 붙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당시 폴라(Polar)의 심박계와 파워미터를 통해 젖산역치의 임계값이 올라간 기록이 있다(오래된 자료라 찾지 못해 아쉽다). 당시 특히 눈에 띄었던 것은 고정 롤러에서 평소 최고시속을 뛰어넘었다는 것이다. 지구력은 물론 순발력에도 영향을 준 것이 확실했다.

인솔을 바꿔 발이 변함을 경험했고 2개월 뒤 재검사를 통해 발의 아치나 좌우균형이 거의 정상이 된 것을 확인했다.

오래된 커스텀 인솔이지만 가끔 사용해보면서 어떤 차이가 나는지 살피곤 했다. 하지만 이미 필자의 발도 변했기에 이전의 커스텀 인솔은 의미가 없다. 새롭게 커스텀 인솔을 맞춰야 할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이다)

오래된 커스텀 인솔을 빼고 병원의 소개를 받아 다른 인솔을 사용해보았다. 지금 소개할 시다스(SIDAS) 인솔이다.

	컴퓨터로 분석한, 두 발에 가해지는 압력 분포. 좌우 발이 균등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컴퓨터로 분석한, 두 발에 가해지는 압력 분포. 좌우 발이 균등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시다스(SIDAS) 커스텀 인솔

필자의 커스텀 인솔 경험은 매우 소중했다. 적지 않은 비용이었지만 지금 생각해도 그만큼 또는 그 이상의 값어치가 있는 솔루션이었다.

인솔의 중요함이 지금 새삼 떠오르는 것은 아니다. 이미 오래전부터 ‘발’에 대한 연구는 진행되어 왔고 일상생활에서의 편안함은 물론 스포츠경기에서 간발의 차이를 만들어내는 효과까지 보여주고 있다. 스포츠계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인솔의 효과를 인정받아온 터라 승부의 세계에서는 아주 치밀하게 인솔을 사용하고 있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운동종목 대표팀 선수들이 인솔을 통해 경기력 향상에 도움을 받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고가라는 문턱에 일반인들은 그냥 아프면 아픈 대로 넘어가기 때문에 접근이 어려웠다. 시다스(SIDAS)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인솔 전문회사이면서 커스텀 인솔의 대중화를 이끌어낸 업체로 주목받고 있다.

스키를 즐기는 마니아라면 부츠로 인한 발의 통증과 편안함의 극과 극을 경험해 봤을 것이다. 시다스도 이 스키부츠의 인솔에서부터 시작했다고 한다.

	커스텀 인솔 제작을 위해 발을 측정하는 모습
커스텀 인솔 제작을 위해 발을 측정하는 모습
시다스는 프랑스에 본사를 둔 회사로 창업자인 로익 데이빗(Loic David)은 스키부츠 사업을 하고 있었고 어느 날 하와이 해변을 거닐다가 백사장위에 사람들이 남기고간 발자국을 유심히 관찰해보니 어느 하나 같은 발자국이 없었다. 이에 영감을 받아 개인 맞춤형 인솔을 착안했고 그 즉시 부엌으로 달려가 제빵기를 이용해 첫 커스텀 인솔을 만들었다. 보다 정교하고 정확한 인솔 개발을 위해 의학 전문가를 연구에 참여시키고 수많은 스포츠선수들을 통해 인솔의 효과를 입증하는데 성공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스포츠 분야에 접근하며 ‘발’ 전문 의료브랜드까지 만들어 의학적, 과학적 입증에 한 걸음씩 다가서고 있다.

	시다스(SIDAS)의 커스텀 인솔 제품
시다스(SIDAS)의 커스텀 인솔 제품
필자가 20년 전에 커스텀 인솔을 맞출 때 80만 원 정도 했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마저 인솔을 국내에서 만드는 곳이 없어 해외에서 만들어 수입하느라 한 달을 기다렸다. 지금은 그 자리에서 측정하고 직접 만들어줘 변화를 즉시 감지할 수 있다. 가격은 고급 클릿슈즈 한 켤레 정도로 내려가 이전보다 문턱이 크게 낮아졌다.

보다 정교한 측정장비와 본사의 데이터지원을 통해 측정자 본인에게 가장 잘 맞는 인솔을 만들어낸다. 물론 이 모든 과정은 장기간 전문교육을 받은 피터(Fitter)에 의해 이뤄진다. 자전거 피팅도 기계적인 피팅을 바탕으로 측정을 하고, 피터의 경험과 관찰을 통해 나머지를 완성하듯 커스텀 인솔도 전문 피터에 의해 가감되어 완성된다.

상담을 통해 자신의 목적에 맞는 커스텀 인솔을 만들어내는 과정은 다음호에서 자세히 소개한다. 아울러 앞으로 보다 깊이 있게 전개될 자전거 신발과 클릿 피팅에 이어 전체적인 바이크 피팅을 다룰 계획이다.


	발 관리는 피팅의 가장 기본이다

글·사진 이득희(사이클링 연구소장) 0507-1307-0797 www.doogys.co.kr
제공 자전거생활
출처
바이크조선
발행
2021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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