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 놀고 달려라… 재즈가 흐르는 이곳에서

권승준 기자 이

입력 : 2014.09.30 02:59 | 수정 : 2014.09.30 11:09

[자전거 천국의 섬, 자라]

북한강 자전거 길
자라섬이 있는 경기 가평군의 가을은 귀뿐 아니라 눈과 몸이 즐겁다. 북한강 자전거 길은 자전거 마니아들 사이에서도 아름답기로 정평이 난 코스다. 가을바람을 맞으며 다리를 움직이면 어느새 자라섬에 도착해 있을 것이다./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벌 제공

가을의 자라섬엔 재즈 팬들만 찾아오는 게 아니다. 북한강변을 따라 펼쳐진 자전거 도로를 자주 찾는 라이더들이라면 한 번쯤은 자라섬에 들러보았을 것이다. 강촌역에서 가평역 사이 북한강변을 따라 달리는 코스는 자전거 도로가 잘 정비돼 있어 라이더들의 찬사를 받는 인기 코스다. 가평을 찾는 초보 라이더들도 쉽게 도전할 수 있는 코스를 소개한다. 강촌역에서 출발해 춘성대교→자라섬→가평읍내에 이르는 25㎞ 길이 구간이다. 초보자도 2시간 정도면 완주할 수 있다. 정직하게 두 다리만 움직이면 된다. 북한강변의 가을 풍광은 덤이다.

자전거 천국의 섬, 자라
강촌역 출발

서울의 라이더들이라면 강촌역까지 ITX 청춘열차를 이용할 것을 권한다. 자전거 거치석이 따로 있고, 4900원이면 청량리에서 강촌까지 갈 수 있다. 지하철로 간다면 주말에는 언제나 자전거를 휴대하고 탈 수 있는 경춘선, 중앙선, 경의선, 수인선을 이용하는 게 좋다.

강촌역으로 나오면 북한강 자전거길의 시작점을 알려주는 표지판이 보인다. 쭉 뻗은 도로를 타고 달리기 시작하면 곧 강바람이 반갑게 맞는다. 강뿐만 아니라 단풍으로 물든 가을 산의 능선, 철로를 따라 지나가는 기차 등 아기자기한 풍경도 강변도로 라이딩의 묘미다. 속도를 낼 필요도 없다. 급할 일이 없으니 그저 몸을 밀고 나가며 즐기면 그만이다.

춘성대교~자라섬

도로를 따라 달리다 보면 춘성대교가 나온다. 초보 라이더라면 여기서부터 경강교까지 구간이 힘에 부칠 수 있다. 오르막길이 이어지는 구간이 몇 차례 나오기 때문이다. 이럴 땐 목표가 있으면 다리에 힘을 주게 된다. 경강교에는 자전거 국토종주 인증 스탬프를 찍어주는 인증센터가 있다. 강촌 부근의 자전거 도로는 그늘이 별로 없기 때문에 맑은 가을 날씨라면 가벼운 탈수나 일사병 증세가 올 위험이 있다. 그럴 땐 그늘을 찾아 잠시 쉬면서 수분과 당분을 보충해주자.


자라섬~가평역


경강교를 건너면 자라섬은 금방이다. 곧바로 자라섬에 들어가는 것도 좋지만, 천천히 가평읍내를 돌아보는 것도 좋다. 자라섬에 들어가면 탁 트인 잔디밭이 눈에 들어오는데, 재즈 팬이라면 슬슬 마음이 설렌다. 자라섬은 동·서·남·중도(島) 등 4개의 섬으로 이뤄졌는데, '자라목이'라고 불리는 늪산과 마주 보고 있어 이런 이름이 붙었다. 먹을거리 장터도 이곳에 펼쳐져 있으니 라이딩으로 허기진 배를 채워도 좋다.

중급 이상의 라이더라면 거꾸로 가평에서 출발해 강촌까지 왕복하는 코스를 추천한다. 밤에 펼쳐질 재즈의 향연을 제대로 만끽하려면 무리는 금물이다. 라이딩 복장 그대로 페스티벌에 가는 것도 민망할 수 있으니 갈아입을 옷 정도는 미리 준비하는 것이 좋다. 초보자라면 라이딩에 나서기 전에 자전거 도로 안전수칙을 미리 숙지하고 가야 한다. 서울자전거 홈페이지(bike.seoul.go.kr) 참조.


볼거리·즐길 거리

재즈가 듣고 싶다. 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벌에 가고 싶다. 그런데 연인이, 배우자가, 아니면 아이가 재즈에 도통 관심이 없다. 그럴 때 사람의 마음을 여는 방법이 있다. 일단 가평으로 나들이를 떠나자고 유혹(?)해 보는 것이다.

가을의 청평호반 정경
가을의 청평호반 정경./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벌 제공

자라섬으로 가는 길에는 무엇보다 청평호(湖)가 있다. 가을이면 청평댐이 보이는 호반 도로를 따라 울긋불긋한 단풍이 펼쳐진다. 절경을 만끽하기 위해 당신이 할 일은 그저 도로를 따라 운전하는 것뿐이다.

좀 더 다양한 자연경관을 즐기고 싶다면 용추계곡이나 호명호수를 찾아가 보자. 가평군 가평읍 승안리에 있는 용추계곡은 가을에는 물빛이 홍(紅)색으로 변해 독특한 경관을 보여준다. 청평면의 호명산 자락에 있는 호명호수의 물빛은 쪽빛이다. 호수 위 팔각정에서 바라보면 하늘과 호수가 맞닿아 하늘 속을 거니는 기분이 느껴진다.

아침고요수목원
아침고요수목원도 가을 정취를 만끽할 수 있는 곳이다./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벌 제공

자라섬 가는 길에 있는 아침고요수목원을 들러보는 것도 좋다. 9월 중순부터 피는 쑥부쟁이 등 온갖 가을꽃들이 산책길을 수놓아 화사한 기분이 들게 해준다. 입장료는 어른 9000원, 중고생 6500원, 어린이 5500원. 문의 1544-6703

청평호가 내려다보이는 가평군 청평면 고성리 일대에 조성된 쁘띠 프랑스는 색다른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관광지다. 프랑스 남부 지방의 전원마을 분위기를 재현한 건물과 정원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프랑스의 각종 문화를 소개하는 갤러리, 호명산과 청평호가 한눈에 들어오는 전망대 등 즐길 거리가 많다. 어른 8000원, 중고생 6000원, 어린이 5000원. 문의(031)584-8200

프랑스 남부 지방의 전원 마을 분위기를 재현한 관광지 쁘띠 프랑스
프랑스 남부 지방의 전원 마을 분위기를 재현한 관광지 쁘띠 프랑스도 가을 정취를 만끽할 수 있는 곳이다./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벌 제공

자라섬에 있는 대형 실내온실 이화원도 즐거운 구경거리다. 이곳은 동서양의 화합을 테마로 만들어졌다. 이 때문에 브라질의 커피나무와 한국의 유자나무가 나란히 자라고 있다. 어른 3000원, 중고생 1500원, 어린이 1000원. 문의 (031)581-0228

게다가 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벌의 무대 중 일부가 이화원 정원에서 열린다. 가을 풍광에 마음이 열린 동반자들에게 자연스럽게 재즈를 들려줄 수 있는 기회다.



먹을거리

자라섬 재즈페스티벌 현장에 갖가지 음식을 파는 부스가 마련돼 있지만, 조금 시간을 내면 가평 일대의 맛집에서 허기를 채울 수도 있다. 11년째 가평을 지킨 페스티벌 사무국 직원들과 가평 주민들이 추천하는 맛집들을 소개한다.

송원막국수

송원막국수(사진)
는 가평에서 가장 유명한 막국수집이다. 국수 맛의 핵심인 면발은 메밀과 전분의 비율을 7대3으로 맞췄다. 양념장과 고춧가루, 참깨가루가 면에 얹혀 나오는데, 따로 나오는 육수를 부어가면서 매운맛을 조절해서 먹을 수 있다. 막국수 6000원, 곱빼기 7000원. 가평읍 읍내리 363-1. (031)582-1408

좀 더 두툼한 씹는 맛이 있는 면발을 원하면 가평의 명물 냉우동을 시도해보자. 땅콩 소스가 들어간 차가운 육수에 오징어 등 각종 해물과 야채가 들어가 있는 냉우동은 우동보다 중국식 냉면에 가까운 요리다. 가평의 웬만한 중국집에선 모두 냉우동을 메뉴에 갖추고 있다. 가격은 8000~9000원 사이다.

국수보다 든든한 밥이 좋다면 우렁촌의 우렁쌈밥이 딱이다. 우렁이가 푸짐하게 들어간 우렁쌈장을 한술 뜨고 함께 나온 제육볶음 한 점 올린 뒤 밥과 함께 쌈을 싸먹어 보자. 가평읍 읍내리 489-10. (031)582-9383

10월의 밤은 제법 쌀쌀하다. 이럴 때 국물 요리가 생각난다면 계량촌 부대찌개를 찾아가보자. 묵은 김치와 소시지, 햄을 넣고 얼큰하게 끓여냈을 뿐인데, 입속에서 도는 감칠맛의 여운이 진하다. 찌개 1인분 8000원. 가평읍 가화로 270. (031)582-4612
가평의 양대 두부요리집이라고 할 수 있는 양태봉 촌두부영월 순두부도 빼놓을 수 없는 맛집이다. 양태봉 촌두부는 백태콩을 사용해 고소한 맛에 집중했고, 영월 순두부는 들기름을 끼얹고 지글지글 주워 먹는 솥뚜껑 두부구이가 명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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