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와 함께하는 휴가-2

바이크조선

입력 : 2014.10.08 14:05 | 수정 : 2014.11.12 11:07

캠핑이 있는 자전거여행

“나만의 풍경 속에서 머물 수 있는,  진정한 ‘유람’이 가능해요”

본지에 ‘나만의 자전거길’을 연재하면서 국내의 다양한 자전거 길을 달린 김종성 씨. 김종성 씨는 자전거 캠핑을 통해 그동안 보지 못했던 것들을 만나고, 그 과정에서 자기 자신을 들여다보게 된다고 말한다


	자전거와 함께하는 휴가-2
- 자전거와 캠핑 각기 다른 두 가지를 어떻게 해서 함께 하게 되셨나요?

“남한강과 섬진강, 멀리는 제주도를 자전거로 여행한 적이 있었어요. 숙소로 찜질방이나 모텔을 이용했는데, 강변이나 바닷가 해송 숲에서 텐트를 치고 하룻밤을 보내면 참 좋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인터넷 카페를 보니 자전거 캠핑 여행을 즐기는 라이더들이 있어 그들의 여행기도 읽고 때론 이것저것 문의를 하면서 관심을 가지게 되었어요.”

	난생 처음 강력한 바람에 폴대를 거두고 텐트를 이불 삼아  덮고 잤던 제주 모구리오름 야영장
난생 처음 강력한 바람에 폴대를 거두고 텐트를 이불 삼아 덮고 잤던 제주 모구리오름 야영장
- 자전거로 캠핑을 할 때 가장 좋은 점은 무엇인가요?

“자전거 여행이 한결 여유로워져요. 야영장비와 취사도구가 있으니 잠자리와 식사에 크게 얽매이지 않아도 되요. 그러다보니 여행비용도 적게 들고 특히 정해진 캠핑장 외에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풍경이 펼쳐진 소울 플레이스(Soul Place)에서 잊지 못할 야영을 할 수도 있지요. 더위를 식혀줄 바람과 그늘이 있는 마을 정자는 자전거 여행자에게 천국이 되기도 하고, 물마시며 휴식도 취할 겸 잠시 즐기는 낮잠은 꿀같이 달콤한 추억으로 남죠. 굳이 속도에 집착하지 않는다면 그야말로 ‘자전거 유람’을 할 수 있어요.” 

- 반대로 자전거로 캠핑을 할 때 가장 힘든 점은 무엇인가요?

“시원한 에어컨, 편안한 침대가 간절해지죠. 모든 것이 쾌적하고 편리한 도시에서 살다가 자전거 캠핑 여행을 떠나면 여러 가지로 불편합니다. 주로 이맘 때 자전거 캠핑을 많이 가게 되는데, 뜨거운 햇살과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마구 쏟아지는 소나기는 여행자를 시험에 들게 하고 때론 캠핑을 포기하게도 합니다. 그런 자연 현상을 고난으로 여기지 말고 햇볕과 비마저도 추억이라며 즐기고자 하는 긍정적인 의지가 필요합니다.”

	마을 정자에서 야영을 할 때는 마을회관에 가서 허락을 구하는 게 좋다
마을 정자에서 야영을 할 때는 마을회관에 가서 허락을 구하는 게 좋다

- 생각지도 못했던 일, 특별한 에피소드가 있으신가요?

“유목민처럼 자전거에 집 한 채를 싣고 다니는 캠핑 여행이다 보니 재미있고 기억에 오래 남는 풍경과 에피소드가 많습니다. 지난 5월 연휴 때 제주도 동부 중산간지대의 모구리오름에 있는 모구리 야영장으로 자전거 캠핑 여행을 갔어요. 제주 오름에서의 야영, 참 좋았는데 둘째 날 밤에 불어오는 바람이 정말 장난이 아니더군요. 그런 바람은 난생 처음 맞아 보았어요. 텐트가 날아갈까, 폴대가 부러질까 전전긍긍하며 새벽녘까지 텐트를 붙잡고 견디다 한 가지 묘안이 떠오르더군요. 텐트 폴대를 모두 빼서 접고 ‘비박’하듯이 텐트를 이불처럼 덮고 잤어요. 다음날 아침 널브러진 텐트 속에서 제가 고개를 쑥 들고 나오자 오토캠핑 하러온 사람들이 깜짝 놀라더군요. 일어나 야영장을 둘러보니 폴대가 부러진 텐트가 여러 동 이었어요.”

- 자전거 캠핑을 다니면서 가장 좋았던 곳은 어딘가요?

“얼마 전에 섬진강변에도 자전거길이 생겨났어요. 그 길 가운데 상류코스인 곡성에서 섬진강댐이 있는 임실까지의 자전거 길은 아름다운 자연과 정다운 시골마을 풍경이 있어 가본 사람들이면 다들 좋아하는 곳입니다. 작년 여름에 이 길을 달리다가 엄청난 소나기를 만났어요. 내리붓는 비를 피해 간 곳이 임실의 섬진강변 마을인 ‘구담마을’입니다. 버스도 안다니고 가게 하나 없는 오지마을이지만 다행히도 마을까지 자전거길이 나있어요. 이 마을엔 아름다운 강 풍경과 당산 숲까지 품은 보기 드문 넉넉한 정자가 있어서 이곳에서 하룻밤 야영을 했어요. 돌돌돌~ 섬진강 소리, 풀벌레 소리, 개구리 소리를 자장가 삼아 잠들었던 잊지 못할 마을 정자였답니다. 바로 옆에 깨끗한 화장실도 있어서 더욱 좋았어요. 후일 알고 보니 풍광이 너무 좋아 <아름다운 시절>이라는 영화의 배경으로도 나왔던 곳이더군요.”

- 자전거 캠핑 시 초보자들이 유의해야 할 점은 무엇인가요?

“우리나라는 자연휴양림을 비롯해 전국에 400개가 넘는 캠핑장이 있어서 초보자들도 자전거 캠핑에 큰 어려움은 없어요. 하지만 가끔, 자전거여행을 하다가 여러 이유로 예정된 캠핑장 외에 다른 곳에서 야영을 하게 될 때가 있어요. 숲, 강변, 바닷가, 마을 정자, 동네 체육공원 등등이 그런 곳이죠. 마을 정자에서 야영을 하게 될 때는 가까이에 있는 마을회관에 가서 동네 어르신들에게 예의를 갖춰 미리 허락을 구하는 게 여러모로 좋고요. 겉으론 야영하기에 좋아 보이는 기차역 앞마당이나 그늘 시원한 고가도로 밑은 캠핑하지 말아야 해요. 밤새도록 기차와 트럭이 쇳소리를 내며 지나간답니다. 기본적인 정비, 펑크 정도는 미리 연습을 해두세요. 수리용품만 준비하고 실제 펑크 수리를 해보지 않고 떠났다가 여행 중에 펑크가 나면 크게 당황하게 됩니다.”


	장거리 여행일 때는 트레일러도 많이 이용된다
장거리 여행일 때는 트레일러도 많이 이용된다
- 꼭 가지고 다니면 좋을 준비물이 있다면 추천해주세요.

“물티슈 한 봉은 필요합니다. 식사 전 손 닦기, 화장실에서, 간단한 세척 등등 쓸데가 많아요. 개인적으로는 베개가 달린 자충식 매트가 가볍고 유용한 것 같습니다.”

	조성된 캠핑장 외에도 작은 공간만 있으면 야영이 가능한 자전거 캠핑
조성된 캠핑장 외에도 작은 공간만 있으면 야영이 가능한 자전거 캠핑

- 자전거 캠핑을 떠나는 분들에게 한 마디 남겨주세요.

“자전거 캠핑여행은 새로운 것을 보며 사람을 만나고, 자연과 스치며 긍정적인 힘을 얻는 시간이기도 하지만, 여정 속에서 나 자신과 만날 수 있는 의미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 좋아요. 도시의 삶은 나 자신과 마주할 시간을 좀처럼 허락하지 않지요. '먹고 사느라' 바쁜 일상의 삶에 매몰되고 방치되었던 내 안의 나와 오롯이 마주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것, 자전거 캠핑여행의 또 다른 매력이 아닐까 싶네요.”

한눈에 살펴보는 여행 캠핑용 자전거 & 용품

‘기술과 경험을 뛰어넘는 것은 뛰어난 장비.’ 우스갯소리지만 좋은 장비는 좋은 결과를 만드는데 일조하는 것은 분명하다. 더 즐거운 자전거 캠핑을 위해 도움 될 만한 자전거와 용품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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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팔란치아 700C 라이더

700C 라이더는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해 장시간 라이딩에서도 손목과 어깨의 피로를 덜어주는 멀티바와 앞뒤로 패니어 부착이 가능한 랙이 기본적으로 달려 있는 투어링바이크다. 알루미늄 프레임으로 안정성과 경량성을 확보하고, 변속이 쉬운 시마노 원터치 변속기(3×8)를 사용했다. 앞뒤 휠 모두 빗길이나 흙길에서 유용한 펜더가 장착되어있는 것도 강점.
삼천리자전거㈜ 02-2671-3000 www.samchu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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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언트 그레이트 져니1

자이언트의 ALUXX-Grade 기술로 가볍고 높은 강성의 알루미늄 프레임을 사용하는 그레이트 져니1은 포크는 탄성이 좋은 크롬몰리로 제작해 승차감을 배려했다. 구동계는 시마노 소라 그룹세트를 사용하며 기본 장착된 랙의 제한 하중은 20㎏, 패니어마다 3㎏의 적재가 가능하다. 48×36×23의 크랭크와 11-32T의 카세트가 만들어내는 총 27단의 기어비로 다양한 코스를 달릴 수 있다.
자이언트코리아 02-463-7171 www.giant-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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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캇 스포츠스터 시리즈

스캇 스포츠스터 시리즈는 도심의 교통수단은 물론 장거리 투어에 적합한 승차감과 편리함을 강조한 모델이다. 넉넉한 스탠드 오버를 제공하는 지오메트리와 프레임의 아일렛은 짐받이와 펜더 시스템을 장착할 수 있어 무거운 짐을 효과적으로 옮기고 흙이나 물이 튀는 것을 막아준다. 서스펜션 포크는 거친 노면에서도 안정감을 선사한다.
㈜스캇노스아시아 1544-3603 www.scott-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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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넬리 호보

사이클로크로스 바이크와 투어링바이크의 장점을 섞은 치넬리 호보는 명성 높은 콜럼버스의 크롬몰리 튜브를 트리플버티드 가공해 우수한 주행성을 자랑한다. 펜더와 랙이 기본으로 장착되어 있으며 최대 58㎏의 짐을 적재할 수 있다. 프레임의 안과 밖을 모두 표면처리해서 부식에 강하다. 프레임과 휠 간의 공간이 넓어 펜더를 장착한 상태에서도 최대폭 40㎜(1.6인치)의 타이어를 장착할 수 있어 다양한 코스를 달릴 수 있는 것도 강점이다.
㈜코메트바이시클 031-795-8357 www.trigo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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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 킹스크로스

화이트의 킹스크로스는 사이클로크로스는 물론 투어링으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6061 알루미늄 합금을 트리플버티드 가공한 프레임은 달리기 성능을 더욱 높여주며, 디스크브레이크를 사용해 제동력도 뛰어나다. 패니어 장착을 위한 랙 홀도 마련되어 있다. 단기간의 캠핑이나 속도감 있는 투어링을 원하는 이들에게 적합하다.
㈜블루레포츠 031-793-4038 www.bluele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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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트라휠 보이저 솔로 트레일러

보이저 솔로 트레일러는 리어 랙을 장착할 수 없는 풀서스펜션 자전거에 적합한 트레일러다. 조립 분해가 간편하며 프레임에 짐의 무게로 인한 수직 부하를 주지 않아 주행 성능을 높일 수 있다. 포장, 비포장도로 상관없이 사용 가능한 것도 특징. 여타의 트레일러보다 폭이 좁아 비좁은 곳도 지나기 수월하며 90도까지 회전하는 바퀴는 회전반경이 작아 조향성도 탁월하다.
오디벨로 02-2045-7037 odvel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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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리 노마드 카고 트레일러

트레일러 전문 브랜드 벌리의 노마드 카고 트레일러는 유목민(노마드)에서 영감을 얻어 제작된 트레일러다. 82.3×67.9×57.9㎝의 넓은 적재공간은 105리터의 넉넉한 수납공간을 제공한다. 날씨의 영향을 받지 않는 웨더프루프 커버를 사용해 다양한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휠 사이즈는 16인치, 트레일러 자체 무게는 6.7㎏, 최대 적재무게는 45.4㎏이다.
㈜코메트바이시클 031-795-8357 www.trigo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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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스캠프 툴

에이스 캠프 캠핑 툴은 캠핑에서 흔히 할 수 있는 작업에 유용하다. 사용이 편리한 서바이벌 와이어 톱과 배수로를 만들 수 있는 접이식 삽, 불을 지피기 위한 장작을 팰 수 있는 도끼 3가지로 구성된다. 스테인리스 스틸로 제작되어 가볍고 부식에 강한 것이 특징. 전체적으로 부피도 작아 이동과 보관이 편리한 것도 장점이다.
㈜알팩닷컴 02-2659-1711 www.rp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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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운트리버 패니어 가방 TPU P300

국산 패니어 제작 업체인 마운트리버의 TPU P300&400은 나일론 420D 원단의 앞뒤 양면을 모두 TPU 코팅한 뒤 재봉이 아닌 원단과 원단의 접합으로 방수성과 내구성을 확보했다. 30리터 사이즈(P300)와 40리터 사이즈(P400) 2개의 제품군으로 출시되며 색상은 블랙, 레드, 옐로 3가지.
㈜하이비프리 070-8757-5000 www.mountriv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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툴레 팩 엔 페달 투어 랙 & 어드벤처 패니어

패니어를 달기 위한 팩 앤 페달 투어 랙은 랙 홀이 없어도 자전거 프레임에 벨트 방식으로 고정, 랙을 설치할 수 있다. 최대 25㎏의 무게를 고정할 수 있고 프레임 모양에도 제한을  받지 않아 활용성이 높다. 다양한 용품을 보관할 수 있는 패니어는 큰 수납공간에 간편한 스트링 탈착 방식을 지녔다.
㈜나눅스네트웍스 055-310-2920 www.tlkor.com

유용한 tip  자전거 캠핑, 이쯤은 알고 떠나자

대중교통과의 연계, 점프

자전거 캠핑이라고 해서 꼭 자전거로만 이동할 필요는 없다. 목적지 부근까지 고속버스, 열차 등의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카페칸이 마련된 무궁화호의 경우 자전거 거치대가 마련되어 있으며 코레일 누리집을 이용할 경우 예약시 자전거 거치대 사용가능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단,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자전거와 캠핑 용품의 부피가 불편을 초래하지 않을지 미리 파악하는 센스가 필요하다. 최근에는 트레일러에 미니벨로를 넣고 제주도로 날아가 섬을 일주하는 이들도 많다. 
불상사에 대비하라, 자가 정비

자전거캠핑은 장거리 라이딩인 경우가 많다. 낯선 곳을 자주 달리게 되는 자전거캠핑의 특성 상 혹시 있을지 모를 사고에 대비해 자전거 정비에 대한 기초지식은 갖춰두는 것이 좋다. 펑크에 대비해 펌프와 타이어 레버, 펑크패치는 물론 체인 트러블에 대비한 여분의 체인 마디와 체인링크를 챙기고, 미리 사용법을 연습해 둔다. 패니어를 달아 자전거가 무거워지면 체인이 끊어지기 쉬워진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안전

어떠한 여행이라도 안전보다 중요할 수는 없다. 여행에 필요한 구급약과 상비약은 항상 챙기고, 사전에 코스와 캠핑지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숙지한다. 또한 코스에 자동차와 함께 달려야 할 구간이 있을 경우, 자동차 운전자의 행태를 예상하며 도로에서도 안전하게 달릴 수 있는 라이딩 능력을 갖춘다.

이동복 기자
사진 임성수 팀장, 이동복 기자
제공 자전거생활
출처 바이크조선
취재협조, 사진제공 ㈜나눅스네트윅스 www.nnxsports.com 055-310-2920, 네이버 카페 ‘자전거로 여행하는 사람들’(cafe.naver.com/biketravelers)
발행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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