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고(Retro)와 모던(Modern)이 공존하는 디자인

바이크조선

입력 : 2015.01.15 16:23

아름다운 전기자전거

몇몇의 예쁜 전기자전거는 소량만 생산되는 경우가 있다. 이런 모델들은 모터쇼에서 봄직한 콘셉트 자동차처럼 특별함을 지니는데, 아주 가볍거나 혹은 비범한 성능, 독특한 모양을 자랑한다. 즉 대량생산을 통해 손익분기점을 넘어야 하는 일반 자전거와는 다른 성격을 갖는다. 하지만 이렇게 특별한 자전거의 약점이라면 바로 가격이다. 희소성 때문에 국내에는 판매되지 않는 것이 안타깝지만 다양한 매체로 만날 수는 있다

복고(Retro)와 모던(Modern)이 공존하는 디자인
복고(Retro)와 모던(Modern)이 공존하는 디자인

이탈리아 레트로 디자인의 정수를 보여주다

싸이크노(Cykno)는 전기자전거 프로젝트의 하나로 엔지니어 브루노 그레피(Bruno Greppi)와 디자이너 루카 스코펠(Luca Scopel)의 작품이다. 이 복고풍 디자인의 전기자전거에 한 명의 사진작가가 더 참여해 더 아름다운 이미지를 담는다. 사진작가의 이름은 마르코 크레이그(Marco Craig)이며 모두 이탈리아 사람들이다. 제작에 있어서는 이탈리아 장인이 한 땀 한 땀 정성껏 만든 느낌을 준다.

카본 프레임과 최고급 가죽으로 마무리한 이들 전기자전거는 기존의 모델이 갖고 있던 통념을 깨버린다. 복고풍 디자인은 파티나 예식장에 타고 갈 수 있을 정도로 품격이 높다. 전기자전거가 갖는 친환경적인 이미지를 세 이탈리아인은 이렇게도 신선하게 표현했다.

<b>싸이크노 전기자전거</b><br><br>엔지니어와 디자이너, 사진작가가 만나 창조한 복고풍 전기자전거다. 이처럼 전기자전거는 각기 다른 분야의 전문가들이 만나는 계기가 되고 있다. 이탈리아가 만들면 전기자전거도 이탈리아의 패션과 디자인 냄새가 난다. 출처. www.cykno.com
싸이크노 전기자전거

엔지니어와 디자이너, 사진작가가 만나 창조한 복고풍 전기자전거다. 이처럼 전기자전거는 각기 다른 분야의 전문가들이 만나는 계기가 되고 있다. 이탈리아가 만들면 전기자전거도 이탈리아의 패션과 디자인 냄새가 난다. 출처. www.cykno.com

전기자전거는 250와트와 500와트 모터 중에 선택할 수 있으며 센터드라이브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무게는 26㎏이고 360Wh 용량의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다. 정교한 가죽 공예는 배터리와 모터 같은 전동시스템을 보이지 않게 잘 감싸 전체적으로 전기자전거의 모습과 조화를 이룬다. 싸이크노의 본사는 패션과 디자인의 도시 밀라노에 있다.

복고(Retro)와 모던(Modern)이 공존하는 디자인

영국 정통 스포츠카의 정신을 담은 케터햄 전기자전거

대표적인 모터스포츠인 포뮬러원(F1)의 팬이라면 캐터햄(Caterham)이란 이름이 낯설지 않을 것이다. 영국의 F1팀 이름이기도 하면서 스포츠카를 제작하는 캐터햄은 전통의 모터스포츠 기업이다. 캐터햄은 F1 머신과 트랙 경기용 스포츠카의 정신을 전기자전거에 담고자 노력했고 그 결과물로 두 가지 전기자전거를 선보였다. 클래식 이바이크(Classic E-Bike)와 카본 이바이크(Carbon E-Bike)이다.

<b>캐터햄 F1 자동차와 전기자전거</b><br><br>포뮬러원 팀으로 유명한 영국의 캐터햄은 F1 레이싱의 혈통을 물려받은 전기자전거를 출시했다. F1 레이싱 머신처럼 엄청난 속도를 자랑하지는 않지만, 적어도 컬러와 디자인을 물려받아 시선을 끌기엔 충분하다. 첫 번째 모델의 이름이 클래식 이바이크이고 두 번째가 카본 이바이크이다. 출처. www.caterhambikes.com
캐터햄 F1 자동차와 전기자전거

포뮬러원 팀으로 유명한 영국의 캐터햄은 F1 레이싱의 혈통을 물려받은 전기자전거를 출시했다. F1 레이싱 머신처럼 엄청난 속도를 자랑하지는 않지만, 적어도 컬러와 디자인을 물려받아 시선을 끌기엔 충분하다. 첫 번째 모델의 이름이 클래식 이바이크이고 두 번째가 카본 이바이크이다. 출처. www.caterhambikes.com

첫째로 클래식 이바이크의 컬러는 영국의 모터스포츠를 상징하는 컬러인 옐로, 화이트, 그린을 속도감 있게 조합했다. 실린더를 형상화한 구조물 안에는 250와트 전기모터와 배터리가 내장되어 있다. 토크센서에 의한 센터드라이브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오토바이라면 연료탱크가 위치할 자리에 캐터햄의 공격적인 로고가 새겨져 있고, 연료 대신 작은 사물함 기능을 한다. 뒷바퀴에는 시마노 넥서스 3단 내장기어를 탑재하고 있다.

둘째로 카본 이바이크의 생김새는 오프로드 주행을 목적으로 한 것처럼 보인다. 이 전기자전거 소재는 대부분 F1 머신의 재료를 사용하고 있다. 두꺼운 카본파이버 포크, 알루미늄과 카본으로 제작된 프레임, 알루미늄 리어쇽(Rear Shock) 등은 범상치 않은 포스를 풍긴다. 시마노 넥서스 8단 내장기어를 후륜에 장착하고 있다. LED 스크린을 제공하는 계기판은 주행속도와 주행가능 거리, 배터리 충전상태 등의 정보를 제공한다. 캐터햄 전기자전거는 2013년 11월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국제 모터사이클 전시회에서 데뷔해 올해부터 3가지 사이즈로 구입이 가능하다고 한다.

복고(Retro)와 모던(Modern)이 공존하는 디자인

이보다 더 단순한 모양의 전기자전거는 없다

이탈리아 볼차노(Bolzano)에 위치한 레아오스(Leaos)는 신생 전기자전거 회사다. 이들은 2013년 레아오스라는 전기자전거를 선보이는데 풀 카본으로 만든 프레임과 독특한 생김새는 세계의 전기자전거 마니아들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했다.

먼저 이 전기자전거의 프레임은 화살촉 모양을 하고 있다. 시트스테이가 없기 때문에 이러한 모양이 가능했다. 전동 모터, 배터리, 체인, 각종 케이블까지도 카본 프레임 안으로 숨겨서 깔끔함을 더했다. 이 전기자전거에 사용된 직선들은 전기자전거라는 주제만 남기고 나머지 요소는 모두 제거해버린 미니멀리즘을 표방한다.

<b>체인스테이가 없는 전기자전거 레아오스</b><br><br>독특한 모양의 전기자전거 레아오스는 이탈리아 볼차노에 위치한 동명의 회사 제품이다. 프레임 안에 전동 모터, 배터리, 각종 케이블을 깔끔하게 숨기고 있어서 그 독특한 모양은 더욱 빛이 난다. 700만 원대로 비교적 고가지만 2013년 생산량은 모두 팔려나갔다고 한다. 출처. www.leaos.com
체인스테이가 없는 전기자전거 레아오스

독특한 모양의 전기자전거 레아오스는 이탈리아 볼차노에 위치한 동명의 회사 제품이다. 프레임 안에 전동 모터, 배터리, 각종 케이블을 깔끔하게 숨기고 있어서 그 독특한 모양은 더욱 빛이 난다. 700만 원대로 비교적 고가지만 2013년 생산량은 모두 팔려나갔다고 한다. 출처. www.leaos.com

프레임이 구동에 필요한 요소들을 모두 감싸고 있기 때문에 오염으로부터 보호되고 외부요소에 의한 오작동의 가능성도 제거한다. 이는 구조물이 외판으로 둘러싸인 자동차에서나 볼 수 있는 메커니즘인데, 레아오스는 자전거에서도 같은 모습을 보여준다. 프레임 구조가 곧 외판이 되는 자전거에서는 이를 구현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이들의 노력을 높이 사고 싶다.

센터드라이브 방식이고, 오스트리아의 MPF 제품을 심장으로 채택했다. 배터리는 374Wh 리튬이온 타입이다. 면허와 보험등록이 필요 없는 시속 25㎞ 모델과 이 두 가지가 필요한 시속 45㎞ 모델이 준비되어 있다. 가격은 4980유로로 약 716만원이다. 다소 비싼 편이지만 2013 모델은 모두 팔릴 정도로 인기가 있었다고 한다. 무게는 19㎏이며 시마노 알피네 내장 8단을 장착하고 있다.

기술에 대한 숭배를 담은 독일의 전기자전거

작년 이 연재에서 1억 원이 넘는 전기자전거인 피지바이크(PG bike)의 블랙테일(Blacktail)을 소개한 적이 있다. 할리우드 무비스타인 올란도 블룸과 팝스타인 레이디 가가가 선택한 전기자전거여서 더욱 주목을 받았다. 높은 가격에 걸맞는 고성능을 지니고 있어서 많은 사람들에게 호기심의 대상이었다.

그런 피지바이크가 새로운 모델을 내놓았다. 기존의 블랙테일을 뛰어넘는 블랙테일2는 시속 100㎞의 속도를 자랑하며 정지 상태에서 출발해 5초 안에 시속 100㎞에 도달해 웬만한 고성능 스포츠카를 능가한다. 주행거리 또한 시속 50㎞로 주행할 경우 200㎞에 달하며 시속 100㎞로 달려도 100㎞를 달릴 수 있다. 마력으로 환산하면 9.5마력의 힘을 낸다고 한다.

<b>독일의 기술로 탄생한 괴물 전기자전거 피지 바이크</b><br><br>피지바이크의 블랙테일2와 블랙블락2이다. 블랙테일2는 1억원이 넘는 가격으로 블랙테일1에 이어서 세상에서 가장 비싼 전기자전거의 기록을 갈아치운다. 블랙블락2는 피지바이크의 보급형 모델로 상대적으로 저렴하지만 800만원이 넘는 가격은 여전히 부담스럽다. 블랙테일2는 가격에 걸맞는 첨단 기능과 성능으로 무장하고 있는 괴물 전기자전거다. 출처. www.pg.de
독일의 기술로 탄생한 괴물 전기자전거 피지 바이크

피지바이크의 블랙테일2와 블랙블락2이다. 블랙테일2는 1억원이 넘는 가격으로 블랙테일1에 이어서 세상에서 가장 비싼 전기자전거의 기록을 갈아치운다. 블랙블락2는 피지바이크의 보급형 모델로 상대적으로 저렴하지만 800만원이 넘는 가격은 여전히 부담스럽다. 블랙테일2는 가격에 걸맞는 첨단 기능과 성능으로 무장하고 있는 괴물 전기자전거다. 출처. www.pg.de

블랙테일2는 전·후륜에 서스펜션을 채택하고 있다. 전륜의 트래블은 100㎜이고 후륜은 70㎜이다. 프레임은 카본과 티타늄으로 이뤄졌고 무게는 46㎏이다. 블랙테일2의 가격은 10만 유로로 약 1억4천만원이며 667대만 한정 생산될 예정이다.

피지바이크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모델도 내놓고 있는데 이름은 블랙블락2이다. 전륜과 후륜에 각각 250와트의 모터를 장착하고 있어서 합치면 500와트의 힘을 내고 자동차로 보면 4륜구동의 효과를 낸다. 클래식 디자인이 돋보이고 주문자가 부품의 컬러를 지정할 수 있는 웹사이트를 따로 운영하고 있다. 시속 25㎞ 모델과 45㎞ 모델이 있다. 블랙블락2의 가격은 6000유로로 약 863만원이다.

마치며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전기자전거는 다양한 분야가 만나는 장이 되었다. 첨단 기술과 예술, 환경과 공학이 만나는 자리에 전기자전거가 있다. 예전에는 크게 관심을 받지 못했던 전기자전거로 인해 서로 다른 분야의 사람들이 패기와 열정으로 뭉쳐 함께 일한다. 이러한 시대적인 움직임을 정작 우리 주변에서는 아직 찾아보기 힘들지만 조만간 우리에게도 찾아올 것이라고 기대해본다.

전기자전거는 단순히 자전거에 모터를 단 것으로 끝나지 않고 그 이상의 의미를 갖기 시작했다.

복고(Retro)와 모던(Modern)이 공존하는 디자인

주상권
· 홍익대학교 시각디자인과 석사
· 2008 ㈜스피자 디자인총괄 담당이사, 아비아브 브랜드 매니저
· 2008 인덕대학교 시각디자인과 겸임교수
· 2009 지식경제부 과제 <카본복합재를 이용한 초경량 접이식 자전거 제작> 연구원
· 2009 문화체육관광부 과제 <스포츠과학기반 고기능성 경기용 자전거 개발> 연구원
· 현 (주)명지 자전거사업부 차장
제공 자전거생활
출처 바이크조선
발행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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