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험은 모든 이의 인생을 바꿉니다. 끊임없이 도전하세요”

글·손수원 기자 이 사진·이경호 기자 이

입력 : 2015.10.22 10:20

모험 에세이집 <원 마일 클로저> 내고 강연 활동하는 제임스 후퍼

영국인 제임스 후퍼(James Hooper·28)는 우리나라에선 ‘비정상회담’이라는 TV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해 알려졌지만 영국을 비롯한 대외적으로는 ‘젊은 모험가’로 더 알려져 있다. ‘영국 최연소 에베레스트 등정’, ‘북극~남극 무동력 종단’ ‘2008년 내셔널지오그래픽이 뽑은 올해의 탐험가’, ‘영국왕립 지리학회 최연소 회원’ 등 화려한 타이틀을 가지고 있는 그는 최근 그의 모험과 도전의 이야기를 담은 <원 마일 클로저(One Mile Closer)>란 에세이집을 출간하고 각종 강연을 하고 있다.


	9월 10일 주한영국문화원 주최로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자신의 모험에 대한 강연을 하고 있는 제임스 후퍼.
9월 10일 주한영국문화원 주최로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자신의 모험에 대한 강연을 하고 있는 제임스 후퍼.

“제가 모험을 시작한 것은 고등학생인 16세 때부터였어요. 11세 때 만난 친구 롭 곤틀렛(Rob Gauntlett)과 사이클 클럽에 가입해 학교 주변을 탐험하기 시작했죠.”

제임스와 롭은 영국 북서부에서 나흘간의 자전거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기차 안에서 텐진 노르게이와 에드먼드 힐러리의 최초 에베레스트 등정 50주년에 관한 신문기사를 보게 된다.

“우리가 ‘최연소 에베레스트 등정자가 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했어요. 그리고 첫 해외원정으로 노르웨이를 택했죠. 피오르드협곡을 자전거로 지나는 모험은 끔찍했어요. 준비 없는 모험은 반드시 실패한다는 것을 깨달았죠.”

노르웨이의 실패를 거울삼아 이들은 몽블랑과 파키스탄 카라코룸 산맥의 스판틱(Spantik. 7,127m)을 올랐다.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해에는 네팔 아마다블람(6,812m) 정상에 섰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2006년, 제임스와 롭은 드디어 에베레스트 정상에 섰다. 19세, 영국 최연소 등정 기록이었다. 

“우리가 에베레스트를 등정할 줄은 아무도 몰랐었어요. 사실 우리는 어려운 일을 한 것이 아녜요. 처음부터 한 걸음씩 나간다는 것을 목표로 했죠. 작고 즐거운 모험들이 쌓여 큰 목표를 이룬 거죠.”

에베레스트 최연소 등정자가 된 후 이들은 2007년, 또 한 번의 모험에 나섰다.

“무언가 다시 한 번 ‘최초’를 이루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북극에서 남극까지 무동력으로 종단해 보자는 목표를 세웠어요.”

북극 그린란드에서 개썰매를 타고 출발한 이들은 요트를 타고 미국으로 가 자전거로 멕시코, 파타고니아, 칠레 등을 지났다. 그리고 다시 요트를 타고 남극에 도착했다. 13개월, 4만2,000km의 여정이었다. 하지만 2년 후 제임스는 롭을 잃었다.

“2009년 몽블랑에 갔어요. 롭은 경험이 부족한 다른 친구와 함께 먼저 정상을 향해 출발했는데 날씨가 너무 안 좋아졌어요. 저는 등정을 포기했죠. 롭이 돌아오지 않아 구조대를 찾아갔는데 롭과 다른 친구의 시체를 찾았다는 말을 들었죠.”

충격에 빠진 제임스는 더 이상 모험을 하지 않기로 하고 케임브리지 대학에 입학하려던 중 한국행을 결심, 경희대학교 지리학과에 입학했다.

한국에 와서도 제임스의 도전은 멈추지 않아 2011년 10월에는 제주도에서 서울에 이르는 570km 가량의 코스를 100시간 안에 무동력(마라톤, 조정, 자전거)으로 완주했다.

“탐험파트너였던 롭이 죽은 후 저 혼자 준비하고 행한 첫 도전이라는 데 의미가 있었어요. 내가 있는 어느 곳에서나 모험을 할 수 있다는 확신을 주었죠.”

그는 책 발간에 이어 9월 13~20일 전남 여수에서 서울 남산까지 약 1,000km에 달하는 거리를 자전거로 종단하는 ‘원 마일 클로저’ 캠페인을 벌였다. ‘원 마일 클로저’는 롭의 죽음을 기리고 이들의 모험정신을 나누기 위해 제임스가 만든 자전거 라이딩 기부 캠페인이다. 우리나라에서 개최된 ‘원 마일 클로저’는 2009년 영국(1,600km), 2012년 프랑스(1,500km), 2014년 체코(1,700km)에 이은 네 번째 캠페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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