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바이야, 자전거야? 팻바이크 인기몰이

진중언 기자 jinmir@chosun.com 이

입력 : 2015.11.01 13:57 | 수정 : 2015.11.03 17:56

“처음엔 오토바이가 지나가는 줄 알았죠. 그런데 사람이 페달을 밟더라고요. ‘저런 자전거도 있나’ 신기했죠.”

팻바이크를 타는 자전거 동호인이 늘고 있다. 팻바이크(fat bike)는 통상 타이어 폭이 3.8인치 이상인 광폭 바퀴를 장착한 자전거이다. 다시 말해 바퀴가 뚱뚱한(fat) 자전거(bike)란 뜻이다. 일종의 산악 자전거인데 커다란 바퀴 때문에 언뜻 보면 오토바이가 달리는 것처럼 보인다.


	거대한 바퀴를 단 팻바이크는 산길 등 험준한 도로를 달리기 위해 고안됐다. /에이모션 제공
거대한 바퀴를 단 팻바이크는 산길 등 험준한 도로를 달리기 위해 고안됐다. /에이모션 제공

팻바이크는 울퉁불퉁한 노면은 물론 설상(雪上)이나 사막 등에서도 잘 달리는 게 장점이다. 애초에 미국 알라스카 지역의 눈밭을 달리거나, 뉴멕시코의 사막을 횡단하는 등 탐험 목적으로 등장했다. 남극 대륙을 자전거로 탐험하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팻바이크를 이용한다.

국내에선 최근 자전거 동호인이 급속도로 늘면서 특이하고 눈에 띄는 자전거를 찾는 사람들이 팻바이크를 타기 시작했다. 한강 주변 자전거길이나 서울 도심에서 출퇴근용으로 팻바이크를 타고 다니는 사람이 심심찮게 눈에 띈다.


	올해 10월 '옥션' 팻바이크 판매는 1년 전보다 256%나 늘었다. /옥션 제공
올해 10월 '옥션' 팻바이크 판매는 1년 전보다 256%나 늘었다. /옥션 제공

이런 분위기에 맞춰 삼천리자전거, 알톤스포츠 등 국내 자전거 메이커들은 저마다 팻바이크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다. 자전거 제조업체 에이모션은 애초 러시아에 수출하던 팻바이크 브랜드 ‘우라노’를 한국인 체형에 맞게 개량해 국내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인터넷쇼핑몰 ‘옥션’에서는 10월 팻바이크 판매가 작년 같은 기간보다 256%나 증가했다.


	/에이모션 제공
/에이모션 제공

팻바이크는 원래 험준한 길을 달리기 위해 고안됐다. 폭이 넓고 커다란 바퀴는 진흙이나 모래에 잘 빠지지 않고, 뾰족한 돌이나 작은 못을 밟아도 펑크가 나지 않아 내구성이 좋다. 팻바이크의 단점은 무게이다. 시중에 판매되는 제품은 15~17㎏ 정도이다. 그러나 제조사마다 부품 경량화에 공을 들여 중저가 생활 자전거 정도의 무게인 팻바이크 출시가 줄을 잇고 있다. 그러나 “운동량이 더 많다”며 팻바이크를 선호하는 동호인도 많다.

MTB를 타다가 올해 봄 팻바이크를 장만한 직장인 한모(39)씨는 “타이어 폭이 넓어 잘 넘어지지 않아 안정적이고, 충격흡수가 뛰어나 승차감이 좋다”며 “속도를 내기는 힘들지만 핸들이 묵직해 오토바이 타는 기분이 난다”고 말했다.

  • Copyright ⓒ 조선일보 & 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