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달을 밟을 때마다 동해안 절경 스무고개가 지나갑니다”

글·손수원 기자 ad211004@chosun.com 이 사진·양수열 기자 yeul04@chosun.com 이 조선일보DB

입력 : 2016.05.23 13:14

2015년 열린 동해안 자전거길 고성~삼척 구간 242km
동해바다 보면서 달리는 길 절경이지만 차량통행, 길 안내 잘 살펴야


	동해안 자전거길은 도로와 임도, 나무데크 길 등을 이어 만들어 다양한 길을 달릴 수 있다. 8구간 심곡항~금진항 사이의 자전거 도로와 일출. 사진 한국관광공사 제공.
동해안 자전거길은 도로와 임도, 나무데크 길 등을 이어 만들어 다양한 길을 달릴 수 있다. 8구간 심곡항~금진항 사이의 자전거 도로와 일출. 사진 한국관광공사 제공.

‘호랑이 등뼈’ 7번국도는 동해안을 남북으로 잇는 주요 국도이자 낭만 드라이브 코스다. 이 길을 중심으로 해파랑길, 강릉 바우길, 블루로드 등 각종 걷기 길들이 곁가지를 치고 나란히 달린다. 여기에 지난해부터는 자전거길이 합세했다. 바로 ‘동해안 자전거길’이다.

동해안 자전거길은 고성 통일전망대에서 부산 낙동강 하구둑까지 동해안을 따르는 720km의 장거리 자전거 길이다. 그중 1차로 고성~삼척 구간 242km가 2015년 5월 9일 개통되었다. 이 길은 강원도 고성군~속초시~양양군~강릉시~동해시~삼척시의 해안을 따라 자전거를 타고 달릴 수 있다.

전국에 수많은 자전거길이 있지만 동해안 자전거길의 가장 큰 특징은 시종일관 바다를 옆에 두고 달린다는 것이다. 바다 옆 도로와 포구를 지나고, 가끔은 해변에 놓인 나무데크 길을 지나기도 한다. 강원도 측은 “빼어난 자연경관과 조화를 이루는 ‘강원도형 자전거길’을 만들었다”고 말한다. 차가 많이 다니지 않는 해안도로나 마을길, 임도, 산책로 등 최대한 기존에 있던 길을 이은 덕분에 다양한 길을 지날 수 있다.


	해변 구간에는 모래사장 위에 놓인 나무데크길도 있어 달리는 맛이 쏠쏠하다. 사진은 봉포해변 근처의 모래사장 데크 길. 사진 한국관광공사 제공.
해변 구간에는 모래사장 위에 놓인 나무데크길도 있어 달리는 맛이 쏠쏠하다. 사진은 봉포해변 근처의 모래사장 데크 길. 사진 한국관광공사 제공.

	동해안 자전거길을 달리는 동호인들. 해안도로를 따라 볼거리와 먹거리가 즐비하다.
동해안 자전거길을 달리는 동호인들. 해안도로를 따라 볼거리와 먹거리가 즐비하다.
동해안 자전거길 242km를 쉬지 않고 달린다면 16시간 정도 걸린다. 하지만 무작정 달리기 위한 길이 아니다. 길을 따라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동해안, 그것도 7번국도와 나란히 달리는 해안길에는 조개가루가 뿌려진 듯 고운 백사장과 에메랄드빛 바다가 만든 아름다운 해변, 바다를 앞마당 삼은 암자, 육지의 바다라고 부르는 호수 등 볼거리가 즐비하다. 그뿐인가. 싱싱한 자연산 회, 물회, 대게, 문어, 막국수, 두부 등 꼭 먹고 가야 할 것들이 너무나 많다.

고성~삼척 구간은 총 11구간으로 나뉘어 있다. 구간 거리는 최단 7km부터 최장 33km까지 평균 20km 정도다. 물론 이 구간을 기준으로 달려야 할 필요는 없다. 하루에 완주하든 이틀 동안 달리든 그것은 라이더의 마음이다. 다만 구간마다 종주 스탬프를 찍을 수 있는 12곳의 인증부스가 있다. 최북단 인증부스는 통일전망대에, 최남단은 삼척시 현덕읍 임원 고포항에 있다. 

이 길을 달려본 자전거 동호인들에 의하면 북쪽 구간인 고성~속초~양양~강릉 구간은 무난하게 달릴 수 있고, 그 남쪽으로는 가파른 오르막과 내리막이 계속되어 비교적 힘들다고 한다. 최고 난코스는 한재공원에서 임계에 이르는 마지막 구간. 해발 50m 부근에서 오르기 시작해 해발 100여 m까지 오르막과 내리막길이 이어져 상당한 체력을 요한다. 거리도 33km로 가장 길다.


	동해안 해안선을 따라 뱀처럼 구불구불하게 난 도로를 따르는 자전거길. 가끔은 내륙의 언덕 지역을 지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바닷가 해안길을 따라 경치가 매우 좋다.
동해안 해안선을 따라 뱀처럼 구불구불하게 난 도로를 따르는 자전거길. 가끔은 내륙의 언덕 지역을 지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바닷가 해안길을 따라 경치가 매우 좋다.
자전거 타기에 익숙하지 않고 체력이 약하다면 3~4구간인 북천철교~봉포해변~영금정까지의 33km 구간이나 6~7구간 지경공원~경포해변~정동진까지의 44km 구간을 추천한다. 평탄한 길을 따라 바다의 풍광과 포구, 동해의 관광지가 집중되어 있는 구간이다.

동해안 자전거길 종주 시 주의할 점은 이정표가 잘되어 있지 않은 구간은 도로의 파란 선을 따라 가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또한 미흡한 부분이 많으니 사전에 지도를 보고 길을 머릿속에 그려놓아야 한다. 차가 다니는 국도를 같이 달려야 하는 경우도 있다. 7~8월 휴가철에는 자전거를 탈 수 없을 만큼 많은 인파로 붐비기도 한다.

구간별 인증부스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해 두는 것도 중요하다. 스마트폰에 ‘자전거 행복나눔’ 어플리케이션을 설치하면 자전거길 코스지도를 검색할 수 있고 주행기록도 남길 수 있어 편리하다. 자세한 정보는 행정자치부가 운영하는 ‘자전거 행복나눔’ 홈페이지(www.bike.go.kr)를 참고하자.   

아직은 완벽하지 않은 부분도 있고 불편한 점도 많지만 동해안 해안선을 따라 자전거를 타고 달린다는 것은 이런 불편을 감수하고서라도 한번 달려봄직한 매력이 있다. 도전하는 자만이 더욱 아름다운 것을 쟁취할 수 있다고 하지 않는가.

동해안 자전거길 베스트 코스 4

1구간(통일전망대~북천철교)



	1구간(통일전망대~북천철교)
동해안 자전거길이 시작되는 구간이다. 최북단답게 한적한 분위기가 좋다. 동해바다를 왼쪽에 두고 도로와 자전거 전용도로를 달린다. 바다를 바로 옆에 두고 달릴 수 있지만 철책이 곳곳에 쳐져 있는 것이 조금 아쉽다.

고성통일전망대 출입사무소 앞에 전화부스 같은 빨간색 인증부스가 있다. 10km 더 북쪽으로 올라가면 통일전망대가 있고 그곳에도 인증부스가 있지만 자전거를 타고 갈 수는 없다. 통일전망대에서 비포장길이 다소 있어서 로드용 자전거라면 조금 불편하다.

대진항을 지나 이승만 대통령 별장이 있는 화진포를 지난다. 김일성의 별장도 볼거리. 거진항을 지나면 해변 옆으로 자전거 전용도로가 시작된다. 도로와 분리된 길이라 안전하다. 북천철교 입구에 인증부스와 자전거길 종합안내도가 있다. 

코스 통일전망대~마차진해수욕장~대진항~ 화진포~거진항~반암해수욕장~북천철교 (29km, 약 1시간 30분)

4구간(영금정~동호해변)


	4구간(영금정~동호해변)
고성~북천철교 구간보다는 번잡하지만 오히려 그런 번잡함 속에서 동해안의 수수한 모습을 발견할 수 있는 구간이다. 출발지점인 영금정 바로 앞에 속초등대전망대가 있다. 속초항과 대포항 등 동해안을 대표하는 포구를 지나쳐 어민들의 삶을 오롯이 지켜볼 수 있는 것이 장점. 금강대교, 대포항~물치 구간 등에 자전거 전용도로가 잘 설치되어 있다. 특히 물치를 지나면서 모래사장을 가로지르는 나무데크 길이 나있다.

낙산해수욕장에서 동호해변까지는 7번국도 갓길에 자전거 길을 만들었는데 도로와 경계석을 만들어 안전하다. 동호해변 인증부스에서 바라보는 바다 경치도 일품이다. 부스 옆에 쉼터가 있다.

코스 영금정~속초항국제여객터미널~속초항~ 금강대교~속초해수욕장~대포항~물치(설악해맞이공원)~낙산해수욕장~동호해변(21km, 약 1시간 10분)

7구간(경포해변~정동진)


	7구간(경포해변~정동진)
동해안 자전거길에서 가장 경치가 좋고 볼거리, 즐길거리도 많은 대표 구간이다. 우선 경포해수욕장과 경포대가 볼거리다. 경포해변 인증부스 옆에는 ‘추억의 느린 우체통’이 있다. 편지를 보내면 1년 뒤 배달된다. 경포대 주변의 초당순두부도 먹지 않고 그냥 지나면 섭하다. 경포대를 지나면 도로 옆으로 자전거길이 있다. 단순히 선만 그려놓은 길이라 불법주차되어 있거나 옆으로 차가 씽씽 달리니 조심할 것.

공군비행장 때문에 해안길은 잠시 내륙 쪽으로 우회한다. 언덕길을 넘어 메이플비치CC를 지나면 다시 해안길로 나온다. 안인해변에서 정동진까지는 이 구간의 백미. 동해안 자전거길의 BEST 구간이라 할 만하다. 자전거길은 도로 옆에 파란 선으로 그어 만들었다. 하지만 폭이 매우 좁은 구간, 길이 막힌 곳 등 미흡한 부분도 많다. 하지만 왼쪽으로 보이는 동해바다의 해안선이 매우 아름답고 강릉통일공원, 하슬라아트월드, 등명낙가사 등 강릉을 대표하는 여행지가 연이어 나온다.

코스 경포해수욕장~경포호~공항대교~메이플비치CC~염전해변~안인삼거리~강릉통일공원~정동진(26km, 약 1시간 40분)

8구간(정동진~망상해변)


	8구간(정동진~망상해변)
정동진에서 일출을 본 후 출발하면 딱 좋다. 정동진 인증부스는 모래시계공원 내에 있다. 인증부스를 나서면 썬크루즈리조트가 보이는 언덕을 올라야 한다. 정동진해돋이캠핑장을 지나 다운힐 구간이 끝나면 심곡항에서 다시 해안길과 만난다.

금진해변과 옥계해변을 지나 망상오토캠핑리조트까지는 7번국도를 달린다. 바닷가 쪽으로 철조망이 쳐져 있고 차량 통행이 잦은 곳인 만큼 주의해서 지나야 한다. 도직교에서 바라보는 해안선이 멋지다. 도직교 지나 내리막 구간이 나오므로 주의할 것.
망상오토캠핑리조트 입구에서 7번국도를 벗어나 캠핑장 길을 달리면 오른쪽에 망상해수욕장역(임시역)이 나오고, 4분 정도 더 가 망상제2오토캠핑장까지 가면 인증부스가 보인다.

코스 정동진~썬크루즈리조트 언덕길~심곡항~ 금진항~옥계해변~7번국도~도직해변~망상오토캠핑장리조트~망상해수욕장역~망상해변 (13km, 약 1시간 10분)


	동해안 자전거길 베스트 코스 4
  • Copyrights ⓒ 월간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