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일바이크와 케이블카로 만끽하는 청정바다

바이크조선

입력 : 2016.08.17 15:49

땅끝 도시, 여수의 대변신

여수가 남해안 최고의 관광도시로 변모하고 있다. 2012년 여수엑스포를 전후해서 도시는 일신을 거듭해 한때 여수의 상징이던 오동도는 숱한 명소 중의 하나로만 남았다. 해양레일바이크와 해상케이블카는 아름다운 해양도시 여수를 이끄는 새 아이콘이다. 여수시 북동 해안의 옛 전라선 폐철도를 달리는 해양레일바이크는 절경의 해안절벽을 따라 달리며 한려수도의 청정바다를 지척에서 바라본다.

여수(麗水)는 땅끝 도시다. 해남 땅끝은 육지의 최남단이고, 여수는 가장 남쪽에 자리한 육지 도시다. ‘먼 곳’의 잔향 때문일까, ‘아름다운 바다’라는 지명은 곧잘 나그네 설움 여수(旅愁)와 오버랩된다.

서울에서 가자면 여수는 부산, 목포보다 가깝지만 심정적으로는 더 멀게 느껴진다. 반도(半島)인 이 땅에 다시 겨우 걸쳐 있는 여수반도의 끝자락에 있기 때문이다. 산술적으로도 반도 + 반도는 완전한 섬이 되니 그 단절감으로 더욱 멀게 느껴지는가 보다.


	형형색색으로 단장한 거북선대교 옆으로 해상케이블카가 지난다. 케이블카는 해수면에서 최고 98m 높이를 지나며 건너편 돌산도까지 1.5㎞ 이어진다.
형형색색으로 단장한 거북선대교 옆으로 해상케이블카가 지난다. 케이블카는 해수면에서 최고 98m 높이를 지나며 건너편 돌산도까지 1.5㎞ 이어진다.

단시간에 이토록 멋지게 변하다니!

이 멀고 아름다운 도시는 이제 사철 관광도시로 활력이 넘친다. 2012년 열린 여수엑스포는 ‘세계 속의 관광도시’ 이미지를 각인시켰다. 여수 하면 오동도만 있는 줄 알았는데 상전벽해를 거친 일대 변신과 수많은 볼거리에 사람들은 놀랐던 것이다. 오랜만에 찾은 필자 역시 여수의 변신에 감탄했다.

여수는 전라선의 종점이다. 불과 10여년 전만 해도 서울~여수 간 열차는 6시간 정도가 걸리는 국내 최장 구간의 하나였다. 마지막으로 운행한 침대열차도 서울~여수 간에 있었는데, 밤 10시쯤 서울역을 출발해 새벽에 여수역에 도착해서 국밥으로 선잠을 깨웠던 기억이 생생하다. 이제 여수역은 아예 ‘여수엑스포역’으로 이름이 바뀌었고 역 앞에는 거대한 엑스포 건물이 시야를 압도한다. 복선 전철화된 전라선에는 KTX가 달려 서울에서 채 3시간도 걸리지 않는다.


	전라선의 종점 여수역은 여수엑스포역으로 바뀌었다. 왼쪽은 시멘트 창고를 전망대로 재활용한 높이 68m의 스카이타워로 세계최대의 파이프오르간이기도 하다.
전라선의 종점 여수역은 여수엑스포역으로 바뀌었다. 왼쪽은 시멘트 창고를 전망대로 재활용한 높이 68m의 스카이타워로 세계최대의 파이프오르간이기도 하다.

여수엑스포역과 오동도를 끼고 조성된 여수 신항은 대단히 산뜻하고 세련되어서 유럽 지중해의 어느 미항을 떠올린다. 여수엑스포역에 도착하기 전 순천에서 여수 사이 광양만은 어마어마한 공업지대로 탈바꿈해 있다. 이웃한 광양 지역까지 포함해서 실로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거대한 공단이다. 아무리 질서정연하고 깨끗하게 관리된다고 해도 엄청난 굴뚝들이 하늘을 향해 포문을 열고 있는 공단은 살풍경을 어쩔 수 없다. 이 거대 공단과 여수시내는 겨우 나지막한 산줄기로 구분되어 있지만 시내로 들어서면 공단 분위기는 간 곳 없고 햇살 밝고 청량한 미항으로 돌변한다. 웅장한 스케일로 하늘 높이 걸려 있는 거북선대교와 아름다운 돌산대교가 에워싼 여수구항(舊港)도 완전히 달라진 미항으로 거듭났다. 한려수도(한산도와 여수 사이의 아름다운 물길)가 자랑하는 청정 바다의 명성은 조금도 바래지 않았다.


	폐선된 전라선을 활용한 해양레일바이크는 광양만이 보이는 탁 트인 해안절벽을 달린다.
폐선된 전라선을 활용한 해양레일바이크는 광양만이 보이는 탁 트인 해안절벽을 달린다.

국내최초의 해상케이블카, 남해안 유일의 레일바이크

평일에도 여수 거리는 전국에서 몰려든 관광버스로 떠들썩하다. 요즘 여수의 핫 이슈는 단연 해상케이블카다. 자산공원과 돌산도 사이의 바다 1.5㎞를 수평으로 건너는 해상 케이블카는 국내 최초다. 2014년 12월 개통됐는데 최고 98m 높이에서 여수의 절경을 아찔하게 내려다볼 수 있어 대인기다. 바닥이 투명으로 된 캐빈도 있어서 강렬한 스릴도 만끽한다.

해상케이블카보다 앞서 관광지 천지개벽을 선언한 곳이 바로 여수 해양레이바이크다. 전라선을 복선 전철화하면서 폐선된 구간을 활용한 해양레일바이크는 2012년 9월 개통되었다.


	오동도는 여전히 여수의 상징이지만 새로운 명물에 묻혀가는 느낌이다.
오동도는 여전히 여수의 상징이지만 새로운 명물에 묻혀가는 느낌이다.

현재 전국에는 22군데의 레일바이크가 운영 중인데, 바다를 끼고 달리는 곳은 강원도 강릉과 삼척 그리고 이곳뿐이다. 남서해안을 통틀어서는 유일한 해변 레일바이크다. 여수시내 북쪽에 자리한 만성리 검은모래해변에서 여수엑스포역을 왕복하는 3.5㎞ 구간으로 어디서나 바다를 볼 수 있다. 바다 맞은편으로 보이는 큰 섬은 8㎞ 떨어진 남해도이고, 그 사이에는 광양만을 드나드는 거대한 선박들이 오간다.

마래산(385m)이 급하게 바다를 만나면서 형성된 해안절벽의 기암을 보면서 덜커덩 덜커덩 느리게 페달을 돌린다. 레일바이크는 열차 여행의 낭만과 향수, 자전거의 개방감 그리고 느린 속도가 주는 풍경과의 깊은 교감을 열어주는 환상의 여로다.

항구를 내려다보는 바다 위 까마득한 높이에서, 그리고 탁 트인 해안절벽을 달리며 천혜의 미항과 청정바다의 매혹에 여수의 시름은 매혹과 감탄으로 개과천선한다.


	광양과 여수를 잇는 이순신대교의 웅자. 주탑 높이가 63빌딩(249m)보다 더 높은 270m로 세계에서 가장 높다. 길이는 2.26㎞
광양과 여수를 잇는 이순신대교의 웅자. 주탑 높이가 63빌딩(249m)보다 더 높은 270m로 세계에서 가장 높다. 길이는 2.26㎞

여수 해양레일바이크

• 운영시간 : 09:00~18:00 (피서철 여수밤바다 특별운행 18:00~20:30)
• 운임 : 2인승 2만원, 3인승 2만5천원, 4인승 3만원
• 예약 : 인터넷으로 예약 가능. 매시간 출발 기준
• 소요시간 : 왕복 약 30분
• 문의 : 061-652-7882 www.여수레일바이크.com
• 위치 : 전남 여수시 만흥동 141-2

여수 해상케이블카

• 운영시간 : 09:00~22:00(토요일은 23:00시까지)
• 운임 : 성인 왕복 1만3천원 편도 1만원. 소인 왕복 9천원 편도 7천원
• 예약 : 예약 불가. 현장에서 티켓 구매후 바로 탑승
• 소요시간 : 편도 13분, 왕복 25분
• 문의 : 061-664-7301
• 위치 : 오동도 주차장(여수시 수정동 332-55), 돌산공원 주차장(여수시 돌산읍 우두리 794-89)


	바다를 지척으로 보며 달리는 해양레일바이크. 길이는 왕복 3.5㎞
바다를 지척으로 보며 달리는 해양레일바이크. 길이는 왕복 3.5㎞

글·사진 김병훈(자전거생활 발행인)
제공 자전거생활
출처 바이크조선
발행 2016년 7월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저자 또는 제공처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외부 저작권자가 제공한 콘텐츠는 바이크조선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 Copyrights ⓒ 자전거생활(www.bicyclelife.ne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