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래와 월곶 포구, 서해와 첨단도시를 함께 누린다

바이크조선

입력 : 2016.09.22 14:08

인천 송도국제도시

송도국제도시가 인천시민과 서울·경기권 자전거 마니아들 사이에 ‘자전거 천국’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곳은 도심 경관이 뛰어나고 안전사고의 위험이 덜하기 때문에 월곶이나 소래포구를 기점으로 송도국제도시로 즐겨 찾고 있다.

•코스 : 월곶·소래포구 → 인천신항 → 송도국제도시 → 소래·월곶포구
•총거리 : 약 49.5㎞


	황혼녘의 송도국제도시 센트럴공원 수변 풍경. 고층빌딩에 둘러싸인 공원은 뉴욕 맨해튼의 센트럴공원과 흡사하다.
황혼녘의 송도국제도시 센트럴공원 수변 풍경. 고층빌딩에 둘러싸인 공원은 뉴욕 맨해튼의 센트럴공원과 흡사하다.

송도는 매립지라는 특성상 전 지역이 평탄한 지형이어서 누구나 쉽게 자전거를 탈 수 있다. 도로의 절반 이상이 승차감이 좋은 아스콘으로 포장되어 있어 장시간 타도 무릎 등 신체에 무리가 가지 않는다.

라이더의 마음을 사로잡는 또 다른 이유는 친환경적인 코스를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공원 등 녹지공간이 많아 먼지와 매연이 적다. 또 해안과 대형 공원을 따라 자전거도로가 나 있어 아름다운 경관을 안전하게 즐길 수 있다. 인근의 소래포구나 월곶포구에서는 싱싱한 횟감을 즐길 수 있으니, 먹거리와 볼거리 즐길거리가 다양하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월곶포구의 상징인 미래탑
월곶포구의 상징인 미래탑

인천 근교의 섬여행이나 중국으로 가는 페리를 타기 위해 인천항국제여객터미널과 연안여객터미널을 이용하곤 한다. 수인선 월곶역이나 소래역에서 내려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는 곳이 송도국제도시다.

집이 성남이어서 전철을 4번이나 환승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그래도 월곶에서 소래를 거쳐 인천항으로 가는 재미는 쏠쏠하다. 무엇보다 월곶과 소래포구에 오면 어촌마을 특유의 비릿한 바다내음이 반갑고, 갯골을 따라 들어오는 어선들의 행렬 뒤로 먹을 것을 얻으려는 갈매기 떼의 울음소리와 날개짓이 정겹다. 싱싱한 횟감들이 널려있고 상인과 손님들의 흥정하는 모습에서 삶의 진한 여운을 느껴서 좋다.


	미래탑 아래에 있는 프러포즈 하는 연인상
미래탑 아래에 있는 프러포즈 하는 연인상

여유로운 월곶포구

월곶역에서 내려 500m만 직진하면 바로 월곶포구다. 서해만이 줄 수 있는 특유의 여유로움과 편안함을 담고 있는 월곶포구는 이웃해 있는 소래포구보다 붐비지 않아서 늘 조용하다. 그런 달달한 느낌이 좋은 월곶포구는 서울 근교 나들이 코스로 추천할 만하다.

갯골을 따라 시가지 깊숙이 들어온 월곶포구는 만조와 간조에 따라 그 느낌이 확연히 다르다. 간조 때는 넓은 갯벌이 펼쳐지고, 만조 때는 바닷물이 넘칠 듯 부두 턱밑까지 꽉 들어찬다. 만조 전후 어선이 드나들 때마다 수시로 경매가 이루어져 언제든지 갓 잡아온 신선한 자연산 횟감을 맛볼 수 있는 즐거움이 가득한 곳이다.


	썰물에 작은 갯골이 앙상하게 드러난 월곶포구
썰물에 작은 갯골이 앙상하게 드러난 월곶포구

특히 월곶포구의 트레이드마크는 중앙광장에 세워진 ‘미래탑’과 ‘프러포즈하는 연인상’이 아닐까 싶다. 미래탑은 멀리서도 그 자태를 알아 볼 수 있을 정도로 당당하고, 그 아래에는 프러포즈 퍼포먼스를 형상화한 연인의 조형물이 예쁘게 자리잡고 있다. 무심한 척 외면하며 먼 곳을 바라보고 있는 여인과 최대한 정중하게 한쪽 무릎을 꿇고 장미를 내밀며 구애하는 남성의 모습과 표정이 재미있다.

월곶포구는 날마다 자연이 그려 놓은 한폭의 해넘이 낙조 그림을 감상할 수 있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주변에는 소래염전, 갯골생태공원, 물왕저수지로 이어지는 코스와 오이도와 시화호로 이어지는 자전거길이 참으로 매혹적이다.

선착장에 설치된 다양한 모양의 벤치와 조형물은 정겹고 소담스럽게 사람들을 불러 앉혀 휴식을 취하라며 권한다.


	소래포구 댕구산에서 바라본 옛 소래철교(왼쪽)와 수인선 전철(오른쪽). 발밑으로 장도포대가 보인다.
소래포구 댕구산에서 바라본 옛 소래철교(왼쪽)와 수인선 전철(오른쪽). 발밑으로 장도포대가 보인다.

언제적 이야기인가, 소래포구

월곶포구의 갯골 해안을 따라 약 2km 가면 좌측으로 옛 소래철교가 나온다. 옛추억이 스며있는 수인선 협궤열차가 다니던 철교는 최근에 리모델링을 해 월곶과 소래 사이를 걸어서 왕래할 수 있다. 앙증맞은 협궤철교는 폭 1.2m, 길이는 126.5m이다.

소래철교를 건너면 그 끝이 해발 40m의 댕구산으로 그 아래에 장도포대가 있다. 장도포대는 소래어시장과 수변광장 사이에 있는 문화재로 조선 말기 갯골로 들어오는 외세의 침입을 막기 위해 설치된 포대이다.


	갯골을 따라 배가 드나드는 소래포구. 고층아파트 숲으로 둘러싸여 애잔한 정취는 사라졌다.
갯골을 따라 배가 드나드는 소래포구. 고층아파트 숲으로 둘러싸여 애잔한 정취는 사라졌다.

소래포구 주변의 갯벌은 인천의 여느 해변과 같이 대부분 매립이 되어 대규모 공단과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서 한적한 시골 포구의 정취는 사라졌다. 하지만 도심 속 어항으로서 인천시민뿐만 아니라 수도권 주민들이 즐겨 찾는 명소로 포구의 명성은 시들지 않았다.

소래포구에 오면 우선 소래어시장을 구경해 볼일이다. 사계절 싱싱한 활어를 찾는 손님들과 봄철 꽃게, 김장철 젓갈 등 계절마다 다양한 이유로 찾는 손님들로 발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활기차다.


	소래포구 갯벌에 기우뚱 올라앉은 어선
소래포구 갯벌에 기우뚱 올라앉은 어선

소래포구 인근에는 자전거 타기 좋은 명소가 많다. 인근에 소래습지생태공원과 염전지대, 그리고 갯골생태공원과 송도국제도시가 있어 많은 동호인들로 항상 붐빈다. 라이딩을 즐기고 난 후 싱싱한 횟감도 맛볼 수 있어 라이더에겐 더없이 좋은 장소이기도 하다.

소래어시장을 나오면 길 건너편에 소래역사관과 그 옛날 수인선을 달렸던 협궤용 증기기관차가 전시 되어 있다. 인근에 있는 소래포구 수변광장에서부터 본격적인 라이딩을 시작하면 된다. 군자대교가 있는 약 2km 구간은 산책로와 자전거길이 잘 조성되어 있다.


	소래포구의 특산물이자 명물이 된 꽃게 상
소래포구의 특산물이자 명물이 된 꽃게 상

바다 깊숙이 들어가는 인천신항만 길

인천광역시 연수구 송도동. 송도국제도시의 행정구역상 위치다. 송도국제도시는 송도 주변 해안을 매립해서 만들어진 도시로 여의도 면적의 12배에 달한다고 한다.

송도는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된 국제업무, 지식기반산업 중심지로서 첨단산업의 중심지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넓은 녹지공간과 공원, 최신 테크놀로지 인프라, 획기적인 건축설계로 지어진 컨벤션센터인 송도컨벤시아, 특급호텔, 럭셔리 쇼핑물, 잭니클우드골프장 등 다양한 건축물과 녹지공간을 자랑한다.

고잔동 남단의 해안도로를 달리다 첫 번째 만나는 신항만교에서 좌측으로 진입하면 송도국제도시를 지나 신항만으로 가는 길이다. 신항만은 아직 일부 구역이 공사 중이지만, 시원하게 뚫린 도로를 따라 신나게 달려보고 싶은 충동을 일으킨다.


	소래포구에서 송도국제도시 방면으로 이어지는 자전거길
소래포구에서 송도국제도시 방면으로 이어지는 자전거길

송도국제도시 앞바다를 매립해 조성한 컨테이너 전용부두인 인천신항은 중국과 동남아, 미주·유럽 항로의 물동량을 담당하는 환황해권 거점항만이다. 신항만교에서 6.7km 가면 인천신항 삼거리로 거대한 타워크레인이 줄지어 서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신항만 끝자락에 있는 오렌지듄스 골프장까지 해안로를 따라 자전거를 타고 갈 수 있으나 마지막에는 보안시설이 있어 다시 되돌아 나와야 한다. 이 해안로에서는 건너편 송도국제도시의 고층건물과 인천대교가 멋들어지게 바라보이고 남단에서는 시화방조제가 보인다.


	서울 롯데타워가 완공되기 전까지 국내 최고 빌딩인 동북아트레이드타워. 68층 305m
서울 롯데타워가 완공되기 전까지 국내 최고 빌딩인 동북아트레이드타워. 68층 305m

동호인들이 꼽는 최적의 라이딩 코스는 인천신항을 비롯한 센트럴파크, 잭니클라우스에서 인천대교전망대로 이어지는 코스, 그리고 달빛공원 둔치와 송도MTB파크를 들 수 있다.

송도유니버스골프클럽에서 출발해 송도국제캠핑장을 경유하고 잭니클라우스골프장으로 이어지는 약 4.6km의 서·남쪽 해안도로는 차량 통행이 거의 없고 바로 좌측으로 서해바다와 인천신항이 바라다 보여 라이딩을 즐기기에 최적의 조건이다.


	기묘한 설계의 빌딩과 초가집이 묘한 대조를 이룬다.(센트럴공원)
기묘한 설계의 빌딩과 초가집이 묘한 대조를 이룬다.(센트럴공원)

한국의 맨해튼

잭니클라우스골프클럽 옆 도로는 자전거 동호인 사이에서 라이딩 명소로 꼽힌다. 자전거를 타며 탁 트인 바다를 볼 수 있고, 차량 통행이 드문 것이 인기를 끄는 이유다. 골프장 서쪽 모퉁이에 이르면 웅장한 인천대교가 잘 조망된다. 이어서 워터프론트호수 중간쯤에서 인천아트센터에 이르면 우측으로 센트럴공원으로 진입하는 수로가 나온다.

뉴욕 맨해튼에 있는 센트럴파크의 이름을 빌린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송도의 센트럴공원 역시 빌딩숲에 둘러싸인 모양새를 하고 있다. 서해의 바닷물을 끌어와 만든 대형 수로가 공원의 중앙에 있는데, 이곳에 수상택시와 유람선이 유유히 오고가는 모습이 이채롭다. 수로 양옆으로는 테라스정원, 산책정원, 조각공원, 한옥 호텔인 경원재 앰배서더와 한옥마을, 그릇 3개를 합친 듯한 특이한 모양의 건축물을 자랑하는 트라이볼을 둘러 볼 수 있다.

센트럴공원은 가족단위 자전거족에게 인기가 많다. 바닷물을 끌어들인 호수를 따라 조성된 자전거도로를 완주하고 난 뒤 수상택시나 카누 등도 체험해볼 수 있다. 공기가 쾌적한 데다 공원과 수로, 숲 등 자연경관을 감상할 수 있어 만족도가 높다.


	송도 북쪽의 수로변에 조성된 달빛공원과 새아침공원에는 오프로드 코스가 조성되어 있다.
송도 북쪽의 수로변에 조성된 달빛공원과 새아침공원에는 오프로드 코스가 조성되어 있다.

센트럴공원에서는 자전거 무료 대여 서비스도 제공된다. 송도 G타워와 인천지하철1호선 센트럴파크역에서 신분증을 내면 자전거를 빌려준다. 현재 남자용 자전거 67대와 여자용 31대를 운영 중이다. 이외에도 센트럴공원 등에서는 일정 요금을 내면 자전거를 빌려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센트럴공원을 한바퀴 돌고 나온 후, 인천아트센터 인근에 있는 인천대교전망대(오션스코프)에 올라가면 영종도와 연결된 인천대교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무역항 인천을 상징하는 컨테이너 박스를 조합해 기이하게 만들어진 오션스코프 조형물에서는 어디서든 바다로 또는 시가지로 방향을 잡을 수 있어 푸른 바다와 국제도시의 위풍당당한 면모를 푸짐하게 감상할 수 있고, 서해바다와 인천대교를 배경으로 일몰이 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송도 북쪽 수로변의 달빛공원과 새아침공원도 수변공간을 따라 자전거 코스가 마련돼 있어 자연 속에서 자전거를 타는 즐거움을 맛볼 수 있다. 북측 수로변의 송도국제교(송도1교)와 컨벤시아교(송도2교) 사이에는 길이 2㎞ 폭 4m의 MTB 코스도 마련돼 있다. 경기용이 아닌 시민을 위한 생활레저 공간으로, 흙으로 오르막과 내리막을 만들어 실제 산악 코스와 같은 느낌을 준다. 이곳에는 장애물 44개소, 안전교육장, 쉼터, 화장실 등이 있다. 도심에서 산악지형과 유사한 코스를 체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MTB를 처음 배우는 사람부터 마니아까지 몰리고 있다.


	지도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지도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송도국제도시만으로도 꼬박 하루는 잡아야

송도는 볼거리도 많아서 제대로 구경하려면 꼬박 하루를 들여야 한다. 꼼꼼하고 치밀한 계획 아래 만든 도시답게 사람이 살기에 최적의 주거지로 손꼽힌다. 송도 곳곳에 들어선 공원 내에도 자전거도로가 잘 갖춰져 있다.

센트럴공원은 가족단위로 자전거를 즐기기에 좋고 먹거리와 볼거리가 많다. 반면 잭니클라우스 골프장 주변 도로는 공공도로에서 속도감 있는 라이딩을 즐기고 싶은 이들에게 알맞다.

시원한 해안로를 달리면 저 멀리 시화방조제와 인천대교가 아름답게 바라보이고, 자연을 품은 센트럴공원에 들러 다양한 볼거리를 구경하면서 달리는 것도 상쾌하다. 셀트럴공원을 에워싼 빌딩숲도 대단한 장관이다. 68층 305m 높이의 동북아트레이드타워를 비롯해 다양한 모습의 빌딩을 보는 것만으로도 경이로움을 느낄 수 있다.

참고 사이트

• 시흥시 문화관광 : www.siheung.go.kr/culture
• 소래종합어시장 : http://sorae49.com
• 송도국제도시 : www.songdo.com

글·사진 이윤기(자전거생활 여행사업부 이사)
제공 자전거생활
출처 바이크조선
발행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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