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볍기만 한 자전거가 아니다, FUJI SL 1.5

바이크조선

입력 : 2016.09.29 16:24

SL은 자전거는 물론 자동차 등 속도를 겨루는 레이스에서 최고의 모델들에 부여되는 이름이다. 후지는 오늘 만나볼 자전거에 SL이라는 이름만을 부여했다. 다른 수식어와 이름마저도 도리어 경량화에 짐이 되기 때문이리라


	가볍기만 한 자전거가 아니다, FUJI SL 1.5

SL은 특별하다. 현재의 SL은 ‘Super Light’로 통하지만, 지금은 전설이 된 벤츠 300SL이 등장했을 때는 ‘Sport & Light’라는 의미로 통용됐다. 어떤 의미를 부여하느냐에 따라 SL의 뜻은 향후 바뀔 수 있겠으나 2016년 현재 SL이 고성능, 고경량 탈것의 대명사로 자리매김하고 있음은 명백한 사실이다.

후지는 밑도 끝도 없이 자전거에 SL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오직 그 두 글자만을 말이다. SL. 과연 얼마나 가볍고, 얼마나 잘 달릴까?


	가벼운 무게를 바탕으로 레저에서 레이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라이딩을 지원하는 후지 SL 1.5
가벼운 무게를 바탕으로 레저에서 레이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라이딩을 지원하는 후지 SL 1.5

오직 업힐 만을 위한 바이크?

SL은 더 가볍고 빠른 업힐을 위해 태어난 로드바이크다. 사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긴 말이 필요 없다. 프레임 기준 695g, 52사이즈 완성차 6.58㎏의 SL 1.5. 그런데 이 모델은 고급 사양에서 흔한 카본 휠세트나 카본 레일 안장도 사용되지 않았다. 참으로 놀라운 경량성이다. 이 경량성에 대해서는 본지 2016년 6월에 실린 SL 2.5 시승기에 상세히 설명되어 있다. 그래서 이번호에는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SL은 더 가볍고 빠른 업힐을 위해 태어난 로드바이크다. 그러나 업힐에만 국한해서는 레이스에서 승리할 수 없음은 누구나 아는 사실. 그래서 SL은 경량화와 동시에 강성을 유지할 수 있는 길을 찾았다. 그 비결은 정확한 프레임 성형이다. 빈틈 하나 허락하지 않는 완벽한 카본성형을 통해 불필요한 무게를 줄임은 물론, 전체 프레임의 컨디션을 최상으로 이끌어내 레이스에 적합한 강성을 확복했다. 여기서 사용된 것이 바로 후지의 HC(High Compaction Molding, 초고압 몰딩)이다. 물론 카본 프레임은 여러 장의 프리프레그를 접착해 고온, 고압으로 성형하는 방식으로 제작된다. 후지는 HC기법을 통해 더 높은 압력을 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가볍기만 한 자전거가 아니다, FUJI SL 1.5

프레임은 다각형 다운튜브와 사각형 체인스테이가 조합되었고, 포크는 RIB(Reinforced I-Beam, 포크의 튜브 내부에 격벽을 세워 하나가 두 개의 튜빙을 지닌 형상으로 설계)를 통해 필요한 강성과 조향성을 완성한다. 프레임 강성과 포크 조향성의 향상은 더욱 과감한 페달링과 코너링으로 이어진다.

사이즈에 따라 튜브 직경이 변화한다. 라이더의 신체 사이즈에 따라 가해지는 강성과 지오메트리의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사이즈별로 변화하는 튜브 직경은 무게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쳐 보다 효과적인 경량화와 강성 확보가 가능했다.


	업힐 성능은 물론, 과감한 코너링과 높은 강성, 안정적인 승차감을 고루 갖춘 후지 SL
업힐 성능은 물론, 과감한 코너링과 높은 강성, 안정적인 승차감을 고루 갖춘 후지 SL

승차감도 개선됐다. 얇고 긴 시트스테이는 경량화는 물론, 주행시 발생하는 노면 진동을 효과적으로 흡수한다. 27.2㎜의 시트포스트도 마찬가지. 여기에 HC 기법의 ‘칼 다림질’로 주름 없는 프레임도 승차감 향상에 한몫을 더한다. 카본 성형에 있어 주름은 무엇보다 충격이 쌓이는 부분으로 전락될 가능성이 높아 승차감 저하는 물론 프레임 파손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결과적으로 후지는 SL이라는 경량 모델 안에서 강성과 승차감을 모두 잡은 셈이다.

높은 수준의 컴포넌트, 업그레이드 재미도 쏠쏠

SL 1.5는 시마노 듀라에이스 그룹세트를 적용한다. 신형 9100이 아닌, 9000 시리즈다. 세계 최고 브랜드의 최고 모델에 어울리는 변속 및 제동 성능을 누릴 수 있다. 크랭크는 콤팩트가 아닌 52×36T(스프라켓은 11-25T)의 미드 콤팩트를 적용했다.


	업그레이드를 통해 한 단계 높은 성능도 구가할 수 있다. SL 시리즈는 1.5의 상위 모델인 1.1도 함께 출시됐다
업그레이드를 통해 한 단계 높은 성능도 구가할 수 있다. SL 시리즈는 1.5의 상위 모델인 1.1도 함께 출시됐다

특이한 점은 오발 제품이 상당히 많이 적용됐다는 점이다. 우리나라에서 큰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주요 브랜드에서는 만나보기 힘든 부품군이다. 오발은 후지와 같은 계열의 브랜드로, 가격적인 면에서 상당한 메리트를 얻을 수 있다. 이만한 경량 프레임과 시마노 컴포넌트를 적용하고도 550만원으로 책정된 가격은 상당히 놀라운 일이다.

그럼에도 무게를 더 줄이고 싶거나 더 높은 퍼포먼스를 원한다면 업그레이드를 진행하면 된다. 단순히 경량만을 놓고 본다면, 카본 소재인 핸들바를 제외한 오발의 컴포넌트(스템, 휠세트, 안장)는 카본 제품이 아니다. 상급 모델인 SL 1.1을 선택할 수도 있다.

사소한 부분이지만 핸들바 엔드캡이나 케이블 스탑 등의 마감처리도 훌륭하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SL은 단순히 가벼움을 자랑하는 자전거는 분명 아니다. 좋은 레이스를 위한 여러 조건을 갖춘 것으로 기자는 판단한다. 그러나 결국 퍼포먼스는 라이더의 몫이다. 후지는 상당히 훌륭한 밥상을 차려놨다. 숟가락을 든 라이더여, 맛있게 먹을 준비가 되어 있는가?

Test Rider Review

권혜원(동호인. Team Uvex, Team Pella, SLCC) "기대 이상의 가벼움, 그 이상의 주행성능"


	가볍기만 한 자전거가 아니다, FUJI SL 1.5

“안장을 세팅하고 자전거를 들어보는 순간 그 가벼움이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알루미늄 휠을 장착했는데도 이 정도 무게를 느낄 수 있어 놀랐다. 실제 주행에서는 가벼운 것 이상으로 단단한 승차감이 마음에 들었다. 평지에서 원하는 만큼의 속도감을 느껴보지는 못했지만, 내리막에서 다운힐 후 코너로 진입할 때의 안정감이 뛰어났고, 업힐에서는 나를 잘 따라와주는 자전거였다. 다양한 지형에서 즐겁게, 또 빠르게 탈 수 있는 자전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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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오발 크롬몰리-티타늄 레일의 안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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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케이블 라인은 프레임 내부로 연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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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프레임은 C15 카본을 후지의 독자적인 고압 기술로 성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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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강한 스트로크를 위한 사각의 체인스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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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구동계는 시마노 듀라에이스 9000 그룹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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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탑튜브 상단에는 SL의 이름이 디자인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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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대부분의 컴포넌트는 동일 계열인 오발 제품을 적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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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짧고 단단한 헤드튜브는 과감한 코너링을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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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바엔드 캡의 마무리도 훌륭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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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FC-330 모노코크 카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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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그룹 02-784-6821 www.synkeybike.com

글·사진 이동복 기자
시승 권혜원(동호인. Team Uvex, Team Pella, SLCC)
제공 자전거생활
출처 바이크조선
발행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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