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팀의 최강자, 의정부 수티스미스 레이싱 팀

바이크조선

입력 : 2016.10.10 14:55 | 수정 : 2016.10.11 09:35

의정부에서 작은 로컬 팀으로 시작해 강진, 나주, 철원 등 각종 MCT 투어와 랠리를 그야말로 ‘휩쓸고 다니는’ 팀이 있다. 창단한 지 불과 2년여에 지나지 않는 수티스미스 레이싱 팀 이야기다


	수티스미스 한덕현 대표(가운데)
수티스미스 한덕현 대표(가운데)

서울에 ‘반미니(반포한강공원 편의점을 뜻하며 많은 라이더들의 모임장소)’가 있다면, 의정부에는 재미있게도 ‘금오동 맥도날드’가 있다고 한다. 의정부의 라이더들은 주로 이곳에 모여 라이딩을 시작하고, 마무리 짓는다.

무더위가 한창이던 8월 초의 일요일 아침, 수티스미스 레이싱 팀을 만나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

화끈한 매운맛 같은 팀

수티스미스 팀과 마주앉아 인터뷰를 진행한 소감부터 묘사하자면, 번화가 속 수많은 밍숭맹숭한 음식점 중, 오로지 화끈한 매운맛으로만 승부하는 맛집을 찾은 기분이라고 할까.


	팀의 간판 현명석 팀장
팀의 간판 현명석 팀장

수티스미스 팀의 역사를 거슬러 오르면, 의정부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동호회 ‘팀 라우프’가 있다. 그곳에서 수티스미스의 대표 한덕현 씨와 현재 팀장을 맡고 있는 현명석 씨가 의기투합해 15년 1월 창단한 것이 수티스미스 레이싱 팀이다. 팀 이름은 메인 스폰서인 스포츠양말 전문브랜드인 수티스미스(Sootysmith)를 그대로 썼다. 자전거를 단순히 여가활동으로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각종 대회와 투어, 바꿔 말해 ‘레이스’에 뜻이 있는 동호인들이 모여 만든 팀이다. 그 열정과 훈련양, 그리고 동호인 팀으로서는 눈에 띄게 많은 포디움 입상은 이들을 화끈한 매운맛을 가진 맛집에 비유해도 그럴 듯해 보인다.


	수티스미스 팀 저지. 멀리서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멋진 디자인이다
수티스미스 팀 저지. 멀리서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멋진 디자인이다

동호인팀에 입단테스트?

수티스미스가 이런 경쟁력을 가지기까지는 동호인 팀답지 않은 적극적인 대회 참여와, 특이하게도 이를 위해 테스트를 통해 신입 멤버를 뽑는 등의 노력이 필요했다. 일반적인 라이더들이야 ‘무슨 동호인 팀이 입단 테스트까지 하느냐’며 나무랄 만하지만, 이들의 목표는 일반 동호인과는 다른 곳에 위치해 있기에, 기자는 그것이 지나치다는 생각을 뒤로하고 약간의 경외심 섞인 눈빛을 보낼 수 있었다.

팀의 훈련을 보면, 평일 야간 라이딩은 기본, 주말에는 100㎞는 가뿐히 넘는 코스를 매주 돈다. 의정부에서 시작해 포천 수원산, 과천 청계산을 돌고 오기를 매번 밥 먹듯이 하니 이들의 굉장한 훈련양은 감을 잡아 볼 수도 없다. 이들의 목표는 항상 레이스에 있기에 이렇듯 힘든 훈련일정을 잡는데도 불구하고 23명의 팀원 대부분이 항상 라이딩에 참여해 그 열정을 과시하고 있다. 불평 한마디 없이.


	화기애애한 팀 분위기
화기애애한 팀 분위기

이렇게 흘린 땀들로 그들은 창단 첫해에 동호인 최고 대회인 투르 드 코리아 스페셜 출전권이 걸린 예선을 6위로 통과하는 저력을 보여주었다. 2015 투르 드 코리아 스페셜 본선에서는 팀 종합 11위(24개팀 출전)를 달성하는 결실을 맺게 되었다.


	로컬팀의 최강자, 의정부 수티스미스 레이싱 팀

작년에 입문해 지금은 MCT 2위 - 조아라

수티스미스 팀에는 여성 멤버가 2명 있다. 아쉽게도 모두 만나지는 못했지만, 조아라 씨의 재미난 입문기는 아쉬움을 상쇄하기에 충분했다.


	로컬팀의 최강자, 의정부 수티스미스 레이싱 팀

불과 작년 7월에 입문한 그녀는 하이브리드를 탄 지 1개월 만에 로드바이크로 전향했다고 한다. 그런 그녀가 수티스미스 팀 모집에 지원하게 된 것은 단지 ‘팀복이 예뻐서’였다고. 조씨는 “이제야 편히 이야기하지만, 수티스미스가 이렇게 공격적으로 레이스를 하는 팀인지 모르고 지원했다”고 털어놓았다. 처음으로 나갔던 강진 MCT에서는 낙차로 DNF 하기도 했지만, 현재 그녀의 파워는 180W를 상회한다. 이제 그녀는 나주 MCT에서 여성 2위를 차지하기도 하는 등 1년이 조금 넘는 기간만에 국내에서 가장 잘 타는 여성 라이더 중 한명이 되었다.

누가 자꾸 내 콤(KOM)을 뺏어 먹어?
누구야? - 김성용


	로컬팀의 최강자, 의정부 수티스미스 레이싱 팀

김성용 씨가 팀에 합류하게 된 건 현명석 팀장과의 재미난 인연 덕분이었다. 연천군에서 대위로 군복무 시절, 스트라바(Strava) 상에서 연천지역의 콤(King of Mountain)은 단연 김성용 씨가 가장 많았다. 하지만 어느 순간 한 라이더에게 1위 자리를 내주는 일이 빈번해지자, 승부욕 강한 그는 눈에 불을 켜고 이 라이더를 찾았는데, 그가 바로 현명석 팀장이었던 것. 그래서 현명석 팀장이 소속한 동호회 라우프에 가입했다가 그 인연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단다. 진정 선의의 경쟁이란 무엇인지 이들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재미있는 대목이다.


	라이딩을 즐기고 있는 수티스미스 팀원들. 왼쪽부터 현명석 팀장, 조아라, 강동남, 박경운, 김성용, 박우철 씨. 마지막으로 구민성, 유민성 씨는 줄여서 ‘두민성’이라 부른다고
라이딩을 즐기고 있는 수티스미스 팀원들. 왼쪽부터 현명석 팀장, 조아라, 강동남, 박경운, 김성용, 박우철 씨. 마지막으로 구민성, 유민성 씨는 줄여서 ‘두민성’이라 부른다고

수티스미스 레이싱 팀을 지탱하는 버팀목

수티스미스 팀의 메인 스폰서는 이름처럼 수티스미스 이지만, 여타 다른 브랜드에서 알음알음 후원을 받기도 한다. 팀에서 사용하는 자전거는 프로웍스에서 지원하는 스위프트의 울트라복스, 하이퍼복스 모델로 팀원들은 이 프레임을 탄 이후로 기량이 상승했다고 입을 모은다. 팀원들의 엄청난 훈련양이 하이엔드 자전거의 성능을 100% 끌어낸 것이 아닐까. 삼한inc가 수입하는 비토리아 타이어와 휠셋도 지원받고 있으며. 스테이지스의 파워미터, 레이저 헬멧 까지 후원받으니 여느 프로팀 부럽지 않다.


	인터뷰 후 라이딩을 준비하고 있는 수티스미스 팀
인터뷰 후 라이딩을 준비하고 있는 수티스미스 팀

기자 개인적으로도 흔치않은 인연으로 이들을 만났다. 작년 현명석 팀장이 타던 프레임을 인수한 것이 인연이 되어 이제는 기자와 선수의 입장으로 대면하니, 자전거란 참 여러 가지 방법으로 사람과 사람을 엮는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축석옛길에 진입
축석옛길에 진입

	훈련장소로 떠나는 수티스미스 팀(사진상의 병렬주행은 주위의 협조를 구하고 촬영했다)
훈련장소로 떠나는 수티스미스 팀(사진상의 병렬주행은 주위의 협조를 구하고 촬영했다)

인터뷰를 마치자 그들은 또 훈련을 떠났다. 축석옛길을 넘어가는 그들을 바라보니 다음 시즌이 벌써부터 기대된다.

글·사진 최웅섭 기자
제공 자전거생활
출처 바이크조선
발행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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