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자전거 세차·보관법, 완전분해 세척

바이크조선

입력 : 2017.01.18 14:49

자전거의 동면 준비

시즌 동안 함께 이곳저곳을 누비던 자전거가 어느 순간 달라졌다. 지우려 해도 지워지지 않는흉터가 곳곳에 생겼다. 체인과 스프라켓의 원래 색상이 기억나지 않을 정도로 먼지와 기름때가 묻어 있고, 브레이크를 잡으면 돌고래와도 대화가 가능할 정도의 고음이 발생한다. 서걱서걱 모래 갈리는 소음이 들리기도 한다. 이번 호에서는 완전분해 세척과정을 소개한다. 개인이 집에서 하기는 쉽지 않겠지만 분해와 세척 방법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처음 자전거를 만났을 때 설렘 가득했던 마음은 이미 온데 간데 없이 사라졌다. 매일 관리해 주고, 작은 상처에도 가슴 아파했던 여름날의 기억은 추억으로 남아 버렸다. 하루에도 몇 번이고 멋지다고 바라보던 자전거는 추위라는 변명 아래 방 구석 한쪽에서 겨울잠을 자고 있다.  반짝반짝 은색으로 빛나던 체인과 스프라켓은 이미 검정색 기름때가 덕지덕지 굳어버려 원래의 색을 잃어버렸다.

지난호에서도 강조했지만, 잘못된 방법으로 장시간 자전거를 보관할 경우 부품이 손상되어 교체를 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디레일러의 스프링 장력이 늘어난 상태로 보관하는 것부터 쉽게 간과하는 부분이다. 자전거를 장시간 보관할 때에는 앞뒤 모두 가장 작은 기어에 체인을 둬야 디레일러의 스프링에 장력이 걸리지 않아 제 성능을 유지할 수 있다. 타이어공기압은 평소의 60%를 유지하고, 타이어의 변형을 방지하기 위해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바람을 넣었다가 빼주는 것이 좋다. 세차한 다음 오일링은 완벽하게 수분을 제거하고 평소보다 많은 양의 오일을 도포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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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만 해도 시원해지는 완전분해 세차

겨울철을 맞아 많은 업체가 세차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비교적 정비 시간이 짧고 저렴한 스팀 세차, 모든 자전거의 부품을 하나씩 탈거하여 닦고, 조이고, 기름치는 완전분해 세차까지 자전거의 컨디션과 지갑 사정을 고려해 선택할 수 있다.

8000원에서 2만 원 사이의 스팀 세차에 비해 완전분해 세차는 가격이 높은 편이다. 8~15만 원 선으로 샵마다 가격이 다르게 책정되어 있다. 이유는 사용되는 변속 케이블, 브레이크 케이블, 겉선 등 재료가 다르기 때문이다. 완전분해 세차라도 진행 항목이 다를 수 있으므로 사전에 꼭 확인해야 후회하지 않는다.

로드바이크 한대를 기준으로 약 5시간의 시간이 걸리며, 자전거를 맡기고 이틀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 만약 이번 겨울 동안 완전분해 세차를 계획 중이라면 평소 교체를 원하던 부품을 이참에 같이 바꾸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만약 케이블이 안쪽으로 들어가는 에어로 핸들바를 바꾸려면 일반적으로 3만 원 정도의 공임이 들지만 완전분해 세차를 한다면 최소한의 비용으로 교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전거를 구매한 지 2년 이상, 우중 라이딩이 잦았던 자전거, 정비 또는 관리를 하지 않은 자전거, 서걱서걱 갈리는 소리가 난다면 이번 겨울 분해정비를 통해 새로운 자전거로 거듭 나기를 추천한다.

완전분해를 하려면 전문 공구가 필요하지만, 전체적인 과정을 살펴보면 자전거의 구조와 분해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다. 다만 조심해야 할 사항은 세차가 이뤄지는 장소에 지우기 힘든 검은 기름때를 남겨 아내 또는 부모님께 꾸중과 함께 ‘등짝스매싱’을 맞지 않도록 유의하자.

분해세척 과정소개

총 과정은 예비세척, 분해, 각 부위 세척(앞 디레일러, 뒷 디레일러, 풀리, 브레이크, 포크, 각종 베어링, 휠), 조립의 순서다.

평소 관리가 잘 되어 예비세척이 필요 없으면 바로 분해 과정으로 넘어가도 무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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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라켓, 앞 디레일러, 풀리 부분. 오염이 심한 상태는 아니지만 딱딱하게 굳어 있는 기름때가 많을 경우 신경 써서 청소해줘야 나중에 세척하기가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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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염이 가장 쉽게 되는 부분에 집중적으로 세척액을 분사하는 것이 좋다. 시중에 많은 세정액이 나와 있지만, 자전거 전용 세제를 사용하는 것이 효과가 좋다. 기름때 제거뿐 아니라 프레임 부위도 한 번의 세척으로 광택이 살아나기 때문이다. 다만 세정력이 강해 물과 희석해서 써야 하는 일부 제품들은 프레임 변색의 우려가 있으니 사용 시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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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의 세척과정을 통해서도 상당히 깨끗해진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이 정도가 끝이라면 집에서 개인이 혼자서도 할 수 있으므로 비싼 비용을 주고 분해세척을 할 이유가 없다. 실제로 서울 소재의 모 샵에서 이 정도의 세차를 하고 분해 세차의 가격을 받아 문제가 된 적도 있으므로 정확한 확인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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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해 전 필수 과정으로 안장의 높낮이, 핸들바까지의 거리를 측정해서 라이더의 포지션을 정확히 기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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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정방법은 안장코부터 스템의 빨간선 까지의 거리를 측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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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의 중심으로부터 안장까지의 길이를 측정한다. 이때 측정하는 안장의 모양에 따라 수치가 바뀌므로 평평한 곳을 측정한 뒤 표시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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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로 하게 되는 것은 바테이프 제거다. 바테이프가 많이 헤졌거나 찢어졌다면 교체를 권장한다. 바테이프의 상태가 좋다면 재활용도 가능하다. 바테이프 바닥은 양면테이프로 핸들바에 고정되어 있으므로 약한 힘으로 조심스럽게 떼어내야 찢어지는 불상사를 피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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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선이 심하게 꺾인 경우, 끝이 헤진 경우, 녹 또는 마찰로 인해 코팅이 일어나 변속이 원활하지 않으면 교체하는 것이 좋다. 처음 케이블 교체에 도전한다면 유의해야 할 사항이 있다. 부드러운 레버감을 위해 별도 코팅처리가 된 케이블은 몇 번 마찰이 있으면 코팅이 일어나 되려 레버감이 떨어질 수 있으니 작업 시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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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선은 육안으로 확인 시 녹이 생기거나 외형의 변형이 있다면 교체해야 한다. 재활용 하고 싶다면 속선의 끝을 정리해서 빼야 한다. 만약 속선 끝단이 터진 상태로 빼내면 겉선의 안쪽이 손상되어 기능이 저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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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인링크를 사용하는 경우 쉽게 체인을 탈거해 디그리서 등에 담그면 쉽고 깨끗하게 청소할 수 있다. 체인링크가 없다면 칫솔을 이용해 꼼꼼히 청소하면 된다. 체인을 설치할 때는 사진처럼 안쪽으로 들어가도록 유의해야 한다. 체인의 방향 역시 주의해야 변속 트러블을 방지할 수 있다. 체인의 방향은 로고가 사용자를 바라보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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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의 물청소가 충분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실제로 분해를 해보면 눈에 보이지 않는 곳곳에 이물질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크랭크와 카세트는 전문공구가 없다면 분해하기 어려우므로 집에서 청소한다면 물티슈 끝을 양손으로 잡고 사이에 넣어 닦거나 칫솔을 이용한다. 카세트는 쓰지 않는 운동화 끈을 이용하면 손쉽게 청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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샵에서는 체인링까지 모두 분리해 깨끗하게 작업을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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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크는 안전과 밀접한 관련이 있으므로 신경 써서 정비해야 하는 부분이다. 패드에 박혀있는 이물질을 제거하고 고운 사포를 이용해 살짝 갈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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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드튜브 부분은 외부오염에 가장 취약한 부분이다. 오염된 그리스를 최대한 깨끗하게 제거하고 베어링을 정비해주면 된다. 베어링과 프레임이 맞닿는 부분에 그리스를 충분히 발라두면 수분과 이물질이 침투하는 것을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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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능성 물티슈를 이용해 프레임 구석구석을 청소해 준다. 녹이 심해 외형의 변형이 일어난 볼트는 교체가 필요하다. 약간의 녹은 면봉에 방청 윤활제를 묻혀 닦은 뒤 그리스를 살짝 발라두면 녹이 다시 생기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디그리서를 사용해 녹을 제거할 경우 녹이 다시 생기므로 방청 윤활제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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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톤칩 등으로 생긴 생채기 정도는 컴파운드를 사용해 어느 정도 제거할 수 있다. 단 유광 프레임의 경우 광택이 사라지므로 광택제를 이용해 전체적으로 광택을 살려주는 것이 보기에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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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 디레일러와 뒷 디레일러를 칫솔을 사용해 구석구석 청소해 준다. 주의할 점은 물기를 완전히 말린 후 스프링 부분에 그리스를 발라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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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의 허브분해 정비와 트루잉이 포함되지만 전용공구와 함께 높은 난이도의 기술이 필요하다. 개인이 할 수 있는 것은 림의 브레이크 표면을 청소하는 것인데 디그리서 같은 독한 약품을 사용하지 말고 알코올을 이용해 닦아주면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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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부품의 청소가 끝나고, 조립하면서 각 부위에 맞는 용도의 그리스를 발라준다. 카본이 고정되는 시트포스트는 카본 그리스를 사용한다. 나사산이 맞물리는 부분에 모두 그리스를 조금씩 발라 주면 부식과 함께 제품이 고착되는 것을 막아준다

Q&A 베어링과 그리스

기자가 생각하는 완전분해 세차의 완성은 베어링의 정비에 있다고 생각한다. 베어링의 탈착에는 전용공구가 있어야 하고 꼼꼼하게 작업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베어링의 실링을 뜯어보지 않고는 정비 여부를 전혀 알 수가 없으므로 쉽게 지나칠 수도 있다.

베어링 정비와 관련해 전문 미캐닉과의 일문일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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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기자 : 베어링 정비를 개인이 할 수 있나요?

철수네 자전거 : 공구만 있다면 못 할 것도 없습니다. 공구가 없으면 베어링을 손으로 돌려보고 꺼끌꺼끌한 느낌이 든다면 베어링 교체가 필요합니다.

뿌기자 : 베어링은 어떤 식으로 정비가 진행되나요?

철수네 자전거 : 기존의 오염된 그리스를 깨끗하게 제거합니다. 손이 닿지 않는 부분이기에 디그리서를 이용해서 청소합니다. 그리고 그리스를 바릅니다. 단 두 가지 사항을 꼭 지켜줘야 합니다. 첫 번째는 수분이 남아 있으면 안됩니다. 그리스 사이에 수분이 갇혀서 베어링이 고장 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는 과도한 그리스입니다. 구슬이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을 모두 채워버리면 구름성이 저하됩니다.

뿌기자 : 사용하는 그리스가 다양한데 용도가 다 다른가요?

철수네 자전거 : 간단해 보이는 자전거에도 다양한 용도의 그리스가 들어갑니다. 헤드튜브와 BB 부분은 수분과 이물질의 침투를 막기 위해 점도가 높은 그리스를 사용합니다. 일반 베어링에는 중간 또는 높은 점도의 그리스를 사용하며, 카트리지 베어링은 중간 또는 낮은 그리스를 사용합니다. 일부 메이커는 오일에 가까운 그리스를 사용해야 하니 제조사별로 권장하는 그리스를 확인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그리스의 양은 적당해야 합니다. 적으면 정비주기가 짧아지고, 과하면 구름성이 저하됩니다.

글·사진 이상윤 기자
촬영협조 철수네 자전거 02-959-4029 blog.naver.com/supark7272
제공 자전거생활
출처 바이크조선
발행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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