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맞는 크랭크암 길이 찾기

바이크조선

입력 : 2019.08.22 10:00

페달링 효율과 지렛대 원리의 상관관계

크랭크암 길이는 지렛대 원리에 따라 페달을 밟는 힘 효율과 케이던스(페달링 회전수)에 직결되는, 매우 중요한 수치다. 최대한 큰 힘을 발휘해 토크 위주의 페달링을 중시하던 예전에는 긴 크랭크암을 선호했고, 기어비가 촘촘해지면서 케이던스를 중시하는 요즘은 크랭크암 길이가 짧아지는 추세다. 신장과 인심을 기준으로 적정 크랭크암 길이를 구하는 공식이 있으나, 크랭크암 길이는 전문 피팅의 영역에 속한다. 페달링이나 라이딩 스타일에 따라 변칙적으로 고르기보다는 신체 전반적인 조화를 감안해서 선택해야 한다.

	내게 맞는 크랭크암 길이 찾기
나에게 맞는 크랭크암 길이란 무엇일까?

자전거를 타는 많은 사람들은 꽤 많은 돈을 자전거에 투자하고 있고, 그만큼 내가 투자하고 있는 부품에 대한 지식과 정보들을 습득하는데도 많은 에너지를 쏟고 있다. 그 중에 흔히 간과하기 쉽지만 중요한 한 가지를 말해보자면, 과연 나에게 맞는 크랭크암 길이는 얼마일까? 하는 것이다. 그리고 크랭크암 길이를 바꾸면 더 빨라질 수 있을까? 하는 점도 큰 관심사다.

	크랭크암 길이는 페달방향 안쪽에 표시되어 있다. 사진은 시마노 듀라에이스 제품으로 맨 아래에 165, 170 숫자가 보인다.
크랭크암 길이는 페달방향 안쪽에 표시되어 있다. 사진은 시마노 듀라에이스 제품으로 맨 아래에 165, 170 숫자가 보인다.


	위는 165㎜, 아래는 170㎜ 크랭크암
위는 165㎜, 아래는 170㎜ 크랭크암


	내게 맞는 크랭크암 길이 찾기

	크랭크암 길이의 기준은 페달과 크랭크 축(두 구멍의 중심) 사이의 거리다. 사진은 펜으로 체결 구멍을 그려서 165와 170 사이즈의 차이를 비교해 보았다. 단 5㎜ 차이지만 눈으로 알아볼 수 있을 정도다.
크랭크암 길이의 기준은 페달과 크랭크 축(두 구멍의 중심) 사이의 거리다. 사진은 펜으로 체결 구멍을 그려서 165와 170 사이즈의 차이를 비교해 보았다. 단 5㎜ 차이지만 눈으로 알아볼 수 있을 정도다.

내게 맞는 크랭크암 길이 찾는 법

크랭크암 길이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면 한번쯤 검색창에 ‘크랭크암 길이 구하는 공식’으로 검색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럴 때 나오는 공식이 있는데,

자신의 키 × 0.097 = 자신에게 맞는 크랭크암 길이

라는 공식과

(자신의 인심 × 1.25 + 65) × 0.1 = 자신에게 맞는 크랭크암 길이

라는 공식이 있다. 이 공식을 가지고 필자의 경우를 대입해보겠다. 필자의 키는 172 정도이고, 인심은 79이다. 그럼 키를 통해서 내게 맞는 크랭크암 길이를 구하면,

172cm × 0.097 = 16.684cm

즉 길이 166.84㎜의 크랭크암이 맞다는 뜻이 된다. 시중에 판매되는 크랭크암 길이 중에 골라보면 165㎜가 가장 적합하다.

인심으로 계산을 해보면 어떨까?

(79cm × 1.25 + 65) × 0.1 = 16.375cm

즉 163.75㎜의 크랭크암 길이를 골라야 한다는 뜻이 된다. 역시나 시중에서 판매되는 크랭크암 중에 골라보면 165㎜가 가장 적합하다. 두 계산 값의 가장 근접한 길이에 맞는 시판 크랭크암 역시 165㎜가 된다. 그런데 뭔가 한국인을 고려하지 않은 계산법 같은 느낌이다. 그렇다면 실제로 한국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고 있는 통계적인 사이즈는 어떨까?

크랭크암 길이를 정하는 것도 하나의 유행처럼 조금씩 변해가고 있는데, 일단 2008년 즈음에는 어땠는지 아래 표를 통해서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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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당시의 사이클링은 대체적으로 케이던스(페달링 회전수)보다는 어떤 힘으로 밟느냐에 따른 토크가 중요하게 여겨지는 추세였다. 사람들이 즐겨 찾아보던 사이클링 영상도 주로 랜스 암스트롱이나 마르코 판타니 같은 선수들이 업힐에서 펼치는 무한 댄싱 경쟁 같은 것이었다. 평지나 업힐에서 케이던스 위주의 페달링보다는 꾹꾹 눌러 밟는 토크형 페달링을 주로 하고 또 즐겨보던 시절이었다.

그런데 최근에는 페달링의 케이던스가 중요시 되면서 크랭크암 길이의 선택 기준이 조금 바뀌었다. 최근에는 어떤 길이의 제품이 많이 판매되는지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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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사이에 예전에 비해 크랭크암 길이가 많이 다양해졌고, 전체적으로 조금씩 짧아진 것을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이렇게 다양한 크랭크암 길이가 있고, 신장과 인심 기준으로 적정 길이를 찾을 수 있는 정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많은 사람들이 크랭크암 길이에 대해 고민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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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엇을 고를까? 키와 인심을 기준으로 구하는 기본 공식도 있지만 실제 라이딩과 피팅 결과를 감안해서 선택해야 한다.
무엇을 고를까? 키와 인심을 기준으로 구하는 기본 공식도 있지만 실제 라이딩과 피팅 결과를 감안해서 선택해야 한다.

크랭크암 길이의 차이는 어떤 기능적 차이를 만들까

다양한 크랭크암 길이가 있다는 것은 앞에서 설명했는데, 크랭크암 길이가 길어지면 어떤 효과가 발생하고, 짧으면 또 어떤 효과가 있는 것일까?

앞서 밝혔듯이 좀 더 강한 토크로 페달을 눌러 밟으며 오르막을 댄싱으로 올라가던 시절에는 크랭크암 길이가 조금 길었고, 케이던스(회전수)가 중시되는 요즘은 크랭크암 길이가 조금 짧아졌다는 것은 앞에서 살펴보았다.

자전거 구동부는 페달을 밟아 크랭크에 달려 있는 체인링을 회전시켜 체인을 통해 뒷바퀴를 굴리는 시스템인데, 이때 페달과 크랭크축을 연결하는 부품이 바로 크랭크암이다.

크랭크암이 길다는 것은 회전 중심축으로부터 힘을 가하는 페달까지의 거리가 길어진다는 것을 뜻한다. 지렛대의 원리에 따라 힘을 가하는 페달과 힘을 전달하는 중심축의 길이가 길면 같은 힘을 가하더라도 더 큰 힘을 낼 수 있다는 뜻이 된다.

지렛대를 생각해보자. 무거운 짐을 들어 올릴 때 받침부에서 손으로 누르는 부분까지 손잡이가 짧으면 들어올리기 힘들지만, 손잡이가 길어지면 더 작은 힘으로도 충분히 짐을 들어 올릴 수 있게 된다. 마찬가지로 크랭크암이 길어질수록 더 작은 힘으로도 무거운 기어를 돌릴 수 있게 된다는 뜻이다. 하지만 단점은 빠른 회전속도를 내기가 힘들어진다.

반대로 크랭크암의 길이가 짧아지면 회전은 빠르게 하기 쉽지만 조금 더 큰 힘을 발휘하기는 어려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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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비해 스프라켓의 기어단수가 많아지고 스프라켓은 커지는 반면 체인링 사이즈는 작아지고 있다. 급경사를 오를 때도 다양한 기어비를 통해 빠른 케이던스로 오를 수 있게 되었다는 뜻이다. 크랭크암의 길이가 조금 짧더라도 기어비를 통해 빠른 케이던스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크랭크암의 길이도 자연스레 짧아지게 되었다.

그렇다면 일반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쓰는 기어비에 비해 크랭크암 길이를 짧게 한다면 더 유리할까?

라이딩 성향에 맞게 크랭크암 길이를 조정하는 것이 유리할까?

현대에 와서는 다들 크랭크암의 길이가 조금씩 짧은 것을 쓰는 유행으로 바뀌었다고 언급했다. 그렇다면 내 키나 인심에 비해 조금 더 짧은 크랭크암을 쓰면 평지에서 더 유리하고, 조금 더 긴 크랭크암을 쓰면 업힐에서 더 이득일까? 자신의 라이딩 스타일이나 주로 가는 코스에 맞게 크랭크암 길이도 조정해서 써야 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궁금증이 생길 것이다. 과연 어떨까?

	필자는 평소 170㎜ 크랭크암을 사용한다. 상체를 숙였을 때도 허벅지 높이가 적당하고 피팅 측면에서도 잘 맞는다(빨간 레이저선 참조)
필자는 평소 170㎜ 크랭크암을 사용한다. 상체를 숙였을 때도 허벅지 높이가 적당하고 피팅 측면에서도 잘 맞는다(빨간 레이저선 참조)
자신에게 맞는 크랭크암 길이에 비해 길이를 짧게 했을 때와 길게 했을 때 일어나는 현상을 살펴보자.

필자를 예로 들자면 키 172cm, 인심 79cm, 몸무게 73kg, 허리둘레 32인치이며, 유연성은 조금 부족한 신체 특징을 가지고 있다. 자전거 사이즈는 대체적으로 51 XS 사이즈를 즐겨 타고 있다.

크랭크암은 170㎜를 사용하고 있는데 크랭크암 길이에 초점을 맞춰서 생각해보자. 170㎜ 크랭크암을 사용한다면 크랭크축을 중심으로 페달의 회전반경은 170㎜이며 회전직경은 그 2배인 340㎜가 된다.

	165㎜ 크랭크암을 썼을 때의 모습. 크랭크암이 5㎜ 짧아지면 안장의 위치가 위로 5㎜ 높아지고 뒤로 5㎜ 가게된다. 따라서 페달이 12시 방향에 오면 무릎이 올라가는 정도가 170㎜에 비해 10㎜ 낮아진다(빨간 레이저선 참조)
165㎜ 크랭크암을 썼을 때의 모습. 크랭크암이 5㎜ 짧아지면 안장의 위치가 위로 5㎜ 높아지고 뒤로 5㎜ 가게된다. 따라서 페달이 12시 방향에 오면 무릎이 올라가는 정도가 170㎜에 비해 10㎜ 낮아진다(빨간 레이저선 참조)
기준보다 짧은 크랭크암을 쓸 경우

만약 5㎜ 짧은 165㎜ 크랭크암을 쓰면 안장의 위치가 5㎜ 올라가게 되고, 안장이 뒤쪽으로 5㎜ 가게 된다. 그럴 경우 허리를 숙이는 골반 각도가 조금 더 기울어지게 되므로, 상체의 피팅이 새롭게 조절되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처음부터 여기에 맞춰서 조정한 상태라면 상체 피팅에서는 큰 이상이 없음).

그 외에도 페달이 12시 방향에 왔을 때 무릎이 올라가는 정도가 예전에 비해 10㎜ 낮아진다(안장은 5㎜ 올라가고, 크랭크암은 5㎜ 짧아지게 되므로 페달이 12시 방향에 왔을 때 무릎의 최고높이가 10㎜ 짧아지게 됨). 이 경우 무릎을 구부렸다가 펼쳐지는 각도가 낮아지게 되므로 위에서부터 눌러 밟는 힘이 약해지는 현상이 생긴다. 단순하게 5㎜ 짧아진 만큼의 계산상 토크가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그 이상으로 눌러 밟는 상대 토크값이 떨어지게 되는 셈이다.

	172.5㎜ 크랭크암을 사용했을 때. 170㎜에 비해 안장이 2.5㎜ 밑으로 내려오고 앞으로도 2.5㎜ 이동해야 한다. 페달이 12시 방향일 때 무릎 높이가 5㎜ 올라가 허벅지 상단이 복부를 눌러 힘든 순간 복식호흡을 방해할 수 있다(빨간 레이저선 참조)
172.5㎜ 크랭크암을 사용했을 때. 170㎜에 비해 안장이 2.5㎜ 밑으로 내려오고 앞으로도 2.5㎜ 이동해야 한다. 페달이 12시 방향일 때 무릎 높이가 5㎜ 올라가 허벅지 상단이 복부를 눌러 힘든 순간 복식호흡을 방해할 수 있다(빨간 레이저선 참조)
기준보다 긴 크랭크암을 쓸 경우

그렇다면 크랭크암을 2.5㎜ 늘려서 172.5㎜를 사용하게 되면 어떻게 될까? 그럴 경우 회전 반경은 172.5㎜ 회전직경은 345㎜가 된다. 170㎜에 비해 회전직경이 5㎜ 늘어난 셈이다.

어떤 현상이 발생할까? 안장이 2.5㎜ 내려와야 하고, 안장의 위치가 앞으로 2.5㎜ 이동해야 한다. 밟아 누를 때의 힘은 조금 올라가게 되지만, 페달의 위치가 12시 방향이 되면 무릎의 최상단 높이가 예전에 비해 5㎜ 올라가게 되므로 허벅지의 최상단 부분이 복부쪽을 누르는 현상이 증가하게 된다. 힘든 순간 복식호흡을 방해하게 되며 회전직경이 커진 만큼 빠른 케이던스에서 방해 요소로 작용하게 된다.

라이딩 포지션을 기준으로 적정 길이 찾아야

많은 사람들이 크랭크암의 길이를 고르는 요소에 대해 생각할 때 자신의 라이딩 스타일을 감안해 사이즈를 변칙적으로 사용하려는 경향이 짙은데, 필자는 오히려 자신의 라이딩 포지션을 기준으로 이상적인 길이를 사용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힘의 효율보다는 호흡이나 상체를 숙였을 때 허벅지의 윗부분이 걸리는지, 혹은 페달링을 할 때 신체적으로 불편함은 없는지 등등 피팅에 더욱 집중하여 크랭크암 길이를 고르는 것이 적합하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간단히 말해 크랭크암의 길이는 피팅의 영역이다. 파워수치나 길이에 따른 기능적 효율보다, 전문적 피팅을 고려해서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글·사진 김우람(여우의다락방 대표 mechanicfox@naver.com)
제공 자전거생활
출처
바이크조선
발행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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