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차 여성 동호인의 데이터로 확인하는 피팅의 효과

바이크조선

입력 : 2020.07.28 10:00

피팅 전후 비교

지난달 수원여대 손경환 교수가 제공하는 클릿 피팅 툴에 대해 소개한바 있다. 이번호에서는 손경환 교수를 직접 만나 정밀 피팅을 받고, 그 효과를 정밀 측정된 데이터를 통해 확인해 본다. 피팅의 정확한 방법을 제시하기보다는 피팅의 효과를 가시적인 데이터로 표현하면서 그 필요성을 부각하는 내용을 담았다.

	4년차 여성 동호인의 데이터로 확인하는 피팅의 효과
같은 신체조건이라도 개개인의 특성에 따라 요구되는 결과가 천차만별인 만큼 전문가를 통한 피팅이 중요하다. 이번에는 손경환 교수가 동호인 김지현 씨의 피팅을 보는 과정을 담았다.

피팅 대상자 김지현 씨는 올해 입문 4년차 동호인으로, 3달 전 자전거 기변을 한 후 기본 사이징 외에 정밀 피팅은 받아본 적이 없다. 그래서인지 라이딩 시 심하지는 않더라도 불편한 정도의 통증을 호소했고, 그러다보니 퍼포먼스가 하락하는 것은 당연했다. 이러한 이유로 피팅을 보게 된 것.

	수원여대 레저스포츠과 손경환 교수
수원여대 레저스포츠과 손경환 교수
손 교수의 피팅 순서는 다음과 같다.

● 대상자의 현재 상태 파악
● 정밀한 측정을 통한 자전거 사이징
● 페달링 파워, 밸런스 테스트
● 클릿 피팅 및 수정
● 전반적인 자세와 페달링 교정


대상자의 현재상태 파악


손 교수는 피팅에 앞서 대상자인 지현 씨의 현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여러 가지 질문지를 작성했다. 라이딩 경력, 1회 라이딩시 거리와 시간 등 대강의 강도 파악, 현재 불편하거나 통증이 있는 부위의 확인 등이다.

대상자는 현재 회음부 통증과 손저림의 불편함을 호소하는 상태다.

자전거사이징_진단을 위한 준비

다음으로는 신체사이즈에 적합하도록 자전거의 사이즈를 조절하는 작업이 이뤄졌다. 사실 단순 사이징 작업은 이미 한번 진행한 경험이 있지만, 다시 한 번 정확한 측정과 함께 진행했다. 신체사이즈에 맞는 자전거를 선택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후 더욱 정밀하게 자신에게 맞는 포지션으로 변경하는 작업이 사이징인데, 손 교수는 사이징을 제대로 진행하더라도 개개인의 특성에 따라 그 결과물은 상당한 차이가 있다고 말한다.

	대상자의 현재 상태를 대략적인 인터뷰를 통해 데이터화 한다.
대상자의 현재 상태를 대략적인 인터뷰를 통해 데이터화 한다.


	4년차 여성 동호인의 데이터로 확인하는 피팅의 효과

	4년차 여성 동호인의 데이터로 확인하는 피팅의 효과

	4년차 여성 동호인의 데이터로 확인하는 피팅의 효과

	각 신체사이즈를 정확하게 측정하는 피터 손경환 교수
각 신체사이즈를 정확하게 측정하는 피터 손경환 교수

개개인의 특성이란 페달링 습관, 핸들바 그립 취향, 유연성, 코어근육의 발달 정도 등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이징을 진행하는 것은 기본적인 값에 맞춰 놓고 일부를 변경하며 진행하는 것이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대상자의 신체사이즈를 입력하면 권장 사이즈가 출력된다.
대상자의 신체사이즈를 입력하면 권장 사이즈가 출력된다.

	4년차 여성 동호인의 데이터로 확인하는 피팅의 효과


	4년차 여성 동호인의 데이터로 확인하는 피팅의 효과


	현재 대상자의 자전거는 신체사이즈에 맞게 조정된 상태로 별다른 조정 없이 안장 각도만 조정했다. 이후의 피팅은 페달링 테스트 후 진행된다.
현재 대상자의 자전거는 신체사이즈에 맞게 조정된 상태로 별다른 조정 없이 안장 각도만 조정했다. 이후의 피팅은 페달링 테스트 후 진행된다.

페달링 파워 및 밸런스 테스트_본격적인 진단

사이징이 끝난 후 대상자의 자전거는 안장각도 외에 별다른 조정이 이뤄지지 않았다. 신체사이즈를 고려했을 때는 현재상태가 얼추 맞는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이 정도 변경으로 대상자의 불편함을 해소할 수 있을 리 만무하다. 그렇기에 다음 순서로는 앞서 이야기한 ‘개개인의 특성’을 파악하기 위한 페달링 파워 및 밸런스 테스트가 이뤄졌다.

파워를 측정할 수 있는 트레이너 위에 자전거를 걸고, 페달 아래쪽에는 케이던스를 통해 좌우를 구분할 수 있는 장치를 설치한다. 페달링 정렬상태를 파악하기 위해 레이저를 대상자의 무릎에 쏘아준다.

이 상태로 10분 이상 페달링이 이뤄지는데, 이 과정에서 파워 그래프와 대상자의 페달링 자세를 유심히 관찰한 손 교수는 곧 진단을 내렸다. 그 진단은 다음과 같다.

	4년차 여성 동호인의 데이터로 확인하는 피팅의 효과

	파워를 측정할 수 있는 트레이너
파워를 측정할 수 있는 트레이너

	케이던스 센서를 통해 좌우 구분을 할 수 있다.
케이던스 센서를 통해 좌우 구분을 할 수 있다.

	무릎의 정렬상태를 확인하기 위한 레이저
무릎의 정렬상태를 확인하기 위한 레이저

	안장이 기존보다 1.5cm가량 낮아졌다.
안장이 기존보다 1.5cm가량 낮아졌다.
● 왼쪽과 오른쪽 파워의 불균형이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오른다리의 파워가 더 강한 편이다.
● 대상자의 기본(서있는) 스탠스는 팔(八)자인데, 클릿피팅은 11자에 가깝게 되어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페달링마다 무릎이 밖으로 나간다. 클릿 조정이 필요하다.
● 오랜 시간 효율적인 페달링을 위해서는 뒤꿈치에 힘을 가하면서 페달이 밟히는 지렛대 원리의 페달링이 필요하다. 대상자의 경우 어느 정도 그러한 버릇이 들어있는 편이지만, 현재의 안장 위치가 여기에 효율적이지 않다.
클릿 피팅 및 수정_진단결과를 토대로 조정

대상자의 페달링 파워와 습관, 밸런스 등을 확인하고 진단한 손 교수는 자전거에 몇 가지 변경을 더 진행했다. 우선 기존보다 안장을 1.5cm 가량 내렸다. 사이즈는 맞을지언정 효과적인 페달링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이유에서였다. 대상자의 페달링은 준수한 편이지만, 안장을 더 내리면 뒤꿈치를 밟는 지렛대 페달링이 더욱 편하게 가능해질 거라고 예측한 것이다. 이와 함께 안장의 앞뒤 간격도 조정했다. 이런 조정들로 인해 페달링이 편해지면 양쪽의 파워밸런스를 잡는 것이 더욱 용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으로는 클릿의 위치 변경이 이뤄졌다. 대상자의 스탠스는 앞서 말했듯이 약간의 팔(八)자다. 클릿은 기본적인 클릿 설치법에 충실하게 11자를 이루고 있다. 교정의 목적이 있을 수도 있지만, 대상자의 무릎이 자꾸 바깥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보면 효과가 있는 것 같지는 않다. 오히려 대상자의 골반과 무릎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대상자의 스탠스에 맞게 클릿의 각도를 조정해 자연스럽고 편안한 페달링이 가능하도록 했다.

	4년차 여성 동호인의 데이터로 확인하는 피팅의 효과

	클릿의 위치 조정이 이뤄졌다.
클릿의 위치 조정이 이뤄졌다.
자세와 페달링 교정

조정을 한 후 다시 자전거를 트레이너에 올려 10분간 페달링을 진행했다. 이를 지켜본 손 교수는 대상자의 페달링 습관에 대해 지적했다. 대상자의 스탠스에 맞춰 클릿을 조정했지만, 무릎이 밖으로 빠져나가는 것은 개인의 습관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한다. 때문에 핸들바에 스티커로 마킹을 해 대상자가 무릎을 마킹 방향으로 지속적으로 움직여주며 교정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대상자는 이전보다 훨씬 편안함을 느꼈다고 이야기한다. 안장의 각도와 높낮이, 앞뒤 간격 조정으로 인해 뒤꿈치에 힘을 가하는 지렛대 페달링이 좀 더 수월해졌고 회음부 통증이 확실히 줄었다고 했다. 이는 일시적인 것일 수도, 플라시보 효과로 착각을 일으킨 경우일 수도 있겠지만, 페달링 파워와 밸런스를 모니터링 한 결과, 피팅 전보다 페달링 파워가 균일하고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것을 보니 피팅의 효과가 분명한 것으로 보인다. 그럼 자세한 모니터링 내용을 그래프와 함께 보자.

	핸들바에 마킹된 부분으로 무릎을 올리는 훈련을 거듭해야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핸들바에 마킹된 부분으로 무릎을 올리는 훈련을 거듭해야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파워 밸런스를 보여주는 ‘땅콩 그래프’

대상자의 피팅 전후 페달링이 개선되었다는 것을 증명해주는 것은 이 파워 그래프다. 땅콩모양이 출력된다 하여 ‘땅콩 그래프’라고도 부르는 이 그래프로는 양쪽의 페달링 균형, 파워, 힘을 가하는 사점의 위치 등을 파악할 수 있다.

	4년차 여성 동호인의 데이터로 확인하는 피팅의 효과
땅콩 그래프는 사진과 같은 형상을 나타낸다. 그래프의 오른쪽 반원은 오른발의 페달링, 왼쪽 반원은 왼발의 페달링을 표시한다. 왼발의 경우는 그래프의 6시 방향을 페달의 12시 방향으로 인식하면 된다.

그래프는 옆으로 누운 8자 모양을 띄는데, 그래프가 테두리에 가깝고 크게 그려질수록 파워가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중심의 빨간 선은 페달링 시 최대파워에 도달하는 각도를 뜻한다. 사진상 그래프로 미뤄보면 오른발과 왼발 모두 페달이 4시 방향일 때 최대 파워에 도달하는 것으로 파악할 수 있다. 그래프 읽는 법을 대강 알았다면 대상자의 페달링 그래프를 피팅 전후로 비교해보자.

	4년차 여성 동호인의 데이터로 확인하는 피팅의 효과
피팅 전 단순 사이징만 진행하고 페달링을 했을 때의 그래프다. 파워가 부족한 것은 논외로 하더라도 양쪽 파워의 불균형이 상당하고 최대파워에 도달하는 사점의 각도도 양발이 다르다.

	4년차 여성 동호인의 데이터로 확인하는 피팅의 효과
피팅 후의 사진이다. 정말 놀라운 결과가 아닐 수 없다. 양쪽 발의 사점이 균형 있게 105° 가량으로 통일되었고, 페달링 파워도 균일하게 나타났다. 물론 이 결과가 오래도록 유지되려면 본인이 지속적으로 습관을 교정할 필요도 있겠지만, 피팅만으로 이 정도의 결과를 낼 수 있다는 점이 놀랍다.

	4년차 여성 동호인의 데이터로 확인하는 피팅의 효과
사진의 그래프는 페달링을 열심히 한 후 힘이 빠졌을 때 나타나는 그래프 형상이다.

파워미터가 없이 자가피팅을 하는 경우, 이와 같은 데이터 출력에 어려움이 있을 수밖에 없다. 결국 정밀한 피팅을 위해서는 전문가의 손길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이번 대상자처럼 피팅을 하기 전에도 신체사이즈에 맞게 자전거 세팅이 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페달링 효율을 내지 못했다면 그것은 사이징을 넘어 전문적인 피팅이 필요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런 면에서 대상자의 경우 이러한 전문적인 피팅의 필요성이 부각되는 케이스였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자가피팅의 실효성을 무시할 일은 아니다. 자가피팅으로 본인이 느끼기에 편하게 개선되었다면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볼 수 있고, 특히 손 교수의 유튜브 채널에서는 자가피팅을 하는 사람들을 위한 컨텐츠가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으니 혼자서도 피팅을 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제공 자전거생활
출처
바이크조선
발행
2020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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