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의 자전거, 여러분은 준비하고 계십니까?

바이크조선

입력 : 2020.11.06 10:00

- 호사다마(好事多魔)? ‘다마호사’ 맞은 자전거 업계
- 언택트 열풍, 이제 기본 생행약식으로 자리잡아
- 코로나 사태 속 안심 교통수단으로 부각

코로나가 창궐한지 1년이 다되어가는 현재, 아직도 백신이나 치료제 개발은 오리무중이고 각국에서는 재확산으로 전전긍긍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마찬가지다. 흑사병 이후 최악의 창궐이라는 이번 상황에 세계의 레포츠 판도는 크게 뒤집히고 있다. 특히 자전거가 그렇다.

코로나가 확산되며 자전거 업계는 때 아닌 호황을 맞이했다. 밀폐된 내부활동이 크게 제한됨에 따라 지하철, 버스 등 대중교통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피트니스센터 등 운동시설을 이용하지 못하는 등의 이유로 자전거로 눈길을 돌리는 이들이 많아졌다. 덩달아 1인용 운송수단이 각광받으며 스마트모빌리티 이용도 확산되고 있다. 법안이 통과되면 만 13세 이상이면 면허 없이도 전동킥보드를 탈 수 있게 된다. 이는 비단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인 추세다.

과연 이렇게 급격히 변화한 시장 상황에서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우리나라 자전거업계의 과거, 현재를 짚어보고 앞으로의 기회를 모색해본다.

	2021년의 자전거, 여러분은 준비하고 계십니까?

자전거시장의 암울했던 과거

우리나라는 2000년대 들어 MTB를 중심으로 자전거시장이 크게 번성하기 시작했다. 곧이어 4대강을 중심으로 자전거길이 활성화되었고 수도권의 각 하천에도 자전거도로가 속속 깔리면서 2010년 경 자전거가 본격적인 레포츠로 활성화되었다. 이 시기에는 특히 젊은층이 로드바이크로 대거 유입됨에 따라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기도 하며 ‘자전거인구 천만’이라는 1가구 1자전거 시대가 열렸다.

	전국에 깔린 자전거도로. 이를 중심으로 현재는 더욱 촘촘하다.
전국에 깔린 자전거도로. 이를 중심으로 현재는 더욱 촘촘하다.


	2021년의 자전거, 여러분은 준비하고 계십니까?

	젊은 층 중심으로 인기를 얻은 로드바이크
젊은 층 중심으로 인기를 얻은 로드바이크
하지만 2015년 정점을 찍은 자전거시장은 이후로 쭉 하락세가 이어졌다. 세계적인 불경기와 더불어 다난했던 국내 정세문제로 상대적으로 고급 취미로 여겨지는 자전거의 수요가 줄어들었고, 미세먼지로 인해 외부활동이 극심하게 제한되었다. 미세먼지가 없는 비오는 날을 골라 자전거를 타는 사람이 있을 정도였다. 생활자전거 역시 극심한 불황에 시달렸다. 세계적으로 공유경제 모델이 주목받으며 공유자전거 시스템이 서울의 따릉이를 중심으로 전국적으로 퍼졌는데, 생활차 수요를 모두 공유자전거가 흡수하면서 업계는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었다. 오늘날 공유자전거로 인한 자전거 기반 다지기는 성공했다고 평가할 수 있으나 그 과정에서 업계는 참혹한 시간을 견뎌야 했다. 새로운 활로를 개척할 것으로 기대되던 전기자전거, 퍼스널모빌리티 시장은 기대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했다.

	본지 2018년 12월호 특집기사. 자전거시장의 위기에 대해 다뤘다.
본지 2018년 12월호 특집기사. 자전거시장의 위기에 대해 다뤘다.

	생활자전거 수요를 모두 흡수해버린 따릉이
생활자전거 수요를 모두 흡수해버린 따릉이


	대중교통에서 마스크를 쓰고있는 시민들
대중교통에서 마스크를 쓰고있는 시민들
코로나 창궐한 현재, 세계는 자전거에 주목

그렇게 신음하던 중 코로나가 창궐했다. 사태가 장기화되자 이는 곧 사람들의 생활양식의 변화를 가져왔다. 사회적 거리두기, 마스크 착용 생활화, 불필요한 모임의 자제 등 기존과는 다른 행동양식이 기본으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바로 언택트 문화다. 대인간 물리적 거리를 최대한으로 벌리고 만남은 온라인으로 대체되었다. 꼭 필요한 것이 아니면 자택에서 근무하는 재택근무도 활성화 되었다. 타인과 접촉할 수 있는 기회를 원천봉쇄하는 쪽으로 방향이 기울다보니, 사람들의 행동은 극히 제약 받았다. 버스, 지하철과 같은 대중교통의 이용에 불안을 느끼게 되고, 비말 감염의 위험도가 극히 높은 헬스장 등 실내 운동시설의 이용이 어려워졌다.

자연스레 이를 해소할 수 있는 자전거가 부각되었다. 전통적인 1인용 운송수단이자 운동기구인 자전거는 코로나 사태에서 위기를 극복하는 슬기로운 방법 중 하나이기에 세계적으로 자전거의 위상이 급격히 높아졌다. 또한 해외여행에 제동이 걸리면서, 해외여행 비용이 자전거시장으로 흘러들어오는 현상도 발생했다.

국내 자전거 수요는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모두가 자전거를 원하지만 물건이 없어서 못 파는 상황까지 연출되었다. 대중교통을 대체하기 위한 전기자전거의 수요도 크게 늘어났다. 시마노 일색이던 고급 전기자전거 분야에는 공구로 유명한 보쉬가 탁월한 기술력으로 무장한 전기자전거 전용 구동계를 들고 국내시장에 진입하기도 했다. 그만큼 국내 시장의 전망을 긍정적으로 바라본다는 의미다.

전동킥보드는 공유킥보드를 중심으로 공유자전거의 빈틈을 메우기 시작했고, 곧 법안의 통과로 만 13세 이상이면 면허 없이도 운행이 가능하게 된다.

코로나로 크게 위축된 가운데서도 자전거 업계는 반길만한 소식이 이어지는 올해였다. 하지만 모두가 생각한다. 과연 내년은?

	휘트니스 센터의 어려움을 소개한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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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vid-19 Pandemic
Covid-19 Pandemic


	보쉬의 국내시장 진출은 호재다.
보쉬의 국내시장 진출은 호재다.
걱정거리

이런 호황에도 관련 종사자들 대부분은 여전히 돌다리를 두드리고 있다. 코로나로 인해 반짝 호황이 이어졌지만, 그 직전까지의 침체기는 정말 혹독했기 때문에 눈앞의 성수기만 보고 다음 시즌을 준비하기에는 그간 DNA에 각인된 불황의 트라우마가 발목을 잡기 때문이다. 실제로 내년에는 또 다른 어떤 위기가 다가올지 모른다.

	언택트는 코로나 종식 후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언택트는 코로나 종식 후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의 종식, 마냥 반길 수만은 없어

시장 입장에서 첫 번째 걱정거리는 코로나의 깔끔한 종식이다. 얄궂지만 코로나로 연출된 사회분위기가 자전거에 호의적인만큼, 코로나가 종식되면 자전거의 인기가 도로 사그라지는 것 아니냐는 예감이다. 하지만 코로나가 1년간 세계에 남긴 흉터는 그리 얕지 않다. 사회 전반적으로 언택트가 일상의 ‘기본값’으로 설정된 지금, 코로나가 종식되더라도 앞으로는 감기와 같은 사소한 전염병에도 아주 민감하게 반응하는 시대가 도래할 것이다. 쉽게 치료가 가능하더라도 전염성이 있는 질병의 원천차단이라는 공공의 목표의식은 이미 세상사람들 뇌리에 각인되었기에 코로나가 종식되더라도 이런 트렌드는 쉽게 변하지는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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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잠잠했던 미세먼지… 그러나

다음으로는 미세먼지의 재발이다. 코로나 직전 몇 년간 우리나라를 심각하게 괴롭혔던 문제는 미세먼지다. 특히 봄가을의 심각한 미세먼지는 전국민의 외부활동을 심각하게 제약했다. 자전거와 미세먼지는 아주 상극인 만큼 미세먼지가 많은 날에 자전거를 타는 것은 호흡기에 매우 좋지 않다. 때문에 미세먼지가 다시 발생한다면 이는 큰 위협이 될 수 있다.

올해는 코로나로 인해 미세먼지의 주원인인 중국의 많은 공장시설이 가동을 중단하면서 이는 미세먼지의 감소로 직결되었다. 따라서 코로나 사태가 종결된다면 외교적인 노력도 통하지 않는 중국의 막무가내 행태를 볼 때 미세먼지의 재침을 막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수 있다.

전례 없던 공급부족 이어질까

세 번째로는 올해 있었던 공급부족 현상이다. 코로나가 지속된다면 자전거의 인기는 계속되겠지만 세계 각국에 퍼져있는 자전거 제조사들의 사정에 따라 공급지연이 지속될 수 있다. 올해 부푼 마음으로 샵을 찾았다가 물건이 없다는 말에 발길을 돌린 소비자들이 부지기수다. 내년의 상황이 도래해봐야 알 일이지만, 현재 전세계 산업은 코로나 사태에 어느 정도 적응을 해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니 올해보다는 좀 더 완충장치가 준비된 상태로 새해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또 자전거산업의 총본산인 대만은 코로나 확진자가 가장 적은데다 산업의 정상화가 가장 빠른 편이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대만과 가까워 물류비에 있어서도 타국에 비해 많은 혜택을 받기도 했으니 내년은 기대할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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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기자전거와 전동킥보드
전기자전거와 전동킥보드
퍼스널모빌리티는 전기자전거의 형제다

마지막으로 1인용 운송수단의 다양화다. 전동킥보드의 경우 만13세 이상이면 누구나 운행이 가능한 법안이 통과를 앞두고 있는 만큼, 전동킥보드는 내년부터 더욱 활성화될 전망이다. 누군가는 이를 두고 전동제품이 자전거를 잠식하는 것 아니냐고 우려하지만 업계는 이를 오히려 기회로 인식해야 한다. 전동킥보드 등 1인용 운송수단은 배척해야할 물건이 아니라 자전거시장의 빈틈을 메꿔줄 새로운 아이템으로 봐야하는 것이다.

제동과 조향 등의 부품은 자전거와 유사점이 많고 모터와 배터리를 사용하는 전기자전거가 시장의 대표상품으로 부상했으니, 전동킥보드는 이제는 자전거와 한 배를 탄 것으로 인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전기자전거와 전동킥보드를 함께 취급하는 것도 고려해볼만 하다.

이렇듯 코로나로 인한 위기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이기에 현재 호황기를 맞이한 시장이 내년에 갑작스레 가라앉을 것으로 보는 시선은 적다. 위에 나열한 문제들도 대부분 해결책이 제시되어 있어 더욱 적극적인 사업계획을 세워보는 것이 좋을 것으로 점쳐진다.

언택트 기조와 맞물린 자전거시장은 더 활기를 띄게 될 것이다. 성인에게 집중되었던 수요는 전 연령층으로 확산될 것이고, 전기자전거를 비롯해 더 다양한 퍼스널모빌리티가 성행할 것이다.

업계는 대표적 언택트 레저수단이자 운송수단으로서 자전거를 지속적으로 홍보하는데 열을 올려야 할 것이다. 또 어렵게 시장에 진입한 입문자가 자전거에 더욱 재미를 붙일 수 있게 하는데도 신경 써야 할 것이다. 다양한 탈것에 주목하고 사업화 시킬 방안을 연구해보는 것도 좋겠다.

갑작스런 호황에 당황스러워 허둥지둥했던 한해였다면, 내년은 좀 더 치밀하게 준비해서 적극적으로 밀어붙여도 될 시기가 될 것이다.
제공 자전거생활
출처 바이크조선
발행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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