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씨동굴 품고 온달산성 마주한 석회암 산

바이크조선

입력 : 2020.11.09 10:00

100대 명산을 자전거로 도전한다 ⑬
단양 · 영월 태화산 (1027m)

단양과 영월 경계의 남한강변에 우뚝 솟은 태화산은 고씨동굴이 강변 기슭에 있고, 주변에는 온달산성과 김삿갓 집터와 묘 등이 있는 첩첩산중이다. 옛날 광산길과 조림을 위한 임도가 잘 나 있어 800고지까지는 쉽게 오를 수 있다. 하지만 주능선의 등산로가 거의 막혀 있고 영월 방면 하산길은 험한 편이다.

	태화산 주능선 일대는 떡갈나무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곳곳에 개활지가 펼쳐져 있다.
태화산 주능선 일대는 떡갈나무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곳곳에 개활지가 펼쳐져 있다.

이번 서밋 라이딩의 대상은 강원 영월군과 충북 단양군의 경계를 이루며 남한강을 바라보고 솟은 태화산(1027m)이다. 태화산 북서쪽에는 국지산(626m), 동북쪽에 응봉산(1013m), 동남쪽에 마대산(1052m)이 에워싸고 있어 첩첩산중을 이룬다. 태화산 자체는 유명하지 않으나 주변에 특별한 명소가 다수 있다.

마대산 북쪽 골짜기에는 방랑시인 김삿갓의 집터와 무덤이 남아 있고, 소백산 북쪽줄기의 형제봉(1178m)에서 흘러내린 능선 끝에 자리한 온달산성은 남한강을 사이에 두고 태화산과 마주보고 있다. 온달산성을 찍은 사진의 배경을 이루는 날카로운 산줄기는 대부분 태화산이다. 온달산성 아래쪽 절벽에는 온달동굴도 있다.


	널찍한 임도는 성긴 잣나무 사이로 원경이 보여 경치를 즐기면서 여유롭게 달리기 좋다.
널찍한 임도는 성긴 잣나무 사이로 원경이 보여 경치를 즐기면서 여유롭게 달리기 좋다.


	산중턱에서 마주친 태화산 옹달샘. 수질이 나빠 먹을 수는 없단다.
산중턱에서 마주친 태화산 옹달샘. 수질이 나빠 먹을 수는 없단다.
고씨동굴 품은 산

태화산의 동쪽, 남한강변의 각동리 길론골 절벽에는 천연기념물 제219호인 고씨동굴(高氏洞窟)이 있다. 석회암동굴인 고씨동굴에서 알 수 있듯이 태화산 일대는 석회암지대로 각동리와 오사리 등지에는 지반의 석회암이 녹아내려(용식) 땅이 움푹 패인 돌리네(doline)가 곳곳에 분포한다. 어쩌면 태화산은 산 전체가 석회암 덩어리인지도 모른다.

태화산 서밋 라이딩은 ‘번개’로 이루어졌다. 일행은 제천시내 청전동사무소에 집결해 아침 9시 자동차로 출발, 태화산 남서쪽인 가곡면 군간나루 인근에 주차하고 라이딩을 시작했다. 남한강을 건너는 군간교를 지나 좌회전, 영춘면 사지원리로 접어들어 골짜기를 따라 북향한다. 온달장군의 무덤이라는 전설이 있는 적석유구(조사결과는 무덤이 아니라고 밝혀졌지만)를 지나 사지원2리 버스정류장에서 우회전, 태화산 임도로 들어선다.

	드디어 정상에 올라
드디어 정상에 올라

	물길을 지나는 구간
물길을 지나는 구간
먼 산도 성큼 다가서는 쾌청한 날씨

옛 광산터를 지나면 임도 내내 조림이 잘되어 있어 숲이 아름답고 곳곳에 조망이 잘 트인다. 거기다 날씨도 좋고 바람까지 적절히 불어 라이딩 하기에는 최상의 조건이다.

발아래로 남한강 너머 온달산성이 잘 보이고, 그 위편에 있는 옛 화전민촌도 선명하다. 한참을 더 오르니 길은 태화산 주릉의 남쪽을 돌아가면서 소백산, 금수산, 월악산까지 보인다. 임도 곳곳에 조망이 트여 경치를 보며 달리기에 그만이다.

주능선을 지나는 포인트에서 태화산 정상을 알리는 표시가 있어 본격적으로 등산로로 올라선다. 이제부터는 멜바와 끌바 구간이지만 해발 800m 가까운 지점에서 시작해 정상까지 고도차는 크지 않아 부담은 덜하다.

능선길은 거의 수풀에 막혀 사라진 상태인데, 한참을 오르니 영월 방면에서 올라오는 등산로를 만났고 이후에는 정상까지 길이 분명하다.

정상에는 영월군과 단양군이 각각 태화산 정상석을 세워 놓아 보기에 좋지 않다. 사진을 찍은 후 영월 흥월리 방면으로 하산하는데 등산길이 만만치 않다. 그래도 재미있게 싱글을 타고 내려오는데 삼박골님 자전거에 펑크가 났다. 하필 펌프를 휴대한 사람이 아무도 없다. 하는 수 없이 필자는 주차한 곳까지 단숨에 타고 내려와 자동차로 다시 가서 일행을 태우고 늦은 점심식사를 했다.

비상식량과 장비는 반드시 챙겨 다녀야 하는데 안이한 생각으로 고생한 것 같다. 힘들더라도 응급장비는 꼭 휴대해야한다는 교훈을 얻은 하루였다.

	정상에는 단양군과 영월군에서 각기 세워놓은 정상석이 경쟁하듯 서있어 보기에 좋지 않다.
정상에는 단양군과 영월군에서 각기 세워놓은 정상석이 경쟁하듯 서있어 보기에 좋지 않다.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과 임도 안내도. 왼쪽 사진원리에서 올라 정상을 넘어 북서쪽 영월 흥월리 방면으로 하산했다.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과 임도 안내도. 왼쪽 사진원리에서 올라 정상을 넘어 북서쪽 영월 흥월리 방면으로 하산했다.
글·사진 이선희(한울타리 자전거여행 클럽)
제공
자전거생활
출처
바이크조선
발행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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