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시대 의 대명사, 케인의 노스탤지어

바이크조선

입력 : 2020.12.14 10:00

케인이 최초로 등장한 2014년은 정말이지 로드바이크 시장의 황금기라 불려도 무방했다. 지금처럼 비자발적인 환경으로 인해 연출된 것이 아닌, 진정 그 재미를 위해 자전거로 몰려든 순수 라이더들이 많았다. 기자는 그때만큼 자전거에서 행복했던 적이 없었던 것 같다.

	그 시대 의 대명사, 케인의 노스탤지어
그 시기의 케인은 등장하자마자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황금기라고 표현한 만큼 수요가 많았던 점도 이유로 들 수 있겠지만, 국내 브랜드에서 런칭한 자전거여서 당시 우리 시장의 니즈를 잘 파악하고 있었다. 당시만 해도 주류 트렌드는 아니었던 ‘가성비’ 개념을 탑재한 몇 안 되는 자전거 중 하나였으니 말이다. ‘카본 입문은 케인’이라는 공식이 성립되었고, 그때부터 2010년대 중반 가장 눈에 많이 띄는 자전거가 되었다.

기자가 로드바이크로 다시 눈을 돌리게 된 것도 이 케인 덕분이 아니었을까 싶다. 당시 기자는 시마노 소라가 장착된 첼로 메리디안을 운용중이었다. 2010년대 중반 로드바이크가 번성했던 것처럼 2010년 전후에는 컴팩트함과 그로인한 편리함이 강조된 미니벨로가 대세였는데, 그중에서도 미니 스프린터라는 독특한 포지션, 카본프레임이라는 매력이 돋보이는 자전거였다. 하지만 태생적인 한계로 로드바이크와 함께 라이딩을 즐기는데는 무리가 있었고, 마침 많은 동료들이 첼로 케인을 선택하는 것을 보고는 기자 역시 로드바이크로 회귀하게 되었다. 재밌게도 정작 선택한 것은 케인이 아니라 예거 마리온이었다. 하지만 주위사람들의 자전거를 손수 봐주곤 했는데 주위에서 모두 케인을 타다보니 가장 손에 익은 건 내 자전거가 아닌 케인이 되어버렸다. 그렇게 기자의 손을 거쳐 간 케인들과 함께 달리던 그 시절이 가장 즐겁고 그리운 때다.

지금도 당시의 일행과 미주알고주알 이야기를 나누며 과거를 회상할 때면, “아, 너 케인 타던 그때?”라며 그 시대의 대명사가 된 케인을 언급하곤 한다. 지금 기자와 일행은 고급 저지와 장비를 챙기고 카본 휠세트를 넘어 파워미터와 인도어 트레이너에 대해 갑론을박할 만큼 고일대로 고여 버렸지만, 모두가 ‘늅뉴비’던 그 시절을 가장 그리워하곤 한다. 점프 없이 춘천까지 달려본 것도, 처음 가본 화악산에서 퍼진 것도, 첫 낙차의 쓰라린 기억까지도 모두 케인과 함께였으니.

지금은 케인의 포지션을 위시해 많은 제품들이 존재한다. 당시 수입브랜드의 카본 울테그라 급 로드는 300~400만원은 우습게 넘겼던 시절이었기에 200만원 초반이었던 케인의 충격적인 가격은 그 인기가 하늘을 찔렀고, 이를 눈여겨보던 다른 브랜드들도 속속 엔트리급 카본로드를 내놓으며 현재에 이르렀다. 케인 역시 가만있지 않았다. 가성비로 확보한 포지션을 지켜나가기에 충분한 가격경쟁력을 유지했고 그러면서도 트렌드를 반영한 업그레이드는 꾸준했다. 그렇게 만들어진 2020년식 케인은 울테그라가 적용된 S8 모델이 200만원 수준으로 과거보다도 저렴하다. 21년 최신연식은 울테그라 유압 디스크브레이크가 적용되고도 249만원이다.

기자가 노스탤지어를 운운하는 그 시절보다 현재의 케인은 더욱 세련되었다. 또 자리를 오래 지켜온 만큼 이제 입문자의 입에서도 카본 입문은 케인이란 소리가 나올 정도다. 지금도 누군가는 케인으로 본격적인 자전거생활을 시작할 것이다. 그들도 언젠가 기자가 그랬던 것처럼, 또는 첫 자동차와의 추억이 아련한 것처럼 이 자전거를 추억하는 때가 올 것이다.

그저 바라건대 케인은 변치 말고 그 자리에 머물러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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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자전거생활
출처 바이크조선
발행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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