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어떻게 지내? 시즌오프 유형별 분석

바이크조선

입력 : 2020.12.30 10:00

사계절이 뚜렷한 우리나라지만, 이제는 그것도 옛말이 된 것 마냥 여름이 지나기 무섭게 쌀쌀한 날씨다. 겨울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자전거를 타고 집 밖으로 나가는 이들이 눈에 띄게 줄었다. 자전거는 대표적 야외 스포츠인데다 도로 상태에 영향을 많이 받는 만큼 겨울에는 자전거를 타는 이들이 급격히 줄어든다.

시즌오프로 불리는 이 시기는 많은 이들이 라이딩을 잠시 쉬면서 재충전의 시간을 갖는다. 하지만 모두가 자전거를 쉬기만 하는 것이 아니다. 누군가는 혹한이 도래해도, 눈발이 날려도 라이딩을 멈추지 않고, 또 누군가는 따뜻한 실내에서 트레이너와 함께 자전거를 타기도 한다. 시즌오프에도 자전거와 함께 할 수 있는 컨텐츠는 수두룩하다.

사람들의 시즌오프 유형을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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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형 1 추워서 ‘아무고토 모타죠’

말 그대로 날이 추워지면 바깥출입을 극도로 꺼려하는 유형이다. 소제목은 추울 때는 아무것도 못한다는 뜻으로 유명 BJ ‘기뉴다’의 인터넷 유행어다.

날이 추워지면 자전거뿐 아니라 모든 외부활동을 접어버리는 유형으로 방안에 틀어박혀 게임과 유튜브, 넷플릭스만 주구장창 즐기는 집돌이가 된다(심지어 기대작인 플레이스테이션5와 XBOX-X 등 유명 콘솔이 이때다 싶어 출시되었다). 당연히 신체활동은 제로에 수렴하게 되므로 이 시기를 거치고 나면 체력은 아주 저질이 된다. 특히 자전거는 한창 시즌이라도 일주일만 타지 않으면 퍼포먼스가 하락하는데 길고긴 겨울 내내 이렇게 보내는 사람들은 시즌이 다시 도래했을 때 자전거 위에서 극심한 고통은 물론, 짧은 주행에도 엄청난 피로감을 느끼게 된다. 시즌오프에 가장 피해야 할 유형으로 비단 자전거가 아니더라도 일상생활까지 지장이 생길 수 있으니 가벼운 운동정도는 꼭 같이 해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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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형 2 못 탈 때는 (지름)신 내림

날이 추워 자전거는 타기 싫다. 같이 탈 사람도 없고 길도 안 좋으니까. 그래도 자전거를 만지작거리며 감상하는 것이 유일한 낙이라면낙이다. 이런 부류는 시즌동안 미뤄왔던 업그레이드를 단행하거나 소소한 부품과 장비를 사 모을 가능성이 크다. 위험한 것은 그 비용이 자칫 입문용 자전거 몇 대의 가격이 될지도 모른다는 것. 시즌동안 구매를 망설였던 물건들이 한 두 개가 아니었을 테니. 시즌오프가 되면서 각 브랜드들은 할인 행사를 펼치고, 원했던 물건들이 중고장터에 줄줄이 땅콩마냥 올라오면 눈이 반짝반짝 빛나게 될 것이다.

여기서도 의류와 헬멧, 신발 등 용품에 집중하는 부류와 사이클링 컴퓨터, 파워미터 등 장비 류에 집중하는 두 가지 부류로 나뉘게 된다. 이 각각의 부류에는 부작용이 있는데, 전자는 겨우내 살이 쪄서 시즌오프 동안 사놓은 옷을 입지 못하게 되어버리고, 후자는 시즌오프 동안 저하된 체력을 파워미터를 통해 절감하면서 좌절하게 된다는 점이다. 지갑이 텅텅 비는 것은 나중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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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형 3 자전거만 타냐? 다른 것도 즐겨야지

자전거 동호인 중에는 다른 스포츠를 함께 즐기는 이들도 많다. 골프, 스키, 러닝, 클라이밍 등 다양한 레저스포츠가 국내에 널리 퍼진 만큼, 자전거를 못 타는 시기에 즐길 수 있는 스포츠의 선택지가 다양해졌다.

러닝과 골프 등 자전거와 시즌을 공유하는 스포츠보다 스키나 실내 암벽, 스쿼시 등이 인기를 끈다. 이런 이들은 스포츠라면 가리지 않고 즐기는 유형이 대다수지만 간혹 한 가지 스포츠에 심각하게 빠져버리는 경우가 생겨 나머지 취미를 모두 접는 일도 다반사다.

꼭 스포츠가 아니더라도 다른 취미에 눈을 돌리기도 한다. 기자의 한 지인은 바테이프를 직접 만들겠다며 가죽을 찾다가 본인이 직접 가죽공예를 시작해버린 일도 있다.

스포츠든 다른 취미든 겨울시간을 유용하게 사용한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인 유형이다. 다만 자전거를 잊지 말아줬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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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형 4 추워? 열심히 안 탔네~

겨울이라는 단어가 무색할 만큼 한겨울에도 필드 라이딩을 즐기는 이들이 존재한다. 자전거가 인생의 전부인 그들은 단 하루라도 자전거를 타지 않으면 안 된다. 그렇기에 엄동설한이 어찌됐건 액화질소를 들이붓는 게 아니라면 페달링을 멈추지 않는다. 이들은 한겨울라이딩을 위한 방한 장비 투자를 전혀 아끼지 않는다. 이들의 실력은 당연히 출중하다. 4계절 내내 자전거를 타는데 실력이 제자리일 리가 없다. 이들의 관점에서 겨울은 남들과의 기량차이를 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남들 다 쉴 때 자전거를 타니까.

마치 경주마 같은 이들은 오히려 이런 한겨울을 제일 선호하기도 한다. 자전거도로에 보행자가 많지 않아 이 기간만큼은 걱정을 내려 놓고 속도를 내며 달려도 괜찮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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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형 5 자전거? 추우면 집에서 타면 돼

최근 급격하게 많이 보급된 인도어 트레이너(일명 ‘롤러’)는 최근의 코로나 영향도, 몇 년간 우리를 괴롭혀왔던 미세먼지의 영향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비시즌을 유용하게 보내기 위한 자전거인들의 욕구가 그 배경이다. 이들은 유형 4와 비슷해서 자전거타기를 너무도 사랑하는 이들이다.

춥더라도 자전거를 즐기고 싶은데 마땅한 방법이 없었던 과거에는 평롤러와 고정롤러 두 가지가 주류를 이루었으나 최근에는 각종 최신 소프트웨어로 무장한 스마트트레이너가 급부상했다. 소프트웨어가 제공하는 코스의 정보를 그대로 구현해주는 기능이 탑재된 스마트 트레이너는 집안에서도 필드를 달리는 듯한 느낌을 준다. 파워미터가 내장된 제품이 많아 겨울동안 체계적인 훈련을 원하는 이들에게도 적합하다.

이렇게 인도어 트레이닝에 익숙해진 이들은 한창 시즌에도 날씨가 안 좋을 때면 트레이너를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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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떤 유형?

시즌오프에 나타나는 이 유형들은 바람직한 모습도 있고 그렇지 못한 경우도 많다. 기자의 경우는 슬프게도 유형 1이다. 때문에 매년 꼬박꼬박 불어나는 체중으로 봄날 첫 라이딩 시 고통을 느낀다. 따뜻한 이불 속에서 귤이나 까먹는 것이 겨울의 소소한 즐거움일 수도 있지만 그 결과는 참혹하다. 옷은 안 맞고 엉덩이는 아프고 속도는 나지 않는다.

독자 여러분은 최소 1번 유형을 피해 생산적인 시즌오프 시간을 보내기 바란다.

제공 자전거생활
출처
바이크조선
발행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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