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속 우중 라이딩, 정상은 짙은 구름속

바이크조선

입력 : 2021.08.23 10:00

음성 가섭산(710m)
100대 명산을 자전거로 도전한다 ㉑

음성의 진산이자 최고봉인 가섭산(710m)은 주변에서 압도적으로 높아 당당한 위용을 발산하고 장벽처럼 길게 뻗어 존재감이 대단하다. 정상 턱밑에 자리한 가섭사와 정상부의 중계탑 때문에 길이 잘 나 있어 빗속에도 어렵지 않게 서밋에 올라섰다. 하지만 폭우에 패인 하산로는 거칠고 미끄러웠고 때로 장대비까지 쏟아져 험난한 여정이었다.

	가섭산 정상 바로 아래에 자리한 가섭사. 14세기 말 고려 때 창건되었다고 하며 절마당이 넓고 조망이 탁월하다. 구름 사이로 음성읍내가 보인다.
가섭산 정상 바로 아래에 자리한 가섭사. 14세기 말 고려 때 창건되었다고 하며 절마당이 넓고 조망이 탁월하다. 구름 사이로 음성읍내가 보인다.
이번 서밋라이딩은 충북 음성군과 충주시 신니면 사이에 자리한 가섭산(710m)을 올랐다. 장마철로 인해 장대비가 와도 출발한다고 사전에 서로 약속을 한 후 취재 당일 새벽 4시에 제천을 출발했다.

가섭산은 음성읍 북쪽에 솟아 있는 음성의 진산으로 음전군 전역에서 가장 높은 산이기도 하다. 가섭이라는 이름은 석가모니의 10대 제주 중 한 사람인 마하가섭(摩訶迦葉)에서 유래한 불교식 지명이다. 인근에서 가장 높아 정상의 조망이 탁 트여 옛날에는 봉수대가 있었다.

정상 바로 턱밑의 해발 620m 지점에 가섭사가 있고 정상부에는 방송사 송신탑이 있어 길이 잘 나 있는 편이다.

	빗속에 오른 가섭산 정상. 비구름속이라 조망은 막혔다.
빗속에 오른 가섭산 정상. 비구름속이라 조망은 막혔다.

	정상에서 길마재와 봉학산 가는 길
정상에서 길마재와 봉학산 가는 길
빗속의 업힐

가섭산을 최단거리로 오르는 루트는 가섭사를 거쳐 가는 길이다. 우리 일행은 가섭사로 직행할 수 있는 음성군 농업기술센터 인근에 주차를 했다. 음성으로 오는 동안 빗줄기가 거세더니 가섭산을 향해 출발하니 다행히 소강상태로 접어든다. 업힐 도중에 비는 적당히 오락가락 해서 별로 힘든 줄도 몰랐다.

가섭사에 도착하니 이제 정상은 지척이다. 8부 능선에 자리한 가섭사는 고려 공민왕 때 창건된 고찰로, 가섭산이라는 이름도 이 가섭사가 창건되면서 붙여진 것으로 보인다. 가섭산은 마치 장벽처럼 가파르게 솟아 있지만 가섭사가 터 잡은 곳은 널찍하고, 조망이 탁 트인 절 마당에서는 음성읍내 일대가 훤히 내려다보인다. 비구름 때문에 조망이 선명하지는 않지만 시골 읍답게 매우 아름답다.

	길마재에서 올라선 봉학산 정상. 가섭산에 딸린 봉우리지만 별도의 산 이름이 붙었다.
여기서 봉학산 산림욕장으로 하산했다.
길마재에서 올라선 봉학산 정상. 가섭산에 딸린 봉우리지만 별도의 산 이름이 붙었다. 여기서 봉학산 산림욕장으로 하산했다.

	길마재로 내려서는 길은 거칠고 미끄러운 싱글 구간이다.
길마재로 내려서는 길은 거칠고 미끄러운 싱글 구간이다.
정상에서 봉학산 거쳐 하산

가섭사에서 시원한 공기를 실컷 마시고 정상으로 향한다. 가섭사에서 몇 구비만 돌면 바로 정상이다. 정상에는 한국통신 송신소와 방송사 중계탑들이 서로 자랑하듯 우뚝 솟아 있다.

구름 속이라 조망이 막힌 데다 비도 오락가락 해서 정상 인증 사진을 찍은 후 바로 하산길에 나선다. 하산은 북쪽 능선을 따라 길마재~봉학산(수리봉)을 거쳐 봉학골 산림욕장 루트로 잡았다. 전날 폭우로 인해 등산로는 많이 패어 있고 노면도 미끄럽다.

조심조심 끌며 타며 길마재(480m)까지 내려섰다가 다시 봉학산(수리봉, 571m)으로 올라붙는다. 힘들게 봉학산 정상에 올랐다가 남쪽의 봉학산 산림욕장으로 다운했다. 산림욕장 아래에는 용산리저수지 호반을 따라 나 있는 데크로를 따라 하산을 완료한다. 이제 도로로 나서면 출발지인 음성군 농업기술센터까지는 2km 남짓이다.

오늘 라이딩 거리는 12km 정도밖에 되지 않지만 장대비 속에서도 함께 완주해준 삼박골님과 산으실님께 미안함과 함께 고마움을 전한다.

	장마속 우중 라이딩, 정상은 짙은 구름속
글·사진 이선희 (한울타리 자전거여행 클럽)
제공 자전거생활
출처
바이크조선
발행
2021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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