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년보다 훨씬 빠르게 추위가 엄습하고 있다. 이맘쯤 되면 자전거계에는 몇 가지 현상이 나타난다. 시즌이 오프됨에 따라 자전거를 잠시 쉬거나, 아예 접는 이도 생겨난다. 이들이 처분하는 자전거와 용품이 중고시장에 부지기수로 쏟아지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매년 나타나는 현상일 뿐, 시즌동안 자전거에 푹 빠졌던 당신과는 관계없는 이야기다.

당신은 두 가지 중 하나를 고민하게 될 것이다. 실내에서 트레이너를 열심히 탈 것이냐, 추위를 이겨내고 필드로 나갈 것이냐를 두고 말이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트레이너는 미치도록 재미없다. 또 본새를 보아하니 이번 겨울은 말도 안 되는 혹한기가 찾아올 것 같다. 둘 중에서 선택이 쉽지는 않겠지만 기자의 경험상 추천하고픈 것은 당연히 필드다.

혹한기의 필드는 생각보다 즐겁다. 가장 큰 장점은 자전거도로를 전세 낼 수 있다는 점을 꼽는다. 자전거 마니아라도 겨울에는 자전거를 쉬는 일이 다반사고 일반인이야 추운 날 자전거 도로에 나오는 일이 없다. 때문에 이런 시기에 자전거를 탄다면 나만을 위해 뻥 뚫린 자전거도로를 달릴 수 있다. 하지만 오히려 이렇게 사람이 없다는 이유로 지자체에서는 결빙된 자전거도로를 크게 신경 쓰지 않으니 그런 문제는 특히 조심하도록 하자.

추위에 자전거를 타기위해서는 별다른 훈련이 필요한 것도 아니고 그저 장비만 올바르게 구비하면 된다. 겨울 라이딩에서 장비는 건강과 안전에 직결되는 부분이니 제대로 준비하는 것이 좋다. 그럼 겨울 라이딩에 필수적인 장비가 무엇인지 알아보고 어떠한 제품들이 있는지 살펴보자.

장갑

겨울에 짧은 거리라고 방심하면서 맨손으로 라이딩을 나가본 경험이 있는가? 그렇다면 기자가 왜 장갑을 가장 먼저 언급했는지도 알 것이다. 아무리 추위에 강하고, 가만히 있을 때 손이 시리지 않다고 해서 장갑이 없어도 된다는 멍청이는 없기를 바란다. 장갑을 끼지 않는다면 시속 20km만 되어도 손이 꽁꽁 얼어붙는 경험을 하게 된다. 당연히 제동과 변속이 제대로 될 리 만무하다. 이는 손에 동상을 유발하는 건강상의 해악은 물론, 제동과 변속이 어려워짐에 따라 사고도 유발하게 된다. 그러니 방한장갑은 필수적으로 챙기자.

넥워머, 바라클라바

겨울에 가장 추위를 많이 느끼는 부분은 바로 목이다. 인간이 추울 때 목을 웅크리는 이유는 체온을 뺏기기 가장 쉬운 부위라서 그렇다. 라이딩 시에도 마찬가지다. 자전거를 탈 때 목이 허전하면 혹한기에는 감기로 직행하게 된다. 요즘에야 코로나의 영향으로 마스크를 필수적으로 착용하지만, 한겨울에 그런 마스크로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라이딩용 마스크를 사용해야하는데, 이는 형태에 따라 넥워머 스타일도 있고 머리까지 전체를 덮는 바라클라바 스타일도 있다. 자신에게 편한 제품으로 선택하면 된다. 하지만 목 위 부위는 땀이 많이 나기도 하니 자신에게 맞는 소재와 형태를 잘 골라야 한다.

워머

워머는 다양한 종류가 있다. 넥워머부터 니워머, 암워머 등. 워머는 필요한 부위에만 착용이 가능하고 별도로 동계용 의류를 구입하지 않아도 되어 편리하다. 넥워머는 말 그대로 목에 감는 형태이고, 니워머는 무릎만 가려주므로 다리 전체를 따뜻하게 해주는 렉워머와는 다르니 구분해서 선택해야 한다. 팔에 착용하는 암워머는 겨울용 말고도 한여름 자외선을 가려주는 용도로도 많이 쓰인다. 일반적으로 동절기에는 자켓을 주로 착용하기 때문에 암워머의 사용은 오히려 적은편이다.

슈커버

슈커버 역시 다양한 형태가 있다. 신발부터 발목 위까지 모두 커버가 가능한 형태가 슈커버, 바람이 유입되는 신발 앞코만 가려주는 것이 토커버다. 일반적으로 슈커버를 많이 사용하는데, 발목 위까지 덮어줘 빠르게 페달링하는 발의 체온을 효과적으로 보온 시켜준다. 토커버는 앞코에만 덮는 만큼 보온성은 떨어지지만, 쉽게 탈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기자의 경험상 슈커버는 동절기용 제품이라면 보온성은 비슷하니, 무조건 신고 벗는 것이 편한 것을 추천한다.

자켓

장갑 다음으로 필수인 것이 자켓이지만 그만큼 설명할 것이 많아 후순위로 미뤘다. 자켓은 가장 다양하다. 겨울에는 특히 더 그러한데, 자켓 안쪽에 입는 질렛(베스트)과 같이 형태가 다른 동절기 의류가 있고 자켓 하나의 형태 안에서 소재에 따라 입을 수 있는 온도가 다르기도 하다. 동절기 의류인 만큼 보온효과가 가장 우선시되지만 사이클링이라는 스포츠 특성상 속에서 흐르는 땀도 빠르게 배출해 줄 수 있는 기능성이 중요하다. 동계의류는 패딩처럼 충진재가 들어가 있는 것도 있지만, 충진재 없이 소재만으로 효과를 보는 것도 있다. 일반적으로 한겨울에는 이너웨어, 롱저지, 자켓 조합으로 입는데, 여기서 더 따뜻함을 원한다면 자켓의 속이나 밖에 질렛을 추가하기도 한다.

빕

사이클링의류의 핵심인 빕은 겨울에는 무조건 롱빕을 입게 되며, 내부에 기모처리와 같이 방한 처리가 되어있는 것이 기본이다. 다만 기자의 경험상 일부 저가 동계 빕의 경우 지나친 방한 처리로 따뜻함은 확실하지만 페달링에 방해가 되는 경우도 아주 가끔 있었다.

그밖에도 동절기용 아이템은 다양하다. 핸들바에 장착해 장갑 대신 사용할 수 있는 바미트, 우중이나 혹한기에 헬멧을 덮어주는 헬멧 커버, 아예 동절기에만 사용할 목적으로 출시된 클릿 슈즈 등도 있다. 모두 편리하긴 하지만 실 사용빈도는 떨어지는 만큼 신중하게 구매해야 한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용품들은 동절기 라이딩을 위해 필수적으로 구비해야 되는 아이템이니 꼭 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제공 자전거생활
출처 바이크조선
발행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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