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자전거는 어떻게 변화 발전할까

바이크조선

입력 : 2021.12.02 14:00

자전거생활과 함께해온 사이클링연구소(下)

3kg 대 완성차의 유행, 파워미터 대중화는 난망, 디스크 브레이크 적용, 15단 변속기 등장, 체인 없는 샤프트 구동화… 오래 전 미래의 자전거를 예측한 적이 있다. 맞는 것보다 틀린 것이 많은 것은 자전거의 변화 발전 속도는 그리 빠르지 않다는 뜻이기도 하다. 앞으로는 또 어떻게 바뀌고 발전할까

	앞으로 자전거는 어떻게 변화 발전할까
1년이라는 시간이 정말 화살같이 흘러갔다. ‘시간아 빨리 가라’ 했던 유년시절을 돌이켜보면 그때는 왜 그리 시간을 허비했는지 지금에서는 안타깝지만 그때는 빨리 시간이 흘러가길 바랐다. 필자가 이 연재를 다시 집필한 지 벌써 4년이라는 시간이 훌쩍 흘렀다.

자전거의 시간도 그만큼 흘렀다. 자전거가 변화, 발전하는 속도는 생각보다 빠르지 않은 것 같다. 필자의 과거 블로그를 다시 보니 20년이 지나서는 3kg대의 가벼운 자전거가 유행할 것 같다는 미래 예측 포스팅이 있었는데 곧 그 시간이 다가오지만 자전거는 좀처럼 가벼워지지 않을 것 같다.

당시는 무게를 줄이는데 상당한 관심사가 있던 시절이었다. 100g 줄이는데 100만원이 든다는 나름의 ‘썰’이 유행했고 머지않아 오토바이처럼 디스크브레이크를 쓸 거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이것은 이미 실현이 되었다. 심박계가 알려질 때 즈음 파워미터도 등장했지만 가격이 고가의 휠셋 정도여서 대중화되려면 아직 멀었다고 전망했고 뒷변속기는 15단을 예상했다. 체인은 없어질 거고 대신 샤프트(축) 구동을 예상했다. 일부는 맞고 일부는 틀린 과거의 미래 전망을 보고 있으니 그 때의 시간이 간절하기만 하다.

	개인 최적화를 위해 인공지능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날이 멀지 않아 보인다.
개인 최적화를 위해 인공지능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날이 멀지 않아 보인다.
기술 발달이 가져올 변화

사이클링연구소는 늘 자전거에 대한 애착과 올바른 운동, 안전한 라이딩, 효과적이고 체계적인 트레이닝을 지향한다. 새로운 장비에 관심을 갖고 이 장비가 우리에게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

과학기술과 인체공학의 발전은 앞으로 자전거의 미래를 다시 한 번 바꿀 수 있는 기회를 열어줄 것이라고 본다. 소재의 개발과 다양성, 전동부품의 대량생산으로 인한 가격 인하로 최신 제품도 보편화될 것이다. 인체공학에 대한 관심이 계속 커지기 때문에 통증과 불편을 해소하기 위한 연구와 개발이 지속될 것이고, 아울러 인체의 능력과 효율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각종 기술도 현실화될 것이다.

앞으로 이러한 기술의 발달이 자전거 경제와 문화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이지 한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앞으로 자전거는 어떻게 변화 발전할까
피팅은 더욱 세분화, 정밀화 될 것

자전거에서 인체공학적 측면과 의학적 측면이 배합된 것이 바로 피팅이다. 그리고 보다 섬세한 측면에서 접근하는 것이 인솔 피팅이다.

피팅은 과거에도 중요했지만 앞으로도 당연히 중요하게 다뤄지게 될 주제라고 본다. 인간이 직접 자전거를 운행하는 과정에서 피팅은 필수불가결이기 때문이다.

피팅을 위한 도구나 장비는 앞으로도 계속 개발될 것이고 이 부분은 보편화되는 과제만 남았다. 이미 좋은 장비와 피터의 역량은 충분하지만 대중화로 가기에는 접근성의 어려움이 있다.

첨단 피팅 장비만으로는 완벽하지 못하다는 평가는 다양한 경험을 가진 피터의 통찰력이 간여함으로써 보완된다. 만약 초보 수준에 맞는 데이터 값이 나왔을 때 이 라이더가 완전 초보라면 적용 가능하겠지만 오랜 시간 바르지 못한 자세로 운동해서 근육과 체형이 쉽게 바뀔 수 없는 상태라면 이를 바꿔갈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한다. 즉, 피팅이 한 번에 끝날 수 없는 이유다.

자전거의 첨단화가 어디까지 갈지 매우 궁금하다. 트라이애슬론이나 타임트라이얼에 국한되었던 에어로의 영역이 이제는 로드바이크 전 영역에 골고루 전파되고 있어 일명 에어로스타일 프레임이 인기를 얻고 있다. 에어로 시스템에서 특히 중요하게 강조하는 것이 바로 피팅이다. 아무리 첨단화된 에어로 바이크라고 해도 자세가 공기저항을 최소화 해주지 않으면 상당한 풍압과 맞서 싸워야 하기 때문이다.

핸들바나 유바, TT바도 점점 첨단화되어가는 상황에서 피팅 작업은 더욱 정교하고 고도화된 정보를 바탕으로 이뤄져야 한다. 보다 편하고 보다 공기역학적인 핸들바의 출현으로 사용자는 점점 편해지겠지만 피팅을 하거나 분해 조립하는 미캐닉 입장에서는 여간 피곤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에어로 시스템의 미려함은 바로 대부분의 케이블과 전선을 핸들바 안쪽과 헤드튜브 및 프레임 내부에 숨겨서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신발, 그리고 발의 중요성

신발을 신고 운동하는 종목 중에 자전거는 참 독특하게도 페달 회전이라는 동작을 한다. 한쪽 발로 페달을 눌러 내리고 반대쪽 발은 그 영향으로 밀어 올리면서 페달을 눌러 내리는 반복된 동작을 하는 것이다.

쿵쿵 뛰는 종목과는 다르게 충격에 의한 발이나 무릎 부상은 상대적으로 적다. 어떻게 보면 무중력 상태로 발을 회전시키는 것처럼 보인다.

장시간 반복된 회전운동으로 발을 받쳐주는 신발, 그 신발의 안쪽 인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예전에는 그리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던 부분이지만 스키, 인라인 시장에서 인솔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기록경기에서 판도를 바꾸는 것을 목격했기 때문이다. 인솔을 통해 발의 편안함을 높이고, 경기력을 향상시키는 고강도 운동을 수행할 수 있다.

인간의 발은 가구로 치면 받침대 역할의 모퉁이 부분이라고 볼 수 있다. 가구가 기우뚱하면 우리는 받침목이나 두꺼운 종이를 고여 흔들림을 잡거나 기울기 수평을 바로잡는다. 이와 같은 이치로 발의 균형이 맞지 않는다면 인솔을 교정해 균형을 잡아주는 것이다.

바이크 인솔 피팅은 최초의 인솔가공이 끝난 후 안장 높이, 안장 앞뒤 위치, 안장과 핸들과의 거리, 스템의 높이, 각도 등 모든 것을 피팅의 영역으로 이어 갈 수 있게 된다. 따라서 앞으로의 피팅은 인솔을 기본으로 한 피팅으로 확대되어 갈 것으로 전망한다.

	앞으로 자전거는 어떻게 변화 발전할까
바이크 인솔 피팅의 과정을 간단하게 살펴본다.

1. 우선 피측정자는 평상시의 운동복장을 하고 고정롤러에서 워밍업을 한다. 이때 피터의 관찰을 통해 1차 점검을 시행한다.
2. 포도스코프를 통해 발의 전체 형상을 육안으로 확인한다.
3. 정밀 압력분포 시뮬레이터로 발의 압력 데이터를 수집하고 데이터 결과에 상응하는 인솔레이어를 준비한다.
4. 족형본틀에서 족형 성형을 한다.
5. 인솔레이어를 열성형하고 후가공을 한다.
6. 이전 인솔을 탈거한 후 새롭게 가공된 인솔을 장착한다. 고정롤러에서의 자세 관측과 재측정을 반복하여 최종 인솔을 확정한다.
7. 확정된 인솔과 신발을 기본으로 바이크 피팅을 실시한다.

이렇게 보면 인솔이 하는 일이 많아졌고 바이크 피팅은 예전에 비해 해야 할 일이 상대적으로 줄어들었다. 이유는 간단하다. 기본이 잡혔으니 억지로 또는 힘들게 피팅을 반복할 필요가 적어졌다는 뜻이다.

발이 불편해 힘을 쓰면 어딘가 아프거나 장시간 신발을 신고 있으면 피로감, 저림이 왔다면 슈즈피팅을 받아 볼 것을 권장한다. 발이 편해야 안정된 페달링과 장시간 라이딩에서도 피로감을 줄일 수 있다. 특히 단거리 선수들에게서 인솔 피팅이 인기 있는 이유는, 눈에 띄게 변화하는 기록에서 현실적인 솔루션이라는 것을 입증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특별한 문제가 없다면 큰 차이를 보이지 않겠지만 그동안 발에 문제가 있어 기록단축에 어려움이 있었다면 해볼만한 시도라고 본다.

이렇게 다양하고 과학적인 접근방법을 통해 불편을 해소하고 편안한 라이딩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시도는 앞으로도 더 발전할 것이다. 이는 사이클링연구소가 지향하는 바와 같으며 앞으로 영상을 통해 기본적인 라이딩, 안전, 피팅, 트레이닝을 차례로 소개하겠다.

그동안 지면을 통해 만났던 독자여러분은 아쉽겠지만 시대의 흐름에 맞게 동영상 콘텐츠를 제공하고 사이클링연구소 블로그에도 다양한 최신 정보를 함께 공유하고자 한다.

오랫동안 애독해주신 독자여러분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만날 것을 기대해본다.

	앞으로 자전거는 어떻게 변화 발전할까
글·사진 이득희(사이클링 연구소장) 0507-1307-0797 www.doogys.co.kr
제공 자전거생활
출처 바이크조선
발행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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