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경기
송도국제도시 빌딩 숲을 달리다
대한민국의 도로경기 역사가 다시 쓰여 졌다. 주인공은 개인도로의 장경구와 도로독주의 나아름 선수. 장경구는 86 서울아시안게임 이후 개인도로 첫 금메달이기도 하다. 한국팀은 그간 도로에서 부진했던 징크스를 말끔히 깨트린 것이다

도로경기는 인천 송도국제도시에서 9월 27일부터 3일간 열렸다. 남녀 도로독주와 개인도로 등 총 4개 종목이 진행되었으며, 한국팀은 여자 도로독주 금메달과 남자 개인도로 금메달이라는 최고의 성적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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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대회 시작 전 검차와 칩 장착은 필수 2 인천시는 대회 전 과속방지턱을 낮추는 공사까지 실시했다

코스는 송도국제도시를 일주하는 길이 14㎞로 꾸며진 특설 도로경기장으로 마련되었다. 코스의 일부 구간은 아직 공사중인 곳도 있었지만 높은 빌딩 숲 사이를 질주하는 선수들과 이를 관람하는 관객들에게는 특별한 경험이 되었다.
도로독주
나아름의 압도적인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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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압도적인 기량이 무엇인지를 보여준 나아름 선수 2 나아름은 코스를 두 바퀴 돈 28㎞를 37분54초43에 주파했다 3 금메달의 두 주인공 4 남자 도로독주에 나선 최형민 선수의 질주

도로경기는 28㎞의 여자 도로독주로 시작됐다. 한국팀에서는 나아름이 출전했다. 도로독주는 선수들이 1분 간격으로 출발해 기록으로 경쟁하는 기록경기다. 출전선수 중 과거 대회 성적이 가장 좋은 나아름이 마지막으로 출발했다. 나아름은 수준 높은 경기력을 선보이며 앞서 출발한 두 선수를 추월하기도 했다. 트랙 경기에서의 아쉬움을 도로독주로 날려버리겠다는 강한 열의가 느껴졌다. 기록은 37분54초43(평균시속 44.318㎞). 금메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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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가슴 벅찬 순간이다 2 6위에 오른 최형민과 금메달을 획득한 카자흐스탄의 알렉세이 선수

나아름은 “모든 선수가 힘들었겠지만 준비 과정도, 시합도 너무 힘들었다. 그래도 결과가 좋아 다리 아픈 것도, 힘든 것도 잘 모르겠다. 모든 것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남자 도로독주에는 최형민이 출전했다. 총 3바퀴, 42㎞를 달리는 경기에서 최형민은 아쉽게 6위를 차지했다. 금메달은 카자흐스탄의 알렉세이 루츠센고 선수가 차지했다. 기록은 50분28초78(평균시속 49.921㎞)였다.
개인도로
장경구의 자랑스런 금메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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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도로독주에 이어 구경나온 두 라이더가 경기를 기다리고 있다 2 박성백 선수의 응원을 나온 KSPO 선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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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개인도로 경기가 시작됐다 4 경기 초반 펠로톤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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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경구와 박성백은 선두그룹과 펠로톤으로 나뉘었다

개인도로는 남자 경기가 먼저 열렸다. 우리나라는 장경구와 박성백 선수가 출전했다. 초반부는 산발적인 브레이크어웨이가 있긴 했지만 펠로톤에 자연스럽게 흡수되는 모습이었다. 총 48명이 출전했는데, 초반이 지나자 약 15명의 선수가 선두그룹으로 떨어져 나왔다. 장경구는 이 때 선두그룹에 속하며 점차 속도를 높이기 시작해 펠로톤과의 거리를 벌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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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구야, 이제 승부해야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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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착을 향해 달려가는 두 선수

반면 초반에 선두그룹에 있었던 박성백은 낙차에 휘말려 선두그룹과 멀어졌지만 더 이상 욕심을 부리지 않겠다는 듯 편안한 모습이었다. 선두그룹에서 달리고 있는 장경구 역시 무리한 어택은 시도하지 않았다. 그러나 매 주회 선두는 바뀌어도 장경구의 위치는 크게 변화하지 않았다. 이후 경기 막판은 장경구와 이란 선수 아르빈의 양강 구도로 좁혀졌다. 장경구는 막판까지도 선두로 올라서지 않았다. 마지막 주회, 코스에서 작전 지시를 하던 코칭스태프는 장경구에게 공격을 지시했고 장경구는 결승 전 1㎞ 지점에서 선두로 올라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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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결승선을 앞두고 후미를 확인하는 장경구 선수. 기자의 눈에는 그의 미소가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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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결승선을 앞두고 후미를 확인하는 장경구 선수. 기자의 눈에는 그의 미소가 들어왔다

결승 직전 500m 상황은 특히 흥미로웠다. 자신의 뒤에 아르빈이 붙어 있는 것을 확인한 장경구는 마지막 스퍼트를 하며 굳히기에 들어갔다. 이어진 세리모니. 그러나 결승선은 조금 더 남아있었다. 장경구는 다시 뒤를 돌아 아르빈의 위치를 확인한 뒤, 페달을 밟아 세리모니와 함께 결승선을 통과했다. 28년 만의 아시안게임 개인도로 금메달이었다. 182㎞를 달린 우승기록은 4시간7분52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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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뒤를 돌아보는 장경구 선수. 승리의 환호를 지르다가 다시 한 번 뒤를 확인하고, 골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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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장경구 선수의 자랑스러운 1위 기록 6 승리 직후 엄습하는 피로감 7 은메달을 획득한 이란의 아르빈 선수와

장경구는 “감독님만 믿고 지시를 따르며 달렸다. 다리에 힘이 잘 들어가지 않아 힘들었지만 계속 보충식을 먹으며 경기를 이어나갔다. 꿈으로만 생각했던 아시안게임 금메달이 현실이 돼서 너무 기쁘다. 안 그럴 줄 알았는데 애국가를 들으니 눈물도 나더라. 부모님과 감독님에게 이 영광을 돌린다. 더 열심히 하겠다.”고 감격스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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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높은 자리에 선 장경구 선수와 자랑스러운 태극기

여자 경기는 비 속에서 진행됐다. 우천과 어두운 시계, 미끄러운 도로까지. 도로경기에는 치명적인 조건이었다. 그러나 경기는 강행되었다. 구성은과 나아름 선수가 출전한 여자 경기는 다소 밋밋하게 진행됐다. 126㎞의 코스를 조심스럽게 돌다보니, 승부는 마지막까지 예상할 수 없었고 결국 승부는 막판 스프린트에서 갈렸다. 300m를 남긴 결승선 목전의 상황에서 태국의 마네판 선수가 가장 먼저 스퍼트, 1위로 통과했다. 구성은 6위, 나아름은 8위로 밀려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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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내리는 속에 진행된 여자 개인도로 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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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막이와 고글을 벗어가며 최선을 다한 구성은 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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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아름 선수도 최선을 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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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승리는 마지막 스퍼트에 성공한 태국의 마네판 선수에게 돌아갔다


글 이동복 기자
사진 임성수 팀장, 이동복 기자, 신용윤(Bike What)
제공 자전거생활
출처 바이크조선
발행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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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인천아시안게임 밀착 취재’ 시리즈 보기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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