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줄잇는 平和 원정단 "우리도 유라시아 로드 뚫겠다"

최형석 기자 이

입력 : 2014.11.19 01:44

[경제·문화·스포츠계 등에서 다양한 프로젝트 앞다퉈 추진]

내년 5월 연해주·北·부산 잇는 환태평양 라이딩 대회 계획… 압록강·두만강 700리길도 검토

국내기업 "훈춘 물류단지 개발"
서울·베를린市, 문화교류 합의

원코리아 뉴라시아 자전거 평화 대장정이 지난 16일 성공리에 막을 내렸지만 유라시아 길을 더 개척하기 위한 발길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러시아·중국·유럽의 도시와 정부기관, 국내 기업과 스포츠·문화·종교계도 '유라시아 로드'를 뚫기 위한 다양한 행사와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스포츠로 유라시아 길 열자"

러시아 연해주자전거협회는 내년 5월 연해주를 출발, 북한을 통과해 한국 부산에서 끝나는 환태평양 라이딩 대회를 계획하고 있다. 미하틸 치킨 연해주자전거협회장은 "뉴라시아 원정단이 여러 국경을 바퀴로 허물면서 여러 민족 간 우호 증진에 기여한 만큼 우리도 환태평양 라이딩 대회를 추진하겠다"며 "원정단 측과도 협력하고 싶다"고 했다. 연해주자전거협회는 원정단의 크라스키노~블라디보스토크 구간 라이딩 때 선도와 호위 역할을 했고, 지난 10~11일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공동 라이딩도 했었다.

원코리아 뉴라시아 자전거 평화 대장정 대원들이 지난달 15일 몽골 울란바토르에서 현지 사이클 동호회원들과 함께 라이딩을 하고 있다.
원코리아 뉴라시아 자전거 평화 대장정 대원들이 지난달 15일 몽골 울란바토르에서 현지 사이클 동호회원들과 함께 라이딩을 하고 있다. 뉴라시아 원정단이 1만5000㎞ 대장정에 성공하면서 유라시아 대륙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으려는 다양한 활동이 경제·문화·스포츠계에서 진행되고 있다. /오종찬 기자
중국 지린(吉林)성 옌볜(延邊) 조선족자치주 정부는 "두만강 700리(275㎞)를 따라 한국과 중국이 정례 우호 자전거 라이딩을 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지난 4일 김학진 전(前)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국정자문기구 격) 옌볜자치주 위원회 부주석은 원정단과 두만강 공동 라이딩을 앞두고 정례 라이딩 행사 개최를 제안했었다. 북·중 접경에서의 스포츠 활동을 통해 남북 간 무거운 분위기를 타파해보자는 뜻이었다. 중국 단둥(丹東)시는 '압록강 한·중 우호 자전거 라이딩'을 정기적으로 개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달 29일 원정단과 단동시 자전거 동호인 200여명의 압록강변 우호 라이딩을 개최하기도 했다.

브라이언 쿡슨 국제사이클연맹(UCI) 회장은 "원정단이 베를린에서 서울로 온 것과 달리 내년에는 부산에서 출발해 유럽까지 달리는 자전거 대회를 열었으면 한다"고 했다. 한국 불교계는 북한의 조선불교도연맹과 함께 독일에서 한국까지 자전거로 횡단하는 행사를 기획 중이다. 대한산악연맹은 남북한 산악인들이 히말라야를 공동 등정하고 백두대간을 종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경제·문화로 유라시아 개척"

한국의 기업들은 유라시아의 경제 혈류를 뚫기 위해 계속 문을 두드리고 있다. 포스코·현대는 중국 지린성 두만강 하류 북·중·러 접경지인 훈춘에 45만평 규모의 물류 단지를 합작 개발 중이다. 2019년까지 총 2000억여원을 투입, 북한 나진항(港)을 통해 중국으로 들고나는 원자재·상품 등을 중개한다는 계획이다. 연제성 훈춘포스코현대국제물류 법인장은 "대북 제재로 나진항 개발이 주춤한 상태지만 내년이면 상황이 나아질 걸로 보고 개발 중"이라고 했다.

유라시아 길을 뚫는 개척자들.
이번 원정 과정에서 러시아 모스크바·하바롭스크, 중국 베이징에서 세 차례 '유라시아 경제 포럼'을 공동 주최한 한국무역협회는 앞으로도 이 같은 경제 포럼을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한덕수 무역협회장은 "뉴라시아 원정단을 따라 새로운 무역길을 내겠다"고 했다.

서울시와 베를린시는 '투르 드 유라시아(유라시아 일주) 도시교류·문화 행사'를 공동으로 추진키로 했다. 박원순 서울시장과 클라우스 보베라이트 독일 베를린시장은 지난 8월 서울·베를린을 중심으로 베이징과 모스크바, 울란바토르 등 유라시아 주요 거점 10개 도시가 참여하는 아시아·유럽의 공조·문화 행사를 개최하기로 합의했었다. 에스토니아 수도인 탈린의 미하일 클바르트 부시장은 "한·에스토니아 경제·문화 교류 프로그램을 활성화하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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