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를 타는 이유는 무엇일까? 또 라이딩의 매력은 어떤 것일까? 아마 자전거를 타는 이들이라면 모두 라이딩을 시작하게 된 저마다의 이유와 자신만이 느끼는 자전거의 매력 포인트가 있을 것이다. 어떤 이들은 자전거로 즐기는 여행에서 매력을 느끼고, 또 어떤 이들은 각종 대회나 행사 등에 참가해 승리를 거머쥐었을 때 희열을 느낀다.
그런데 얼핏 반대되는 두 가지 다른 성향의 라이더가 동시에 만족할 수 있는 특별한 자전거 대회가 있다. 자전거 대회면서도 선수 사이에 치열한 경쟁은 없고, 여행하듯 온전히 자전거를 즐길 수 있는 색다른 자전거 대회 ‘란도너링’. 자전거와 나만이 오롯이 함께하는 시간 속에서 자전거의 또 다른 매력을 발견하고 싶다면 여행을 즐기는 라이더도, 자전거 대회에 관심이 많은 라이더도 ‘란도너링’에 주목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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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란도너스 소개 영상의 한 장면 / 코리아 란도너스 홈페이지
‘란도너링’이란?
‘란도너링(randonneuring)’은 프랑스에서 처음 시작된 장거리 자전거 대회로 200km에서 1,200km 사이의 장거리를 음식이나 물 전달, 자전거 수리 등의 외부 도움 없이 오로지 라이더 스스로 완주하는 자전거 대회를 말한다. 현재 국내에 ‘란도너링’에 관한 정보가 부족해 자전거족에게도 조금 생소하고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데 대회 용어를 간략하게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921년 라틴어로 대담하다는 뜻인 ‘audax(오닥스)’에서 유래한 프랑스 파리의 장거리 사이클 클럽 ‘ACP’(AudaxClubParisien)는 속도 제한 없는 비경쟁 대회인 ‘allure libre(아루레 리브루)’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자전거나 도보로 하는 긴 시골여행을 뜻하는 프랑스어 ‘randonnee(란도네)’가 ‘allure libre(아루레 리브루)’의 의미를 포함하며, 영어권에서 ‘란도너링’이라는 용어로 널리 알려지게 됐다. ‘란도너링’은 영어식 표현으로 변형된 말로 대회가 세계적으로 확장되면서 생겨난 말이다.
현재 국내에서도 프랑스식 표현인 ‘randonnee(란도네)’가 아닌 ‘란도너링’을 사용하고 있는데, 프랑스어로 ‘인증’과 공인된 ‘란도너링’ 행사를 의미하는 ‘brevet(브레베)’도 동일하게 사용되고 있다. 나라별로 지칭하는 표현의 차이는 있지만 ‘란도네’, ‘란도너링’, ‘브레베’ 모두 같은 자전거 대회를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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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란도너스 소개 영상의 한 장면 / 코리아 란도너스 홈페이지
‘란도너링’의 목표는?
‘란도너링’이 다른 자전거 대회와 다른 점은 선수들 간의 기록 경쟁보다 라이더 스스로의 성취감을 위한 완주를 지향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란도너링’ 대회 참가자인 ‘란도너’는 순위에 상관없이 자전거를 타고 여행을 하듯이 완주를 목표로 달린다.
단, 순위 경쟁은 없어도 거리에 따라 완주 시간제한을 두고 있다. 200km는 13시간 30분, 300km는 20시간, 400km는 27시간, 600km는 40시간, 1000km는 75시간으로 정해진 시간 내에 완주하는 것이 ‘란도너링’의 규칙이다. 경쟁시합이 아닌 만큼 완주 순서대로 순위를 매겨 시상을 하진 않지만, 완주에 성공한 참가자에게는 완주 성공 인증서를 발급한다. 여기에 ‘ACP’에서 발행하는 완주 거리가 표시된 메달도 구입할 수 있으니 시상에 대한 아쉬움을 해소할 수 있다. 제한시간을 넘겨 완주한 경우에도 ‘Successfully(성공적인)’이라는 단어만 생략된 똑같은 인증서를 발급하여 대회에 참가한 모든 ‘란도너’를 격려한다.
국내에는 2009년 ‘한국 란도너스’가 설립되어 국내 ‘란도너링’ 대회를 운영하고 있다. 2010년 국내 첫 ‘란도너링’ 개최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약 1,000명 이상의 회원들이 활발하게 활동한다. 2016년 한국 란도너링 대회는 지난 12일 천안과 광양을 시작으로 10월 말까지 진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