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바이크 다시보기-3

바이크조선

입력 : 2014.09.05 14:20 | 수정 : 2014.11.11 16:41

100년 이상 사랑받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다운튜브에 장착되어 있는 초기형태의 시프터
다운튜브에 장착되어 있는 초기형태의 시프터

더 빨리 달리기 위해서라면! 변속기의 등장과 기어 단수의 변화

20세기에 들어서면서 맞이한 자전거의 또 하나의 변화는 정교하고 튼튼한 변속기의 등장과 기어 단수의 증가다.

속도가 빨라지면서도 업힐이 수월해지면서 로드바이크는 다시 한번 도약한다.

20세기 초 유럽에서 시작된 레이스 열풍은 프레임 제작 기술은 물론 부품의 발전도 가속시킨다. 레이스에서 더 빨리, 더 오래 달릴 수 있도록 부품은 경량성과 내구성, 정확성을 지녀야 했는데, 그 레이스 속도만큼 부품도 빠르게 업그레이드 됐다. 19세기 말 2단 기어가 등장한 이후 3, 4단을 거쳐 지금은 11단에 이르렀다. 기어비는 고속 능력과 업힐 능력을 향상시켜주었으며 더 먼 거리를 이동할 수 있게 됐다.

다단기어가 사용되면서 자연스럽게 디레일러(Derailleur)도 등장했다. 초창기의 2, 3단용 디레일러는 막대기로 체인의 위치와 길이를 조절해주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정확성이 떨어지고 노면의 충격에 의해 원하지 않는 변속과 체인 이탈 등의 문제가 발생했고 무엇보다 막대기 형태의 레버로 달리면서 변속을 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물론 이 시기에는 영국의 스터미 아처가 허브 내부의 기어를 통해 변속이 가능한 3단 허브 기어를 발명하면서 변속기는 또 다른 발전 국면을 맞게 되지만 무게 등의 이유로 로드바이크에는 잘 이용되지 않는 방식이므로 여기서는 논외로 한다.

1.프랑스의 생플렉스(Simplex)는 케이블로 스프라켓을 변속하는 최초의 변속기다. 지금의 평행사변형 링크 방식과 작동 원리가 같다


2.일본 마에다공업(선투어의 전신)이 생산한 슈퍼브(Superbe). 현대의 디레일러와 마찬가지로 디레일러 행어에서 < 형태로 꺾이며, 빠른 변속을 장점으로 한다
1.프랑스의 생플렉스(Simplex)는 케이블로 스프라켓을 변속하는 최초의 변속기다. 지금의 평행사변형 링크 방식과 작동 원리가 같다 2.일본 마에다공업(선투어의 전신)이 생산한 슈퍼브(Superbe). 현대의 디레일러와 마찬가지로 디레일러 행어에서 < 형태로 꺾이며, 빠른 변속을 장점으로 한다
쇠막대에서 브레이크/변속 일체형으로 발전

1908년 풀리와 스프링을 이용해 고속 기어를 사용할 때 체인이 늘어져 빠지는 것을 막아주는 레버가 등장했다. 케이블로 연결된 레버를 탑튜브나 다운튜브에 연결해 라이딩 중에도 조작의 편의성을 높인 디레일러의 발전은 앞 변속기의 등장으로도 이어졌다.

이후 볼트와 너트 대신 허브를 쉽게 조이고 풀 수 있는 퀵릴리스(Quick-Release. QR) 레버를 개발한 캄파뇰로가 시트스테이에 두 개의 레버를 단 로드(Rod) 기어를 처음 선보였다. 이전에는 따로 떨어져 있던 두 개의 레버를 한 곳으로 모아 작동 편의성을 높였고 정확성도 높아 인기를 끌었다. 이후 캄파뇰로는 1949년 디레일러를 선보이며 변속기의 혁명을 가져온다.

캄비오 그란 스포트(Cambio Gran Sport)로 명명된 이 디레일러는 두 개의 풀리를 지닌 형태로 상단 풀리는 변속을, 하단 풀리는 텐션을 맡았다. 빠른 변속과 체인 이탈이 적었던 캄비오 그란 스포트. 그러나 정확한 변속과는 거리가 있었다.

이때 등장한 것은 일본의 마에다공업이었다. 마에다공업은 가이드풀리가 스프라켓의 아웃라인을 따라가게 만들었고 이 기술은 모든 변속기의 표준이 된다. 이 마에다공업은 지금도 다양한 자전거 부품을 생산하는 선투어의 전신이다.

그리고 72년 큰 사건이 벌어진다. 당시 마에다공업의 경쟁자였던 시마노가 변속기와 크랭크, 허브, 체인링을 세트로 선보인 것이다. 바로 듀라에이스다. 당시의 듀라에이스 세트는 5장의 스프라켓을 지닌 5단 기어였다. 이후 유럽 프로팀에 제품을 공급하고 그 피드백을 통해 78년 개량형인 2세대 듀라에이스를 선보이며 시마노는 조금씩 세계 최대의 자전거 부품사로 성장하기 시작한다.

이후 1984년 시마노가 인덱스(Index) 타입을 내놓으면서 변속기는 더 정확하고 빠른 변속이 가능해졌다. SIS(Shimano Index System)은 자동차의 트랜스미션을 모방해 한 단, 한 단 정확한 변속이 가능해졌다. 시마노의 혁신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1988년 개발에 착수하고 89년 첫선을 보인(정식 발표는 90년) STI(Shimano Total Integration)는 브레이크 레버와 변속 레버를 하나로 합치며 로드바이크의 변속기 기술에 파란을 일으킨다.

이후 캄파뇰로 역시 두 개의 레버를 하나로 통합한 에르고파워(Ergo Power) 레버가 등장했고, 후발 주자인 스램도 가세, 자전거 구동계는 지금도 치열한 삼파전을 벌이며 여전히 발전 중이다.
1984 시마노가 선보인 인덱스 타입의 변속기는 손쉬운 조작과 안정적이고 빠른 변속을 가능하게하며 변속 레버의 발전 가능성을 넓혔다
1984 시마노가 선보인 인덱스 타입의 변속기는 손쉬운 조작과 안정적이고 빠른 변속을 가능하게하며 변속 레버의 발전 가능성을 넓혔다
Di2와 EPS, 전동 변속기의 시대

로드바이크의 꿈의 기술이라 불리는 전동 변속기를 가장 먼저 개발한 것은 캄파뇰로다. 캄파뇰로는 1991년 8단의 전동시스템 개발에 성공한다. 그러나 전동변속은 뒤 디레일러만 가능했고 앞 디레일러는 수동이었다. 이후 4번의 변화를 통해 2005년 2×10단 전동변속기를 출시했지만 시장 반응은 미미했다.
캄파뇰로의 슈퍼레코드 EPS 그룹세트. 최초의 11단 전동 변속기로 빠르고 정확하며 편리한 작동 방식으로 수많은 프로 선수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캄파뇰로의 슈퍼레코드 EPS 그룹세트. 최초의 11단 전동 변속기로 빠르고 정확하며 편리한 작동 방식으로 수많은 프로 선수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이 틈을 파고 든 것도 시마노였다. 시마노는 2009년 울테그라 Di2를 선보이며 전동 변속기의 성공적인 시장진입을 선도한다. 시마노에 전동변속기 시장의 헤게모니를 빼앗긴 캄파뇰로는 11단 슈퍼레코드 EPS를 2011년 선보인다. 결과는 대성공. 바칸솔레일과 로토 벨리솔을 비롯한 다수의 UCI 프로투어팀이 사용하면서 지금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에 뒤질세라 시마노 역시 듀라에이스 Di2를 발표하며 두 회사는 전동 변속기 시장도 이끌어 나가고 있다.

이동복 기자
사진 이동복 기자, 자전거생활 편집부, (주)대진인터내셔널
촬영협조 영원사이클, 압구정사이클
제공 자전거생활
출처 바이크조선
발행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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