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돌로미테 사이클링 투어 (2) 마르몰라다(Marmolada) 지역

바이크조선

입력 : 2014.09.29 14:14 | 수정 : 2015.01.14 11:30

빙하를 스치고, 고산증 느껴지는 2056m 고개를 넘어

아라바(Arraba)에서 출발해 20㎞가량은 계곡을 따라 다운힐이다
아라바(Arraba)에서 출발해 20㎞가량은 계곡을 따라 다운힐이다
이번에는 지로 디 이탈리아(Giro d'italia)의 단골 산악코스인 돌로미테의 사이클링 코스 중 유일하게 빙하가 있는 마르몰라다 코스다. 특히 최대경사도 18%에 이르는 파쏘 디 페디아(Passo di Fedia, 2056m) 고개는 고산병을 느낄 만큼 힘든 업힐로 유명하다.
Marmolada 코스 72㎞
Marmolada 코스 72㎞
Marmolada 코스
| 길이 |
  72㎞
| 소요시간 |  4~5시간
| 총상승고도 |  2020m
| 주요 경로 |  아라바(Arabba, 1580m) → 로카 피에토레(Rocca Pietore, 1200m) → 소토구다 말가 치아펠라(Sottoguda-Malga Ciapela, 1446m)
                  → 파소 디 페다이아(Passo di Fedaia, 2056m) → 페니아 카나제이(penia-Canazei, 1461m) → 파쏘 포르도이(Passo Pordoi, 2239m)
                  → 아라바(Arraba).   ※시계방향 회전

이번 코스는 아라바(Arabba)에서 출발해 초 반 긴 다운힐을 한 다음 파쏘 디 페다이아(Passo di Fedaia)?와 파쏘 포르도이(Passo Pordoi)를 넘는 코스다. 다운힐 하는 동안 오른쪽으로는 돌로미테에서 유일하게 빙하가 있는 마르몰라다(Marmolada) 산군이 펼쳐지고 왼쪽으로는 젤라(Sella) 산군이 자리하고 있다.
리비날롱고(Livinallongo) 마을에 도착하니 공터에서 작은 주말시장이 열리고 있다. 잠시 들러 구경한다. 각종 꽃, 의류, 공구, 먹거리 등등 우리의 시골 5일장과 비슷한데 규모는 크지 않다.
이탈리아 돌로미테 사이클링 투어 (2) 마르몰라다(Marmolada) 지역
Passo di Fedaia(2056m)
평균 경사도
: 7.5%  길이 : 14.1㎞  출발 높이 : 998m
최고 높이 : 2056m   표고차 : 1058m 최대 경사도 : 18%

출발에서부터 약 20㎞에 걸친 다운힐이 끝나면 카프릴레(Caprile) 마을 직전의 삼거리에 도착한다. 여기서 우회전하면 파쏘 페다이아 언덕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파쏘 페다이아는 2011년 지로 디 이탈리아 15스테이지에 포함되었던 고개다. 당시 230㎞ 거리의 15스테이지는 비가 오는 날씨 속에 치러졌는데, 이날 경기에서 미켈 니에베 이투랄데(Mikel Nieve Iturralde)가 선두로 골인했다.

최대경사도 18%의 페다이아는 아직 시차와 고도적응이 안된 나에게는 힘든 언덕이었다. 이 정도 고도에서 그냥 가벼운 운동정도라면 전혀 고산증세를 느끼지 않겠지만, 수면부족 상태로 고산에서 힘든 코스를 라이딩해서 그런지 고산증세가 약하게나마 나타난다. 심호흡을 하면 크게 문제될 게 없는 미약한 정도지만, 약간의 두통이 있고 차가운 공기와 더불어 팔, 다리 감각이 무디어진다. 숨을 빠르고 깊게 들이 쉰 다음 천천히 내뱉는 호흡을 반복하니 증세가 조금이나마 덜해 진다.

그렇게 힘들게 오른 페다이아 정상에서 대여섯 명의 할아버지 라이더 그룹을 보고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저렇게 많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건강한 체력으로 사이클링을 즐기는 모습이 부러웠다. 오래 생각하기도 전에 할아버지들은 힘들게 언덕 정상을 밟고 있는 우리를 박수로 환영해 주더니 같이 사진을 찍자고 한다. 프랑스에서 7명의 친구들이 함께 사이클링을 즐기러 이곳까지 왔다고 한다. 잠시 사진을 찍고 서로의 스케줄을 물어보고 난 뒤에 서로 “Von Voyage!!(잘 다녀와)”를 외치며 헤어졌다.
1 페다이아 언덕 정상에 있는 페다이아 호수


2 페다이아 다운힐. 주변으로는 마르몰라다의 아름다운 경치가 펼쳐진다


3 포르도이(Pordoi)로 오르는 도중에 있는 라고 디 카나제이(Lago di Canazei) 호수에서 쉬어 가며


4 카나제이에서 오르는 포르도이 언덕 정상 부근. 멀리 보이는 산이 마르몰라다 산군의 일부다
1 페다이아 언덕 정상에 있는 페다이아 호수 2 페다이아 다운힐. 주변으로는 마르몰라다의 아름다운 경치가 펼쳐진다 3 포르도이(Pordoi)로 오르는 도중에 있는 라고 디 카나제이(Lago di Canazei) 호수에서 쉬어 가며 4 카나제이에서 오르는 포르도이 언덕 정상 부근. 멀리 보이는 산이 마르몰라다 산군의 일부다
페다이아 정상에는 페다이아 호수가 있다. 이 호수는 영화 ‘이탈리안 잡’에 배경으로 나온 곳이기도 하다. 호수를 둘러싼 설산을 배경으로 작은 레스토랑에서 먹는 점심은 잊을 수 없다.

파쏘 페다이아를 내려가면 카나제이(Canazei) 마을이 있다. 카나제이 마을은 젤라(Sella), 마르몰라다 그리고 사쏘룽고 그룹(Sassolungo Group) 암벽등반대의 베이스캠프 같은 역할을 하는 곳이다. 포르도이, 젤라 그리고 페다이아 고개의 아래에 있어 발 디 파싸(Val di Fassa), 발 가데나(Val Gardena), 리비날롱고(Livinallongo)로의 연결성이 좋다.
이탈리아 돌로미테 사이클링 투어 (2) 마르몰라다(Marmolada) 지역
Passo Pordoi(2239m)
평균 경사도
: 6%  길이 : 13㎞  출발 높이 : 1456m
최대 높이: 2239m  표고차 : 783m  최대 경사도 : 10%

카나제이에서 포르도이를 오르려면 먼저 셀라 방향으로 가야 한다. 고도를 높이면 앞으로 젤라요치(Sellajoch)의 거대한 암봉이 가로막고 있다. 삼거리에서 우회전하면 포르도이로 오르는 길이다. 포르도이는 지로에 수없이 포함되었던 언덕이라서 지로에 관심이 있다면 들어 보았을 것이다. 돌로미테의 심장부인 젤라 그룹에서도 대표적인 언덕이니 말이다.

지난호에도 소개했다시피 포르도이 언덕 정상에는 이탈리아의 사이클 영웅 파우스토 코피(Fausto Coppi)의 동상이 세워져 있다.

돌로미테(Dolomite)
파쏘 페다이아(Passo Fedaia) 업힐. 최대경사도 18%, 상승고도 1058m의 페다이아는 결코 만만한 언덕이 아니다
파쏘 페다이아(Passo Fedaia) 업힐. 최대경사도 18%, 상승고도 1058m의 페다이아는 결코 만만한 언덕이 아니다

돌로미테는 이탈리아 북동부 트렌티노 알토 아디제(Tresntino-Alto Adige) 주의 남부 티롤 지방으로 알프스에 속하는 산악지대다. 5500㎢에 달하는 면적에 석회암과 백운암으로 이뤄진 침봉들이 거대한 산군을 이루고 있다. 동쪽으로는 돌로미테 디올트레피아브  (d'Oltrepiave)로부터 서쪽으로는 돌로미테 디 브렌타(Dolomiti di Brenta)에 이르는 지역에 3000m를 넘는 18개의 암봉과 41개의 빙하, 아름다운 침엽수림의 숲과 계곡과 호수들이 보석처럼 흩뿌려져 있다. 겨울철에는 넓디넓은 스키장으로 변모하고 여름철에는 트레킹과 클라이밍, 산악자전거와 사이클링 등 산악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곳으로 2009년에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되었다.

돌로미테라는 이름은 이 지역에서 소라 화석을 발견한 프랑스 지질학자 데오다 그라테 드 돌로뮤(D'odat Gratet de Dolomieu, 1750~1801)의 이름에서 따왔다. 돌로미테는 지질학에서는 백운석을 일컫는데, 이 지역의 아름다운 침봉들은 백운석으로 이뤄졌다.

여행의 적기는 스키시즌인 겨울과 기타 야외활동을 하기 좋은 여름시즌으로 나뉜다. 사이클링에 적합한 시기는 5월부터 10월까지인데, 5월과 10월에는 높은 고개에 눈이 많이 내리는 경우도 있다. 독일어, 이탈리아어가 주로 사용되고 시골지역의 나이 많은 원주민의 경우 독일어와 라틴어의 중간인 라딘어를 사용한다.

돌로미테 여행정보
www.visitdolomites.com
www.altabadia.org
※ 주요 마을, 트레킹 코스, 리프트와 교통패스, 리프트 운행정보, 산장정보, 숙박시설 등에 관한 정보가 잘 나와 있다.

이탈리아 돌로미테 사이클링 투어 (2) 마르몰라다(Marmolada) 지역

지로 디 이탈리아(Giro d'italia)

포르도이 정상에서 아라바 방향으로 다운힐
포르도이 정상에서 아라바 방향으로 다운힐
투르 드 프랑스를 본떠 만든 지로는 투르 드 프랑스가 L'Auto(르 아우토)의 판매 촉진을 위해 만들어진 것처럼, 라 가제타 델로 스포르트(La Gazzetta dello Sport) 신문의 편집자인 에밀리오 카밀로 코스타마나가 판매 촉진을 위해서 만들었다.

제1회 대회는 1909년 5월 13일 밀라노에서 출발해 총 2448㎞를 달리는 여덟 개 구간으로 구성되었고, 최초 우승자는 루이지 가나(Luigi Ganna)이다. 지로 디 이탈리아와 투르 드 프랑스, 월드 사이클링 챔피언십을 묶어 사이클의 트리플 크라운(Triple Crown)으로 부른다. 또는 지로 디 이탈리아와 투르 드 프랑스, 부엘타 아 에스파냐를 묶어 3대 그랜드 투어라 부르기도 한다.
이탈리아 돌로미테 사이클링 투어 (2) 마르몰라다(Marmolada) 지역
처음부터 지로에 가파른 언덕이 포함되었던 것은 아니다. 처음으로 가파른 고개가 지로에 포함된 것은 1911년에 세스트리에레 고개(Sestriere pass)다. 돌로미테 지역에서는 1937년에 ? 롤 고개(Rolle Pass)와 파쏘 디 코스타룬가(Passo di Costalunga)가 처음으로 스테이지에 포함되었다.
포르도이 정상. 정상에는 케이블카가 운행 중이다
포르도이 정상. 정상에는 케이블카가 운행 중이다
지로에서 가장 유명한 고개들은 파쏘 델로 스텔비오(Passo dello Stelvio), 파소 포르도이, 파쏘 디 가비아(Passo di Gavia) 등이다. 1965년부터는 이탈리아의 사이클 영웅 파우스토 코피(1919~1906)를 기리기 위해 그해 지로 디 이탈리아에서 가장 높은 고개에 시마 코피(Cima Coppi)라는 명칭을 부여하고 있다. 올해 시마 코피는 파소 델로 스텔비오(2758m)였으며, 이번 취재투어에서 우리도 올라갔으므로 나중에 소개한다.

1909~1959년간 지로의 역사 다큐멘터리 :
http://youtube/x3LkauweI38
역대 시마 코피는
http://en.wikipedia.org/wiki/Cima_Coppi 참조
이탈리아 돌로미테 사이클링 투어 (2) 마르몰라다(Marmolada) 지역
이탈리아 돌로미테 사이클링 투어 (2) 마르몰라다(Marmolada) 지역
이탈리아 돌로미테 사이클링 투어 (2) 마르몰라다(Marmolada) 지역

글·사진 엄기석 http://www.bike-explorer.kr
제공 자전거생활
출처 바이크조선
발행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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