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돌로미테 사이클링 투어 (5) 하루에 도는 3색 코스

바이크조선

입력 : 2014.12.09 10:04

깎아지른 절벽길, ‘파쏘 멘돌라’
언덕을 잊게 만드는 절경, ‘감펜요흐’
포토밭을 가로질러, ‘칼테른 와인 루트’

한적하고 아름다운 포도밭길
한적하고 아름다운 포도밭길

눈 쌓인 돌로미테와 달리 열대성 기후를 가진 멘돌라 & 감펜요흐 코스는 여유로운 라이딩에 알맞은 코스다. 감펜요흐에서 시작하는 칼테른 와인 루트는 포도밭 사이를 달리는 재미와 와인 공장을 견학할 수 있어 여행의 재미를 더해준다

파쏘 멘돌라(Passo Mendola) & 감펜요흐(Gampenjoch) 코스

| 길이 |  77㎞
| 소요시간 |  4~5시간
| 총상승고도 |  2228m
| 주요 경로 |  칼테른(Kaltern) - 파쏘 멘돌라(Passo Mendola, 1363m) -  폰도(Fondo, 987m) - 감펜요흐(1518m) (시계방향 회전)

이번에 소개하는 파쏘 멘돌라 & 감펜요흐 코스는 이탈리아 북부 트렌티노-알토 아디제(Trentino-Alto Adige) 주의 주도인 볼자도(Bolzano) 동쪽에 위치한다. 서쪽 돌로미테가 고산지역으로 서늘한 기후를 보이는 반면, 볼자노 남동쪽은 낮은 고도에 아열대 기후를 보인다. 하루에 15도를 오르내리는 큰 일교차와 높은 일조량 덕분에 포도와 사과를 많이 재배한다.

1. 파쏘 멘돌라의 절벽길이 머리위로 올려다 보인다  2. 예전 나폴레옹왕국과 바바리아왕국의 경계였던 파쏘 멘돌라를 넘으면 달라진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1. 파쏘 멘돌라의 절벽길이 머리위로 올려다 보인다 2. 예전 나폴레옹왕국과 바바리아왕국의 경계였던 파쏘 멘돌라를 넘으면 달라진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코스는 파쏘 멘돌라(Passo Mendola, 1363m)와 감펜요흐(Gampenjoch, 1518m) 두개의 언덕을 넘는다. 언덕이 두개라고는 하지만, 첫 번째 언덕을 넘으면 조금 내려간 뒤 다시 완만하게 올라가는 것이라서 체력적으로 크게 힘들지는 않다.

깎아지른 절벽을 오르는 1등급 언덕

볼자노 외곽의 한적한 시골마을인 칼다로(Caldaro) 변두리에 위치한 작은 숙소에서 나서자마자 바로 코스가 시작된다. 파쏘 멘돌라는 원래 칼터러 호수(Kalterer See))에서 시작해 평균 경사도 5.3%에 약 20㎞의 거리를 올라가야 하는 1등급 언덕이다. 하지만 우리가 묵는 숙소가 언덕의 1/3 정도에 위치하고 있어 업힐 거리는 줄었다. 그러나 멘돌라는 여전히 1등급이다.

최고경사도 18%의 파쏘 멘돌라는 언덕 아래에서 올려다보면, 깎아지른 바위 절벽에 길을 낸 것이 빤히 보여 올라가기도 전에 숨이 턱 막힌다. 하지만 막상 언덕에 접어들어 중간 이상을 올라가면 완만한 경사도에 우거진 숲이 그늘을 이루고 있어 그다지 위압적이지는 않다. 가끔 전망이 터지는 절벽 위에 난 길로 나오거나 연속되는 헤어핀 코스를 돌고 나면 상당한 고도감이 느껴지기는 한다.

이탈리아 돌로미테 사이클링 투어 (5)  하루에 도는 3색 코스

파쏘 멘돌라는 1810년부터 1815년까지 나폴레옹의 이탈리아왕국과 북쪽의 바바리아왕국의 경계선이기도 했다. 그래서 그런지 정상을 지나 다운힐하면서 만나는 풍경은 고개를 넘기 전보다 프랑스적인 느낌이 든다. 넓게 펼쳐진 구릉지대 목초지에는 사료용 풀이 자라고 있고 군데군데 건초를 만들기 위해 베어 놓은 모습이 평화롭다. 햇살은 투명하고 따가워 뭐든지 말려 버릴 것 같다.

파쏘 멘돌라를 내려오면 폰도(Fondo) 마을에 이르는데, 여기서부터 다시금 천천히 고도를 높여간다. 감펜요흐(Gampenjoch)가 시작된 것이다. 별다른 특징 없이 완만한 오르막을 13㎞ 정도 오르면 어느덧 감펜요흐 정상에 다다른다.

커브가 아름다운 감펜요흐 다운힐
커브가 아름다운 감펜요흐 다운힐

이번 코스의 첫 번째 하이라이트가 파쏘 멘돌라 업힐이었다면, 두 번째 하이라이트는 감펜요흐를 내려온 다음부터 출발점으로 돌아오기까지다. 나라노에서 시작해 남쪽으로 프리시아노, 안디아노, 상파울로, 상미카엘 등등의 작은 마을들을 따라 시골길과 과수원길을 라이딩하게 되는데 오래된 시골마을의 정취를 마음껏 느낄 수 있다.

감펜요흐 다운힐 도중에 내려다보는 아디제계곡 풍경
감펜요흐 다운힐 도중에 내려다보는 아디제계곡 풍경

오래된 나무지붕이 있는 다리, 한쪽 귀퉁이가 허물어진 흙벽을 보수한 집, 창가에 활짝 핀 꽃을 한껏 장식한 창문, 넓은 사과 과수원, 끝없이 이어지는 비탈진 산기슭에 가꾼 포도밭, 오래된 교회의 종탑, 마을 한가운데 있는 식수대, 아이스크림 가게의 야외테이블을 지키는 자전거 탄 고양이 미니어처 등 이 모든 것들을 길 위에서 보고 느낄 수 있다. 사실 이 길은 3개의 칼테른 와인 루트(Kaltern Wine Route) 중 북쪽 코스의 일부이기도 하다.

작고 오래된 마을들을 지나는 자전거 코스는 낭만적이다.  오래된 집들과 언덕위의 성, 끝없이 이어지는 포도밭
작고 오래된 마을들을 지나는 자전거 코스는 낭만적이다. 오래된 집들과 언덕위의 성, 끝없이 이어지는 포도밭

칼테른 와인 루트

칼테른 와인 루트-센트럴 루트(Kaltern Wine Route - Central Route)
·길이 : 23㎞
·주요경로
칼테른→몬티글레러(Montiggler)→쉬렉크비흘(Schreckbichl)→기를란(Girlan)→ 상미카엘(St. Michael)→오베르플라니칭(Oberplanitzing)→칼테른

칼다로 시내 라이딩
칼다로 시내 라이딩

트렌티노 알토아디제주에서는 볼자노의 특산물인 와인을 테마로 한 ‘칼테른 와인 루트’를 만들어 놓았다. 이 코스는 포도밭 사이로 난 길을 따라 자전거를 타거나 걸으며 와이너리에 들러 와인도 시음할 수 있는 코스다. 코스 길이는 20~50㎞ 사이로 비교적 짧은 편이며, 북부(Northern), 중앙(Central), 남부(Southern) 3개의 코스가 개발되어 있다.

작은 마을마다 중심에는 식수대가 있어 물을 구하기 쉽다
작은 마을마다 중심에는 식수대가 있어 물을 구하기 쉽다

홈페이지(www.suedtiroler-weinstrasse.it)에 가면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자전거길만 소개된 것이 아니라 와인박물관, 걷는 길, 사파리 등 다양한 정보가 소개되어 있으니 이 지역을 여행하기 전에 꼭 들러볼만 하다.

이탈리아 와인 수출의 절반 정도가 트렌티노 알토아디제주에서 생산되는 포도로 만들어지는데, 실바너(Sylvaner), 트라미너(Traminer), 리슬링(Reisling), 삐노 블랑(Pinot Blanc), 삐노 그리지오(Pinot Grigio)와 같은 품종이 생산된다. 지역에 따라서 조금씩 다른 품종이 재배되며 맛 또한 다르다.

와인 루트답게 포도밭을 가로질러 간다
와인 루트답게 포도밭을 가로질러 간다
코스는 몬티글로제 언덕 위의 산길로 이어진다. 인근에 사는 동호인들이 라이딩을 나왔다
코스는 몬티글로제 언덕 위의 산길로 이어진다. 인근에 사는 동호인들이 라이딩을 나왔다

우리는 3개의 코스 중 센트럴 코스를 라이딩했다. 칼다로에서 포도밭을 가로 질러 건너편의 얕은 산을 올라가 인근 주민들의 휴식처인 산정호수를 구경하고 비포장 산길을 지나 여러 개의 와이너리와 넓은 포도밭을 두루 둘러 볼 수 있는 코스였다. 와이너리에는 불과 1세기전만 하더라도 사용했을 법한 수레와 오크통들이 여기저기 놓여 있었다.

이 코스에는 십여 개의 오래된 와이너리가 있어서 라이딩하면서 시음도 할 수 있다. 사진은 와이너리 중 하나인 피셔호프 와이너리(Fisherhof winery)
이 코스에는 십여 개의 오래된 와이너리가 있어서 라이딩하면서 시음도 할 수 있다. 사진은 와이너리 중 하나인 피셔호프 와이너리(Fisherhof winery)

남부 티롤리안 와인박물관(SOUTH TYROLEAN WINE MUSEUM)

칼다로에 있는 와인박물관이다. 남부 티롤리안 주민들이 포도를 재배해 와인을 만들고, 운반하고 마시기 위해 사용했던 전통적인 도구들이 엄청나게 많이 전시되어 있다. 인상적인 것은 포도를 압착하는데 사용했던 길이가 10여m에 달하는 나무로 만든 압착기와 집채만 한 오크통들이다.

주소 : Sudtiroler Weinmuseum Goldgasse 1, 39052 Kaltern
전화 : +39-0471-963-168 www.weinmuseum.it 

1. 칼다로 시내에 있는 남 티롤리안 와인박물관  2.남 티롤리안 와인박물관에서 인상적이었던 포도 압착기. 10여m나 되는 거대한 몸집을 자랑한다
1. 칼다로 시내에 있는 남 티롤리안 와인박물관 2.남 티롤리안 와인박물관에서 인상적이었던 포도 압착기. 10여m나 되는 거대한 몸집을 자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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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돌로미테 사이클링 투어 (5)  하루에 도는 3색 코스

글·사진 엄기석(www.bike-explorer.kr)
제공 자전거생활
출처 바이크조선
발행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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